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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난세의 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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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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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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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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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문무 겸비 충절의 무장

DUMMY

1


봄이라 하나 아직 밤에는 추워 화톳불의 음영이 면면에 드리운 가운데 대장군 하진이 발언에 임했다.

“다른 사람들은 기존 참석자라 모두 이 분위기에 익숙할 것이나, 오늘 처음 참석한 거기장군 행 사례교위야말로 모든 것이 생소할 것이외다. 그런 간 장군을 위해 모두 잔을 들어 환영합시다. 건배!”


하진은 원래 백정이었다. 그러나 여동생이 영제의 후궁으로 들어가 총애를 받아, 마침내 180년에는 황후에 임명되었다. 그 결과 하진 또한 승진을 거듭하여 현재는 황제를 제외하면 가장 권력이 막강한 자였다. 그런 자가 잔을 들어 올리라는데 감히 누가 거역할 수 있겠는가. 삼공의 자리에 있는 사공 장온마저도 술잔을 높이 들어 건배를 외쳤다.


“건배!”

일제히 술잔을 비우자 하진이 간옹에게 말했다.

“한마디 하시오.”

“네.”


자리에서 일어선 간옹이 장내를 한 번 훑어보더니 발언에 임했다.

“처음 이 자리에 참석해 모든 것이 생경하지만, 그래도 화기애애한 것은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기운이 대한 전체에 퍼져 황상 폐하의 성덕을 온 백성이 찬양할 수 있게끔 발분합시다.”


“좋소! 역시 간 장군은 충신이오. 자, 다시 한번 건배!”

“건배!”

이렇게 계속 돌아가며 건배를 외치자 잠시 후에는 모두 불콰해졌다. 그러자 하진이 외쳤다.


“이렇게 즐거운 날 어찌 무희들의 춤이 빠질 수 있을 것인가! 풍악을 울려라!”

“네이.”


곧 악공들이 금석사죽(金石絲竹)을 연주하자 대기하고 있던 무희들이 나타나 나풀나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내 종(鐘), 경(磬), 비파(琵琶), 피리 소리 자지러지니 무희들의 춤 또한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반나(半裸)에 가까운 무희들의 유혹적인 춤에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데 유독 한 사람만이 정면만 응시한 채 전혀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정면에 있는 하묘의 장사 악은 뒤에 시립해 있는 미소년이었다.


18세 전후로 보이는 늠름하게 생긴 자로 의표 또한 결코 속되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를 간옹이 유심히 관찰하자, 일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이에 저절로 마음이 가 그에 대해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어느 순간.

춤이 멎고 다시 술잔이 거듭 비워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대부분이 취한 상태가 되었다. 그중 하진이 제일 많이 취했는지 앉아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거칠 것 없는 그가 아니면 누가 이런 자리에서 졸 수 있겠는가. 아무튼 대장군이 그러하니 떠나지도 못하고 이젠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간옹은 한 사람을 향해 똑바로 걸어갔다. 바로 악은의 뒤에 시립해 있던 미소년이었다.


“이름과 자가 어찌 되오?”

“이름은 견초(牽招)요, 자(字)는 자경(子經)으로 안평국(安平國) 관진현(觀津縣) 사람입니다.”


견초라는 이름에 간옹으로서는 내심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국지의 유명 인물은 대부분 꿰뚫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견초는 너무 생소한 이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의표 속되지 않으니 간옹이 환한 웃음과 함께 말했다.


“하면 나의 본향 탁군과도 멀지 않구려.”

“그렇습니다. 기주와 탁군이야 넓은 영토 안에서 보면 지척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 모든 것을 떠나 일찍이 장군을 경모한바 만나뵙게 되어 실로 영광입니다.”


“나를 아오?”

“대한 백성치고 장군을 모른다면 말이 안 되죠.”

“하하하......! 그런가? 한데 모시고 있는 분과는 어떤 관계요?”

“저의 스승님 되는 분으로 고향에 있을 때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하여튼 시간 나면 사례 부중으로 종종 놀러 오시오.”

“그리하겠습니다. 사군!”

이 처음 만남을 시작으로 간옹은 그와 대장군부에서도 만나고, 그가 종종 사례 부중에도 들렸으므로 깊이 사귀게 되었다.


그런 견초는 절의(節義)가 있고 문무에 뛰어난 인물이었다. 10여 세에 같은 군(郡)의 처사 악은(樂隱)의 제자가 되었다. 악은이 하묘(何苗)에게 벽소되어, 그의 장사(長史)가 되자 견초도 악은을 수종하여 낙양으로 올라왔다.


중평(中平) 6년(189년), 낙양(洛陽)의 동란 속에서 악은과 하묘가 죽자 다른 문하생들과 함께 악은의 관을 들고 귀향하려 하였다. 도중에 도적을 만났는데, 다른 문하생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지만 견초는 관을 붙잡고 보내달라고 울며 부탁하였다. 도적은 견초의 용기를 가상하게 여겨 풀어주었다.


