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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더 써드(사라져 버린 독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10.13 10:08
최근연재일 :
2023.05.03 09:3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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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글자수 :
272,765

작성
23.04.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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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8. 넌 누구냐!

DUMMY

무수가 박영수에게 떠난 직후였다.

아리의 수술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무균실을 걸쳐 회복실로 옮긴지 약 5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수술이 성공적이었다는 반증이었다.

아리 곁에 바짝 붙어 앉아 있던 카타리아였고 출입문 옆 간의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며 자는 듯 고개를 바닥에 늘어뜨리고 있던 담이었다.

시간이 멈춘 듯 병실은 나지막한 기계음이 공간을 울려대고 있을 때였다.

아리의 한 손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있던 카타리의 고개가 번쩍하고 들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뜨던 아리를 보며 흠칫 놀라던 카타리였다.


“후, 어떻게 된 거냐?”


아리의 검은 눈동자가 푸른색을 띤 직후였다.

러시아말을 하던 아리가 카타리아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카타리아의 눈빛이 평소와 달라졌다.


“시간이 없어. 묻는 말에만 대답해.”


카타리아가 고개를 돌려 담이를 확인하며 날카롭게 세운 짙은 푸른색 시선을 내리깔았다.


“오빠의 시신은 어디 있고, 누구야.”


시신조차 찾지 못했던 오빠였다. 그리고 그 배후를 묻고 있었다.


“반갑다는 인사가 먼저 아니야?”

“아리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도 없어, 그리고 주어진 시간이 몇 분이야. 빨리 말해.”


흔들리던 눈빛으로 시간이 없음을 간절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차가운 말과는 다른 격한 기쁨을 알아차린 아리였다. 아니 카타리아의 친오빠였다.

아리의 영혼을 가져올 때 잠시 오빠의 영혼도 잠시 끌어 왔다는 카타리아의 짤막한 설명 직후였다.

차분히 설명을 하곤 있지만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은 카타리아의 심정을 말해주고 있었다.

뺨을 타고 내려오자 팔을 들어 닦아 내던 친오빠였다.


“전에 내가 선물해준 보석함을 열어보면 하드가 있을 거다. 그걸 확인 하면 된다.”

“고마워, 조만간 오빠 따라 갈 거야.”

“네 영혼까지 팔았어?”


뺨을 타고 내려오는 눈물이 대답을 대신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예지력을 전부 내어 줬다는 소리를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던 카타리아였다.


“오빠 복수는 처절하고 완벽하게 할게. 그리고 고맙고 반가워. 흑.흑.흑”


행여나 소리가 날까봐 억지로 입을 틀어막던 카타리아의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난 복수 따위는 바라지 않아, 그리고 사랑한다. 아버지한테도 전해주고.”

“오빠.”

“이 몸에 주인에게도 전달해줘. 고맙다고,”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언릉 아리 몸에서 나가!”


조용히 대화를 하던 남매의 시선이 담이에게 쏠렸다.

놀람도 잠시였다.

감히 대들 수 없을 정도의 험악한 인상을 쏟아내며 서 있던 담이의 러시아 말이었다.


“차원의 문이 열릴 때 잠시 몸을 빌린 겁니다.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하고요.”


카타리아가 급히 고백을 하는 듯했다.


“네년이 이러려고 아리 옆에 착 붙었던 거냐?”

“미안해요. 사정이 있었습니다. 일단 잠시 만요.”


다급하게 미안함을 내비치며 시선을 다시 아래로 돌리던 카타리아였다.


“오빠. 시간이 없어. 아빠한테 한마디만 남겨줘.”


푸른 눈동자가 서서히 짙은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하던 카타리아가 다급함을 내비치고 있었다.


“정담씨. 아리의 몸을 잠시 빌렸습니다. 이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네요. 그리고 아버지.”


우선 사과를 먼저 하던 친오빠였다. 그리곤 큰 숨을 내비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카타리아는 안절부절 못하며 들고 있던 스마트 폰의 초침에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미래가 보입니다.”


서서히 변하고 있던 음성이었다. 아리의 음성이 살짝 내비치자 움찔하던 담이었다.


“아리와 카타리아···, 세 명의 자식들이 보입니다. 그 옆에 아버지가 계십니다. 행복해 보이시네요. 후.”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된 듯 실눈을 억지로 뜨려 하고 있었다.


“모든 걸 내려놓으시고 카타리아의 말을 들어 주세요. 부탁합니다. 공포정치는 이제 그만입니다. 따뜻한 러시아가 보입니다. 옅은 풀잎들이 러시아에서 피기 시작합니다.”


격하게 몸이 떨렸다.

