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대체역사

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2.04.19 10:20
최근연재일 :
2022.06.08 18: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64,859
추천수 :
1,160
글자수 :
253,918

작성
22.05.16 18:00
조회
1,227
추천
33
글자
12쪽

제독동창(提督東廠)이 되다

DUMMY

1


돌아가는 길은 필연으로 역순으로 진행되었다. 수로를 지나 푸르른 연못 즉 청담(靑潭)에 도착하니 수많은 화리들이 다시 유영하는 것이 보였다. 도망갔던 놈들도 다시 돌아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원래부터 그 숫자가 많았으니 분간할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다시 만년화리를 보았을 때 위소보는 다시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았다. 익힌 무공 국 끓여 먹을 것이 아닌 바에야 무공을 사용치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위소보는 놈들을 쫓는 행위를 하지 않고 하나의 무공을 전개했다. 허공섭물(虛空攝物)이라는 무공이었다.


기를 쏟아냄과 동시에 흡인력을 발휘하니 만년화리 다섯 마리가 한꺼번에 딸려왔다. 이에 위소보는 더 욕심부리지 않고 팔뚝만한 화리 다섯 마리를 기절시킨 후 겉옷을 벗어 그곳에 쌌다. 그리고 건청궁으로 돌아오니 새벽 별 즉 효성(曉星)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즉시 어선방으로 향한 위소보는 아침 준비에 바쁜 숙수(熟手) 한 명에게 부탁해 만년화리 두 마리를 한꺼번에 회 치고 투명한 구슬처럼 생긴 내단은 내단대로 갈무리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즉시 운공 자세를 취한 위소보는 내단과 어육을 동시에 복용하고 조식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그러길 얼마. 다섯 개의 환과 꽃봉오리가 생기는 것 같더니 그것도 이내 위소보의 콧속으로 빨려들고 갑자기 위소보의 귀밑머리가 하얗게 변했고 전혀 무공을 익히지 않은 유생(儒生)같은 모습으로 변모했다. 나이도 더 젊어 보였다. 아니 어려보였다.


이는 내공이 9갑자에 이르러 반박귀진(返璞歸眞)이나 등봉조극(登峰造極)에 이르렀을 때의 모습이었다. 아무튼 그런 모습도 잠시 이내 조식에서 깨어난 위소보가 눈을 반개하는 것 같더니 곧장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후 위소보는 간단하게 새벽 수련을 하고는 출근을 했다.


그리고 오전 11시 즉 사시 말이 되자 황제의 내락을 받고 다시 어선방으로 향했다. 자신의 방에서 만년화리 두 마리를 챙겨 들고. 아무튼 어선방에 도착한 위소보는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회를 치게 하고, 한 마리는 탕을 끓이게 하여 곤녕궁을 찾아들었다.


물론 귀중한 내단 두 개도 챙긴 뒤였다. 아무튼 곤녕궁에 도착해 이 태후와 마주한 위소보가 말했다.

“만년화리를 구한바 마마께서 드시라고 탕을 끓여 왔습니다. 예로부터 잉어는 여인들에게 좋다 하여......”


“그래? 네가 나를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해준다니 참으로 고맙구나!”

“아니, 그럼, 우리가 남입니까?”

“호호호.......! 그건 그래. 네가 아니었다면 이 궁 생활을 어찌 버텨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구나.”


“회도 잡수시고......”

“알았다, 알았어.”

이때 갑자기 수양 장공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마마마!”


“들어오너라.”

곧 문이 열리며 수양 장공주와 항아가 함께 들어왔다. 위소보가 휘장을 걷으니 탁자 위에 차려진 화리 탕과 회가 그대로 보였다. 이를 본 수양 장공주가 샐쭉했다.


“어마마마 혼자 드시려고......”

“버릇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아니래도 부르려했다.”

이 태후의 말을 수양 장공주가 받았다.

“그럼, 소녀도 먹어도 되겠네요.”


“그래. 함께 들자구나.”

“항아, 너도 먹자.”

장공주가 시비인 자신을 챙겼지만 항아는 사양했다.

“아닙니다. 두 분이나 드세요.”


“아, 항아에게는 따로 줄 것이 있습니다.”

위소보의 말에 수양 장공주가 물었다.

“그게 뭔데?”

“내단입니다.”


“나도 줘.”

수양 장공주의 말에 위소보는 즉각 거절했다.

“그건 안 됩니다. 너무 차가운 성질의 것이라 일반인이 복용하면 동사(凍死)하기 딱 좋습니다.”

“그럼, 말고.”


위소보는 곧 항아에게 얘기해 자신이 가르쳐준 세수 경내의 심법을 운용하도록 했다. 그녀에게도 위소보는 세수경 내의 심법 외에도 대환단 한 알을 복용시킨 적이 있었다. 눈치를 보던 항아가 이 태후의 고개가 끄뎍여지자 정좌하고 앉았다.


