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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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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
글자수 :
652,510

작성
24.01.0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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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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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96) 국민의 정의

DUMMY



따르릉.

이미 손님들로 번잡한 약국의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발디딜 틈도 부족한 상황에 기겁을 하며 말했다.


”뭐야? 뭔 사람이 이렇게 많아?“

”뭐기는 뭐겠어요? 백신 배포 때문에 온 사람들이지.“

”이 사람들이 전부 다요?“

”네. 그렇다네요.“

”후아... 다른 데로 가야 되나?“


예전 코로나 때 행해졌던 백신접종은 주사 투여 방식이었다.

그래서 신청 절차도 존재했고, 접종장소에 도착을 해도 대기시간도 꽤 길었다.

감염자인지 검사를 하는 건 더 길었다.


”다른데 가봐야 소용없어요. 나도 집 앞에도 가보고 회사 근처에도 가보고 하다가 바빠서 그냥 나왔는데. 이거 기다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더라고요.“

”그래요?“

”그래도 다행이지. 예전처럼 안 복잡하잖아요.“


아니나 다를까 본인확인을 하고 거주하는 가족이 몇 명인지 정도만 확인을 하고 바로 지급을 하는 것 같았다.


”이거 감염자 아닌 사람도 가져가도 되는 거 맞죠?“

”네. 나도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줄은 이제 약국문밖으로도 계속 길어지고 있었다.

남자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재빨리 대화를 하던 남자의 뒤로 붙어섰다.


”다 떨어졌다구요?“


그때 앞쪽에서 들리는 한마디.


”네. 애초에 물량을 넉넉하게 받아놨는데 생각보다 소진이 빨리 되네요.“


창구에 서 있는 남자와 약사가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아니 이런 게 어디 있어요? 좀 넉넉하게 구비를 해 놓던가? 나도 그렇지만 저 뒤에 줄 서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건데요?“

”그래서 앞에 써 붙여놨잖아요. 준비된 물량하고 빨리 소진될 수도 있다고.“


약국 문뿐 아니라 내부 곳곳에도 안내문이 붙어 있는 건 맞는 말이었다.


”죄송합니다. 내일 또 바로 준비 되니까 내일 다시 와주세요.“



###



“소진이 너무 빨리 되네요.”


생산된 백신은 유동인구와 지역 인구를 고려해서 약국이라는 약국에는 무료로 배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발 늦은 사람은 헛걸음을 했고, 그로 인한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대통령께서 미국에도 도움을 주기로 하시는 바람에요.“

"그거야... 조건이 너무 달콤하지 않았습니까."


원칙은 국내 우선 공급.

하지만 미국도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모양인지 예상했던 날짜보다 훨씬 빠른 공급을 요청했다.


"대번에 오케이 할 줄은 저도 몰랐고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버드를 포함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한국 캠퍼스를 요청했으니까.


"덕분에 여산 포함해서 지방을 활성화 하는데 생각도 못한 도움이 됐어요."


세계적인 명문대가 국내에 캠퍼스를 낸다는 것만으로 이슈 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

이미 진행 중인 창업 대학교도 있고.


"참. 그 여자 중국 송환 결정 났다면서요?"

"아차. 잠시 잊고 있었네요. 지금 아마 뉴스에 나올 것 같은데요."


비서실장이 tv 를 켜자마자 뉴스 채널이 바로 나왔다.


-이번 펜데믹의 원흉으로 지목됐던 조선족 양지숙씨의 거취에 대한 결정이 조금 전에 내려졌는데요. 중국으로 추방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약 십년 전에 밀입국한 후 외국인 등록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국내에서 거주를 하고 있던 양씨는 사이비 기독교단체인 cms 교도로서...


뉴스는 양지숙이라는 여자의 신상을 털고 있었다.


“한번 문제아는 영원한 문제아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십년 전 한국으로 밀입국을 한 양지숙은 조사결과 중국에서도 연쇄살인범으로 수배를 받고 있던 사람이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죠.“


국내에서 물의를 일으킨 부분은 국내에서 처벌을 하기로 했으나, 중국으로 보내버리는 게 더 가혹한 형벌일 것이 예상되어 추방을 결정했다.



“중국 쪽은 아직입니까?”


백신의 국내 공급 우선은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되는 걸 말하는 거다.

당연히 외국인은 해당이 안 된다.

물론 우리와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들과는 얘기가 좋게 끝났고, 그들에게는 지급을 하기로 했다.

중국만 해당이 안 되는 거다.


“그러게요. 지금 국내 거주중인 중국인들 시위가 심상치 않은데요.”


영주권은 안 된다.

국적이 있어야만 백신을 받을 수 있다.


“치안에는 당연히 신경 쓰고 계신 거죠?”

“물론입니다. 차이나타운 쪽으로는 이미 경찰력뿐 아니라 군부대도 투입돼있습니다.”

“다치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백신을 달라며 떼를 쓰는 화교들.

