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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난 여포 불알친구는 진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3 18: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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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6
추천수 :
541
글자수 :
361,122

작성
21.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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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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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9화 - 불타는 낙양 그리고 초선

DUMMY

화재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도시 전체가 불바다가 되는 것은?

21세기에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을 해보진 못했을 것이다.

특히 도시 전체가 불바다가 되는 광경은 쉽게 볼 수도, 보고 싶지도 않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한율의 눈앞엔 그런 생지옥 같은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낮에 겪은 전장에서의 죽을 고비보다 그곳이 더욱 참혹했다.


백성들은 마치 장터에 끌려가는 가축 마냥, 눈물과 통곡을 흘리며 긴 행렬을 이루었고 병사들은 건물에 불을 지르기 바빴다.

그리고 어디서 들고 왔는지 온몸엔 흙을 묻히고선 금은보화를 가지고 와 수레에 실었다.


“아, 여 장군! 이제 오셨소?”


멀리서 곽사가 한율을 발견하곤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러자 한율보다 종훈이 먼저 그를 꾸짖듯 말했다.


“곽 장군! 제가 지원 병력을 요청했을 텐데요?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그러자 곽가는 종훈의 시선을 피했다.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상국께서···”


그러더니 황급히 한율을 동탁에게로 이끌었다.

동탁은 낙양이 불바다가 되는 와중에도 궁에서 노닥거리기 바빴다.

궁의 장식품들은 물론 옥좌와 선왕들의 위패까지 긁어모으고 있었다.

그때 한율이 나타났고 그러자 그의 짜증이 가득한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내 아들 봉선아! 그래, 놈들은 얼마나 왔더냐?“


그러자 한율은 굳은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호로관에 묶어두었습니다. 솔직히 지금이라도 그곳으로 돌아가 놈들을 막을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니···“


사실 조조같이 눈썰미가 좋은 자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낙양에 들이닥칠 게 뻔했다.

그렇다고 이미 불바다가 된 낙양에서 그들을 막자니 역부족이었다.


"됐다! 이미 낙양의 천운을 그 수명이 다했어! 지금 당장 장안으로 천도하고 역적 놈들과의 싸움을 방비하는 게 옳다!“


동탁은 성질을 내며 밖으로 나가버렸고 황궁 밖으론 끔찍한 생지옥이 펼쳐졌다.

그가 가는 길마다 황천이나 다름없었고 여기저기에선 비명과 무언가 불에 타는 이상한 냄새가 났다. 동탁이 황제를 몰고 서쪽 관문을 지날 때쯤 한 무리의 백성들이 그들 앞으로 나서 넙죽 엎드렸다.


"황제 폐하! 상국! 제발 부탁드리옵니다!!“


"이놈은 무엇이냐! 당장 끌어내! 어딜 감히!“


창을 든 병사들이 그들을 강제로 끌어내려 했지만,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동탁에게 말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입니다! 여길 떠나면 제사는 어떻게 지내란 말씀입니까!!“


그 말을 듣자 동탁은 병사들을 멈추게 한다.


"오 그래? 조상들 무덤이 다 여기에 있어 못 간다는 것이냐?“


"예···“


동탁이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자 그들은 눈물을 닦으며 동탁의 말발굽 아래 머리를 조아린다.


"이렇게 효심이 지극해서야···“


동탁은 너그러운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여봐라, 저자들의 효심이 너무나도 지극해 내가 감탄했다. 당장 조상들이 있는 무덤 옆에 나란히 누울 수 있도록 해주 거라“


"넵!“


좌우를 지키고 있던 이각과 곽사가 앞으로 나섰고 백성들은 놀라 고개를 치켜든다.


"네? 상국 그게···“


그들은 자신들에게로 다가오는 이각과 곽사를 보며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한율은 자신이 상상하는 일이 아니길 빌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각과 곽사는 병사들과 함께 검을 빼 들고 그들 사이를 말발굽으로 짓밟고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도륙 내었다.


'이런 X친 새끼들···!!!‘


한율이 튀어나가 막으려 하자 종훈이 조용히 그를 막는다.

그리곤 눈으로 말한다.