그런 그녀에게 위소보는 회로 뜬 화리의 어육 조금과 내단도 함께 복용시켰다. 머지않아 항아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내부에서 뜨겁고 차가운 열기가 교차함에 그녀의 인상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위소보는 급히 그녀의 뒤에 앉아 그녀의 배심혈(背心穴)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요동치는 2갑자에 이르는 진기를 도인(導引)해주기 시작했다. 그러길 얼마. 갑자기 항아가 희열에 가득 찬 빛을 띠었다.


이때 그녀는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되어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곧 위소보가 손을 떼었음에도 항아는 희열 가득찬 표정으로 안정적으로 진기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이 태후가 중얼거렸다.


“저 아이의 저런 표정은 처음 본다. 교접 시에도 저런 표정은 아니었는데.”

“어마마마, 교접이라니요?”

수양 장공주의 물음에 자신이 말실수 했음을 깨달은 이 태후가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게 있어. 나이도 어린 것이 너무 깊이 알려 하지마.”

“어마마마, 제 나이도 이제 열여섯이라고요.”

“벌써 그렇게 되었나? 곧 시집을 보내야 되겠는걸?”


“싫습니다. 어마마마와 궁에서 평생 살 겁니다.”

“쓸데없는 소리. 누구나 나이가 차면 시집을 가야 부모의 걱정을 덜게 되는 것이야.”


두 사람이 주고받는 사이에 2갑자 공력을 온전히 흡수한 항아가 눈을 반개하더니 이내 기쁜 빛으로 위소보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별 것 아니니, 고마워 할 것 없어.”


답한 위소보가 이 태후와 수양에게 권했다.

“식기 전에 어서 드시죠?”

“그래.”

곧 두 사람이 몸에 좋다니 비린내 나는 화리 탕을 코를 움켜쥐고 먹는 모습을 보며 위소보는 자리를 떴다.


* * *


이날 오후 3시. 즉 미시 말.위소보는 황제의 만선에 만년화리에 만년설삼 한 뿌리를 넣어 고은 화리설삼탕을 진상했다. 18세가 된 황제는 간혹 요통과 족통을 호소하고 있어 보신용으로 올린 것이다.


허리가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왼 다리가 조금 긴 까닭에 황제는 많이 걸으면 발바닥 통증을 간혹 하소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4년 후 정무를 방기하는 태정(怠政)의 시초가 될 줄은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


아무튼 위소보의 진상에 황제 주익균은 매우 기뻐하며 탕 한 그릇을 온전히 다 비웠다. 그렇게 황제가 만족한 표정으로 식사를 마칠 무렵이었다. 갑자기 장인태감 풍보가 어전을 찾아들었다. 이에 소화자들이 급히 식탁을 치우는 속에서 황제가 물었다.


“무슨 일이오?”

“이제 소인의 나이가 나이인 만큼 고향인 하북성 창주(凔州)에 풍수길지하나를 골라, 소인의 무덤 조성공사를 시작하려 하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니까 고향에 다녀오겠다는 말이오?”

“그렇사옵니다. 폐하!”

“흐흠......!”황제가 침음하는 가운데 궁신한 풍보가 다시 말했다.


“소인 또 하나의 청이 있사옵니다.”

“그게 무엇이오?”

“여기 있는 위소보를 병필태감(秉筆太監) 겸 제독동창(提督東廠)에 임명했으면 하옵니다.”


“그건 내각과도 상의해야 하는 사항 아니오?”

“장 수보와도 이미 협의가 끝난 사항입니다. 폐하!”

“짐이 보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려.......”


“그동안 건청궁 총관 태감은 학문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야야 할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刮目相對)한 것은 물론, 무공도 대내에서는 당적할 자가 없을 정도로 최고수가 되었사옵니다. 따라서 위소보 말고는 적임이 없는 줄로 아뢰옵니다.”


“그래요. 그건 짐도 요즘 느끼고 있는 점이오. 흐흠.......!”

잠시 고심하던 황제가 답했다.

“짐이 어려서부터 시동으로 보필해온 정리도 있고, 장인태감과 내각수보의 적극적인 추천도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합시다. 위소보!”


갑작스러운 황제의 부름에 위소보가 급히 부복했다.

“네, 황상!”

“금일부로 위 총관태감을 병필태감 겸 제독동창에 임명하노니 신명을 바쳐 근무할지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위소보가 급히 머리를 조아리니 만족한 표정을 지은 황제가 말했다.

“짐은 잠시 침전에 가 쉬어야겠으니 모두 나가도록 하시오.”

“네, 폐하!”


곧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고 황제는 곧장 침전으로 향했다.


* * *



다음날.

위소보는 병필태감 겸 제독동창 위에 정식으로 취임했다. 24세 젊은 나이에 아니 어린 나이에 태감 중의 이인자가 된 경우는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를 두고 환관과 대신들이 말이 많은 것은 당연했다.


상소가 올라오고 한동안 난리가 났으나 만력(萬曆)이라는 연호를 쓰는 젊은 황제는 강단 있게 밀고 나갔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되어 병필태감 겸 제독동창으로서 명실공히 환관 조직의 이인자가 된 위소보에게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쥐어졌다.


훗날 황종희(黃宗羲)의 ‘명이대방록(明夷待訪錄)’의 저술에 따르면 당시 환관들의 권세가 어떠했는지 잘 알 수 있다.