그 모습을 담이는 그저 그런 표정으로 내려 보고 있었고, 카타리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우리의 적은·········.”


순간 머리를 격하게 흔들던 친오빠였고, 카타리아가 그런 친오빠를 털썩 감싸 앉았다.


“미국이 아닙니다. 중국······, 일본입니다. 명심하······.”


바들거리던 몸이 축 처졌다.

담이가 달려들었다.

거칠게 카타리아를 밀어젖혔고 맥을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잠시 숨을 거칠게 내쉬던 순간이었다.

카타리아의 목덜미를 낚아채 머리끄덩이를 잡아 올리던 담이었다.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잘게 썰린 칼끝을 매달은 시선을 쏘아붙이던 담이였다.

흐느끼던 카타리아가 푸른 눈동자가 매섭게 변했다.

담이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으며 피하지 않고 있었다.


“저의 예지력을 모조리 쏟아 부어 아리의 영혼을 살렸습니다. 그 차원의 문이 열리는 순간 오빠의 영혼을 잠시 가져온 겁니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아리가 왜 네년의 친오빠냐고?”

“그럼 당신은 러시아말을 어떻게 듣고 어떻게 말하죠?”


담이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이지만 듣고 보니 그랬다.

방금 전의 상황을 고스란히 녹화한 스마트폰의 영상을 담이의 코앞에 들이밀던 카타리아였다.

거침없이 러시아말을 듣고 말 하던 모습에 뒤 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 수밖에 없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제가 아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일반인이 됐지만 담이씨는 아닐 겁니다.”

“내가 뭐?”

“담이씨는 세상의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겁니다.”

“내가? 왜? 언제부터?”

“여기 온 직후부터였을 겁니다.”


눈 끝이 동그랗게 말리던 담이었다.

반박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리에게 시선을 돌려야 했다.

아무한테도 말 안했던 그 동안의 응어리를 털린 기분이었다.


“아리는 정신이 돌아왔을 겁니다.”


담이의 시선을 의식한 말이었다.

그리곤 모든 걸 내려놓은 듯 풀죽은 표정으로 어딘가로 메시지를 보내던 카타리아였다.

슬쩍 카타리에게 미안한 시선을 던진 담이.


“그쪽이 힘써서 아리가 살아왔다는 소리지.”

“아리의 영적 신호가 오빠와 겹친 지극히 우연이었습니다. 마지막 희망이었고요.”

“하나만 묻자.”


허무맹랑한 자신의 능력을 알아본 카타리아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담이었다.


“아리한테는 진심이었고?”

“처음엔 아니었지만 지금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뭔 말이야?”

“오빠가 그렇잖아요. 세 명의 자식을 둔다고.”


두 눈을 질끈 감던 담이었다.

자신의 능력과 맞바꾼 아리의 목숨이다.

게다가 미래를 보고 온 오빠였고 그의 말을 100%신뢰 한다는 소리였다.

복잡해진 머리를 흔들며 천천히 눈을 뜬 담이었다.

카타리아의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아리는 내 자식 같은 놈이야. 아리 곁을 잘 지켜.”


아리의 미래가 행복하단다. 그리고 러시아 대통령의 딸이 곁에 있다면 안전은 보장된 사실이다.

등을 돌려 나가는 담이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던 카타리아였다.

퍼렇게 질려 있던 입술이 서서히 제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담이의 축 늘어트린 성난 팔뚝이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는 걸 눈에 담았기 때문이었다.


* * *


밤이 깊어졌다.

그 흔한 불빛조차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열악한 환경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던 북한이었다.


“준비됐지?”


정찰을 하는 매의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무수였다.

귀에서 피가 날것처럼 말을 쏟을 내던 칠수가 춘호이 어깨를 감싸며 걸어오고 있었다.

고막 터질라. 그만 좀 말해라.

다크서클이 인중까지 내려와 있던 춘호가 안쓰럽기 까지 했다.


“그러니까 형이 진짜로 형님들 무척이나 그리워했다니까요.”


그런 놈이 대뜸 반말을 하고 협박을 해?

믿기 어렵지만 칠수는 진짜라며 부모님을 걸고 맹세까지 하고 있었다.


“자, 일단은 그건 형님을 만나고 나면 확인 될 일이고. 여기 보세요.”


다행이었다. 기나긴 장편 드라마가 끝이 났다.

춘호의 화색이 돌아오는 듯 했다.

칠수 주변으로 운전수 두 명과 무수와 춘호가 모였다.


“제가 선두로 넘어갑니다. 지금은 물살이 세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심하셔야 됩니다.”


무수와 춘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 듯 운전수 둘과 시선을 교환하던 칠수였다.

