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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난 여포 불알친구는 진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3 1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9,898
추천수 :
541
글자수 :
361,122

작성
21.08.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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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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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9화 - 전장에서 전장으로

DUMMY

덜컹거리는 흔들림 속에서 눈을 뜬 한율에게 고통이 몰아친다.

온몸의 뼈가 으스러져 가루가 될 것 같았고 상처가 벌어져 피에 몸이 잠길 것만 같았다.

겨우 정신을 다잡고 주위를 둘러보자 마차 안이었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그가 깨어난 걸 알아챈 간옹이 마차를 세웠고 의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마차로 들어온다.

피에 젖은 붕대를 벗겨내고 연고를 다시 바르자 통증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았다.


"장차 사흘 동안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어디로 가는 거지?“


한율은 간신히 입을 열어 꺼낸 첫 말이었다.


"북평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서 우선 몸을 추스르시고 평원으로···“


"전투, 전투는 어떻게 됐어!“


한율은 의원들을 뿌리치고 간옹을 붙잡는다.

그러자 그는 한율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황제께서 조서를 내리셔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으아아아아!!!“


간옹의 말이 끝나기도 전 고함이 들려왔다.

짐승의 포효와 같은 그 소리는 앞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이런, 갈수록 태산이군···“


"어디서 돼지라도 잡나?“


한율이 그 괴성에 의문을 품자 간옹은 그의 힘을 황급히 막았다.


"쉿, 신중하시길···“


"?“


그 포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공손찬이었다.

그는 전투에서 패배한 이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북평으로 가는 길 그분을 삭히지 못해 들리는 마을마다 횡포를 부리기 일쑤였다.


'저건 사람 되긴 글렀군···’


치료를 마친 한율은 즉시 옷을 챙겨 입곤 직접 적토에 오른다.

적토도 자신의 주인이 돌아온 것을 반기는 것 같았다.


북평의 당도한 그들은 즉시 평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왔던 병사 중 남은 2천여 명의 병사들을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

그때에도 공손찬은 그들의 배웅은커녕 정사도 돌보지 않고 자신의 저택에서 홀로 틀어박혀 있었다.

그의 분노가 얼마나 컸냐면, 몇 분의 주기로 성안의 모든 이가 들을 수 있을 만큼의 큰 포효가 들려왔다.


채비를 마친 한율과 간옹이 떠나려 할 때 누군가 그들을 배웅하려 따라나선다.

그는 다름 아닌 그와 공손찬을 구해준 수수께끼의 장수였다.

얼굴은 수염 한 점 없이 고왔고 눈처럼 희었다.

하지만 눈썹이 짙어 마치 흰 눈토끼를 연상시키는 남자였다.


"죄송합니다. 주군께서 낙심하셔서 저라도 배웅을···“


그 남자는 정중히 말에서 내려 한율 일행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한율이 그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그는 겸연쩍은 듯 뒤늦게 자신을 소개했다.


"아, 인사가 늦었습니다. 전 상산 사람인 조운, 자는 자룡입니다. 본디 원소군의 부관이었지만, 그의 그릇이 작다고 여겨져 이렇게 공손찬 장군에게로 오게 되었죠.“


'조자룡이라···'


그의 표정은 조금 떨떠름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큰 뜻을 품고 공손찬에게로 왔지만, 그 역시 시대의 영웅이 될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한율은 조운의 표정을 살피며, 전역하는 병장이 새로 들어오는 훈련병들을 보는 눈빛으로 얘기했다.


"그래, 네가 고생이 많다. 그땐 도와줘서 고마웠고. 나중에 또 보자.“


"네?···아, 네···“


마치 친구를 대하듯 친근한 말투에 조운은 당황했지만, 한율의 미소를 보곤 그가 사라질 때까지 배웅했다.


북평에서 평원까지 약 나흘.

뭘 챙기지도 못하고 급히 떠난 터라 병사들은 물론 한율과 간옹 마저 지쳐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행군은 멈추지 않았다.

어서 빨리 평원으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원에 도착하자 그나마 그곳의 사정은 나았다.

열렬한 환영과 함께 한율과 병사들을 맞이했으며 곧바로 연회가 벌어졌다.

몇 주간의 피로가 비로소 풀리는 듯했다.


한참 회포를 풀고 있을 때 종훈이 말했다.