물론 아무리 떼를 써도 지급 받을 수 없다.

성질머리 더러운 일부 화교들이 무력을 행사한다는 보고가 들어왔는데 걱정이 된다.


“조금 차등을 두는 게 좋겠습니다.”


중국인이라고 무턱대고 차별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내가 가장 우선시하는 기준도 세금 꼬박꼬박 잘 내는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중국국적이지만 우리나라 취업비자로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풀어줘야 할 거 같아요. 어차피 일용직이건 직장인이건 세금은 낼 거 아닙니까.”

“그렇죠.”


대한민국국민. 오해들을 할 것 같다.


“중국인이어도 세금 잘 내는 사람은 지급하는 쪽으로 갑시다. 그리고 하는 김에 국세청에 연락을 해서 세금 체납자들, 특히 고액체납자들에게는 추가 백신 지급은 보류하는 쪽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는 역차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민은 국민이 아니다.

최소한 내게는.



다음날. 청와대 춘추관.

무조건 지급이 되던 백신 지급 기준 변경 때문에 소란이 있을 것 같아 입장 발표를 하기로 했다.



“다들 들으셨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면 무조건 약국에서 무료로 수령을 할 수 있는 백신 지급기준에 제한을 둘 생각입니다.”

“어떤 제한을 둔다는 말씀이신가요?”

“일단 중국국적의 체류자들에게 중국 정부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절대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좀 바꿔야 할듯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군가는 오해를 하겠지?


“아... 설마. 대통령께서 드디어 중국에 굴복을 하시는 겁니까?”


바로 이런 오해.


“아닙니다. 다만 모든 중국국적 체류자들에게 줄 건 아니고요. 세금 잘 내시는 분들에 한해서입니다. 취업비자든 투자 목적으로 입국을 했건 현행법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한 푼도 빼지 않고 성실납부하시는 분들에게까지 백신을 지급하지 않는 건 불공평하니까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권리는 누리고 의무는 다하지 않는 사람은 보호해드릴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세청의 리스트에 있는 세금, 특히 고액체납자들은 향후로는 세금 완납이 될 때까지 추가 백신 지급은 없을 것이며 자비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판매도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첫 번째가 안전, 그다음이 민생.

누차 강조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에 생긴 자연재해도 피해 금액의 상당 부분을 국가에서 보상을 해줬다.

그런데 갑자기 보호를 해줄 생각이 없다고 하니 상당히 당황하는 눈치들이다.


“몇 백 억씩 되는 체납자들이 상당하더군요. 그런 분들이 세금만 잘 내도 나라가 잘 돌아갈 겁니다. 정부에서 매번 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부분들이 상당히 사라질 거예요.”



며칠 후.

새로 발표한 백신지급 기준 변경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한 방송국 스튜디오.


“대통령께서 너무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낸 세금을 걷는 건 좋아요. 그런데 몇 십억, 몇 백억씩 되는 고액체납자들한테 그걸 한 번에 다 내라고 하면 죽으라는 소리 아닙니까?”

“무슨 말입니까?그런 고액 체납자 봐주고, 법인세 깎아주다가 세수 모자라서 난리 난거 몰라서 하는 말입니까? 그거 메우려다가 애꿎은 서민들 주머니만 축나서 죽겠다는 소리 나온 게 불과 몇 년 전이예요. 이번 기회에 고액 체납자들에게 경고 차원에서라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잘하고 계신 거예요.”


진행자를 제외하고는 두 명의 패널이 토론 중이었다.


“그래요. 의도는 잘 알겠어요. 세금을 내지 말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과하다고 주장하는 그는 얼핏 말 잘하고 깨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갈수록 안티를 양산하고 있는 진중한 교수였다. 그가 말을 이었다.


“한 번에 다 뺏으면 죽으라는 소리밖에 더 되냐 이거예요. 천천히 분할 상환하도록 기회를 주든가, 징수시기에 유예기간을 줘야죠.”

“유예기간을 주거나 분할 상환요? 도망갈 시간을 주자는 건 아니고요? 재산 은닉할 시간을 주자는 말 아닙니까?”


진중한 교수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판사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서민의 편에서 그들의 입을 대신하고 있는 국회의원 이탄환였다.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대체 누가 도망을 가고 재산을 숨긴다고 그럽니까?”

“도망 안 간다고 자신 할 수 있습니까? 그 사람들이 재산 은닉하지 않는다고 교수님께서 보증이라도 서주실건가요?”

“아니 그걸 내가 왜 보증을 서줍니까?”


진중한 교수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를 보며 이탄환 의원은 작심을 한 듯 말을 이어갔다.


“지금 고액 체납자들. 세금 다 내더라도 보통 사람들보다는 훨씬 부유하게 살 수 있을 정도로 재산이 많은 사람입니다.”

“돈이 많은 게 죄는 아니잖아요? 그 사람들이 그 정도의 부를 이루기 위해서 남들보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지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보셨어요?”


진중한 교수는 점점 더 핏대를 세우고 있었고.


