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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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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7.03 13:10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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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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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3,812

작성
24.07.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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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1쪽

76화

DUMMY

76화




“화, 화산을 홀로 막아냈단 말입니까??”


“그러니까, 그 우리가 아는 화산 메가 코퍼레이션을 혼자서요??”


소림 메가 코퍼레이션의 라운지엔 조금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조용히 차를 마시던 혜진 스님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허허 웃었다.


“그렇다고 합니다. 제갈이준 선생이 또 활약을 한 번 하신 모양입니다.”


“그, 그, 그 제갈이준이······. 화산 놈들을!”


“푸하하하하하하하하! 그거 아주 쌤통이 아닙니까!”


“어허. 너무 목소리가 큽니다. 사람들이 듣겠습니다.”


“어허! 어허허허허허! 하지만 어찌 참, 세상에 그런 일이!”


화산 메가 코퍼레이션이 제갈이준에게 깨진다고 소림에 무언가 이득이 있는가? 그렇진 않았다. 그렇다면 소림이 화산을 평소 곱지 않게 생각했나? 그건 조금 그렇긴 했다. 아무튼 지금 스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웃음을 참으면서도 자꾸만 피식피식 웃음이 흘러넘쳐 버리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어떠냐! 제갈이준에게 당해보니 너희도 별수 없지?!’


묘하게 아주 뒤틀린 동지적 감각 때문이었다.


소림이 청청리의 광산을 노렸다가 제갈이준에게 초대형 카페를 차려주기로 마무리 되버린 그 사건은 공식적으로는 제갈이준과 소림의 훈훈한 후원 일화로 남아있었다.


언론 매체 등에는 제갈이준이 우연히 발굴한 소림의 옛 선조들의 자산과도 같은, 소림으로서는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을지 모르는 신비한 불상들을 잔뜩 캐다가 소림에게 기부했고, 소림은 그 대가로 제갈이준에게 으리으리한 카페를 지어주기로 했다고 나갔다.


다만, 소위 업계에서는 그것이 이 사건의 모든 게 아니란 것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었다.


‘소림이 제갈이준에게 엿을 먹었다!’


그사이에 어떠한 구체적인 일이 오간 지 그 디테일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문은 퍼지고 또 퍼져 이 메가 서울 시티의 패자 중 하나인 소림 메가 코퍼레이션이 통째로 제갈이준에게 망신을 당했다더란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 거기에 화산이 보탠 것이다.


“역시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났다고······.”


“푸,푸흡.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신답니까~”


어떤 스님의 중얼거림에 모두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렸다. 이제는 망신을 당한 것이 소림의 일만이 아니게 된 것이다.


오히려 소림은 나름 특무대니 뭐니 해서 조심조심 남들 눈에 안 띄게 움직이기라도 했지, 온 서울에 전쟁 하러 간다고 선포하듯 화려한 비공정과 헬기 부대까지 띄워놓고 그냥 기름만 낭비하고 돌아온 화산의 체면은 그야말로 바닥에 처박혔다.


“나 참, 웃음 참기가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푸후훕!!”


제갈이준에게 먼저 당한 선배(?)인 소림의 스님들은 신병(?)인 화산의 등장에 그저 흐뭇한 미소를 거둘 줄을 몰랐다.


우리가 제갈이준에게 당했을 때 비웃었었지 너희들? 제갈이준 맛이 어떠냐.


하는 묘한 제갈이준 편의 뒤틀린 생각마저 들었다.


“어허. 모두들 그러시면 어찌 불자라 하겠습니까? 이렇게······. 크흡.”


점잖은 방장 혜진 스님조차도 한마디 하려다가 갑자기 올라온 웃음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아무리 수행을 열심히 해도 소용없었다. 웃긴 일은 웃긴 일이었으니까.



짜악!


매끈한 대머리에 손을 쫙 찍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 이 지옥 유황불에 담글 화산 놈들이! 형님을 괴롭혔다니!”


뒤늦게 기사로 이 모든 사실을 접한 법진 스님이 화들짝 놀라서 자기 머리를 때리며 자책했다.


“형님이 그런 곤란을 겪는데 아우라는 녀석이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어디까지나 그런 역대급 사건 뒤에도 전화 한 통 없었던 제갈이준의 문제도 있지만, 법진은 자기 탓을 하며 당장 짐을 쌌다.


