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대체역사

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2.04.19 10:20
최근연재일 :
2022.06.08 18: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64,858
추천수 :
1,160
글자수 :
253,918

작성
22.05.12 18:00
조회
1,286
추천
23
글자
12쪽

황궁 비고(皇宮 祕庫)

DUMMY

1


이에 위소보는 그곳도 힘주어 열었다. 그러자 갑자기 서가(書架)가 안치된 서고(書庫)가 나타났다. 오래된 고서들이 많은지 특유의 곰팡내가 진하게 풍겨왔다. 잠시 그 냄새를 맡고 있던 위소보는 곧 서고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사방을 둘러보니 예상대로 몇 줄인지 알수 없는 서가가 끝모르게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에 위소보는 그중 몇 권을 꺼내 대충 읽어보았다. 모두 무공비급이었다. 그것도 대부분 지금은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 절전(絶傳)된 기서들이었다.


절전된 기서를 얻는 것은 모든 무림인이 꿈속에서도 갈망하는 일. 그러나 개 발에 편자랄까, 개 대가리에 옥관자(玉貫子)랄까? 위소보에게는 필요없는 것들이었다. 천자문 겨우 떼고, 아직도 소학에 매달리고 있는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까닭에 위소보는 서고에 미련을 두지 않고 다른 것이 없나 살펴보았다. 그러나 실내에는 책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곳이 있는지 찾아 헤맸다. 그 노력의 결실로 그는 서고 뒤에 감춰져 있던 또 하나의 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돌문이었다. 그 문을 위소보는 다시 힘주어 밀었다. 스르릉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그 안에 무엇이 존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약향(藥香)이 진하게 풍겨왔다. 곧 천천히 안으로 발을 들인 위소보는 천천히 안을 둘러보았다.


모두 진귀한 약재들이 그 이름과 함께 채반에 담겨 있었다. 이에 위소보는 눈을 빛내며 약재 하나하나를 살피며 나아갔다. 그러던 위소보의 눈이 이채를 발했다.


‘공청석유(空靑石油)’라 씌어 있는 푸르른 옥병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더 보고자시고 할 것도 없이 옥병을 품에 넣은 위소보는 계속해서 약재를 살펴나갔다.


그러던 중 위소보는 또 하나의 기물을 발견했다. ‘만년설삼(萬年雪蔘)’이라 적힌 작은 채반을 발견한 것이다. 총 아홉 뿌리. 그마저 품속에 챙긴 위소보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던 중 위소보는 또 하나의 기물을 발견했다.


‘구전대환단(九轉大還丹)’이라 쓰인 영약이었다. 그 앞에서 멈춰 선 위소보는 작은 함에 담겨 있는 그마저 품에 챙겼다. 위소보는 대환단이라는 말에 꽂혀 챙겼지만 사실 구전대환단은 소림사에서 제조한 것이 아니었다.


화산이나 무당 또는 공동 등의 도가에서 제조한 신선의 단약이 구전대환단이다. '구전(九轉)'은 아홉 번 달였다는 뜻이다. 도가에서는 단약을 달이는 횟수가 많고 시간이 오래될수록 복용한 후에 더 빨리 신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홉 번 달인 단약은 복용한 후 삼 일 안에 신선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포박자(抱朴子) 「금단(金丹)」에 보일 정도다. 아무튼 위소보는 바로 옆에 있는 ‘대환단(大還丹)’이라 쓰인 작은 함마저 챙긴 위소보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그런 그가 석실을 나오기 위해 발길을 옮기던 중 위소보는 또 한 번의 공명음을 들었다. 좀 전에도 지나간 길이었겠지만 아까는 약재에 신경 쓰느라 느끼지 못한 것을 이번에는 느낀 것이다. 이에 위소보는 사방 두 자에 이르는 석판을 뜯어냈다.


그러자 컴컴한 동굴 입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겁이 났지만 위소보는 주저 없이 아래로 몸을 던졌다. 두 길 정도를 추락하자 곧 단단한 물체가 느껴졌다. 이에 단단히 딛고 선 위소보는 품을 뒤져 화섭자를 꺼내 불을 당겼다. 그러자 앞이 환히 보였다.


암흑 속에 긴 갱도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겁도 없이 위소보는 화섭자 불빛 하나에 의지해 그 길을 걸어 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나가자 갑자기 커다란 공동(空洞)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다.


불빛을 사방을 비춰보니 위로는 얼마나 높은지 그 끝을 알 수 없었고, 둥근 원 형태의 공동의 지름은 대략 10장 정도 되어 보였다. 그리고 곳곳에 동혈(洞穴)이 뚫려 있고, 바닥 끝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물이 출렁이는 연못도 있어 알 수 없는 신비감을 자아냈다.


호기심이 발동한 위소보는 각 동혈을 탐색해보기로 마음먹고, 그중 정면에 보이는 동혈을 향해 움직였다. 안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 조심조심 발걸음을 떼어 위소보는 동혈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해 동혈 안으로 들어가니 도관(道冠)을 쓰고 도포(道袍)를 입은 한 노인이 좌정해 있었다. 그런데 생김은 도사(道士)라는 개념을 뒤엎을 정도로 우락부락하게 생겨 위소보는 슬그머니 겁이 났다. 그래서 변명부터 했다.


