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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더 써드(사라져 버린 독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10.13 10:08
최근연재일 :
2023.05.03 09:3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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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글자수 :
272,765

작성
23.04.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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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 무수가 가진 비밀.

DUMMY

웬 떡이냐 싶은 놈들이 히죽이며 몸통에 총알을 우겨줄걸.

고개를 좌우로 털며 붉게 물든 두 눈을 빠르게 굴렸다.

파편에 의해 만들어진 불빛으로 춘호를 찾았고, 시선을 쏘아댔다.

기다려라.

우선 조용하게 쥐죽은 듯 있으면 놈들이 분명 모습을 드러낼 거다.

그때 이걸로 놈의 목에 구멍을 낸다.


“나만 믿어! 제발!”


아련한 시선을 춘호에게 준 직후였다. 거세게 고함을 지르며

치켜든 주먹에 은장도를 내비쳤다.

그러자 검지와 중지를 미간에 집중하는 춘호의 모습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차가워진 공기와 눅눅함이 그 다음이었다.

설마 진짜 안개가?

흠칫 놀라던 무수였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무수의 치켜든 주먹에 있던 은장도가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살짝 베였고 잠시 손아귀에 힘을 풀자 무수의 두 눈 사이로 천천히 움직이던 은장도였다.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두두두두두.’


총탄이 무수에게 집중되어 있던 상황이었다.


“뭐냐고? 설마 내가 죽은 거야?”


은장도를 노려보며 말을 하던 무수였다.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었고 죽었다면 지금의 고통은 말이 안됐다.


“뭐냐고! 안개는 뭐고 넌 뭐냐고 씨발!”


고함을 지르며 몸을 움츠리던 무수였다. 날아오는 총탄에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리곤 은장도를 움켜쥐려 팔을 휘젓던 순간이었다.

‘빙그르’ 회전을 하던 은장도가 무수의 팔에 궤적을 피하며 뒤를 향했다.

제기랄. 눈에 뭐가 씌어도 단단히 씌워진 것만 같았다.


“기다려라 개새끼들아. 내가 네놈들 목에 구멍을 내줄테니까”


항거조차 하지 못한 그저 답답한 상황이었다. 은장도라도 쥐어 볼 생각이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욕밖에 할 수 없었고 매섭게 치켜든 시선을 좌우로 돌릴 수밖에 없던 무수였다.

그때였다.

천천히 회전을 하던 은장도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회전을 했다.

그리곤 눈 깜짝 하는 사이 안개를 뚫고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죽음을 코앞에 둔 긴박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보이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눈을 질끈 감았고 천천히 다시 떴다.

현실을 직시해야만 했다.

바닥을 훑어 뭐라도 들어 대응을 할 생각이었다.

바닥을 조심스럽게 쓸고 지나가자 묵직한 쇳덩어리가 손에 들어왔다.

움켜쥐었다.

그때였다.

총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숨을 죽여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생각으로 몸을 반 바퀴 돌려 엎드려 고개를 치켜세웠다.

그리고는 엉금엉금 기어 뒷문을 향해 기어갔다.

짙은 어둠과 안개가 겹친 상황이라 오로지 감각에 의존한 행동이었다.

손에 든 쇳덩어리는 안정감 있는 쇠막대기로 교체한 직후였다.

총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뒷문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왔다. 몸을 일으켜 살금살금 걸었다.

손잡이를 쥐었고, 천천히 잡아당기자 답답함이 사라진 시야였다.

사물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최대한 경계를 하며 놈들을 찾았는데 뒤쪽은 아닌 듯 흔적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면 정문 쪽?

뒤를 돌아 나설 때였다.


‘툭’


발끝에 걸린 뭔가에 시선을 내리자 놈들이었다.

자세를 낮춰 놈을 확인하는데 맥을 확인 할 필요가 없었다.

목에서 붉은 샘이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놈의 주머니를 뒤져 랜턴을 찾았다.


‘딸깍’


군용랜턴을 바닥에 비추자 소총을 손에 쥔 다섯이 한결 가치 목이 뚫려 있었다.

춘호 말대로 했다면 개죽음이 분명했다.

가슴이 철렁거렸다.

소총을 집어 들었고 탄창을 양주머니에 한 개씩 넣었다.

공장안으로 들어가려 했던 무수가 외벽으로 몸을 돌렸다.

안개는 어떻게 한 걸까? 왜 말을 안했을까?

생각을 정리하며 외벽을 돌아 빠르게 정문으로 향했다.

코너에서 벽에 등을 기대 탄창을 확인했고, 슬쩍 머리를 내밀어 놈들의 동향을 살폈다.

조금 전 긴박한 상황 온데간데없이 조용했다.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었다.

랜턴을 켜지 않아도 될 만큼 시야가 확보된 상황이었다.

기괴한 자세로 누워있던 놈들이었다. 게다가 모조리 목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귀신 곡할 노릇이었다.