'지금 나가면 너도 죽어.‘


그들의 비명은 계속되었고 따라오는 대신들과 그의 가족 그리고 더 뒷줄에 있는 백성들에게까지 그 비명이 들렸다.

비명이 얻어졌을 땐 더 이상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고기 조각이 되고 난 후였다.

한율은 그 장면을 두 눈으로 지켜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지만, 더 끔찍한 일은 그다음이었다.

동탁은 그 광경을 보더니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벌써 내부에 역적 놈들의 첩자들이 있었다니, 역시 낙양은 천운이 다 한 게 분명하다!

저놈들의 목을 잘라 수레에 묶고 계집의 시체는 장대에 꽂아 하늘에 계신 선왕들께 무운을 빌도록 하여라!“


곧 황제가 탄 수레에 무수한 머리들이 걸렸고 그 주위를 호위하는 병사들의 말에는 벌거벗겨진 여자들의 시체가 장대에 꽂혔다.

그 모습을 보고 기뻐하는 동탁의 모습은 불타는 낙양에 사는 악마의 모습 그 자체였다.


"황제 폐하, 역적들은 이 동탁이 다 처리 했으니 안심하십시오.“


그러자 황제 유헙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국, 그대가 있어 한나라는 물론 짐도 평안한 것 같소.“


"과찬이십니다.“


황제의 찬양에 동탁은 다시 행군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율은 보았다.

황제는 표정은 기쁜 듯 웃고 있었지만, 옷자락의 숨긴 손은 자신과 똑같이 떨고 있다는 것을.


'동탁을 죽여야 한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이 확신이 섰고 의무감마저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저 악마 같은 돼지의 목을 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혼란만 더 야기할 뿐이었다.


동탁 무리는 낙양을 빠져나와 먼발치에서 보니 이제는 그냥 하나의 불이 들어온 전구 같아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그 불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장안에 도착하더라도 그 불빛은 보일 것만 같았다.

그때 누군가 말을 타고 한율과 종훈 사이를 지나 동탁에게 달려간다.

작은 키에 관을 쓴 모습, 그리고 결정적으로 반짝이는 금귀걸이.

필시 이유였다.

그는 동탁의 귀에 속삭인다.


"상국, 명하신 데로 샅샅이 뒤졌지만 찾질 못했습니다.“


"그래? 흠···어쩔 수 없군···그래도 황제 폐하가 계신 데 그깟 게 의미가 있겠느냐?“


"허나 상국, 이건 대신들에게 좋은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염두에 두시지요.“


"알겠다.“


이유는 말을 마치고 다시 한율과 종훈 사이를 지나 사라졌다.

그들의 얘기를 듣던 종훈은 생각했다.


'옥새를 못 찾았단 거군. 그렇담 옥새는···’


종훈은 낙양이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장안까지 보일 것 같던 그 불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변이 있기를···’


그날 새벽이 돼서야 겨우 함곡관에 도착한 그들은 그곳에서 머물지 지체하지 않고 금방 다시 장안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지쳐 죽는 백성들도 속속들이 나타났지만, 고작 그런 것에 발목이 잡힐 동탁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행렬을 더디게 하는 이들이 있다면 가차 없이 죽였고 그 시체를 마차에 매달았다.

그들이 지나가는 길마다 핏자국이 선명했다.


사흘째가 되던 날.

장안의 성마루가 보였다.

동탁은 장안에 도착하자마자 백성들에게 궁궐을 짓도록 지시했고 장안 백성들뿐만 아닌 낙양에서 강제로 이주시킨 이들까지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궁궐 축조에 들어갔다.


황제는 임시 거처로 마련된 저택에 몸을 맡겼다.

장안에 도착한 첫날부터 쉬운 일은 동탁과 대신들 사이에서 열띤 논의가 벌어졌다.

앞으로의 일, 연합군의 처리 등 할 일이 산더미였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백성들이었다.

그들은 겉으론 황제가 온 것을 칭송했지만 동탁의 횡포를 익히 알고 있었기에 모두 공포에 떨고 있었다.