“수도에 방해를 드려 죄송합니다. 본 소화자가 이곳에 들어온 것은 고의가 아니고, 우연히, 정말 우연히 찾아들었습니다.”

말을 하며 계속 살펴보아도 우악스겁게 생각 도인은 미동도 없었다. 이에 속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벙어리인가?’ 그래서 물었다.


“저기요. 혹시 벙어리신가요?”

“......”

그래도 답이 없자 위소보는 욕을 해보았다.


“씨팔, 말을 해보라고, 말을. 이 말코도사야!”

그래도 별무신통. 아무 반응이 없자 ‘혹시 죽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위소보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노인의 코앞에 손을 대보았다. 그러면서도 노인이 공격할지 몰라 나름 도망칠 준비를 하고 한참 있어도 숨 한 번 내뱉지 않았다. 이에 죽은 것을 단언한 위소보가 쌍욕을 해댔다.


“죽은 놈이 산사람을 겁줘도 되는 거야? 안 그래? 이 말코도사야!”

말을 하며 위소보가 손가락으로 미간을 찌르니 법체(法體)가 일시에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깜짝 놀란 위소보는 황급히 뒤로 달아나 잠시 안의 상태를 살폈다.


그러나 그뿐. 뽀얀 먼지만 잠시 일었다가 가라앉았다. 그러자 도사가 앉았던 자리에는 종전에 안 보이던 것이 보였다. 모든 것이 삭아 사라졌으나 그것만은 용케 보전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은 물건을 보니 오랜 세월이 지나도 삭을 수 없는 물건들이었다.


그것은 곧 제종(帝鐘)과 죽간(竹簡)이었다. 제종은 위소보도 익히 본 물건이었다. 도교에서 재초(齋醮)에 사용하는 법기(法器)로 불교에서 사용하는 금강령(金剛鈴)과 유사한 모양이었다.


법령(法鈴) 또는 무령(巫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으로, 직경 세 치가 조금 넘어 보였고(10cm), 높이는 약 일곱 치(20cm) 정도 되어 보였다. 윗부분에 삼지창처럼 생긴 세 개의 돌기(삼청(三淸)을 상징한다)가 있고, 의식을 행할 때 도사가 왼손에 들고 흔드는 종인 것이다. 신내림과 마귀 퇴치에 효력이 있다고 여기는 성물이었다.


아무튼 위소보는 그 종을 들어 흔들어 보았다. 역시 예상한 대로 맑은 소리가 났다. 고개를 끄덕인 위소보는 죽간을 들어 펼쳐보았다. 그러자 빼곡하게 글자가 씌어 있었다.


글자라면 별로 친하지 않은 위소보는 내버려 둘까 하다가 혹시 몰라 제종과 함께 죽간도 챙겼다. 그리고 생각하니 자신이 이 지하에 들어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에 위소보는 다른 동굴은 다음에 둘러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서둘러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해 밖으로 나온 위소보는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에 열중했다.


* * *


밤이 되자 위소보는 사부 풍보를 찾아갔다. 아무래도 죽간의 내용이 궁금해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변명거리를 생각한 위소보는 세 뿌리의 만년설삼도 챙겨 양심전으로 향했다. 잠시 후, 위소보가 양심전을 찾아드니 풍보가 비양조로 물었다.


“어쩐 일이신가? 공사다망한 분께서.”

“불초 제자가 요즈음 너무 바쁜 관계로 사부님을 소홀히 대한 점 용서해 주십시오.”


“후후, 갈수록 말솜씨만 느는구나. 그래, 오늘 밤은 무슨 일로 이 사부를 찾아왔지?”

“오늘 낮에 황상께서 제자 보고 수장고에 가 무얼 찾아오라기에, 그 물건을 찾던 중 요상한 것이 있어 가지고 왔사옵니다.”


“그게 무엇이냐?”

“이 만년설삼 세 뿌리와 이 죽간입니다.”

“뭐라? 분명 만년설삼이라 했더냐?”

“물론이옵니다.”


“줘봐라.”

죽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이 손을 내미는 풍보였다. 이에 작은 목함(木函)에 담아간 만년설삼을 목함째 내밀었다. 그러자 빼앗듯이 받아든 풍보가 곧 목함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모양을 세심히 살피는 것은 물론 냄새까지 맡아본 풍보가 탄성을 터트렸다.

“실로 만년설삼이 맞다. 이 귀한 영물을 수장고에서 발견했다고?”

“네, 사부님!”


“내가 갔을 때는 왜 발견치 못했지?”

“잡동사니처럼 나뒹굴고 있던 것이니, 누가 그 귀한 만년설삼인 줄 알았겠습니까? 하여튼 이 죽간도 만년설삼 옆에 있었으니 귀한 것 같아.......”

“이리 줘봐라.”


“네, 사부님!”

위소보가 죽간을 내미니 역시 빼앗듯 죽간을 손에 넣은 풍보는 단번에 죽간을 촤르륵 펼쳤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안의 내용을 소리내어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위소보가 들으라는 듯이.