”조조 쪽에서 심상치 않은 거 같아, 그 서···“


"여 장군, 연회는 잘 즐기고 계십니까? 술맛은 어떠신지요?“


유비가 다 슬쩍 다가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든다.

그 바람에 한율은 움찔했지만, 종훈은 그가 없는 사이 유비와 꽤 친해진 듯 자연스럽게 말을 바꾼다.


"여 장군께서 아주 흡족해하시는 거 같습니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그런데 무슨 얘기를 그리 긴히 하시는지···“


유비는 이미 그들의 대화를 알아챈 듯 실토하라는 눈치였다.


"사실 일전에 유비님께서 말씀하신 서주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땐 여 장군께서 계시지 않았으니···“


"아, 그렇군요···사실 저도 조금 있단 얘기를 드릴까 망설였지만, 역시 오늘 돌아오신 분께 혹여나 신뢰가 되는 게 아닐까 싶어···“


'이거 아주 목줄만 안 들었지, 누가 봐도 완전 주종 관계잖아?‘


한율은 유비의 눈치를 살피더니 술잔을 내려놓으며 호기롭게 소리쳤다.


"유공께서 우릴 이렇게 거두어 주셨는데 그곳이 불구덩이라도 들어가는 것이 사내로서 응당 옳은 일이 아니겠소!“


그 목소리가 연회장 전체에 울려 퍼졌고 그러자 술이 얼큰하게 취한 장비가 호탕하게 웃으며 걸어온다.

이미 술을 몇 독이나 들이켰는지 온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크하하하, 아따 시방, 저짝서 얘기를 듣다 보니 아주 썩을 놈은 아닌 거 같고 마잉.“


그는 비틀거리며 기분 좋게 한율의 잔에 술을 채운다.


"자, 한잔하고 전에 일은 잊자고잉?“


장비의 권유에 난처한 한율에게 유비가 웃으며 말했다.


"일단 지금은 여포 장군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자리이니 편히 즐기시고 이 일은 차후에 의논해보도록 하죠.“


"아, 알겠소···“


유비가 그렇게 말하고 떠나가자 이후는 장비의 술 세례가 이어졌다.

비우는 족족 마법의 잔처럼 술이 채워졌고 한율은 장비의 눈치를 살피며 그 술을 처리하느라 애를 먹었다.

술독은 그 자리에서 3통이 비워지고서야 그는 쓰러졌다.

사실상 장비 혼자서 그 많은 술독을 다 비운 것이다.


"야, 유비에게 갈 테니 여길 부탁해.“


뒷일은 종훈에게 맡기고 유비의 처소를 찾아간다.

밤이 늦었지만, 그의 방은 아직 불이 들어와 있었고 그의 그림자가 보이자 유비가 먼저 그를 맞이했다.

그렇게 달밤에 마주 앉은 그들은 술도 깨울 겸 차를 마시며 앞서 끝맺지 못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평원 상(相)의 방치곤 수수하군요?“


한율은 벽에 걸린 버들고리며 짚신들을 둘러보았다.

유비는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하하, 이렇게 보여도 한땐 시골 촌부였기에, 버릇되어···“


여러 가지 수다가 이어졌고 어느 정도 말문이 트이자 이야기는 본론으로 들어선다.


"아까 못다 한 이야기를 하자면, 여 장군이 없는 사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거 같더이다. 정확히 무슨 일입니까?“


유비는 대답 대신 죽간을 하나 그에게 건넸다.

그 죽간엔 이렇게 쓰여있었다.


[친애하는 유 현덕에게.

공의 덕과 인품은 이미 오래전 황건적의 난 때부터 익히 알고 있었소.

또한 반동탁 연합에서의 그대와 형제들의 위용에 감탄하는 바요.]


반동탁 연합이란 말에 한율을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하지만 추억의 잠겨있을 틈도 없이 다시 글을 읽어 내려간다.


[지금 서주는 조조에 의해 큰 위기에 빠졌소.

그러니 유공에게 이렇게 도움을 청하는 바이오.

늙은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으나 이 수많은 서주의 백성들을 생각하니 통탄하여 잠을 이루를 수가 없소.

내 비록 유공과 연은 없지만, 그대가 진정 황실의 후손이라면 내가 아닌 서주의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은덕을 베풀어 조조를 막아주시구려.