그 후, 기주목(冀州牧) 원소(袁紹)의 밑에서 독군종사(督軍從事=군의 감찰관)가 되었는데 견초는 원소의 측근이 법령을 어기자 법에 따라 처형한 이후 원소에게 보고했다. 원소는 이런 견초의 생각을 기특하게 여겼고, 이 행동을 죄로 보지 않았다. 견초는 또한 오환돌기(烏丸突騎)를 통솔했다.​


이후 견초는 어쩔 수 없이 여러 사람을 모시게 되었는데, 모시는 사람마다 충성을 다하였다. 견초는 문무에 두루 뛰어나고 지략이 있으며 병사를 잘 다스렸으며, 임지 또한 잘 다스렸다.


아무튼 그런 견초와 안면을 익힌 간옹은 다음으로 오광과 관구의를 차례로 찾아가 그들과의 친분도 깊이를 더 했다. 두 사람 모두 간옹보다는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사귐에 있어 나이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 * *


세월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오월 중순.

이때는 간옹이 사례교위로 도성에 입성한 지 1년이 지난 즈음이었다. 이에 간옹은 황제에게 독대를 청해 아뢰었다.


“소신이 알아본 결과 1년의 세수가 132억 전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이는 소신이 아뢴 대로 경작지의 세금을 10배 더 올린 데다가, 기존 세수가 유지된 데 따른 결과물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직백전의 발행으로 그 차액 모두 국고와 중장전으로 흘러들었으니, 이 또한 60억 전에 이르러, 3년 치의 예산이 확보된 것으로 아옵니다.”


이 대목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며 황제의 표정을 살피니 흐뭇한 표정으로 열심히 경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신의 예상대로 시중에는 직백전만 나돌고 오수전을 점차 자리를 감춰 보기 드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던 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고, 이는 서원의 창고에 꽉꽉 들어찬 돈은 물론 황궁 밖 중상시들의 창고에 나눠 보관한 돈마저 단지 검불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즉 그 돈이 폭등하는 물가로 관리 열 사람의 봉록에도 미치지 못하게 될 것인즉,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거둬들인 차액으로 신속히 직백전을 회수해야 합니다. 그래도 남은 돈으로 남궁 건축에 지장이 없으니, 종당에는 경작지의 세금도 종전대로 환원해야 할 것입니다.”


“경의 말뜻이 무엇인지는 알아들었다. 머지않아 중상시들과 협의하여 처리할 것인즉 그리 알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대신이 아니라 십상시들과 협의 처리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간옹으로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므로 궁을 물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간옹은 황제의 조치를 마냥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오월 말이 되자 조정은 직백전 회수에 나섰다. 창고마다 가득 채워놓은 돈이 검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겁박이 통했는지 황제의 지시로 회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작지에 부과된 세금은 영제가 죽기 전까지 완화되지 않았다.


이에 간옹이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있는 즈음이었다. 때는 벌써 6월 중순이라 더위도 절정이었다. 이래저래 밥맛을 잃은 간옹이 물에 밥을 말아 매실장아찌로 밥을 먹고 있는데 한 사람이 관사를 찾아들었다. 벌써 일곱 번째 찾아오는 견초였다.


“사군도 밥맛이 없으신 모양이네요.”

“그래. 간만에 술 한 잔 할까?”

“부인 마나님께 혼나지 않을까요?”

“이 사람이 누굴 졸장부로 보나?”


“하하하......! 그런가요?”

곧 간옹이 주안상을 들이라 하니 임신 8개월에 이르러 배가 많이 나온 부인을 대신해 채문희 즉 소희가 주안상을 들고나왔다. 그러자 그녀를 본 견초가 그녀가 물러가자 말했다.


“크면 사내깨나 울리겠는데요?”

“미모도 미모지만 문제는 문장력과 탄주 솜씨네. 수십 개의 악기를 동시에 연주해도 몇 번 현이 끊어졌다고 짚을 정도로 음률에도 정통한 재녀(才女)라네.”


“내가 장가만 안 갔어도 사군께 한 번 졸라보는 건데.”

“쓸데없는 소리 말고 술이나 드세.”

“네, 사군!”

이렇게 되어 두 사람은 가벼운 주제를 가지고 한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점점 술이 오르자 견초가 물었다.


“사군! 언제가 되어야 백성들이 관리들의 수탈에서 벗어나 안온한 삶을 꾸릴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네. 사람도 태어나면 늙어 죽듯이 모든 것이 변하니, 관리들의 폭정도 그칠 날이 있겠지.”


“그게 언제냔 말입니다. 사해 내 온 백성이 유민이 되어 떠돌 즈음에 나요?”

“이 사람, 술에 취했나? 목소리가 너무 크군.”

“아, 죄송합니다!”


“내가 단언컨대 3년을 넘지 않고 큰 변화가 올 것이네. 하니 그때는 자네나 나도 다른 길을 걷고 있을지 모르지. 만약 그렇게 되면, 언제든 나를 찾아와 주시게. 하여 같은 길을 걷자는 말일세.”

“그런 날이 오면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맹세할 수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만약 오늘의 약속을 잊는다면, 황천후토의 버림을 받아......”