“나 독고구패(獨孤求敗) 역시 다른 구파일방의 장로나 장문인과 마찬가지로, 화산파 내에서는 무공이 제일 뛰어났던 관계로, 원(元) 순제(順帝)의 초청으로 이곳 대도(大都)에 왔다. 하여 그자를 만나보니 우리더러 문도들을 동원하여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한족들의 반란을 제압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에 구파일방의 장교들 모두 단언코 반대하니, 우리 모두를 천연동에 가두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겨우 연명하며 한 번도 그 이후로는 밝은 세상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어느 날부터는 들어오는 음식도 끊기는가 싶더니, 더 이상은 아무도 우릴 찾지 않았다. 하여 우리는 하나둘씩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 이에 각자는 자신들 문파의 절기가 절전될까봐 그들이 보내준 죽간에 자신들이 익힌 절기를 기록했다. 그 죽간도 그들이 우리가 한족 토벌에 나서지 않자 무공이라도 손에 넣으려고 기록하길 강요하는 과정에서 보내준 것이다. 아무튼 이 독고구패가 남기는 무공은 검종(劍宗) 무학의 최고봉으로써, ‘독고구검(獨孤九劍)’이라 한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으니, 후인은 이를 익혀 정의로운 일에 사용해주고, 혹시 기회가 된다면 본도의 사문인 화산파에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아래로는 독고구검의 내용이 적혀 있다!”

풍보의 끝말에 위소보가 침을 꼴깍 삼키며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이때 풍보는 위소보가 곁에 있는 것을 잊은 듯했다. 넋 나간 사람처럼 천정을 바라보며 그 혼자 중얼거렸다.

“이런 절전된 무공이 수장고에 방치되어 있었다니.......”


“들어보니 뛰어난 무공이 기록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일러 무엇하겠느냐? 지금은 전하지 않는 화산파 검종 최고의 무공이니, 무림인라면 꿈에도 익히길 갈망하는 무공이란다.”


“그렇군요.”

“참, 만년설삼 세 뿌리도 있지?”

“네.”


“그걸 복용해 공력을 더욱 증강시킨 후에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아니면 그 위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저야 아직 젊으니 사부님이 복용하시고.......”


“하하하......! 제법이로구나! 이 사부부터 챙기니 말이다. 아무튼 제자가 간곡히 청하니 사양치 않겠다.”

풍보의 말에 위소보는 속으로 욕을 해댔다.

‘곧 늙어 죽을 놈이 욕심은 끝이 없구나!’


그런 줄도 모르고 풍보는 그 중 하나를 목함에서 꺼내 위소보에게 말했다.

“그 자리에 정좌하라.”

“네?”


“어서 앉지 못할까?”

“네, 사부님!”

사부의 엄명에 위소보는 즉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런 그의 머리에는 다른 동혈에는 무슨 무공이 기록되어 있을까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위소보의 눈동자가 또르르 구르는 것을 본 풍보가 엄숙히 외쳤다.


------


작가의말

감사, 감사드리고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금의환향(끝) +13 22.06.08 988 22 13쪽
46 금의환향 +2 22.06.07 847 21 13쪽
45 금의환향 +5 22.06.05 920 24 13쪽
44 황제를 대리하여 +5 22.06.04 952 24 12쪽
43 황제를 대리하여 +5 22.06.03 926 24 11쪽
42 황제를 대리하여 +4 22.06.02 939 24 13쪽
41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4 22.06.01 958 21 12쪽
40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5 22.05.30 1,030 23 12쪽
39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6 22.05.29 1,047 23 13쪽
38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6 22.05.28 1,118 24 12쪽
37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4 22.05.27 1,101 24 12쪽
36 명교 교주로서의 첫 현신 +5 22.05.26 1,026 25 13쪽
35 명교 교주로서의 첫 현신 +5 22.05.25 1,058 22 12쪽
34 광명교주의 정체 +4 22.05.23 1,138 25 12쪽
33 광명교주의 정체 +4 22.05.22 1,182 26 11쪽
32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5 22.05.21 1,294 23 12쪽
31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6 22.05.20 1,273 25 12쪽
30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8 22.05.19 1,258 22 12쪽
29 제독동창이 되다 +3 22.05.18 1,146 25 13쪽
28 제독동창(提督東廠)이 되다 +6 22.05.16 1,227 33 12쪽
27 이어지는 기연(奇緣) +5 22.05.15 1,293 26 12쪽
26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4 1,263 25 12쪽
25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3 1,276 22 12쪽
» 황궁 비고(皇宮 祕庫) +5 22.05.12 1,287 23 12쪽
23 수양 공주 +5 22.05.11 1,219 28 12쪽
22 수양 공주 +5 22.05.09 1,288 22 11쪽
21 떡고물 챙기기 +4 22.05.08 1,289 22 12쪽
20 떡고물 챙기기 +3 22.05.07 1,329 24 12쪽
19 떡고물 챙기기 +5 22.05.06 1,378 25 11쪽
18 정분이 나다 +6 22.05.05 1,520 2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