“제가 이럴 줄 알고 준비를 좀 했습니다.”


반대로 이탄환 의원은 차분하게 준비한 말을 이어갔다.


“광남구 대차동에 거주하는 오십대 박모씨. 체납된 세금이 십억입니다.”

“뒷조사를 하셨어요? 민간인 사찰입니까? 어이가 없네요. 누구보다 상식적인 분인 줄 알았는데요.”

“뒷조사 민간인 사찰이 아니라 국세청의 협조를 얻은 공식 자료입니다. 교수님 한 번에 추징하는 거 너무 과한 거 아니냐는 말 하셨는데요. 이사람 공시지가 삼십 억짜리 아파트를 세 채나 소유하고 있네요. 수 억짜리 외체 차가 무려 다섯 대나 되구요. 이것 중에 몇 개만 팔아도 체납된 세금 십억은 내고도 남겠는데요? 아닙니까?”

“아니 그거야...”

“그리고 아까 뒷조사 어쩌고 하셨는데요. 이사람 바지사장 앉혀두고 불법 업소... 모조리 불법적인 일만 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불법 토토, 성매매, 허가받지 않은 유흥업소...”


치밀하게 준비한 자료들로 반박하는 이탄환 의원의 공세에 진중한 교수는 조금도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박모씨의 실제 재산은 이것보다 훨씬 많은 걸로 추정됩니다. 상가용 건물도 몇 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이 돼요. 위장이혼이 의심되는 전처의 명의로 돼 있더군요. 그래서 지금 본인 명의의 재산만 저 정도라는 소립니다. 그런데도 미납세금 한 번에 내라는 게 과한 소립니까?”


진중한 교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선량한 사람들 만만한 유리지갑은 계속 야금야금 빼먹고, 저렇게 불법적인 일을 다반사로 벌이고 다니고, 세금 안내려고 이리저리 빼돌리는 사람들은 가만히 놔뒀던 그동안의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그래도 대통령이 지금 너무 없는 사람들 편에만 서는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해도 해도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진중한은 말빨에서 밀리자 다시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뭐가 너무합니까? 지금 우리 오천만 국민 중에 부자는 얼마나 되고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얼마나 됩니까? 아니 중산층도 안 되는 서민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십니까?”

“...”

“가장 많은 계층이 중산층도 안 되는 서민들입니다. 그 대다수를 위하는 일이 옳은 일입니까? 아니면 반대편의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게 옳은 일입니까?


이탄환 의원의 말은 점점 격해지고 있었다.


“지금 최태웅 대통령이 벌이는 일들이 이상하다는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해왔어야 되는 일입니다. 아무도 하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하려도 해도 계속 막으니까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하게 보이는 겁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른 후 딱 한마디를 더 했다.


“이젠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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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1 (120) 대한민국의 주권 完 24.02.01 150 4 11쪽
120 (119) 고인 물은 썩기 마련 24.01.31 139 4 12쪽
119 (118) 군대는 군대답게 24.01.30 135 3 12쪽
118 (117) 그럼 직접 하실래요? 24.01.29 134 4 13쪽
117 (116) 혁신 24.01.28 134 4 12쪽
116 (115) 총선 24.01.27 142 3 12쪽
115 (114) 일왕의 사과 24.01.26 148 3 13쪽
114 (113) 침공 24.01.25 157 2 12쪽
113 (112) 생각의 차이 24.01.24 134 2 12쪽
112 (111) 같은 편 24.01.23 134 3 12쪽
111 (110) 탄핵 24.01.22 134 2 12쪽
110 (109) 아이 한명에 매달 오십만 원 24.01.21 133 3 12쪽
109 (108) 어울리는 건 따로 있는 법 24.01.20 137 3 12쪽
108 (107) 인구 유입 정책 24.01.19 145 4 12쪽
107 (106) 고령화 마을 +1 24.01.18 155 2 12쪽
106 (105)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24.01.17 166 3 12쪽
105 (104) 긴급 체포 24.01.16 170 3 13쪽
104 (103) 백악관 초청 24.01.15 162 4 13쪽
103 (102) 친일파 재산 환수 24.01.14 168 3 12쪽
102 (101) 교양과 강단 24.01.13 162 4 12쪽
101 (100) 학부모와의 대화 +1 24.01.12 163 4 12쪽
100 (99) 개헌 24.01.11 165 5 12쪽
99 (98) 믿음직한 파트너 24.01.10 157 3 12쪽
98 (97) 교권보호 24.01.09 160 4 12쪽
» (96) 국민의 정의 24.01.03 165 4 12쪽
96 (95) 민원인들과의 대화 +2 24.01.02 169 4 13쪽
95 (94) 비선실세 24.01.01 168 5 13쪽
94 (93) 유일한 이웃나라요? 23.12.31 172 5 12쪽
93 (92) 우리나라만 중요하죠 23.12.30 169 5 12쪽
92 (91) 안심부터 23.12.29 14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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