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대체역사

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2.04.19 10:20
최근연재일 :
2022.06.08 18: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64,860
추천수 :
1,160
글자수 :
253,918

작성
22.05.22 18:00
조회
1,182
추천
26
글자
11쪽

광명교주의 정체

DUMMY

1


인간사와는 상관없이 순환하는 계절은 어느덧 봄기운을 자금성에도 풀어놓았다. 그 봄기운 황제의 정원인 어화원(御花園)에도 무르익은 가운데 세 사람은 만발한 꽃밭 속을 산책하고 있었다.


수양 장공주가 시집을 가는 바람에 이 태후의 시녀가 된 항아와 이 태후 그리고 위소보 세 사람이 꽃향기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꽃밭을 노니는 벌 나비 떼를 쫓던 이 태후의 시선이 갑자기 위소보에게 향했다.

“수양은 잘 지내고 있지?”


“마마님 덕분에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사옵니다.”

“너만 믿는다.”

“네, 마마!”

“항아야!”


이 태후의 부름에 항아가 공손히 머리를 조아렸다.

“네, 마마!”

“너는 좋겠다.”

“네?”


“황후나 비빈 모두 회임을 못하는데, 너만은 아이를 가졌으니 말이다.”

“두렵사옵니다. 마마!”

“하긴 궁녀가 아이를 가졌으니 큰일은 큰일이지. 위소보!”

갑작스러운 부름에 위소보가 깜짝 놀라 고개를 조아렸다.


“네, 마마!”

“어찌 할거야?”

“떼어야지요.”

항아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이 태후가 고함을 질렀다.


“그게 남아로서 할 소리야?”

“소인의 신분 엄연히 엄인의 신분 아닙니까?”

“그런 놈이 잘도 임신을 시켜놨으니, 더욱 큰일이지.”

두 사람의 설전을 지켜보고 있던 항아가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궁을 나가고 싶사옵니다. 마마!”

“그것도 대책의 하나이긴 하지.”

항아가 말했다.

“전에는 음란마귀가 두려워 궁에 숨어들었으나, 이제 위 제독동창이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고수가 되었고, 소녀 또한 어느 정도의 공력은 있은 즉......”


“하면 위소보도 함께 출궁시켜달란 말이냐?”

“더한 다행이 없겠사옵니다. 마마!”

“말도 안 돼!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럴 순 없음이야. 정 나가고 싶으면 너나 나가. 본 후가 황상께 허락은 받아놓을 테니.”


이 태후의 말에 항아가 ‘어떻게 할 것이냐’는 표정으로 위소보를 바라보았다.

“마마의 말씀에 따라야지 방법이 없잖소?”

권력에 취한 위소보로서는 절대 궁을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따라서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밝힌 것이다.


“들었지? 그래로 행해.”

“네, 마마!”

어쩔 수 없어 항아가 대답하는 가운데 일행의 머리 위에 큰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이에 11갑자의 내공을 지닌 위소보는 즉각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렇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천천히 두 사람 가운데로 자리를 옮겼다.


그 순간, 하늘에서 대붕이 덮쳐 내리듯 거대 그림자 하나가 항아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갈!”

외마디 호통과 함께 위소보의 장(掌)이 그림자를 향했다.


위소보가 요즘 새로 익힌 면장(綿掌)의 일종인 십단금(十段錦)이라는 무공이었다. 십단금은 무당파 비전장법으로, 천하에서 가장 부드럽지만 또한 가장 파괴적인 장력이었다. 또 하나의 묘용은 이를 금나수(擒拿手)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부드러운 경력에 음란서생은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항아를 향해 쏘아 내려갔다. 그러나 큰 오산이었다, 그 장력에 고스란히 복부를 강타당한 음란서생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화원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으윽.......!”


온몸의 갈비뼈란 갈비뼈는 모두 부러진 듯 고통스러운 가운데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된 음란서생이 꽃밭 속에서 끙끙거리고 있자,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가며 위소보가 말했다.

“내가 일성 공력만 더 가했어도 당신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오.”


여전히 가슴을 끌어안은 채 음란서생이 물었다.

“내가 정녕 위 원주의 자식이 맞느냐?”

“아니면 내가 꼬리 아홉 달린 여우라도 된단 말이오?”

“괄목상대라더니, 정말 대단한 성취로구나!”


“쓸데없는 소리 말고. 그동안 괴롭힌 대가를 치러야겠지요?”

“내가 무얼 잘못했다고......”

“잊을 만하면 나타나 우릴 괴롭혔으니, 흥!”

이때였다. 이 태후가 끼어든 것은.


“정말 대단한 고수가 되었구나. 전에는 저자의 그림자 곁에도 서지 못하더니."

찬탄의 표정으로 말하는 이 태후를 보고 위소보가 겸양했다.

“다 마마님 덕분이옵니다.”


“호호호......! 말이라도 그렇게 하니 고맙다. 한데 저자를 어찌 처리할 것이냐?”

“저에게 맡겨주신다면 적당히 처리할까 하옵니다.”

