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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난 여포 불알친구는 진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3 1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0,009
추천수 :
541
글자수 :
361,122

작성
21.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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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5화 - 다시 낙양으로

DUMMY

고순이 버티고 있는 사이 장패와 학맹이 길을 열었고 종훈이 황제를 탈출시킨다.

굴러다니는 왕윤의 머리는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한 채였다.


황궁 밖으로 간신히 빠져나온 황제는 곧 끊어질 듯 숨을 헐떡인다.

그런 그를 수레에 태우고 거리로 나오자 고순의 병사들, 정예병 함진영이 그들을 맞이했다.

다행히 성안으로 들이닥친 곽사의 군사들은 그들의 손에 의해 정리되어 차츰 그 수가 줄어들었다.

황제는 수레에 거의 실신할 듯 쓰러졌고 그사이 종훈은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멀리서 고순에게 구출된 소라가 종훈을 발견하고 달려온다.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고순의 손에 이끌려 이곳까지 왔던 것이었다.

종훈이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사이 그들 옆으로 붉은 말이 쏜살같이 지나갔고 곧이어 수백의 기병들이 그 뒤를 따랐다.

선두에 선 붉은 말은 분명 한율의 적토였다.

하지만 그는 소라와 종훈을 발견하지 못하고 곧바로 황궁으로 뛰어 들어간다.


"네놈의 주인이 오기 전에 네 목을 베고 그다음은 네 주인 놈의 목도 베겠다!“


곽사가 추악한 혀로 여포를 거들먹거리자 그 침착하던 고순은 눈까지 핏발을 세우며 으르렁거린다.


"닥쳐라! 네놈이 입에 담을 수 있는 분이 아니다!!“


-챙!!


-깡!


흥분하여 창이 깊게 빗나갔고 그걸 노리기라도 한 듯 곽사는 고순의 창대를 잘라버린다.

고순은 일순간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창날이 잘린 창대는 더 이상 무기의 역할을 하지 못했고 그는 순식간에 무력화되었다.

고순은 하는 수 없이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지만, 곽사의 대도에 비해 초라하기만 했다.


-챙!


-챙!


좌우로 날아드는 곽사의 공격을 작은 칼날 하나에 의지하여 겨우 막고만 있을 뿐 반격을 할 기회는 없었다.

설상가상 몰려드는 곽사의 병사들에 의해 포위된 형국이 되었다.


"그만 포기하고 죽어라!“


"허튼소리! 네놈이나 포기하거라! 황궁 밖은 이미 우리 군이 포위하고 있다!“


고순은 곽사의 으름장에도 굴하지 않고 황궁 밖에 걸린 여포의 군기를 가리킨다.

황궁 주위엔 모두 여포의 군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허나 끈질긴 건 곽사도 마찬가지였다.

이각이 죽고 모든 병력이 자신과 병사들을 포위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았다.


"여기서 죽더라도 네놈은 죽이고 가겠다!“


하지만 그의 검이 고순에게 닿기도 전에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말 그대로 그의 병사들을 헤집으며 나찰의 모습을 한 한율이 달려온다.

양손으로 화극을 회전시키며 마치 즙을 짜듯 병사들을 갈아버리며 곽사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으하하하! 여포야! 어서 오너라! 상국 곁으로···!!“


-척!


-뎅강


누가 보아도 불리한 상황에도 미친 듯 웃음을 잃지 않고 달려오는 여포를 맞받아치려던 곽사는 그렇게 머리가 잘려 나갔다.

곽사가 죽자 병사들은 즉시 무기를 버리고 달아나기 바빴다.


"괜찮은가?“


한율은 홀로 죽기를 각오하고 버티고 있던 고순에게 손을 내밀었다.


-털썩


허나 그는 한율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곧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한다.


"주군, 저택에서 마님을 모시느라 황제 폐하와 왕 사도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고순은 다친 몸으로도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죄라며 한율에게 하소연한 것이다.

허나 한율이 보기에도 그 광경은 그의 잘못만이 아니었다.

그는 말에서 내려 잘려 나간 왕윤의 시신을 수습하며 고순을 위로한다.


"그대의 잘못이 아니네, 오히려 그대가 아니었다면 더 큰 변이 일어났을 터. 헌데 황제께선···“


그는 두리번거리며 황제의 행방을 찾는다.

그때 장료가 황제의 상황을 전했다.


