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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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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6.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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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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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7,902

작성
24.06.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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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대공을 세우다

DUMMY

2


그러나 채 삼 합도 버티지 못하고 장비의 장팔사모(丈八蛇矛)에 목이 꼬치 꿰이니 적은 대경하고 아군은 사기충천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의 부장이 죽자 일시 흰자위만 드러낸 정원지가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달려 나왔다. 이에 간옹이 관우를 호출했다.


“운장! 출전해라!”

“네, 명부!”

곧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비껴든 관우가 말 배를 박차자 어느새 정원지가 코앞에 와 있었다.


곧 청룡언월도가 정원지를 스쳐 지나가는 것 같더니, 정원지의 목이 덜렁 무 썰리듯 썰려 땅바닥을 나뒹굴었다. 이에 아군의 함성소리 천지에 진동하고, 북소리 징소리 요란을 떠는 가운데 대장기가 힘차게 펄럭이기 시작했다.


“추살하라!”

“추살하라!”공격 신호에 십장 오장 할 것 없이 악을 쓰는 가운데 대장과 부장마저 잃은 적은 일시에 눈사태 나듯 무너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에 사기가 오를 대로 오른 아군이 사방팔방으로 달아는 적을 추격해 사살하니 한 식경 후에는 적의 수급을 가마니로 담아도 모자랄 지경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항복하는 자들이 속속 나오니 병장기 바닥에 내던지고 두 손 번쩍 드는 자들이 온 들판에 널렸다.


하여 반 시진 후에는 모두 불러 모아 전공을 헤아려 보니 적을 벤 수급이 3천여 개요, 항복한 자는 물경 3만 여에 이르렀다. 거기에 병장기며 식량 등을 한군데 모아 놓으니 작은 동산을 이루었다.


이렇게 되니 전장은 곧 축제의 장으로 변했고, 교위 추정은 이를 멀거니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쨌거나 일군의 수장된 자로서는 말단 병졸과 같이 물색없이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노릇.


모두 떠들며 기뻐하고 있는데 간옹만은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물경 3만에 이르는 항복한 황건적 처리 문제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간옹이 유비 및 순유 이하 제장들을 불러 모아 지시를 내렸다.


“항복한 자들을 전부 집합시켜 그중 건장하고 힘깨나 쓸 것 같은 무리만 별도로 모아라. 하여 그들이 선발되면 그들에게 가족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 무리까지 전부 모아 별도로 무리를 짓도록 하라. 즉시 시행하도록!”


“네, 명부!”

제장들이 복명하고 일제히 달려 나가자 그들의 하는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유비와 순유 또한 함께 무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로부터 이 각 후.

젊고 건장한 자들만 선발해 놓으니 1천여 명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가족까지 포함해 놓으니 5천여 명이 되었다. 이에 간옹은 그들 무리만 계현으로 보낼 생각을 했다.


그런 계획이 서자 간옹은 즉석에서 짧은 글을 작성하곤 염유의 기병 중 3인을 선정했다. 그러곤 곧 그중 한 명에게 서신을 주며 순욱에게 갖다 줄 것을 지시했다. 그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황건적 10만을 맞아 대파한 결과 항복한 자 중 젊고 건강한 자, 1천여 명을 가려 뽑았소. 하여 그 가족까지 파악하니 5천여 생령이오. 하니 이들을 군사 일부를 내어 탁현에서 데려가도록 하시오. 이들은 장차 정강한 병졸로 양성할 예정이니, 그들을 일단 둔병(屯兵)으로 대우하시오. 둔병에는 당연히 둔전(屯田)이 필요하니 딸린 가족까지 영위할 수 있는 둔전을 지급하거나 개척하도록 하시오. 서신을 보는 즉시 이행하기 바랍니다. 광양 태수 간옹 印”


순욱에게 3인의 파발을 띄운 간옹은 추정과 협의 후 즉각 군사들을 군부가 있는 곳으로 물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날 저녁 무렵인 오후 4시가 되자 모두 군부 드넓은 연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자 파발로부터 미리 승전보를 접한 자사 유언이 달려 나와 맞았다.


“허허, 이렇게 기쁠 때가. 가슴 졸이며 승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반나절 만에 승전 소식을 접하니, 십 년 체증이 쑥 내려간 듯 홀가분하기 이를 데 없소. 하여튼 오늘같이 기쁜 날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돼지 잡고 술 내어 전 군사를 크게 호궤(犒饋)하리다.”


“고맙습니다. 사군!”

대표로 답한 간옹이 너스레를 떨었다.

“승전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보시다시피 항복한 군사가 물경 3만에 이르니 처치 곤란입니다. 그렇다고 저들을 다시 내챌 수도 없고. 하여튼 저 중에서 소직이 5천여 명은 책임질 양으로, 광양에 파발을 띄웠으니 머지않아 그쪽에서 인도해갈 군사가 올 것입니다.”


“일 처리가 쾌도난마와 같소.”

일단 간옹의 일머리를 칭찬했지만, 항복한 무리를 어떻게 처리할지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짚고 있었다. 그런 유언에게 간옹이 말했다.