과거 압록강에서의 훈련을 떠올린 게 분명했다.


“춘호형은 제 뒤에 그리고 두 분, 마지막은 대장님입니다. 각자 뒤에 매달린 끈은 절대 놓치지 마세요. 모자 벗지 마시고요.”


납작한 검은색 모자를 한 차례 두들겼고 허리에 매달린 끈을 흔들고 있었다.


“오늘 여기서 제대로 못 먹은 거 중국 넘어가면 제가 거하게 쏠 테니까 기대하세요.”



음식이 변변치 않았던 것을 떠올리던 칠수가 마지막으로 삶은 감자를 입에 우겨넣으며 바구니를 돌리고 있었다.

하루 동안 삶은 감자와 계란이 전부였기에 눈이 돌아갈 정도로 허기가 있던 건 사실이었다.

바구니에 담겨 있던 감자말고 달걀을 입에 넣던 무수와 춘호였다.

김치가 간절했지만 상황이 지랄인지라.

찬물에 밥을 말아 김치만 먹으라면 한 달은 족히 먹을 것만 같았다.

대충허기를 때웠고 담배도 구석에서 나눠 피웠다.

경계심을 끌어 올리며 출발을 했다.

몸을 낮춰 달리기를 십여 분.

땀방울이 땅바닥에 떨어질 때쯤이었다.

강변에 바짝 몸을 낮추던 칠수가 수신호를 보내자 허리에 매달린 끈을 잡기 시작했다.

서서히 물속으로 몸을 담그던 칠수를 춘호가 따랐고, 운전수들이 머리만 물 밖으로 내보였다.

제법 차갑던 물이었다.

‘피식’하고 쓴웃음이 배어 나왔다.

영락없이 유치원생들이 줄지어 횡단보도를 걷는 모습이었다.

북한까지 와서 이게 무슨 꼴인지.

박영수 넌 각오해라.

각오를 결심할 때였다. 중간 쯤 왔을까?

다리가 닿지 않을 무렵이었다.

칠수가 접영 비슷한 생존수영으로 물살을 가로지르자 동작을 같이 하던 일행이었다.

십여 분이 더 지나자 춘호가 살짝 처지는 모습이었다.

그러게 진통제를 먹자니까.

춘호를 도와줄까? 잠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잠수!”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던 칠수였다.


생각하고 자실게 없었다.

칠수의 머리를 급하게 물속으로 들이밀었다.

무수가 춘호와 운전수가 물속으로 사라진 걸 확인한 후에 머리를 담갔다.

숨이야 뭐 그럭저럭 참을만한데 도무지 보이지 않는 시야가 꽤나 답답함을 더하고 있었다.

컴컴한 밤은 공포심을 더했고 그저 움켜쥔 앞사람의 끈의 감각에 의존해야 했다.

숨이 목 끝에서 ‘제발’ 소리를 할 때 쯤.

피부로 전달되는 낯선 속도감에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었다.

아씨!

욕이 절로 나왔다.

무수의 앞에 있던 운전수가 난감한 표정으로 다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게다가 일행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쥐가.”


안다. 이 상황에서 그것 말고는 뭐가 더 있겠냐.

주변을 훑으며 다리에 걸어 놓은 칼을 꺼내 운전수의 발목을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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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반갑냐? 나도 격하게 반갑다. 23.04.26 82 2 11쪽
46 46. 재수씨요? 23.04.25 91 2 11쪽
45 45. 북치는 소리에 꽹과리가 합을 맞춘다 23.04.24 9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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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이강백의 먹성이 오인분입니다. 23.04.11 117 3 11쪽
35 35. 이게 훈련이라고? 23.04.10 121 2 11쪽
34 34. 통장에 50억쯤 넣어 줘야겠다. 23.04.07 127 3 11쪽
33 33. 내리사랑. 23.04.06 120 2 12쪽
32 32. 이 시대 사람들이 싸우는 방식. 23.04.05 131 3 11쪽
31 31. 유족들에게 지급될 보상금. 23.04.04 135 3 12쪽
30 30. 머리가 좋아졌는걸. 23.04.03 139 3 11쪽
29 29. 기름을 팔아봐? +1 23.04.01 145 3 12쪽
28 28. 남자들의 끈끈한 우정은 같이 흘린 땀방울에 비례한다 23.03.31 134 2 11쪽
27 27. 남자구실은 물건너 갔어. 23.03.30 143 2 12쪽
26 26. 애국심은 소설 속에나 존재한다. 23.03.29 141 2 12쪽
25 25. 이강백의 의지. 23.03.28 145 3 13쪽
24 24. 용서해 주는 겁니까? 23.03.27 13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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