"황제 폐하께선 지금 진 군사님 그리고 초선 마님과 함께 황궁 밖에 계십니다!“


"황궁 밖?!“


한율은 놀란 마음에 급히 다시 말에 오르지만 장료는 그런 그를 진정시킨다.


"밖에 있던 적군들도 모두 소탕하였습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 말에 한결 누그러진 한율은 장료에게 고순과 뒤처리를 맡기고 곧장 황제와 종훈 그리고 소라를 찾아 밖으로 나선다.



장안의 거리는 피비린내와 시체 타는 냄새로 가득했다.

그는 전에도 이와 비슷한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

낙양을 떠나는 날 맡았던 냄새가 그것이었다.


'어딨어! 어딨냐고!‘


미친 듯이 달리다가 황제의 황금 수레를 발견하고 부리나케 그곳으로 향한다.

황제는 반쯤 실신하여 수레에 쓰러져있었고

학맹과 장패 그리고 병사들도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영원한 불알친구 종훈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괜찮냐?“


주위 시선을 무시하고 종훈에게 달려간다.

종훈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안심한 한율은 그제야 황제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는다.

그러더니 들고 있던 핏덩이를 두 손으로 황제에게 들어 올린다.


"폐하! 역적 잔당 이각의 수급입니다! 내일이시면 낙양 땅으로 돌아가실 수 있으십니다!“


"낙양···드디어 가는 건가, 모든 걸 잃고···“


왕윤의 죽음으로 감정이 북받쳐 오른 황제는 오열했고 그러자 어디 숨어있었던 건지 대신들이 한둘씩 달려와 그를 둘러싼다.

한율은 조용히 그 머리를 수레 아래 놓곤 자리를 뜬다.


모든 것이 끝난 폐허에선 곡소리가 떠나지 않았고 수습된 시체들이 산처럼 쌓였다.

한율과 종훈도 왕윤의 시체를 거두어 장례를 치렀다.

그의 관이 묻히는 순간 소라가 참아왔던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진다.

하지만 다행히 다른 이들의 눈물과 오열 덕분에 그녀의 눈물을 본 이는 한율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렇게 장안 복구와 뒷수습으로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고 그 후, 황제는 낙양으로 향하는 귀환길에 오른다.

한율을 주축으로 한 선봉대가 먼저 함곡관으로 향했고 이어서 황제의 행렬이 이어졌다.

함곡관을 지키던 곽사의 무리들은 여포·한율의 얼굴을 보자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고 그들의 행렬은 막힘 없이 낙양으로 향했다.


낙양성 코앞에서 그들은 멈춰 섰다.

그들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진을 쳤는데, 일부 대신들이 낙양으로 당장 입성해야 한다며 열변을 토했다.


"현재 저흰 낙양의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지난날 동탁의 횡포를 생각한다면 폐하의 안위를 생각해서라도 섣부른 판단을 주의해야 합니다!“


종훈은 대신들의 말을 일갈하며 반대했다.

그의 말처럼 낙양의 상황은 알 수 없었다.

동탁이 장안으로 천도하며 저지를 행각을 떠올리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연합군이 점령한 지역이라 더더욱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내가 슬쩍 가보고 올게.“


한율은 홀로 말을 타고 낙양의 성문으로 다가갔다.

그의 모습이 보이자 성문엔 무수한 병사들이 달려와 활과 쇠뇌를 겨누었다.


"난 여포 봉선! 역적 동탁을 처단하고 황제 폐하를 낙양으로 모시는 길이다! 어서 문을 열어라!“


그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곧 성문이 열리며 화려한 두건을 쓴 남자가 병사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기품 있는 태도와 우아한 자태를 보았을 때 종훈이 일전에 일러준 원소임이 분명했다.


"난 사예교위이자 발해 태수인 원 본초라 하오.“


"난···“


-척


한율이 그의 가까이 다가가자 병사들이 그를 저지한다.

원소의 손짓으로 창은 거두어졌지만, 경계하는 태도는 여전했다.


"그대는 역적 동탁의 수하지 않았는가? 어찌 자신의 주군을 죽인 것이오? 믿기지 않는군, 이 모든 것이 술수가 아닌가 걱정되오.”


원소는 미소를 띈 표정으로 한율을 떠본다.

한율은 그가 원하는 대로 두 손을 들고 솔직히 말한다.