“일단 이곳 탁군에서 맡을 수 있는 대로 맡게 하고, 그래도 남는 자들이 있다면 유주 각 군에 공히 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듣고 보면 그렇게 쉬운 생각을 나는 왜 못 했지?”

흰 이를 드러내 보이며 환히 웃던 유언이 곧 속관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 군사가 먹을 수 있도록 돼지를 잡고 술을 내어주도록. 그런 가운데 간옹은 곧 일부 군사와 함께 수급을 일일이 헤아려 전공을 작성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리하여 작성한 장계에는 유비가 일등 공, 관우 장비가 이등 공으로 적혀 있었다.


물론 이는 분명히 공을 위조한 것이지만 자신의 공을 유비에게 주었으므로 부끄럽지는 않았다. 하여튼 장계를 작성하여 이를 유언에게 바치니 유언은 이를 확인하곤 그대로 조정에 보고하는 파발을 띄웠다.


* * *


다음 날.

군부 객사에 머물다가 시끄러워 정청에 나가보니 유언이 수심에 싸여 있었다. 그래서 간옹이 물었다.

“무슨 근심이 있는지요? 사군!”


“허허, 겨우 우리 주가 위난을 면하는가 싶었는데, 청주 자사로부터 긴급 구원을 청하는 파발이 당도했으니, 이를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소이다.”

잠시 생각하던 간옹이 답했다.


“혹시 모를 적의 침입에 대비해 추 교위의 군사는 이곳에 남겨두고, 저만 휘하의 군사를 데리고 청주를 구원할까 하는데 사군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솔직히 그 말이 입에 뱅뱅 돌았으나 차마 뱉지 못했소이다. 한데 먼저 자임해주시니 실로 큰 근심을 덜었소이다.”

“긴급을 요하는 일이니, 준비되는 대로 곧장 출전할 것이니 양해하십시오.”


“확실히 간 공은 일 처리가 신속해서 좋소. 부탁하외다.”

“네, 사군!”

곧 예를 행하고 밖으로 나온 간옹은 청주의 구원 소식을 전하고 출전 준비를 서두르도록 지시하였다.


* * *


이 당시 법도에 따르면 병사들은 하루에 30리(里)를 행군해야 했다. 그런 다음 막사를 짓고 숙영(宿營)했다가 이튿날 다시 막사를 걷고 행군하였다. 행군하고 나서 쉴 곳, 즉 막사(幕舍)를 짓는다는 의미에서 하루의 행군 거리를 1사(舍)라고 하였다.


병사 각자가 무기와 식량을 휴대하고 제대로 길이 나 있지 않은 산과 들을 가로질러 30리를 행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병사의 수가 수십이나 수백 명이 아니라 수천, 수만 명에 이르면, 더욱 어려운 여정이었다.


행군하다가 숙영을 할 만한 장소를 물색하여 막사를 직소 방책(防柵)을 세우며, 식사를 준비하여 먹고 밤에는 순번을 정하여 경계를 서며, 아침에 일어나 다시 막사와 장애물을 철거하고, 같은 순서로 다시 행군을 계속하는 것은, 현대의 빠른 이동에 비하여 거의 무한정한 땀과 노고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고대의 전투는 대개 전장으로 이동하는 행군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동한 다음에는 진지를 견고하게 구축하고 힘을 비축하며 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회전을 통하여 일거에 승부를 판가름하였다. 그런고로 서로 부딪치는 전투는 대개 한나절이나 길어야 하루면 결판이 났다.


이렇게 행군이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니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금방 청주의 치소가 있는 임치(臨淄)에 도착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하여 임치 부근에 도착하니 벌써 5월 초순이었다. 한 달이 넘게 걸린 여정이었다.


그러므로 그동안 어떠한 상황이 벌어졌을지 몰라 탐마를 증편해 임치 소식을 알아 오게 하였다. 그 결과 임치성은 바람 앞에 선 촛불처럼 곧 함락될 듯 위태위태하게 버티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이에 간옹은 그간의 행군에 피로한 군사를 이날만은 배불리 먹이고 푹 쉬게 하였다.


그런 다음 날.

새벽 일찍 아침밥을 지어 먹인 간옹은 임치를 향하여 보무도 당당히 진군하였다. 그렇게 하여 멀리 임치성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성 전체를 10만여 명이 에워싸고 공격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잠시 살펴본 간옹이 순유, 유비를 비롯한 제장(諸將)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발언에 임했다.

“지난번 전투는 한마디로 운이 좋았소. 부장을 잃은 적장이 제 죽을 자리를 찾아드는 바람에 손쉽게 승리를 쟁취했으나, 이번에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소이다. 하니 이번에는 매복계를 베푸는 것이 좋겠소이다.”


순유가 발언을 이어받았다.

“나도 명부의 생각과 동일 해 잠시 주변 지형을 둘러보니 우리가 지나쳐온 1마장 후방이 딱 매복계를 베풀기에는 매우 좋은 지형이었습니다. 계속을 끼고 산등성이가 비스듬히 전개되는 데다가, 계곡 양옆은 초록으로 무성하니 그곳에 군사들을 은신시켰다가 쫓아온 적을 격멸하면 될 것 같소이다.”


