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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대체역사

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2.04.19 10:20
최근연재일 :
2022.06.08 18:0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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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53
추천수 :
1,160
글자수 :
253,918

작성
22.05.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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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2쪽

이어지는 기연(奇緣)

DUMMY

3


만년화리는 잉어 계통의 영물이지만, 양기를 품은 잉어인 화리(火鯉)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산 화리를 말한다. 원래 화산의 화구 안이나 온천이 흐르는 곳 이외에는 서식하지 않는 화리지만, 만년화리는 그 제한을 벗어난다.


만년화리의 고기 즉 어육을 복용하면 범인도 대부분의 질병을 고칠 수 있고, 무림인이 복용하면 일거에 1갑자의 공력을 얻을 수 있는 영물이다. 그러나 그 내단(內丹) 같은 경우 음기가 너무 강해, 그냥 복용하면 얼어 죽는다. 때문에 그 어육과 함께 복용해야 그 효용을 볼 수 있는 기물(奇物)이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기물을 보자 더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위소보는 푸른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만년화리를 잡기 위해 무리를 쫓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놈들의 유영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번번이 허탕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위소보는 끝까지 추격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이놈들이 갑자기 깊게 잠수하는 것 같더니 어두컴컴한 동굴 안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위소보는 포기하지 않고 놈들의 뒤를 쫓았다.


그러길 얼마. 유속이 급격히 빨라지는 것과 함께 놈들의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쫓는 그 순간 위소보는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동굴 아니 수로가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무저갱처럼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겁이 더럭 난 위소보는 비로소 야명주를 높이 들어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짐작대로 끝을 알 수 없는 수로가 쭉 펼쳐져 있는 가운데 그동안 화리는 어디로 갔는지 종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여기서 위소보가 화섭자가 아닌 야명주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간단했다. 동굴 곳곳에 박힌 야명주를 두고 불편한 화섭자를 매번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동굴에 박힌 것 중 하나를 취한 것이다.


아무튼 겁이 나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위소보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동굴이라 짐작되는 하나의 공간이었다. 3장 앞, 1장 높이에 위치한 곳에 존재하고 있는 동굴이었다. 이에 위소보는 그 앞까지 헤엄쳐 가 똑바로 서보았다.


그러자 다행히 수로의 깊이는 깊지 않아 목까지 물이 차올랐다. 이에 위소보는 일학충천의 신법을 전개해 높이 솟구쳤다. 그러나 5갑자 공력 모두를 쓴 까닭에 동굴을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이에 천천히 하강하며 번리운신의 신법을 전개해 거꾸로 신형을 뒤집은 그는 동굴 속으로 뛰쳐 들어갔다. 그러나 동굴의 높이가 얼마 되지 않아 하마터면 동굴에 머리를 부딪칠 뻔했다.


이에 조심 조심하며 위소보는 허리를 굽힌 채 깊이를 알 수 없는 동혈 안으로 진입했다. 그렇게 가길 얼마. 마침내 하나의 커다란 공동이 나타났다.


그 안에는 무수한 종유석들이 제멋대로 자라 기이한 형상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빠져 한참을 둘러보던 위소보의 눈에 띠는 것이 있었다. 또 다른 동혈이었다. 이에 위소보는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위소보는 놀라 다시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 안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기요. 누구세요?”

위소보가 겁먹은 목소리로 물었으나 답이 없었다.


그래도 몇 번을 불러보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여전히 답이 없자 한 번 경험이 있는 위소보는 대담해져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여전히 미동도 앉은 채 앉아 있는 한 인물이 보였다.


그런데 그 인물이 예상보다 젊어 보였다. 갓 30세가 되었을까 말까 한 나이에 표정이 매우 흉악했다. 아니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이었다. 위소보가 짐작컨데 무인이라면 주화입마로 고통 속에 죽은 형용이었다.


그 모습을 잠시 살펴본 위소보는 시체 앞에 놓인 몇 가지 물건을 볼 수 있었다. 죽간 두 개와 한 자 길이의 쇠막대같이 생긴 것 일곱 개였다. 위소보는 그 중 죽간 하나를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나는 명교(明敎) 제 삼십구대(三十九代) 교주(敎主) 한림아(韓林兒)다.]

“엉? 한림아라면 원나라 말기에 주원장의 배신으로 죽었다는 그 인물인가?”


위소보는 혼자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읽어보면 그런지 아닌지 알 것이라 생각한 그는 계속해서 그 내용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민간에 전해지기는 응천(應天)에 자리잡은 주원장이 부하 요영충(廖永忠)을 보내 나를 맞아들이라 했지만, 중간에 요영충이 배를 전복시켜 나를 장강에 익사시킨 것으로 알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때 나는 죽지 않았다. 다시 살아나 들어온 것이 이곳이다. 내가 요영충에 당할 정도로 나의 무공이 형편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38대 교주인 나의 아버지 한산동(韓山童)의 잘못이다. 일생일대의 거사(擧事)를 행함에 있어, 생사를 장담할 수 없기때문에 아버지는 나에게 교주의 자리를 물려주었다. 그러나 급히 떠나는 바람에 무공 하나 가르쳐주지 못하고 떠났다.


하지만 단 하나 역대 교주만이 들 수 있는 이곳 비동의 위치는 알려주고 떠났다. 그렇게 떠난 아버지는 너무 쉽게 생을 달리했다. 이후의 일은 후인이 아는 바와 같다. 나는 홍건군에 의해 대한송제국 황제 소명제(小明帝)가 되었지만 여러 명교 군웅들로부터 이용만 당하다가 끝내 주원장으로부터도 배신을 당했다.