서주 자사, 도겸 공조.]


한율이 죽간을 내려놓자 기다리고 있던 유비가 입을 열었다.


"조조공과 도겸 어르신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조조공께 연통을 보내보았지만, 멈출 생각이 없으신 거 같습니다.“


"고로, 절 더러 대신 조조를 막아달란 이야기이시군요?“


"···현재로서 그 방법밖엔···"


유비는 무리한 부탁이란 생각에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고개를 떨구었다.

허나 한율은 달랐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갈 곳 없는 절 이렇게 맞아주시고 오늘처럼 연회까지 열어주신 유공을 위해서 조조가 아니라 황제 자리도 가져다드릴 수 있습니다.“


"여, 여포 장군! 말조심하십시오! 황제라니···“


유비는 화들짝 놀라며 혹여나 누가 들었을까 노심초사한다.

하지만 그 모습은 한율에게 우습게만 보였다.


'결국 황제가 될 거면서 호들갑은···가만, 이러면 내가···’


그는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유공, 이번 일은 제가 직접 도겸님을 도와드리는 걸로 해두죠. 조조와 유공의 관계도 있을 것이고. 제가 도겸님껜 따로 말씀드릴 터이니 조조에겐 도겸님의 부탁을 거절한 척하십시오.“


"하지만···괜찮으시겠습니까? 괜히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아니,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아비라고 칭한 자들을 2번이나 죽인 늑대와도 같은 자라고 손가락질받는 몸, 검은색에 먹이 떨어진다 한들 달라질 건 없지요.“


"알겠습니다. 다만 도와드릴 것이 있다면 필히 얘기해주십시오. 이것만은 제 마지막 양심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조조의 손아귀로부터 서주를 지키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논의에서 한율은 자신에게 기병으로 이루어진 병력 3천을 요구했고 군마가 모자란 상황에서도 유비는 그것을 승낙했다.

또한 그 병사들은 여포를 상징하는 검은 갑옷과 검은 깃발로 무장하기로 정해졌다.


유비의 방에서 나왔을 땐 이미 자정이 훌쩍 넘었을 때였다.

평원 날씨는 밤이 되면 매서운 바람이 불었고 낙양보다 밤하늘의 별이 반짝였다.

등불도 없이 달빛과 별에 의지해 자신의 저택으로 가던 한율의 귀에 감미로운 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그가 저택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커졌고 방문을 열자 그 소리의 주인공을 알 수 있었다.


"어? 왔네?“


소라가 비파 연주를 멈추고 그를 맞이했다.


"뭐야? 그런 것도 할 줄 알아?“


"아, 사실 내가 원래 기타를 좀 쳤었거든. 대충 손을 갖다 대니깐 알아서 움직이더라고?“


그 아름다운 가락은 기타리스트 센스와 초선의 능력이 합쳐진 하모니였다.


"술 냄새 안 나네?“


"그래? 차 좀 마시고 밤길 걸어오다 보니 다 날아갔나 보네.“


한율은 관을 벗어두고 침대에 앉았다.

그리곤 비파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더 안쳐?“


"응? 이 밤에? 시끄럽지 않냐?“


"아까까지 신나게 연주해놓고 인제 와서? 괜찮아. 꽤 듣기 좋던걸?“


그 말에 소라는 피식 웃더니 다시 비파를 키기 시작했다.

감미로운 소리가 다시 한율의 귀를 가득 채운다.

마치 게임을 처음 켰을 때 들려오는 타이틀 노래와 같았다.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비파를 연주하던 소라는 뜬금 감성에 젖어 말했다.

그러자 한율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한다.


"글쎄? 적어도 몇 년을 걸리지 않을까? 지금 속도대로라면 적어도 10년 정도···“


"흠, 그 정도면 원래 시대에 대한 기억도 까먹겠다.“


소라는 농담스럽게 말했지만, 어쩐지 눈을 슬퍼 보였다.


"걱정 마, 반드시 돌려보내 줄 테니깐.“


한율은 소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짐했다.


"그래도 동기부여는 확실해서 좋네.“


소라가 아닌 다른 남자의 목소리.

그 말에 화들짝 놀라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자 종훈이 문가에 기대어 있었다.