분명 총알은 아니었다. 총알은 뒤쪽이 멀쩡하지 않고 터진다.

뭐지?

그때였다.

이건 순전히 감각이 말해준 상황이었다.

‘홱’ 하고 고개를 돌려 총구를 들이 밀었다.

가늘게 숨을 내쉬며 주변을 살피는데 텅 빈 공간이었다.

날이 선 상태였기에 작은 기척에 민감하게 대응한 모양이었다.

다시 놈들의 상태를 확인했고 반대쪽으로 몸을 던질 때였다.

‘홱’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까와 똑같은 기척이었다.

기분 나쁜 시선을 주변에 이 잡듯이 뿌렸지만 이번에도 아니었다.

몸을 돌리며 턱 끝에 매달린 땀을 손등으로 닦아 내려 턱을 들 때였다.

잠시지만 두 눈을 의심하던 순간이었다.

정수리 근처에 둥둥 떠 있던 은장도였다.

가지가지 한다.


‘홱’


거칠게 은장도를 낚아채 목에 다시 걸었다.

그리고 한발 내딛을 때였다.

잠깐.

소송을 어깨에 걸었고 목에 걸린 은장도를 잡았다.

그리고는 서서히 칼집에서 빼어 들고는 달빛에 은장도를 비추던 순간이었다.


‘컥’


잠시지만 무릎이 꺾였다.

손잡이와 새겨진 글자 사이에 흥건해 있던 핏물들이었다.

설마? 설마!

시체가 되어 있는 놈들의 목에 난 구멍을 살폈다.

편전이라는 조선시대의 최종병기 같은 작은 활이 지나간 흔적이었다.

강한 회전력과 스피드로 몸에 박히는 활과는 다른 뚫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무기.

조심스럽게 은장도를 목에 가져다 댔다.

그리곤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어찌된 일일까?

생명을 불어 넣은 것도 아닌데 쇳덩어리가 내말을 알아듣는다고?

그리고 놈들을 죽여?

아니야. 분명 다른 게 있어.

애써 부정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은장도를 서둘러 닦아 내고는 목에 다시 걸었다.

다시 소총을 앞세워 수색을 서둘러 하던 무수였다.

무협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심검(心劍) 혹은 이기어검(以氣馭劍)?

겨우 이따위 은장도가?

아서라.

검강이나 검경이나 개소리는 소설 속 이야기다.

게다가 뭐? 내공 따위는 단 1도 모른다.

바닥에 누워있던 셋을 더 확인한 직후였다.


“춘호!, 노함어르신!”


처음 나왔던 뒷문에서 놈들의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 물던 무수였다.

무수의 외침에 기다렸다는 듯이 뒷문에서 모습을 드러낸 춘호였다.


“어떻게 된 거야? 놈들은?”

“안개를 만들어 냈으면 없앨 수도 있냐?”


반쯤 농담을 하던 무수였다.

긴장을 풀었어야 했고 위험이 제거됐음을 에둘러 말하고 있었다.


“기다려.”

“나도 한 대 주게나.”


없앨 수도 있다고? 놀람도 잠시였다.

노함의 재촉에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여 준 직후였다.

집중하는 춘호를 신기한 듯 바라보던 무수였고 그런 무수에게 말을 걸던 노함이었다.


“어떻게 된 건가?”

“하······, 그게 말입니다. 일단 설명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었다. 눈앞에서 안개를 걷어내는 춘호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아참, 박영수.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던 무수였다.


“춘호야 서둘러, 박영수.”


때마침 들려오던 칠수의 흐느낌이었다.

셋이 한꺼번에 달려 나갔다.

일행을 확인하던 칠수가 어디론가 전화를 돌리고 있었고, 성치 않은 몸으로 박영수의 구멍 난 배를 질끈 동여매고 있던 운전수였다.

운전수 한명과 박영수가 데려온 일행은 애석하게도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다.


“병원 헬기가 올 겁니다.”


통화를 마친 칠수가 박영수의 상체를 들어 올려 등과 배를 누르고 있었다.


“약은 먹을 수 있냐? 여기 진통제 있다.”


너덜거리는 바지 주머니에서 진통제를 꺼내든 무수였다.

대답하기 힘든 모양인지 축 처진 눈으로 입을 벌리고 있었다.

곁에 있던 운전수가 물을 챙기자 억지로 삼키던 박영수가 눈을 감고 있었다.


“형이 미안하데요. 그리고 이건 형이 꾸민 짓 아니래요.”


칠수가 박영수에게 시선을 고정시키며 말하고 있었다.

살짝 미안해지던 순간이었다. 반쯤은 죽일 생각이었는데.


“짐작 가는 거라도 있냐?”

“형도 모르겠데요. 분명한건 형이 잘못되면 제가 용서치 않을 겁니다.”


