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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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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6.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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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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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7,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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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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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신부감

DUMMY

2


이에 정물처럼 조용히 서 있는 신부감에게 간옹이 말했다.

“일단 앉으시죠.”

“네.”


기어들어 가는 음성으로 답한 소채가 조용히 앉았다. 그러자 간옹이 다음 요구를 했다.

“면사를 벗고 대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네.”


역시 짧고 모깃소리와 같은 작은 음성을 토해낸 소채가 순백의 면사를 조용히 내려 그녀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아직도 온전한 모습을 보기에는 힘들었다. 그래서 간옹이 또 다른 주문을 해야 했다.


“고개를 들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시오.”

그제야 소채는 마지못해 천천히 옥용을 들었다. 그러나 간옹을 정시하진 못했다. 어쨌거나 소채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간옹이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15세쯤의 나이에 갸름한 얼굴, 단정한 이마, 선명한 눈썹, 오뚝 솟은 코, 거기에 주사를 바른 듯 붉은 입술. 그리고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가을 물 같이 맑은 봉목(鳳目)이 이채로웠다.


정녕 미인도에나 나타날 것 같은 절색을 보며 순씨 일가가 한결같이 인물 좋음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인물은 마음에 든 간옹이 그녀의 성품을 떠보기 위해 물었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함께 살다 보면 중간에 무슨 일을 겪을지도 모르오.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지만, 꼭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묻겠소. 만약 해로 중간에 나와 사별하거나 헤어지게 된다면 어찌 대처하겠소?”


“요즘의 풍속이 재가를 적극 권하는 시절이나, 천녀(賤女)로서는 그런 마음이 추호도 없사옵니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천녀 스스로 자진하여, 절대 일부종사(一夫從事)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겠사옵니다.”

고개를 끄덕인 간옹이 다음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 교육은?”

“너무 간섭하거나 방기하지도 않겠사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라에 대한 충성심과 효심이니, 이를 어렸을 때부터 심는데, 주력하겠사옵니다.”


여전히 눈을 내리깔고 답하는 소채를 보며 간옹이 주문했다.

“나중에 돌아가 후회하지 말고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시오.”

그제야 붉어진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순간적으로 간옹의 얼굴을 스치듯 빠르게 훔쳤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전생 여인들과 대비되며 간옹은 참으로 ‘순진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총체적으로 마음에 든 간옹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나는 실로 소저가 마음에 드오. 그러나 그쪽에서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혼사를 거절해도 좋소. 그럴 의향이 있소?”

“감히 천녀가 어찌.......”

“가문끼리 화기를 상할까 저어하여 그런 말을 하는 것이오?”


“그런 것은 절대 아니옵고, 천녀 또한 정녕......”

부끄러워 더 이상 말을 하진 않으나 그녀의 뜻을 짐작한 간옹이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것 조만간 식을 올리는 것으로 합시다.”

“네.”


신부감까지 동의를 받아 낸 간옹은 곧 그녀를 물리고, 순유 형제들을 청했다.

“신랑 신부 모두 마음에 들어 하니 조만간 식을 올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 말이오?”

순심의 물음에 간옹이 즉답했다.

“네.”


“허허, 인륜지 대사인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오? 일가친척에 기별도 넣어야 하고 말이오.”

“정 그러시다면 석 달 후에 예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하죠.”

“그럽시다.”


순심이 동의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는 끝난다. 단지 양가 어른들의 축복 속에 혼인하는 것만 남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순심은 내려가고 소채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하녀의 방에서 함께 기거하게 되었다.


* * *


그로부터 10일 후.

간옹이 퇴근해 보니 소쌍이 유비를 데리고 와 있었다. 간만의 해후에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간옹이 유비에게 물었다.

“잘 지냈나?”


“늘 바쁘고 그렇지 뭐.”

“여전히 사업은 잘되지?”

“덕분에. 한데 벼슬살이는 어때?”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있어? 나름의 고충이 있지.”


“그럴거야. 한데 건초 사업은 뭐고, 석탄 사업은 또 뭐야?”

“건초 사업은 낙양의 건초 값이 상당히 비싸니, 주변에서 대량으로 건조를 매입해 공급하면 훌륭한 사업이 될거야. 석탄 사업은 실제로 현장에서 석탄을 채취하는 사업도 있지만, 나는 조개탄을 만들어 시중에 파는 사업을 네가 해주었으면 좋겠어.”