"궁궐 축조를 위해 관세를 늘리도록 하라!“


동탁의 일방적인 횡포가 다시 시작되었고 장안은 낙양과 다를 게 없는 판국이 되었다.

다행히 연합군의 추격은 더 이상 없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역사가 바뀌었어···원래라면 조조의 추격을 받아야 하는데.“


종훈과 한율은 자기들끼리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날이 많았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봤자 못 볼 꼴만 보았기 때문에 최대한 밖으로 나가는 일을 꺼렸다.


"젠장,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이라도 저 돼지 X끼를 죽일까···“


한율은 아직도 동탁의 악마 같은 짓을 잊지 못했고 꿈에서도 죽은 백성들이 나타나 자신의 숨통을 조여왔다.

하지만 종훈이라도 무언가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왕윤이 몸소 한율을 찾아왔다.

그는 일전의 약조한 대로 가벼운 술상을 벌렸다.


"여 장군. 요즘 통 모습을 보이지 않으셔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습니다.“


왕윤은 넌지시 웃으며 한율과 술잔을 나눴다.

하지만 귀족의 술상이라기엔 너무나 초라했다.


"다음번엔 저의 집에서 한잔하시지요. 누추하지만 낙양에서 들고 온 술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아, 네···“


왕윤의 말은 한율의 귓가에 들어오지 않았다.

허나 반대로 함께 술을 마시던 종훈의 머릿속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조촐한 술상이 끝나고 왕윤이 돌아갔고 종훈은 그대로 한율을 불렀다.


"이른 시일 안에 왕윤이랑 술 약속을 잡아.“


"왜? 난 지금 술 마실 기분이 아닌데?“


한율은 침울한 기분으로 침대에 누웠다.


"누가 술이 목적이랬냐? 이제 곧 돼지 잡는 날이 왔다는 거야?“


"뭐?“


한율이 벌떡 일어나 종훈을 바라보았고 그는 침착하게 창문으로 뜬 달을 가리키며 말했다.


"때가 왔어.“




그렇게 일주일이 다시 흘렀다.

조잡하게나마 황궁의 일부분이 지어졌고 그 즉시 황제는 그곳으로 입궁했다.

과거 왕망의 신나라가 있던 시절 지어놓은 궁궐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황궁이 지어지자 그때부턴 조금씩 수도의 모습이 갖춰가기 시작했다.

도로 정비와 병영 등 필요한 건물들이 지어지기 시작했고 대신들의 저택도 한둘씩 지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것은 모두 백성들의 몫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피땀 흘리며 고통스러워할 때 동탁은 낙양에서 들고 온 금은보화들을 보며 하루하루를 방탕하게 보냈고 한술 더 떠 부족한 살림에 호화로운 궁전을 짓고 이를 미오성이라 칭하며 황제 부럽지 않게 지내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라···곧이다. 곧!‘


한율은 그의 곁에서 이를 갈며 그를 죽일 날을 생각했다.

몇 주 전이라면 살인은 상상도 못 했겠지만, 지금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동탁을 찌를 수 있었다.


그리고 종훈이 말한 왕윤과의 두 번째 술자리가 성사됐다.

종훈은 그저 잘하고 오라는 말 이외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설상가상 따라오지도 않았다.

한율은 어리둥절하며 왕윤의 저택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응접실로 들어가는 순간 어디선가 맡아본 익숙한 향기가 그의 코를 자극했다.


달콤하면서도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드는 그 냄새.

그건 분명 일전에 동탁의 처소에서 맡았던 야릇한 향냄새였다.

그 향기가 코를 극한까지 자극하자 그간 온갖 일들을 겪으며 잊고 있었던 것들이 떠올랐다.


'왕윤···때가 되었다···그렇다면···’


노인의 환대를 받으며 자리에 앉았고 어디서 데려왔는지 화려한 무희들이 들어와 춤을 추기 시작했고 악사들이 악기를 현주하기 시작했다.

한율은 왕윤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무희들을 살폈다.

하지만 어디 하나 외모가 뛰어난 자는 없었다.


'아닌데···’


한율은 시큰둥하며 술잔을 비웠고 어느새 술에 가득 취했다.

그 모습을 보자 왕윤은 하던 말을 멈추고 무희들을 물렸다.