그렇게 익사 후 죽었으되 살아남은 나는 무공이 없는 것을 탄식하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이곳으로 들어와 남아 있는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박복한 탓인지 욕심을 너무 부렸는지 나는 끝내 주화입마에 들어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처지가 되어 이글을 마지막으로 남긴다.


이를 보는 후생(後生)이 있다면 절대 욕심을 내지 말지어다. 성화령(聖火令)에 순차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7단계의 본교 호교신공(護敎神功)을 익힘에 있어, 공력이 부족하다 느끼면 절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말지어다. 만약 내 말에 따르지 않으면 반드시 나와 같은 전철을 밟을지니 절대적으로 명심할지어다.]


위의 내용을 읽고 나서야 위소보는 일곱 개의 쇠막대같이 생긴 것이 성화령임을 알았다. 그러나 위소보는 성화령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남은 죽간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읽어 보기 시작했다. 그 첫머리에 기록되어 있길 ‘건곤대나이신공(乾坤大挪移神功)’이라 명시되어 있었다.


그 이름 앞에 깜짝 놀란 위소보는 하마터면 들고 있던 죽간을 떨어트릴 뻔했다. 너무나 유명한 신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잠시. 이내 진정한 위소보는 그 내용을 죽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내용을 모두 읽어 본 결과 건곤대나이신공은 페르시아에서 전래된 서역 최고의 무공으로, 명교가 자랑하는 호교신공이었다. 무공. 검법이나 권법 등이 아니라 일종의 내공을 쓰는 요령서였다. 즉 힘의 방향을 바꾸거나 힘이 작용하는 근본과 흐름을 알고 응용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신체가 가진 모든 잠재력을 격발시킨 다음 그것으로 적이 공격하는 힘줄기를 끌어당기거나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을 주요원리로 삼고 있었다. 즉 무당파에서도 가르치는 사량발천근(四兩撥千斤)과 유사한 수법이었다.


사량발천근은 넉 냥으로 천근의 무게를 다스린다는 의미로, 의역하면 작은 힘으로 상대방의 큰 힘을 제압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하지만 건곤대나이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끌어내기 때문에 굉장히 심후한 내공을 쌓아야만 제대로 익힐 수 있었다.


더욱이 그 속에 감춰진 응용법은 실로 기상천외하여 예측불허다. 예를 든다면 처음 본 무공일지라도 이치를 간파할 수 있기에 즉석에서 따라 할 수 있다. 또 적의 공격 방향을 틀어서 공격자나 제삼자에게 향하게 할 수 있다.


날아오는 화살의 방향조차 되돌릴 수 있다. 적의 공력을 흡수하였다가 되돌려 방출한다. 또 수십 장 높이에서 뛰어내린 사람을 옆으로 밀어내어 무사히 착지시킨다든가 이밖에도 무척 많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초식 위주의 무공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의 힘을 극한으로 끌어내는 요령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이는 이미 심후한 내공이 쌓인 고수가 자신이 가진 신체의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공이기 때문에 공력이 부족한 채로 수련하면 성과가 더딜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주화입마로 목숨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무공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 신공 또한 강력한 내공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만 익힐 수 있는 무공이었던 것이다. 내용을 한 번 죽 읽어본 위소보는 성화령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런데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하여 주의 깊게 살펴보니 금도 아니고 옥도 아니고 강철도 아닌데 굳고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속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것 같으면서도 투명하지 않고, 바탕 속에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만 어렴풋이 들여다 보였다.


빛을 반사할 만큼 매끄러운데, 각도에 따라서 빛깔이 환상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아마도 백금현철(白金玄鐵)에 금강사(金剛砂)와 같은 여러 가지 광물질을 섞어 주조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 까닭에 아무리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녹지 않을 것 같았다.


보기에도 강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나서, 심지어 어떤 명검으로도 흠집도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때문에 부서질 염려가 없으니 무기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두 개를 서로 부딪쳐 보니 특이한 소리가 났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기음(奇音)이었다.


아무튼 위소보는 일곱 자루를 차례로 살펴본 결과 모두 무공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림아가 말한 7단계로 이루어진 명교 호교신공이었다.


새겨져 있는 문자와 도해는 성화령 표면에 백랍을 골고루 칠한 다음, 그 백랍 표면에 그림과 문자를 새기고 강렬한 산성 액체를 계속 끼얹어서, 몇 달 동안 서서히 일부분만을 부식시키고 백랍 부분을 긁어내서 새긴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아무튼 이 호교신공은 본디 7단계까지 있지만, 제8대 교주가 5단계를 완성한 그날 주화입마로 세상을 떠났고, 그 이후로 4단계까지도 완성한 사람이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위험천만한 물건이기도 했다.


1단계는 오성이 뛰어난 자는 7년, 버금가는 자는 14년을 수행해야 완성할 수 있고, 2단계는 오성이 뛰어난 자는 7년, 버금가는 자는 14년을 수행해야 완성할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따라서 21년이 지나도 진전이 없는 자는 3단계로 넘어가면 주화입마에 걸리니 수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못을 박고 있었다.


수행 중에는 얼굴이 푸르게 되면서 체온이 내려가거나, 시뻘겋게 되면서 체온이 올라가는 등의 현상이 있을 수 있으나, 내력이 부족한 사람이 억지로 통제하려 하면 자멸하게 되니 절대 익히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경고해 놓았다.


또 말미에는 내공이 많은 자는 5단계까지는 5시간 정도면 배울 수 있다라고 해 위소보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아무튼 모든 것을 다 읽고 난

위소보는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아 일단 두 개의 죽간과 7개의 성화령을 챙겨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즉시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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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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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4 22.05.27 1,101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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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4 1,263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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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수양 공주 +5 22.05.11 1,219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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