"아, 뭐야? 내가 방해했나?“


"뭐야? 똘똘이 왔네? 왔으면 깜빡이 좀 켜라 놀랬잖아~“


"뒤처리는 어떻게? 잘 됐어?“


"말도 마, 그 술고래 자식, 술주정이···“


종훈은 장비에게 질렸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다.


"그래, 고생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한율은 종훈에게 유비와 나눴던 논의를 풀어놓는다.

그러던 중 무언가 짚이는 게 있는지 종훈이 말을 끊는다.


"잠시, 유비가 더 자세히 얘기 안 했다고?“


"뭐를?“


"조조가 왜 도겸의 서주를 공격하는지.“


"그거야 원작대로 도겸의 부하가 조조의 아버지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유비가 얘길 했냐고 그걸.“


종훈은 매서운 눈빛으로 한율에게 물었다.

한율은 유비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니, 그냥 오해가 있다고만···“


"이상해···유비 녀석 분명 조숭이 도겸 부하의 손에 죽은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거지?“


"확실해?“


"응, 사절이 왔을 때 나도 그 자리에 있었거든.“


그 말에 한율도 의문을 생기기 시작했다.

그걸 제외하더라도 유비의 행동은 무언가 의심스러웠다.

그렇게 예의를 따르던 이가 자신도 모르는 사건으로 생긴 두 군주 사이의 일은 타인에게 부탁하는 건 어째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마치 내가 그 일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였어.“


"흠···“


유비는 과연 믿을만한 인물인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유비에 대한 두 사람의 의심은 점점 커진다.

그때 소라가 말했다.


"그 아저씨도 우리처럼 현대에서 온 사람 아니야?“


""!!"“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한율과 종훈 분명 둘만 있었다면 염두에 둘 가치도 없는 일이었지만 소라의 존재가 확실해진 현재 그 사안을 생각하지 않았단 건 그들의 실책이었다.


"하지만 그런 거 치곤 너무 유비 같아 보이지 않았어? 생각하는 거라던지···“


한율의 말처럼 그는 전형적인 유비의 모습 그 자체였다.

얼굴은 그렇다 치더라도 말투나 행동거지에서부터 삼국지 최고의 인덕, 유비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만약 소라의 말이 사실이라면, 삼국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우리보다 훨씬 전부터 이곳에 온 자일 거야.“


"그럼 이참에 확인해보고 우리 쪽으로 포섭하는 건···“


"아니, 이건 그렇게 섣불리 판단할 일이 아니야. 최대한 신중하게···일단 이 부분은 내가 조사해볼 테니까 넌 서주 쪽에 집중해줘.“


"오케이.“


다음날, 유비는 공식적으로 한율의 출정을 선포했고 그로부터 3일 후 그의 출정 날짜가 잡혔다.

평원의 온 대장간은 출정할 병사들의 무구 제작에 바빠졌고, 손건과 간옹은 근처 말 상인들을 찾아다니느라 쉴 틈이 없었다.


"제 부탁을 위해 이리 힘 써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백성들을 위해 큰일을 하시는데 고작 이것밖에 해드릴 수 없다는 것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유비 그 자체였다.

한율은 그날 이후 종훈의 충고대로 유비와는 될 수 있으면 대화를 피했다.

특별히 감사를 표하거나 논의를 할 때가 아니면 사적인 자리를 가지지 않았다.

그렇게 3일이란 시간이 흘러 출정의 시간이 다가왔다.

모든 무구들이 완성되었고 군마들도 준비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간 고된 훈련을 받으며 준비해온 병사들은 첫 출정 때보다 더욱 군기가 바싹 들려 있었다.

전날 밤, 한율은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유비의 초대에도 이런저런 변명을 데며 피했고 자신의 저택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무래도 이번 출정에 소라도 함께 데려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뭐? 날? 왜? 나도 가서 싸우라고?“


종훈은 두 사람에게 뜻밖의 말을 했고 두 사람 모두 의아하단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당장 말해줄 순 있는 상황은 아닌데, 소라가 여기 있어서 좋을 게 없는 거 같아.“


"뭐? 내가 방해라도 된다는 소리야?“


"그게 무슨 소리야?“


소라는 발끈하며 종훈을 노려봤지만, 그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나도 정확히 말해 줄 만한 건 없는데···어째 느낌이 이상해. 만약의 상황엔 내가 얠 지킬 능력도 안 되고.“


"똘똘아 그게 무슨···“


"그래 알겠어.“


한율은 더 이상 묻지 않고 그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같이 지낸 날이 20년도 넘었고, 여기서만 몇 달이 지났다.