"장군, 사실 오늘 제가 장군을 부른 것은 누굴 소개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술에 취한 한율에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는 반사적으로 마신 술에, 여기 온 목적도 잊고 반쯤 정신을 놓고 있었다.

한율은 실없이 왕윤의 말에 웃으며 대답할 뿐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 몰랐다.


그러다 코에 향긋한 복숭아 향기가 나 정신을 차리니 무희와 악공들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곤 옆엔 TV 속에서만 보던 아이돌 같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손과 얼굴은 보석 같이 반짝였고 촉촉하게 반들거렸다.

나이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갓 대학교에 입학했을 것같이 앳됐다.


"제 수양딸입니다.“


왕윤은 상석에 앉아 인자하게 웃으며 그녀를 소개했다.

그러자 그녀는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한율에게 인사했다.


"초선이라고 하옵니다. 여포 장군. 전부터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와, X나 예쁜···데?’


한율은 술이 확 깼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는 눈웃음 지으며 한율의 잔에 술을 채웠고 그는 숙취도 잊고 그 술을 넙죽넙죽 받아마셨다.


'예상은 했지만, 상상 이상이다. 무슨 아이돌 같아···’


굳은 다짐으로 왔지만, 상상 이상인 초선의 자태를 보고 정신이 아찔해진 한율은 생각하길 그만두었다.


"사실 이 아이가 혼기가 찼음에도 혼례를 치르지 못해 이렇게 여 장군께 간청드립니다. 이 아이가 여 장군이 아니면 혼례를 올리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한율은 예상하였지만 실제로 그 말을 들으니 마시던 술이 기도로 들어가 사레가 들었다.


"큭, 캑캑. 네? 아 네네···“


한율은 침착하게 입가를 닦았다.


'침착하자. 침착하자···어차피 그래 봐야 진짜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닐 거야···’


한율은 안정을 되찾고 다시 초선을 바라보았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수줍게 그를 보고 웃었다.

한율은 황급히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그가 초선과 시선을 피하자 왕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저희 초선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지요···?“


'후···진정하자. 이건 그냥 포석이야···어차피 목표는 동탁이다.‘


한율은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초선이의 용모와 기품을 보고 한눈에 반했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혼례식을 잡도록 하지요.“


매우 사무적인 말투였다.

왕윤은 그 말투에 의아했지만, 그가 흔쾌히 승낙하자 혼례식 날짜를 잡았다.

그렇게 술이 한두 잔 들어가니 다시 가셨던 술기운이 오른다.


모든 이야기가 일단락되자 한율은 급히 그 집을 나선다.

가는 길에도 초선은 그에게 바싹 달라붙었다.

그런 초선을 계속 보자 한율은 어느새 연인보다는 사촌 동생이나 학과 신입생을 보는 듯했다.


'이쁘긴 한데···계속 보니깐 그냥 친한 동생 같은 기분이···’


그렇게 왕윤의 집을 나와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왔고 방안에 도착하자 종훈이 책을 읽으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 어땠어? 이쁘더냐?“


역시 종훈은 알고 있었단 말투였다.

한율은 무거운 갑옷을 벗어 던지곤 잔에 담긴 맹물을 벌컥 들이킨다.


"후···이쁘긴 한데···계속 보니깐 그냥 친한 동생 같아···“


"그래? 그럼 잘됐네. 괜히 이상한데 한눈팔지 말고 맡은 일이나 잘하라고? 이번엔 진짜 연극이니깐“


그러더니 종훈은 읽던 책을 덮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며 물었다.


"근데 누구 닮은 거 같더냐?“


"응? 뭘?“


"아니 뭐 연예인 닮고 그런 거 아니야?“


"흠···“


한율은 자신이 TV에서 본 연예인들을 떠올린다.

확실히 아이돌스러운 느낌이었지만 어디선가 본 얼굴은 아니었다.


"···누굴 닮았다고 할 사람은 없는데···“


"그래?“


"아, 맞다···“


한율은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그 고급시계 X하나 닮음.“


"X친···그건 실존 인물이 아니잖아···“


"그런가?“


종훈은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초선도 실존 인물은 아니니···됐다. 잠이나 자라···내일부터 연기하기 바쁠 거다.“


"오냐~“


한율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그리고 쏟아지듯 잠에 빠진다.