간옹이 단안을 내렸다.

“좋소! 그렇게 하되 이번에는 장합 군사마가 휘하 1천 병력을 데리고 출전하여 적을 유인하여 오세요.”

“알겠습니다. 명부!”


곧 남은 5천 군사는 후방으로 후퇴하여 순유가 말한 계곡 양옆에 포진하였다. 그즈음 장합은 휘하 1천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였다. 그리하여 적과 조우하자 싸우고 지고를 반복하여 조금씩 후퇴하였다. 이에 사기충천한 적이 계속 뒤쫓아 오니 어느덧 계곡 깊숙이 진입하였다.


그 순간 일제히 울려 퍼지는 징과 북소리를 신호로 화살 비 쏟아지니 적은 아수라 난장판으로 변했다. 서로 달아나려고 저희들끼리 밟아 죽이고 포개져 죽는 군사가 수없이 나왔다. 그런 무리 속으로 이리를 풀어놓으니 적들 대부분이 전의를 상실하고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나 계곡 초입에 위치했던 자들은 상당수가 달아났다. 그런 자들을 아군이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여 임치성이 보이는 곳까지 추살하니, 이 모습을 문루(門樓)에서 지켜보고 있던 청주자사 갑훈(蓋勳)이 곧 성문을 열게하여 앞뒤로 적을 협공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견디지 못한 적이 사방으로 뿔뿔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어 또 한 번의 대승을 거두게 된 간옹은 자사 갑훈의 초청으로 제장들만 데리고 성안으로 들게 되었다.


이들을 초청한 청주자사 갑훈은 금년 44세의 장년으로 당금 황제 영제의 신임을 듬뿍 받는 인물이었다. 외지에 나가 있어도 서신으로 자문을 구할 정도로. 그런 인물이기에 위난을 맞아 급히 청주 자사로 파견한 것이다. 그런 그가 환한 웃음으로 맞았다.


“명공(名公)이 아니었다면 임치성이 떨어져 성내가 시산혈해로 변했을 것이오. 한데 때맞추어 구원해 주시니 실로 수만 백성을 구한 쾌거가 아닐 수 없소이다. 하여 수만 백성을 대신하여 감사를 드리는 바이오.”

“지나친 칭찬이십니다.”


“어쨌거나 전공을 그대로 조정에 보고하는 것만이, 그래도 이룬 전공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하오.”

“감사합니다! 사군!”


“기나긴 여정에 힘들었을 것이니, 장졸과 함께 오늘 하루는 푹 쉬는 것이 좋겠소이다. 돼지 잡고 술 내어 장졸들을 호궤할 테니 말이오.”

“사양치 않겠습니다. 사군!”

“하하하......! 좋소!”


곧 배석한 속관들에게 잔치를 준비하라고 이른 갑훈은 일행을 후원으로 초청하였다. 이렇게 하루를 임치성에서 푹 쉰 간옹 일행은 다음날이 되자 갑훈에게 하직 인사를 올리고 그곳을 떠났다. 이때 갑훈은 노획한 무구며 식량의 절반을 간옹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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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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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반동탁연합 +4 24.06.29 342 14 13쪽
40 난세의 시발 +3 24.06.28 394 13 12쪽
39 인재는 많을수록 좋다 +4 24.06.27 445 11 20쪽
38 단양병 & 태사자 +4 24.06.26 466 15 12쪽
37 청주 목으로서 +3 24.06.25 491 13 12쪽
36 그래도 웃자 +5 24.06.23 541 17 13쪽
35 문무 겸비 충절의 무장 +2 24.06.22 545 14 13쪽
34 채문희, 정희 +4 24.06.21 547 13 12쪽
33 겹경사 +7 24.06.20 561 13 12쪽
32 기계, 기책 +2 24.06.19 580 13 13쪽
31 미양 출전 +3 24.06.18 600 16 12쪽
30 장재, 장재, 인재 +2 24.06.16 639 13 12쪽
29 국고와 중장을 가득 채울 비책 +4 24.06.15 638 13 12쪽
28 논공행상 +2 24.06.14 644 17 13쪽
27 때로는 손을 비빌 필요도 있다 +2 24.06.13 658 15 12쪽
» 대공을 세우다 +4 24.06.12 678 15 12쪽
25 대공을 세우다 +2 24.06.11 688 15 13쪽
24 출전 준비 +2 24.06.09 703 14 11쪽
23 웅비를 위한 첫발 +5 24.06.08 708 15 11쪽
22 태수가 되다 +2 24.06.07 718 16 11쪽
21 혼인 +2 24.06.06 723 16 10쪽
20 신부감 +2 24.06.05 723 14 10쪽
19 신부감 +2 24.06.04 725 15 11쪽
18 순욱 +2 24.06.02 726 15 11쪽
17 평준령(平準令) +2 24.06.01 726 19 11쪽
16 낭관(郎官) 중에서도 +2 24.05.31 729 17 11쪽
15 조정 출사 +2 24.05.30 730 16 10쪽
14 종요와 순유 +2 24.05.29 740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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