확고한 의지를 내보이던 칠수였다. 더 이상의 질문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노함에게 시선을 돌리던 무수였다.


“북한은 아닐세.”


노함의 대답이었고.


“중국도 아닐 겁니다. 중국내에서 총 들고 설치지 못합니다.”


칠수가 거들었다.


“한국이란 소리잖아. 그러면 내부소행?”

“그런 건 아닐 거다. 내부소행이면 북한에서 일처리가 쉬웠을 테니까.”


춘호의 말에 힘을 빼던 무수였다.

총기소지가 사형인 중국에서 굳이 소총까지 들이 밀며 요란을 떨 필요가 없다.

북한 당국에 전화 한통이면 빼도 박도 못했을 테니까 말이다.

도무지 감이 안 잡히던 상황이었다.

춘호와 무수 그리고 노함의 대화가 몇 차례 더 오갔다.

그 사이 박영수의 낯빛이 점점 더 퍼렇게 질리고 있었다.

칠수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할 때였다.

무겁게 날개를 돌리는 헬기 소리였다.


“여기 운전수가 공항까지 모실 겁니다. 일단 한국으로 가세요. 제가 연락드릴게요.”

“괜찮겠어?”

“직원들 몰려오고 있어요. 형 좀 주차장 쪽으로 옮기는 것 만 도와주세요.”


이쪽에서 영향력이 열손가락 쯤 된다고 들었다. 한국에 재벌은 비교 대상도 아니라고 했다.

돈이 많은 것과 사람이죽어가는 상황은 다르다.

칠수가 가지는 끈끈함을 잘 알기에 ‘괜찮냐’는 말을 건넸던 무수였다.


“아참. 노함어르신은 저와 같이 가셔야 됩니다.”


어라? 이게 뭐 소리지?

이것 들이 진짜.


“북한신분으로 대한민국 못 들어갑니다.”


아하. 하마터면 화를 낼 뻔했다.


“신분 세탁 완벽하게 해서 한국 들어가게 해 드릴게요.”

“고맙다. 난 그것까지 생각 못했다.”


칠수와 함께 다 같이 박영수를 건물 밖으로 옮겼고, 헬기에 박영수를 싣고 떠나는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차량에 몸을 던지 무수와 춘호였다.



* * *



한동희, 이봉수, 온창현, 권순철이 정장차림으로 나란히 서 있었다.

별이 된 송서구 대령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었다.

인천에 있는 모든 군인들이 전부 수혈에 참여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도리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수하를 살리려 모든 힘을 끄집어내야만 했던 송서구.

그를 사지로 몰았다는 자책감에 한동희와 이봉수는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이틀째 망부석처럼 서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 소식을 접한 무수였다.

정상병원에 들러 간단한 치료를 했고, 아리의 상태를 확인 한 후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라니까 은장도가 훽훽 날아가 놈들을 쓸어불었고, 춘심이가 안개를 맹글었다는 소리요 시방.”

“그렇다니까.”

“워메, 워메.”


운전을 하는 무수 옆에서 춘호가 뒷좌석에 있는 담이와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동그랗게 커진 담이의 눈이 튀어 나올 것만 같이 말리고 있었다.


“그말을 시방 지더러 믿으란 소리여?”

“아리가 너한테 말을 했다는 소리가 더 믿기 어렵다.”


이번엔 무수였다.


“아니랑께요! 지가 뭣혀 그짓말을 헌대요. 아리가 분명 지한테 삼촌이라고 했어라.”

“알았다. 그런데 넌 뭐 없냐?”


불신이 가득한 차량 안이었다.

믿기 어려운 말을 주고받는데 도무지 결론을 안 나던 상황이서

말을 돌린 무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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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놈의 눈빛 말입니다 23.04.14 11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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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이강백의 먹성이 오인분입니다. 23.04.11 117 3 11쪽
35 35. 이게 훈련이라고? 23.04.10 121 2 11쪽
34 34. 통장에 50억쯤 넣어 줘야겠다. 23.04.07 127 3 11쪽
33 33. 내리사랑. 23.04.06 120 2 12쪽
32 32. 이 시대 사람들이 싸우는 방식. 23.04.05 131 3 11쪽
31 31. 유족들에게 지급될 보상금. 23.04.04 135 3 12쪽
30 30. 머리가 좋아졌는걸. 23.04.03 139 3 11쪽
29 29. 기름을 팔아봐? +1 23.04.01 145 3 12쪽
28 28. 남자들의 끈끈한 우정은 같이 흘린 땀방울에 비례한다 23.03.31 134 2 11쪽
27 27. 남자구실은 물건너 갔어. 23.03.30 143 2 12쪽
26 26. 애국심은 소설 속에나 존재한다. 23.03.29 141 2 12쪽
25 25. 이강백의 의지. 23.03.28 145 3 13쪽
24 24. 용서해 주는 겁니까? 23.03.27 13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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