“아이고! 형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짐을 싸며 전화를 거니, 시큰둥한 제갈이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가.”


“화산 놈들이 형님을 괴롭히러 갔었다면서요! 도대체 그런 소리를 저한테 왜 안 하신 겁니까. 제가 지금 갑니다! 몸은 성하신 겁니까??”


“아 됐어.”


“됐다니요! 어디 다치신 건 아니죠?!”


“안 다쳤어. 너도 참치회 먹을래?”


“차······.참치회요? 저 불자인데요 형님.”


“아 맞네. 그럼 됐으니까 오지 마. 나 참치 먹을 거야.”


뚜~.


“······.”


보따리 짐을 한 손에 들고 전화가 냅다 끊겨버린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든 법진이 황당함에 머리를 벅벅 긁었다.




* * *




“오. 오오오오오······!”


눈앞에는 마치 고운 붉은 비단의 파도와도 같은 아름다운 살결의 참치회가 정갈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진, 진짜로 실력자시네요.”


“별것 아닙니다.”


오늘의 요리사는 제갈이준이 아니었다. 제갈이준은 앉아서 받아먹기만 하는 입장이었다. 날카로운 눈매, 전문가용 식칼을 자신의 손발처럼 날듯이 다루고 있는 40대의 중년 남자가 오늘의 요리사였다.


이건 음식을 먹어보기도 전에 이미 실력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촤라라라랏 비단결처럼 놓인 참치회!


“오오오오······. 이게 웬 호사야. 제갈 선생님 정말 고맙네!”


“아이고 오늘 포식하겠네!”


함께 낚시하던 아저씨들은 물론, 동네 사람들 몇몇까지 모여서 제갈이준이 잡은 참치로 뜬 회 주변으로 몰렸다.


“역시 요리사님 이름부터가······.”


“······.내 이름은 별 관련이 없습니다.”


40대 중년 요리사의 이름은 김일식.

무려 우리 청청리의 최고 인싸인 이장님의 아는 동생이시다. 청청시의 조기 축구회에서 만난 사이라고 한다.


“이야 브라더, 왠일이야이게! 갑자기 이렇게 고급스러운 거 위에 들어가도 되나 모르겠네.”


“갈 때 형수님 것도 조금 챙겨 가 말 해둘 테니까.”


추영광 역시 기대 어린 표정으로 회를 뜨는 요리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갈이준이 낚아 올린 거의 사람 크기의 커다란 참치는 절반쯤은 냉동해서 보관하고, 나머지는 동네 사람들이랑 이 자리에서 나눠 먹기로 했다.


“참치가 이게 생으로 이만한 횟감을 보기가 정말로 힘든 거거든?”


김일식은 제갈이준이 커다란 참치를 청청리 앞바다에서 낚았고, 먹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청청리로 달려왔다. 요리에 대한 열정! 좋은 재료를 보면 불끈 올라오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 오마나. 이거 고소한 맛 뭐야 이거!”


“히야! 이게 생선이야 소고기야??”


“와~ 이거 말이 필요가 없네 말이!”


제갈이준도 이렇게 되니 자뭇 기대를 하며 붉은 참치회를 집어 입에 넣었다. 그리고 순간 눈이 땡그래졌다.


“오······.”


이건 보통 생선회 같은 맛이 아니었다.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심지어 묵직하게 느껴지는 맛! 씹을수록 조직력이 쫄깃하게 느껴지는 식감이 보통의 생선회와는 종류 자체가 아예 다른 음식으로 느껴졌다.

그것을 씹어가며 고소함을 즐기는 사이, 어느새 입안에서 참치가 언제 있었냐는 듯 녹아 없어져 버렸다.


“히야. 참치회가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요즘 들어 제법 맛있는 음식을 이것저것 많이 먹었던 제갈이준 조차도 순수하게 감탄이 나오는 맛이었다.

그간에 먹었던 모든 생선회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듯한 맛이었다.


“역시, 자연은 보호해야 해······.”


그런 말을 절로 멍청하게 중얼거리게 만드는 환상적인 맛!


제갈이준이 깨끗하게 정화한 바다가 있었기에, 인어들과 친교를 쌓아왔기에 맛볼 수 있는 맛이었다.


제갈이준의 뇌리에 번뜩, 새로운 대박 아이템이 떠올랐다.