“그래. 네게 일임할 테니, 국을 끓여 먹든 삶아 먹든 네 마음대로 해라.”


국을 끓인다느니, 삶아먹느니 하는 말에 어지간한 음란서생 곽두월도 자라목이 되어 눈만 연신 또르르 굴리고 있었다. 그런 그를 허공섭물로 빨아들여 자신의 발치 아래 놓은 위소보가 물었다.

“죽고 싶소, 살고 싶소?”


“.......”

무어라 답을 하려 하나 곽두월로서는 전혀 말이 되어 나오질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대소를 터트린 위소보가 손가락 한 번을 퉁겼다.


허공섭물로 빨아들이는 속에서도 순식간에 마혈은 물론 아혈까지 제압한 까닭에, 말을 못하는 곽두월의 아혈을 해혈해주자, 비로소 곽두월의 입이 트였다.

“세상에 죽고 싶은 놈이 어디 있겠는가? 소형제!”


“누가 당신의 소형제요? 촌수가 물구나무를 서도 분수가 있지.”

“위 원주의 낯을 보아서라도......”

“내가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한다면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할 용의가 있소.”


“무엇이든 물어보시게. 묻는 말에는 모두 솔직히 대답할 테니.”

“마마, 자리를 옮겨야겠사옵니다.”

“알아서 해. 그만 돌아갈까?”

“네, 마마!”


이 태후가 항아가 움직이는 속에 위소보가 화원의 한 지점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불렀다.

“허현순!”

“네, 공공!”


위소보의 의해 올봄 동창의 당두 중 한 명이 된 허현순이 큰소리로 답하고 즉시 날아왔다. 그런 그를 보고 위소보가 명을 내렸다.

“이 자를 내 집무실로 옮겨 놔.”

“네, 공공!”


곧 곽두월에게 접근한 허현순은 마치 마치 종이짱 들 듯 그를 가볍게 들더니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이때 이 태후는 이미 제법 멀리 가 있었다. 그런 그녀의 뒤를 쫓으며 위소보가 말했다.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마마!”


“필요 없다. 어서 가서 일 봐.”

“항아의 출궁을 내락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마!”

“알았다.”

곧 두 사람이 사라지는 걸 보며 위소보도 천천히 화원을 떠났다.


* * *


위소보의 집무실.

위소보가 허현순을 보고 말했다.

“나가 문 입구나 단단히 지켜.”

“네, 공공!”


곧 허현순이 밖으로 사라지자 음란서생 곽두월에게 시선을 맞춘 위소보가 물었다.

“왜 엄답 한(俺答 汗:알탄 칸)의 진영까지 갔었지?”

“그것까지 알고 있었소?”


“묻는 말에나 답해!”

윽박지르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한 곽두월이 답했다.

“광명교주의 지시였소.”

“광명교주가 누구인데?”


“그, 그건.......”

답을 못하자 위소보가 그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내 직위가 무엇인지 아오?”

“잘 해봐야 소화자 신분이나 벗어났겠지.”


“하하하.......! 제독동창이 이 몸이니라.”

“무엇이? 정말이오?”

정말 깜짝 놀라는 곽두월을 보며 대소를 터트린 위소보가 갑자기 웃음을 뚝 그치고 말했다.


“따라서 형옥을 관장하는 이 몸이고, 내 수하 중에는 숱한 고문 기술자가 있음이오. 하니 그들에게 맡기기 전에 순순히 털어놓으시오.”

“광명교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답하겠소.”

“내 어머니 또한 몸담고 있는 곳이니, 그럴 순 없지.”


“좋소. 말하리다. 음......”

잠시 생각을 가듬은 곽두월이 답하기 시작했다.

“내가 만날 때마다 다른 인피면구를 쓰고 있어서 정확한 교주의 정체를 알 수는 없소. 하지만 짐작할 수는 있소.”


“짐작컨대 누구요?”

“내가 엄답한의 손녀 항아를 납치한 이유는 그녀의 미색에 반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교주의 지시가 있었소. 그를 명나라 쪽으로 납치해 가면, 엄답 한이 대로하여 명나라를 칠 것인즉, 그렇게 하라는 지시가 있었소. 한데 그로 인해 이익을 보는 자가 있다면 과연 누구겠소?”


생각할 것도 없이 위소보가 즉시 물었다.

“누구지?”

“몽골제국과 북원(北元)의 대한(大汗)이 그가 아닐까 하오.”

“현재 북원의 대한이 누구요?”

“투먼 자삭투 대한이오.”

“흐흠.......!”

위소보가 침음성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곽두월의 말은 계속되고 있었다.


“광명교(光明敎)라 이름 지은 것만 보아도 그의 꿈은 원대한 것 같소. 그들에게 있어 광명(光明)이라 함은 곧 지금은 잃어버린 옛 원나라의 영토를 수복하는 일 아니겠소? 하니 그는 반드시 명나라마저 수중에 넣어야겠다는 야심에 차 있을 것이오.”