그날 밤, 꿈에서 초선이 하염없이 나타났다.


"사랑을 담아서~“


눈앞에서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다가 순간 등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래를 보니 날카로운 창날이 등을 찌르고 그의 명치를 뚫고 나와 있었다.


"으악! X발! 이게 뭐야!!!“


시뻘건 피를 뿜으며 자리에 주저앉아 주위를 둘러보자 아까까지 재롱을 부리던 초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리고 뒤에서 산을 뒤흔들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놈! 여포! 감히 아비의 여자를 탐하느냐!!“


머리엔 뿔이 나고 얼굴은 시커멨으며, 턱엔 수염 대신 불이 이글거리는 진짜 악마와 같은 모습을 한 동탁이 초선을 껴안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윽···저 돼지 X끼가···걔 안 내려놔?···진짜···죽여버린···“


한율은 피가 빠져 힘을 잃었고 그대로 의식이 끊어졌다.




"이 XX꺄!!"


욕설과 함께 일어났다.

악몽에 눈을 떴을 땐 동이 틀 때쯤이었다.

분명 숙취로 늦게 일어날 거라 예상했지만 그 누구보다 일찍 일었다.


"윽!“


전날 마신 숙취가 이제야 머리를 몰아친다.

자리끼로 놓아둔 물을 마시니 통증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았다.

대충 몸 정돈하고 창문을 열자 낙양에서 온 방향으로 동이 터 오르고 있었다.


"뭐 이런 X같은 꿈이 다 있어···“


그는 식은땀을 훔치며 자신의 명치를 어루만진다.

하지만 꿈이었기에 어떤 상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더니 구석에 걸어두었던 방천화극을 들며 다짐했다.


"남은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지내라. 돼지 X끼야···"


작가의말

월요일에 모르고 연참해버려서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주말에 쌓아놨어야 했는데 실수로....ㅠㅠ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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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 초원의 민족 +2 21.08.18 281 9 18쪽
23 22화 - 다시 북쪽으로 21.08.17 280 9 18쪽
22 21화 - 사라진 진궁 21.08.16 303 10 16쪽
21 20화 - 서주 대학살 그리고 다시 만난 맹덕 21.08.15 323 11 19쪽
20 19화 - 전장에서 전장으로 21.08.14 341 12 17쪽
19 18화 - 핏빛으로 물든 계교 21.08.13 360 13 17쪽
18 17화 - 다시 만난 유비 삼형제 21.08.12 387 13 16쪽
17 16화 - 자유를 찾은 늑대 21.08.11 413 11 13쪽
16 15화 - 다시 낙양으로 21.08.10 421 9 18쪽
15 14화 - 역적의 망령들 21.08.09 432 12 16쪽
14 13화 - 앞으로의 일들 21.08.07 483 10 13쪽
13 12화 - 역적의 최후 21.08.06 496 10 16쪽
12 11화 - 뜻밖의 전개 +3 21.08.05 504 11 18쪽
11 10화 - 눈을 감아도 네가 보여 +1 21.08.04 511 9 14쪽
» 9화 - 불타는 낙양 그리고 초선 21.08.03 576 11 17쪽
9 8화 - 유비 삼형제 21.08.02 622 14 16쪽
8 7화 - 첫 전투 +4 21.08.02 630 18 16쪽
7 6화 - 반동탁연합군 +8 21.07.31 699 15 16쪽
6 5화 - 추적 +1 21.07.30 735 12 17쪽
5 4화 - 오랜 친구 +2 21.07.29 828 16 14쪽
4 3화 - 도망가는 맹덕 그리고 진궁 +1 21.07.28 893 22 13쪽
3 2화 - 맹덕과의 밀회 +1 21.07.27 1,094 27 14쪽
2 1화 - 악당으로 산다는 것 +1 21.07.26 1,337 31 15쪽
1 프롤로그 - 여포, 눈을 뜨다. +4 21.07.26 1,655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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