“조개탄은 또 뭐야?”

“석탄 가루를 그냥 불붙여 사용하려면 잘 안 타는 단점이 있어. 그래서 그걸 태우기 좋게 석탄 가루에 숯, 톱밥 등을 적당 비율로 섞어 그걸 압축해 작은 덩어리를 만들어, 가정 연료나 난방용, 또는 대장간 용으로 판매하는 것이지.”


“대충 그 뜻은 알아듣겠는데, 구체적인 것은 실제로 해봐야 감이 잡힐 것 같아.”

“그 말이 정답이지. 여러 시험을 거치면 가장 좋은 이상적인 배합비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유비와의 대화를 끝낸 간옹이 이번에는 소쌍에게 시선을 옮겨 물었다.

“매제! 석탄광에 투자하기로 한 사람들은 모았소?”

“처남이 내게 일러준 외삼촌 유위, 동서 악하당, 평원의 유자평, 진류의 위자는 물론 이이자(李移子)까지 투자하기로 했소.”


“이이자는 또 누구야?”

“처남도 알다시피 나귀를 사서 낙양에 팔고는, 다시 나귀를 사기 위해 돌아가는 과정에서 빈손으로 가기보다는, 낙양에서 상대적으로 싼 비단을 사서 각주에 풀잖아?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유주의 비단 상인이 이이자라는 사람으로, 동서 악하당의 소개로 처음 알게 된 사람이야.”


“그렇군. 한데 나랑 만나 설명을 들어야 할 것 아니야? 언제 오기로 했어.”

“이달 말까지는 모두 낙양에 모이기로 했으니, 그때까진 모두 다 오겠지.”


“알았소.”

답한 간옹은 이후 유비에게 조개탄을 만들려면 꼭 필요한 숯 공장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말을 해 그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그리고 낙양뿐만 아니라 인구가 많은 장안에도 진출할 것을 권했다.


* * *


그로부터 10여 일이 지나자 소쌍의 말대로 비단 장수 이이자까지 포함된 투자단이 모두 간옹의 집에 모였다. 이에 간옹은 대사농 양사의 동의 아래 모두를 이끌고 병주 쪽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간옹은 평준승 순욱은 남겨 자신을 대리케 했다. 그리고 예하 관원 한 명과 장비 진도 등 세 명만 데리고 출발했다. 아무튼 병주는 현대 중국의 산서성(山西省) 일대에 해당되어, 중국 석탄 매장량의 1/3을 차지할 만큼 석탄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곳이다.


그랬기에 석탄 노두(露頭) 즉 석탄이 지표면에 드러난 곳을 찾아 그걸 개발하라 알려주기 위해 동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일행이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하동현((河東縣)이었다.


하동현은 현재의 산서성 운청(雲清)과 임치(臨治) 지역에 해당되는 곳으로 낙양과 상당히 가까운 곳이었다. 그런 까닭에 대처인 낙양과 이동 거리가 짧아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아무튼 하동현의 객잔을 찾아들어 여장을 푼 간옹은 가장 먼저 대장간을 수소문해 찾아들었다. 그 결과 예상대로 그곳에서는 철을 녹이는 연료로 석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당시 석탄이 일부 생산되고 사용되었으나, 그 대부분은 대장간에서 철을 녹이는 용도 외에 가정 연료로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었다. 그래서 간옹은 대장간을 찾아들어 석탄 덩어리인 괴(塊)나 분말을 얻어 견본품으로 삼았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하동현 관아를 찾아 현령과 동원한 백성들의 협조를 얻어 석탄이 겉으로 드러난 부분을 찾도록 했다. 그 결과 오 일만에 상당히 큰 노두 두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간옹은 더욱 독려해 또 오 일만에 또 한 곳의 대형 노두를 발견했다.