"이걸 원하는 것이지? 어서 황제 폐하를 모시고 낙양으로 가주시오.“


"하하하, 제가 천하의 영웅을 몰라뵀습니다. 함께 황제 폐하를 모시지요.“


원소를 능글맞은 표정으로 한율을 진정시켰고 직접 황제에게가 정중히 그를 낙양의 궁궐로 모셨다.


""황제 폐하께서 돌아오셨다!!"“


""황제 폐하 만세!!"“


낙양은 일전 동탁이 한 행동이 얼마나 잔악무도한지를 잘 보여주는 듯 아직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일부는 연합군들이 재건하긴 했지만, 여전히 장안 못지않게 초라했다.

허나 백성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돌아온 황제를 환호했다.

그들의 눈엔 황제가 돌아온 것이 한 줄기 희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짐을 위해 동탁과 맞서 싸워준 충의지사들에 감사할 따름이네. 거기다 한나라의 수도인 낙양을 보살펴 주다니···짐이 한참 모자라 백성들이 고통을 받는구나.“


황제는 황궁으로 돌아오자마자 연합군의 제후들을 치하했다.

허나 남아있는 제후들은 얼마 남지 않았었다.


북해 태수 공융

남양 태수 원술

제죽 상 포신

연주 자사 유대

하내 태수 왕광

진류 태수 장막

그리고 그들의 맹주인 원소만이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폐하, 하루빨리 천하를 바로 잡으시고 황제로서의 권위를 바로 잡으시옵소서.“


원소는 연합군을 대표하여 간청하였고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서 각 제후에게 포상이 내려진다.


"···제후들에게 이하 같은 관직에 봉한다.“


신하 중 하나가 준비된 공문을 읽었다.

그런데 공문 발표가 끝나자 황제가 직접 왕좌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공문 이외 공을 치하하고 싶은 자가 있어 그렇네.“


그의 말에 주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황제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잠시 머뭇거렸지만, 구석에 있던 한율과 눈을 마주치곤 결심을 굳혔다.


"역적 동탁을 직접 처단하고 그 수난 속에서 짐을 여기까지 구해준 자, 바로 여 봉선을 대장군(大將軍)에 봉하려 하네.“


황제는 손수 한율이 있는 곳을 가리켰고 그러자 일제히 모두의 시선을 그에게로 쏠린다.


"대장군?“


"저놈도 결국 한통속 아니었나?“


"한낱 백정에 지나지 않는가···“


모두 그를 험담하고 의심하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황제의 명이었기에 누구 하나 나서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황제의 명대로 한율이 대장군에 올라가는가 싶었다.

그때 뱁새눈을 가진 자, 남양 태수 원술이 벌떡 일어선다.


"폐하! 신, 남양 태수이자 원씨 일가의 원술, 감히 아뢰옵니다.“


"말해 보아라.“


황제의 허락이 떨어지자 원술은 중앙으로 걸어 나가더니 한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목청을 높인다.


"저자는 폐하를 구하였다고는 하나, 그것은 신하가 된 도리로 마땅한 일입니다. 허나 그는 한때 역적 동탁의 하수였고 그의 횡포를 앞에서 따르던 자입니다. 아무리 역적이었다고는 하나 자신의 주군을 죽인 자를 어떻게 믿고 대장군이란 큰 벼슬을 주신단 말입니까.“


""오오···"“


원술의 말에 듣고 있던 대신들과 제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는 한율을 바라보며 고민에 잠긴다.

왕윤이 살아있었다면 몰라도 제후들이 그의 말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황제에겐 힘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고, 제후들 사이에서 원술에게 반론하는 자가 일어선다.

화려한 두건과 수려한 외모를 가진 그는 다름 아닌 같은 일가이자 연합군의 맹주인 원소였다.


"공로의 말도 옳습니다. 허나 여 장군이 역적의 밑에 있었던 것도 그리고 결국 그자를 처단한 일도 모두 그의 인덕에서 나온 일입니다.“


그 말에 듣고 있던 제후들과 원술 뿐만이 아닌 당사자인 한율까지 모두 두 눈이 휘둥그레져 원소를 바라본다.


'뭔 소리야 저건 또···’


"호호, 계속해보시오.“


황제는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원소에게 관심을 가졌다.

원소는 원술이 있던 곳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고 그의 위세에 눌린 듯 원술은 점점 뒷걸음질 쳤다.