[환관의 화는 한·당·송 이래로 그치지 않았지만, 명나라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한·당·송 대에는 조정의 정치에 간여한 환관은 있었지만, 환관을 봉행한 조정의 정치는 없었다. 오늘날 재상과 육부는 조정의 정치가 이뤄지는 곳이다. 그러나 본장(本章)의 비답(批答)은 먼저 입으로 전하고 나중에 표의(票擬)가 있었다. 천하의 재정은 먼저 궁궐 내의 재정을 채우고 그 다음에 태창(太倉)을 채웠다. 천하의 형벌은 먼저 동창(東廠)이 처리하고 그 뒤 사법기관이 맡았다. 그 밖의 것도 모두 그렇지 않은 것이 없었다. 곧 재상과 육부가 환관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일 뿐이다.]


이런 환관의 위세 중에서도 이인자의 위세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정말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무소불위의 소유자가 위소보였다.


즉 병필태감(秉筆太監)으로서 황제의 비답(批答) 작성 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신하와 백성들을 감시하는 정보기관인 동창(東廠)의 우두머리로서 요즘으로 따지면 비서실장, 경호실장, 국정원장을 겸직한 실권자 중의 실권자 지위에 오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창의 임무는 정치적 음모 적발을 중심으로 하여 화재 사고, 낙뢰, 시장의 물가 보고까지 다방면에 걸쳐 임무를 수행하였으며, 민심을 살피고 여론 등을 조작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였다.


이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위소보 휘하에는 전국 각지에 점조직 형태로 퍼진 15~16만 명의 수족들이 있었으며, 당시 지부가 조선에까지 설치되어 있었으니 얼마나 방대한 조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제독동창 위소보 휘하에는 첩형(貼刑) 2명을 비롯해 당두(檔頭) 100여 명, 번역(番役) 1,000여 명이 있었으며, 첩형 이하의 관원은 금의위에서 선발된 자로 충원되었다.


1천 명이 넘는 번역만 해도 그렇다. 이들은 10만 환관들 가운데서도 무공이 출중한 자를 선별하여 임명한바, 웬만한 무림의 방파보다도 강한 세력을 지녔다고 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 거대 조직의 수장이 된 위소보가 제일 처음 한 일은 두 명의 첩형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인 일이었다. 그의 집무실은 여전히 건청궁 내에 있었다. 이는 전의 집무실을 그대로 사용한 까닭이었다.


아무튼 상관의 부름에 두 명의 첩형이 동시에 들어왔다. 왕안(王安)과 손섬(孫暹)이 그들이었다. 왕안은 50대 초반의 나이에 강직한 성품이었다. 반면에 40대 후반의 손섬은 교활하고 잔꾀가 많은 자였다. 그런 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동시에 허리를 굽혔다.


-----


작가의말

예상보다 선작 수가 적네요. 용기를 북돋아주세요.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PS:매주 화요일은 예정대로 하루 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절륜무쌍 환관 위소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금의환향(끝) +13 22.06.08 988 22 13쪽
46 금의환향 +2 22.06.07 847 21 13쪽
45 금의환향 +5 22.06.05 920 24 13쪽
44 황제를 대리하여 +5 22.06.04 952 24 12쪽
43 황제를 대리하여 +5 22.06.03 926 24 11쪽
42 황제를 대리하여 +4 22.06.02 939 24 13쪽
41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4 22.06.01 958 21 12쪽
40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5 22.05.30 1,030 23 12쪽
39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6 22.05.29 1,047 23 13쪽
38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6 22.05.28 1,118 24 12쪽
37 황제의 여인과 위소보 +4 22.05.27 1,101 24 12쪽
36 명교 교주로서의 첫 현신 +5 22.05.26 1,026 25 13쪽
35 명교 교주로서의 첫 현신 +5 22.05.25 1,058 22 12쪽
34 광명교주의 정체 +4 22.05.23 1,138 25 12쪽
33 광명교주의 정체 +4 22.05.22 1,182 26 11쪽
32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5 22.05.21 1,294 23 12쪽
31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6 22.05.20 1,273 25 12쪽
30 수양 장공주를 취하다 +8 22.05.19 1,258 22 12쪽
29 제독동창이 되다 +3 22.05.18 1,146 25 13쪽
» 제독동창(提督東廠)이 되다 +6 22.05.16 1,228 33 12쪽
27 이어지는 기연(奇緣) +5 22.05.15 1,293 26 12쪽
26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4 1,263 25 12쪽
25 이어지는 기연(奇緣) +4 22.05.13 1,276 22 12쪽
24 황궁 비고(皇宮 祕庫) +5 22.05.12 1,287 23 12쪽
23 수양 공주 +5 22.05.11 1,219 28 12쪽
22 수양 공주 +5 22.05.09 1,288 22 11쪽
21 떡고물 챙기기 +4 22.05.08 1,289 22 12쪽
20 떡고물 챙기기 +3 22.05.07 1,329 24 12쪽
19 떡고물 챙기기 +5 22.05.06 1,378 25 11쪽
18 정분이 나다 +6 22.05.05 1,520 2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