“그만!”


제지한 간옹이 이어 말했다.

“그만하면 자경의 마음을 알았으니 더 말하지 마시게.”

“네, 사군!”


이날 밤 술에 너무 취한 견초는 간옹과 함께 자고 이튿날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갔다.


* * *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186년 8월 16일.

아내가 해산하였는데 딸을 낳았다. 이에 아내 소채가 무척 실망했지만, 간옹은 오히려 딸이길 바랐기 때문에 즐거워하였다. 부군이 진실로 그러함에 아내 소채도 차차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 * *


그로부터 또 7개월이 흐른 중평(中平) 4년(서기 187년) 3월 중순.

유주에서 장순(張純) 장거(張擧)의 난이 발발했다.


황보숭이 변장 한수의 난을 토벌할 때, 황보숭은 유주의 오환(烏丸) 돌기(突騎) 3천 명을 소집했었다. 당시 중산상(中山相) 장순(張純)이 군공(軍功)을 욕심내어 스스로 오환 돌기를 통솔하겠다고 청하였다. 그러나 황보숭은 공손찬(公孫瓚)에게 이들을 거느리게 했다.


공손찬이 오환 돌기를 거느리고 광양군(廣陽郡) 계현(薊縣)에 이르렀는데, 현에서 품삯과 군량을 공급하지 않자 오환 돌기 대부분이 배반하여 본거지로 떠났다†. 그래서 간옹이 진압을 맡았을 때도 공손찬은 참전하지 못한 것이다.


아무튼 장순은 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가, 작금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금년 3월, 장순은 고향 친구이자 전(前) 태산의 상이었던 장거에게 오환족이 혼란을 일으키려고 하고, 조정이 양주의 도적들을 막지 못한 것 등을 얘기하는 것으로 그를 설득했다.


그리하여 함께 병사를 모으면서 구력거(丘力居)의 수하로 들어가 요서, 요동 속국, 우북평 오환 등 삼군 오환의 우두머리가 되어 오환족의 대인들과 연합해 모반을 일으켰다.


그 결과 계현 아래에서 성곽을 불사르거나 백성들을 노략질하다가 공손찬에게 격파되었다. 하지만 우북평태수(右北平太守) 유정(劉政), 요동태수 양종(楊終), 호오환교위 공기조(公綦稠) 등을 공격해 죽였다. 그리고 스스로 미천장군(彌天將軍), 안정왕(安定王)이라고 자칭했다.


또 오환의 구력거와 초왕 소복연 등과 함께 5만의 병력으로 청주, 서주, 유주, 기주 등으로 침공해 어양, 하간, 발해 등을 약탈하거나 청하현, 평원현 등을 공격해 관리와 백성 10만을 살해했다. 이렇게 되자 각 군, 현에서 올라오는 장계가 북풍한설에 눈발 날리듯 올라왔다.


그러함에 조정에서는 중랑장 맹익(孟益)을 보내 기도위 공손찬을 이끌고 가 토벌케 했다. 그러나 석문산에서 대패하는 우를 범했다. 이렇게 진행되는 세월이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간옹은 도성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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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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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난세의 시발 +3 24.06.28 398 13 12쪽
39 인재는 많을수록 좋다 +4 24.06.27 449 11 20쪽
38 단양병 & 태사자 +4 24.06.26 469 15 12쪽
37 청주 목으로서 +3 24.06.25 494 13 12쪽
36 그래도 웃자 +5 24.06.23 542 17 13쪽
» 문무 겸비 충절의 무장 +2 24.06.22 548 14 13쪽
34 채문희, 정희 +4 24.06.21 550 13 12쪽
33 겹경사 +7 24.06.20 562 13 12쪽
32 기계, 기책 +2 24.06.19 582 13 13쪽
31 미양 출전 +3 24.06.18 602 16 12쪽
30 장재, 장재, 인재 +2 24.06.16 639 13 12쪽
29 국고와 중장을 가득 채울 비책 +4 24.06.15 639 13 12쪽
28 논공행상 +2 24.06.14 647 17 13쪽
27 때로는 손을 비빌 필요도 있다 +2 24.06.13 662 15 12쪽
26 대공을 세우다 +4 24.06.12 682 15 12쪽
25 대공을 세우다 +2 24.06.11 691 15 13쪽
24 출전 준비 +2 24.06.09 706 14 11쪽
23 웅비를 위한 첫발 +5 24.06.08 711 15 11쪽
22 태수가 되다 +2 24.06.07 721 16 11쪽
21 혼인 +2 24.06.06 726 16 10쪽
20 신부감 +2 24.06.05 727 14 10쪽
19 신부감 +2 24.06.04 728 15 11쪽
18 순욱 +2 24.06.02 729 15 11쪽
17 평준령(平準令) +2 24.06.01 729 19 11쪽
16 낭관(郎官) 중에서도 +2 24.05.31 731 17 11쪽
15 조정 출사 +2 24.05.30 733 16 10쪽
14 종요와 순유 +2 24.05.29 743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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