"정원 휘하에서 그를 죽이고 동탁 휘하로 들어간 것도 십상시로 썩어빠졌던 한나라를 위한 것이었을 겁니다. 허나 그의 생각만큼 동탁은 어진 인물이 아니었겠죠.“


화려한 그의 포장 실력은 닭을 봉황이라 속여도 믿을 정도였다.


"치욕을 참으며 그의 명령을 따랐지만 결국 신하로서 동탁의 농간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던 겁니다. 오히려 자신을 비난하는 주위의 시선들을 생각하지 않고 이런 영웅적인 면모를 보였기에 대장군이란 직책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짝짝짝"


황제는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원소의 말이 맞소! 어찌 그대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단 말인가! 난 여 장군의 위용과 기백을 이 두 눈으로 직접 보았소. 이자가 고작 벼슬에 눈이 멀어 그런 거사를 치렀다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을 것 같소?“


""······"“


황제는 한율을 중앙으로 부르더니 직접 검을 집어 그에게 전달했다.


"신 여포는 들어라! 그대의 충성과 용기에 짐은 큰 감명을 받았노라, 그러기에 그대에게 대장군의 직책을 내리니 앞으로 황실과 나라를 위해 힘쓰도록 하라!“


한율은 떨리는 손으로 검을 받았지만, 내리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엔 귀의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종훈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절대 거절해, 알겠어? 받는 순간 우린 다 죽는 거야!‘


한율은 검을 다시금 황제에게 바쳤다.


"폐하, 신은 이런 것을 원하여 역적을 처단하고 폐하를 모신 것이 아닙니다. 이런 천한 놈이 아닌 부디 다른 제후분들에게 공을 돌려주십시오.“


그의 거절에 황제는 난처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고 원소가 한율에게 다가왔다.


"여 장군의 뜻은 잘 알겠소. 허나 황제께서 그대의 공을 높이 사시기에 더 이상의 거절은 신하로서 도리가 아니오. 그러니···“


원소는 황제에게 다시 간청했다.


"여 장군이 대장군직을 마다하니 이는 필시 검소한 신하의 바른 자세이옵니다. 더 이상 그를 욕보이지 말고 호위를 담당하는 위장군의 직만 수여하시지요.“


한율은 어쩔 수 없이 위장군의 직위를 받았고 그것을 끝으로 어전이 마무리되었다.

이후 황제의 귀환을 축하하는 연회가 열렸지만, 한율은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들을 피해 즉시 거처로 돌아갔다.




"그래서 결국 위장군 자리를 받았다는 거야?“


그의 얘기를 들은 종훈이 말했다.

그는 어쩔 수 없었다며 토로했고 종훈도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부턴 정치 싸움이야, 아마 널 비난하는 놈들만큼이나 포섭하려는 놈들도 있겠지···“


"머리 아픈 건 딱 질색인데···“


고작 하루만 있어도 그 곤욕을 치렀는데 앞으로 이런 일들이 계속될 거란 종훈의 말에 한율은 벌써 두통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야. 공식 석상에서 말 진짜 조심해라. 모르겠으면 무조건 입 닫고 있어.“


"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 네가 입 떼서 좋은 게 없었어.“


종훈은 그의 말을 단번에 잘라버린다.


"이런 X, 차라리 칼질이었으면 속 편했는데.“


한율은 답답해하며 중얼거린다.


"자신은 있고?“


그 말을 들은 종훈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한율은 단번에 대답했다.


"X발, 걸리며 다 죽이지 그럼.“


"너, 요즘 많이 바뀐 거 같다?“


"뭐가?“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탁 때문에 펑펑 울던 놈이···“


"야야, 울긴 누가 울어 그건···“


변명이라도 하려던 한율은 말을 멈추고 의문에 빠졌다.

그의 말처럼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공포심보단 싸우고 싶다는 호전심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동탁을 죽인 이후부터 누구라도 자신에게 승부를 걸어오면 받아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승부를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처신 잘해. 지금이 진짜 중요할 때야. 원작처럼 떠돌이 생활을 할 순 없잖아?“


"그래.“


그렇게 낙양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물론 그의 업무는 그닥 변한 것이 없었다.

기껏해야 호위하던 대상이 동탁에서 황제로 바뀌었다는 것뿐.

몇 주간은 그를 찾아오는 제후들이 많았지만, 그것도 곧 한풀 꺾여 각자의 지방으로 돌아갔다.

종훈 또한 한율 못지않게 지역 인사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집을 비울 때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온 한율은 왕윤을 잃고 홀로 집에 있는 소라가 신경 쓰였다.