이에 간옹은 세 곳을 각각 유자평, 위자, 외삼촌 유위에게 맡겨 개발하도록 했다. 그리고 간옹은 일행과 함께 더 북쪽으로 진출해 하내군(河內郡) 심수현(沁水縣)에 도착해 똑같은 방법으로 대형 노두 두 곳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곳은 각각 악하당과 이이자에게 맡겨 개발토록 했다. 심수현만 해도 낙양에서 120리 거리밖에 안 되므로 이동 거리가 짧아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아무튼 이후 간옹은 병주 가장 북쪽에 위치한 대동((大同)까지 진출해 그곳에서 가장 큰 노두를 발견하고 이곳은 국영 탄전으로 개발토록 했다. 그리고 병주 자사를 만나 견본품을 주고 석탄 노두를 발견해 낼 것을 주문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황제의 엄명임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간옹 일행이 낙양으로 돌아온 두 달 뒤에는 영무(寧武), 서산(西山), 곽서((霍西)에서도 대규모 탄전을 발견해, 영무는 국영으로 나머지 두 곳은 민간에 불하했다.


그러는 동안 십상시들은 전국 120여 개 군국에도 평준령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팔아먹었다. 그 결과 간옹은 그들을 통해 싼 물건은 사들이고 비싼 문자는 방출해 나라의 곳간을 채워나갔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석탄 보급에도 앞장섰다.


그러다 보니 어언 해가 바뀌어 광화 6년 즉 183년이 되었다. 그동안 유주 탁군은 물론 영천에서도 가까운 일가친척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혼인 날짜를 잡으니 정월 초하루였다. 간옹 쪽으로는 부모님과 왕수, 국의와 장합, 국연, 외삼촌 유위가 찾아왔다.


그리고 탁현 현령에서 해임된 공손찬도 소식을 듣고 혼인을 축하한다는 짧은 글과 함께 50만 전을 축하금으로 보내왔다. 또 처가 쪽에서는 숙욱의 셋째 형 순연과 넷째 형 순심이 참석했고, 숙부 순상도 당연히 참석했다. 그 외 사촌들도 다수 참석했다.


또 대사농으로 상관인 양사는 물론 유비가 속죄금(贖罪金)을 냄으로써 수배에서 풀려난 관우를 비롯해 유협 무리 다섯 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기존 석탄 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유자평, 이이자, 악하당 등도 참석했다. 유비와 소쌍이 참석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속에 정월 초하루가 되었다.


------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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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전위를 수하로 NEW +5 22시간 전 254 15 13쪽
41 반동탁연합 +4 24.06.29 348 14 13쪽
40 난세의 시발 +3 24.06.28 398 13 12쪽
39 인재는 많을수록 좋다 +4 24.06.27 449 11 20쪽
38 단양병 & 태사자 +4 24.06.26 469 15 12쪽
37 청주 목으로서 +3 24.06.25 494 13 12쪽
36 그래도 웃자 +5 24.06.23 542 17 13쪽
35 문무 겸비 충절의 무장 +2 24.06.22 548 14 13쪽
34 채문희, 정희 +4 24.06.21 550 13 12쪽
33 겹경사 +7 24.06.20 562 13 12쪽
32 기계, 기책 +2 24.06.19 582 13 13쪽
31 미양 출전 +3 24.06.18 602 16 12쪽
30 장재, 장재, 인재 +2 24.06.16 640 13 12쪽
29 국고와 중장을 가득 채울 비책 +4 24.06.15 640 13 12쪽
28 논공행상 +2 24.06.14 647 17 13쪽
27 때로는 손을 비빌 필요도 있다 +2 24.06.13 662 15 12쪽
26 대공을 세우다 +4 24.06.12 683 15 12쪽
25 대공을 세우다 +2 24.06.11 692 15 13쪽
24 출전 준비 +2 24.06.09 708 14 11쪽
23 웅비를 위한 첫발 +5 24.06.08 712 15 11쪽
22 태수가 되다 +2 24.06.07 722 16 11쪽
21 혼인 +2 24.06.06 727 16 10쪽
» 신부감 +2 24.06.05 729 14 10쪽
19 신부감 +2 24.06.04 728 15 11쪽
18 순욱 +2 24.06.02 730 15 11쪽
17 평준령(平準令) +2 24.06.01 730 19 11쪽
16 낭관(郎官) 중에서도 +2 24.05.31 732 17 11쪽
15 조정 출사 +2 24.05.30 734 16 10쪽
14 종요와 순유 +2 24.05.29 743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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