“흐흠......!”

너무나도 중대차한 말에 위소보가 연신 침음성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곽두월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 일환으로 그는 요하(遼河) 일대의 건주여진을 정복하고, 해서여진 일부를 종속시켰소.”


“정말 보통 사안이 아닌데.......?”

근심에 젖어 중얼거리는 위소보에게 곽두월은 별 것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하지만 현재의 명나라 국력에 비하면 달빛에 반딧불이만큼이나 국력의 차이가 나니, 크게 근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오.”


“큰 제방도 작은 개미 굴로부터 시작해 붕괴가 된다는 말도 있잖소?”

“말씀대로 조심은 해야겠지요.”

“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으니, 흐흐, 광명교주가 이를 안다면......?”

곽두월이 제 목을 쓰다듬으며 답했다.


“나야말로 죽은 목숨이겠지요.”

“교의 세에 대해서도 들려주겠소?”

“아무리 고위직일지라도 정확한 세는 모를 것이오. 왜냐하면 점조직 형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윗사람이나 아랫사람만 단순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오.”


“용의주도하군.”

“누구나 그런 조직을 꾸리려 할 것이오.”

“좋소. 한데 흐흐 항아는 쌀이 익어 이미 밥이 되었으니 어쩌지요?”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냐?”


“항아의 불룩하게 불러오는 배를 보면 알겠지만, 그녀는 이미 나의 내자가 되었소.”

“환관이 무슨 임신을 시킨단 말이냐?”

“내가 정녕 환관인 줄 아오?”


“그, 그럼 가짜 환관이란 말이냐?”

화가 나 계속 반말로 지껄이는 곽두월을 한 번 째려본 위소보가 매몰차게 답했다.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니 그런 줄 알고, 더 묻지 마오. 흥! 더 알려 하면 크게 다치는 수가 있으니까.”

“에고, 죽 쒀서 개 좋은 일 했구나!”

“뭐라고?”

항아의 임신 소식에 화가 날 대로 난 곽두월이 기죽지 않고 답했다.


“내 입장에서는 안 그렇겠느냐? 십 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인데.”

“하하하.......! 이제 어찌 할 것이오?”

“교로 돌아가기도 틀린 일. 밥이나 먹여주쇼.”

“내가 경영하는 표국이 있는데 그곳에서 근무하겠소?”


“노임은?”

“나도 공짜로 부려먹을 생각은 전혀 없소. 후하게 쳐줄 테니, 그리합시다.”

“이제 오도가도 못할 신세가 되었으니 어쩔 수 없죠. 그리하리다.”


“하하하.......! 좋소! 잠시 후에 나를 따라 그곳으로 가봅시다.”

“밥 안 주오? 너무 많이 떠들었더니 배 고프구먼.”

“알았소. 식사는 챙겨드려야지. 허 당두!”

“네, 공공!”


위소보의 부름에 허현순이 대답과 함께 즉시 얼굴을 들이밀었다.


---------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금의환향(끝) +13 22.06.08 988 22 13쪽
46 금의환향 +2 22.06.07 847 21 13쪽
45 금의환향 +5 22.06.05 920 24 13쪽
44 황제를 대리하여 +5 22.06.04 952 24 12쪽
43 황제를 대리하여 +5 22.06.03 926 24 11쪽
42 황제를 대리하여 +4 22.06.02 939 24 13쪽
41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4 22.06.01 958 21 12쪽
40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5 22.05.30 1,030 23 12쪽
39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6 22.05.29 1,047 23 13쪽
38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6 22.05.28 1,118 24 12쪽
37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4 22.05.27 1,101 24 12쪽
36 명교 교주로서의 첫 현신 +5 22.05.26 1,026 25 13쪽
35 명교 교주로서의 첫 현신 +5 22.05.25 1,058 22 12쪽
34 광명교주의 정체 +4 22.05.23 1,138 25 12쪽
» 광명교주의 정체 +4 22.05.22 1,183 26 11쪽
32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5 22.05.21 1,294 23 12쪽
31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6 22.05.20 1,273 25 12쪽
30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8 22.05.19 1,258 22 12쪽
29 제독동창이 되다 +3 22.05.18 1,146 25 13쪽
28 제독동창(提督東廠)이 되다 +6 22.05.16 1,228 33 12쪽
27 이어지는 기연(奇緣) +5 22.05.15 1,293 26 12쪽
26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4 1,263 25 12쪽
25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3 1,276 22 12쪽
24 황궁 비고(皇宮 祕庫) +5 22.05.12 1,287 23 12쪽
23 수양 공주 +5 22.05.11 1,219 28 12쪽
22 수양 공주 +5 22.05.09 1,288 22 11쪽
21 떡고물 챙기기 +4 22.05.08 1,289 22 12쪽
20 떡고물 챙기기 +3 22.05.07 1,329 24 12쪽
19 떡고물 챙기기 +5 22.05.06 1,378 25 11쪽
18 정분이 나다 +6 22.05.05 1,520 2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