"혼자 있어도 괜찮아? 쓸쓸하진···“


"응? 나도 집에 안 있는데?“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나도 너희 나가고 밖에 나가. 내가 뭐 애완동물이라도 되는 줄 아냐?“


낙양으로 처음 들어온 날, 그녀는 친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자신을 돌봐주었던 왕윤을 잃어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는지 말이 없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고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고 한율과 종훈뿐만 아닌 주위의 하인들과도 말을 틀 만큼 높은 붙임성을 보여줬다.


"오~ 그래? 그럼 뭘 하는데?“


옆에 있던 종훈이 그녀의 말에 관심을 가진다.

그녀는 씩 웃더니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여기 오고 얼마 안 돼서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받았거든? 근데 그때 너희가 만나는 아저씨들 마누라들이 찾아오더라고?“


"뭐? 마누라?“


종훈과 한율에겐 금시초문이었다.


"날 통해서 뭐라도 알아내려는 거였겠지. 물론 난 그 덕에 친구들도 생겼으니깐.“


그 말에 한율과 종훈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곤 한율이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혹시 우리가 얘기한 거···“


"말했겠냐? 반대로 그 아줌마들이랑 얘기하면서 재밌는 거 많이 들었는데?“


종훈은 긴장감이 풀렸는지 박장대소한다.


"하하하하, 이 시대에도 있네. 아줌마 네트워크?“


"일종의 그런 거지? 히히“


"그건 그렇고 대단하네···어떻게 부인들이랑···“


"시대가 변해도 여자들은 다 똑같거든, 자기 말에 공감해주고 관심사가 같다고 생각하면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다 퍼주는 게.“


소라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그런 애길 들었어. 손견이란 사람이 자기 관할로 돌아가는 길에 죽었다고···“


""!!"“


그 말에 한율과 종훈은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았다.


"야, 손견이면···“


"그래, 잊고 있었어···옥새···“


방금까지 웃고 있던 그들의 표정은 일제히 굳었고 그러자 소라는 자신이 실수라도 한 것인지 당황했다.


"왜들 그래? 내가 뭐 말하면 안 될 걸 말했어?“


"아니, 좋은 정보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종훈은 그녀를 칭찬하며 급하게 자리를 떴고 소라는 남아있던 한율을 어리둥절 바라본다.


"뭐야? 손견이란 사람이 그렇게 중요해?“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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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 초원의 민족 +2 21.08.18 283 9 18쪽
23 22화 - 다시 북쪽으로 21.08.17 284 9 18쪽
22 21화 - 사라진 진궁 21.08.16 305 10 16쪽
21 20화 - 서주 대학살 그리고 다시 만난 맹덕 21.08.15 326 11 19쪽
20 19화 - 전장에서 전장으로 21.08.14 345 12 17쪽
19 18화 - 핏빛으로 물든 계교 21.08.13 362 13 17쪽
18 17화 - 다시 만난 유비 삼형제 21.08.12 389 13 16쪽
17 16화 - 자유를 찾은 늑대 21.08.11 414 11 13쪽
» 15화 - 다시 낙양으로 21.08.10 423 9 18쪽
15 14화 - 역적의 망령들 21.08.09 433 12 16쪽
14 13화 - 앞으로의 일들 21.08.07 485 10 13쪽
13 12화 - 역적의 최후 21.08.06 497 10 16쪽
12 11화 - 뜻밖의 전개 +3 21.08.05 506 11 18쪽
11 10화 - 눈을 감아도 네가 보여 +1 21.08.04 512 9 14쪽
10 9화 - 불타는 낙양 그리고 초선 21.08.03 578 11 17쪽
9 8화 - 유비 삼형제 21.08.02 625 14 16쪽
8 7화 - 첫 전투 +4 21.08.02 633 18 16쪽
7 6화 - 반동탁연합군 +8 21.07.31 706 15 16쪽
6 5화 - 추적 +1 21.07.30 739 12 17쪽
5 4화 - 오랜 친구 +2 21.07.29 832 16 14쪽
4 3화 - 도망가는 맹덕 그리고 진궁 +1 21.07.28 898 22 13쪽
3 2화 - 맹덕과의 밀회 +1 21.07.27 1,101 27 14쪽
2 1화 - 악당으로 산다는 것 +1 21.07.26 1,349 31 15쪽
1 프롤로그 - 여포, 눈을 뜨다. +4 21.07.26 1,669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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