‘어라, 그러고 보니 인어 형님들은 이런 물고기 되게 쉽게 구하는 거 같은데.’


물론 제갈이준에게 줄 거니 신경을 쓴 것이겠지만, 예전부터 선물로 받은 해산물들은 하나같이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다.


이걸 어디 유통하고 이러는 거야 오바라고 쳐도······.


“혹시 일식 코너 운영해 보실래요?”


“응······?”


음식점 한 개 정도는 괜찮을 거 같은데?

마침, 대형 카페에 자리가 엄청나게 남는다.




* * *




“자~ 낚시를 가 볼까~”


낚시를 간다면서 제갈이준이 향하는 곳은 산이었다. 남이 본다면 무슨 엉뚱한 짓인가 싶은 일이다. 하지만 백색의 포터에 낚싯대며 거위며 호랑이까지 싣고 온 제갈이준은 진심이었다.


“읏차······. 여기부턴 길이 없으니까 내리······. 내릴 게 아니고, 부탁한다 뀽뀽아.”


“뀨뀨뀨뀽······.”


길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산길!

그런데 제갈이준이 보조석에 앉아 있던 카피바라의 등을 쓰다듬으며 부탁을 하자 변화가 일어난다.


카피바라가 뀨뀨뀽 우는 것에 맞추어 트럭 코 앞의 대지가 그 모습을 변화하기 시작한다. 없던 길이 솟아나 생겨난다. 제갈 이준의 차가 점점 앞으로 갈 때마다 길이 생겨나 저절로 뚫리는 형상이다.


“아이고 고맙다 뀽뀽아.”


“뀨뀨뀨뀽······.”


이 귀여운 카피바라의 정체가 사실은 웅혼한 대지의 중급 정령 노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제갈이준이 외딴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퀘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 ‘숲속 친구들 모여라!’ 퀘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

퀘스트 조건 :

1. 청청산 동남쪽의 신비한 숲 발견하기 0/1

2. 신비한 숲에서 복분자 따기 0/1

3. 신비한 숲에서 낚시하기 0/1

4. 신비한 숲에서 드워프 만나기 0/1


보상 :

1. 랜덤 작물 씨앗



“뭐 여신님 퀘스트니까.”


이쯤 왔으면 그냥 믿고 가는 거다.


[ 당신의 성좌 ‘어디에도 없는 여신’이 흐뭇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끄덕입니다! ]


“여기가 맞나 본데.”


[ 성좌 ‘어디에도 없는 여신’이 당신이 가는 길을 가늘게 눈을 뜨고 내려다보더니 살짝 왼쪽을 가리킵니다! ]


“이쪽이에요? 아. 알겠다.”


점점 어두워지는 숲속을 나아가다 보니, 누가 보아도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보였다. 그것은 허공에 떠 있는 에너지의 폭풍이라고 보는 게 옳았다. 마치 심각한 수준의 진법이 펼쳐진 듯 뜬금없이 길 가운데에 동그란 모양의 에너지 폭풍이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게이트랑은 조금 다른 거 같고······.”


난 주머니에서 번쩍거리고 있는 피젯 스피너를 꺼내 들었다. 어린 애들이 손장난하며 핑글핑글 돌리고 노는 일종의 팽이 같은 장난감인 피젯 스피너. 투명한 몸통의 피젯 스피너에 번쩍이는 무지갯빛의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건 무려 지난 소림과의 일전에서, 정령들과 협동해서 적을 무찌르는 퀘스트의 보상으로 받았던 ‘이상한 피젯스피너’ 다.


“그때 진짜 고생 많이 했는데.”


옹알 옹알

옹알 옹알~


“그러니까 말야. 정말 큰일 날 뻔했었지. 그때도 너희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어.”


옹알 옹알!


핑그르르르르르!


이준의 손에서 벗어난 피젯스피너가 허공에 얽혀있는 에너지의 폭풍과 결합하더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그리고 그 회전이 계속됨에 따라 시공의 문이 하나 열린다.


“좋아. 들어가 볼까. 드워프라니 기대되는데.”


신비의 종족 드워프!

실제로 그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보고된 바 없었지만, 만약 그들과 친해질 수 있다면 정말로 대박이었다.


그들의 기술력은 인간과 다른 방향으로 엄청나게 대단하다는 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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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3 24.06.07 2,738 72 16쪽
52 51화 +2 24.06.06 2,781 7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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