이제 종훈의 눈빛만 보아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X···전쟁터면 엄청 위험한 거 아니야?“


소라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한율은 그를 진정시키듯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언젠 심심하다면서? 거긴 심심할 틈이 없다.“


"장난치냐?“


"킥킥, 어차피 넌 제일 뒤에 있는 내 막사에 있을 거니깐 걱정하지 마. 잘됐네, 거기서 위문공연이나 해주라.“


한율은 소라의 비파를 가리키며 웃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걱정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날이 밝고 평원 성문엔 3천의 군마와 보급 마차 그리고 소라를 태운 수레가 출정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유비의 지시로 구경을 하러 나온 백성들은 없었지만, 병사들만으로 성문을 가득 메웠다.


"장군, 정말 홀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전처럼 간옹이라도···“


한율은 혹시나 몰라 유비의 측근 간옹이 동행하는 걸 물리 상태였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간 선생이 있다면 자칫 유공에게도 화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한들 전쟁터에 부인까지···“


유비는 소라가 탄 마차를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한율은 오히려 그를 다독였다.


"지아비가 가는 곳에 직접 따라오려는 아내야말로 진정한 반려, 저도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으니 누가 그녀의 의지를 꺾겠습니까?“


"흠, 뜻이 정 그러시다면야···전 이곳에서 그저 무사 귀환만을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제 기도가 아닌 조조의 기도를 하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한율은 장난기 넘치게 말하곤 곧 군을 출발시켰다.

그의 붉은 적토를 필두로 3천의 기병들이 평원 성문을 나섰고 뒤따라 보급 마차와 소라의 수레도 출발한다.


'왕은 일단 말판에서 지웠고···이젠 정말 첩보물이네.‘


홀로 남겨진 종훈은 전장으로 떠나는 한율보다 더욱 장수 같은 굳은 의지를 다진다.


작가의말

최근 화가 상당히 마음에 드셨는지 선작 수가 급등 했습니다.

조금 발전 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비록 적은 수일지 몰라도 저에겐 큰 기쁨입니다. 감사힙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길이 저에겐 큰 원동력과 희망이 됩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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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 초원의 민족 +2 21.08.18 281 9 18쪽
23 22화 - 다시 북쪽으로 21.08.17 280 9 18쪽
22 21화 - 사라진 진궁 21.08.16 303 10 16쪽
21 20화 - 서주 대학살 그리고 다시 만난 맹덕 21.08.15 323 11 19쪽
» 19화 - 전장에서 전장으로 21.08.14 342 12 17쪽
19 18화 - 핏빛으로 물든 계교 21.08.13 360 13 17쪽
18 17화 - 다시 만난 유비 삼형제 21.08.12 387 13 16쪽
17 16화 - 자유를 찾은 늑대 21.08.11 413 11 13쪽
16 15화 - 다시 낙양으로 21.08.10 421 9 18쪽
15 14화 - 역적의 망령들 21.08.09 432 12 16쪽
14 13화 - 앞으로의 일들 21.08.07 483 10 13쪽
13 12화 - 역적의 최후 21.08.06 496 10 16쪽
12 11화 - 뜻밖의 전개 +3 21.08.05 504 11 18쪽
11 10화 - 눈을 감아도 네가 보여 +1 21.08.04 511 9 14쪽
10 9화 - 불타는 낙양 그리고 초선 21.08.03 576 11 17쪽
9 8화 - 유비 삼형제 21.08.02 623 14 16쪽
8 7화 - 첫 전투 +4 21.08.02 630 18 16쪽
7 6화 - 반동탁연합군 +8 21.07.31 699 15 16쪽
6 5화 - 추적 +1 21.07.30 735 12 17쪽
5 4화 - 오랜 친구 +2 21.07.29 828 16 14쪽
4 3화 - 도망가는 맹덕 그리고 진궁 +1 21.07.28 893 22 13쪽
3 2화 - 맹덕과의 밀회 +1 21.07.27 1,094 27 14쪽
2 1화 - 악당으로 산다는 것 +1 21.07.26 1,337 31 15쪽
1 프롤로그 - 여포, 눈을 뜨다. +4 21.07.26 1,655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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