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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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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3,243

작성
20.08.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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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6화: 국공내전 (5)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126화: 국공내전 (5)


미국은 적이다.


그것도 국가의 명운을 걸고 결전을 벌어야 할지도 모를 불구대천의 원수 말이다.


임시정부 공군의 전략 폭격은 얼마 남아있지 않았던 일본 군부의 이성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한두 번 당했던 게 아니었는데도 일본 군부는 의심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 번쯤은 의심해볼 법한데 왜 그러는 것일까?


어쩌면 믿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일개 반란군인 줄로만 알았던 놈들이, 폭격 한 번에 다 죽느니 마느니 했던 놈들이 일본군의 머리 위에 폭탄을 떨어트린다고?


말도 안 되지.


설사 그랬더라도 스스로 이룩한 힘은 아닐 것이다. 분명 도와준 세력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일본의 팽창을 경계하는 태평양 너머의 국가라든가.


결국, 뭐가 됐든 미국이 문제였다. 자기가 직접 그랬든, 다른 누군가를 부추겨서 했든 일본의 등에 칼을 꽂은 건 미국이었다.


그런데 그런 놈들과 협상할 필요가 있을까? 고개까지 조아려가며 한없이 불리한 타협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


전혀 없었다.


일본 군부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하루빨리 아시아를 장악해야 한다.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 지역까지 점령해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블록, 대동아 공영권을 건설해야만 한다.


머지않아 다가올 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


중국 점령 계획은 이를 위해 거쳐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었다. 동시에 최대한 빨리 끝낼 필요가 있는 주요 과제이기도 했다. 일본 군부는 미국이 중국 내 반일 세력을 지원할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었다. 아시아를 확실하게 장악하려면 이러한 연결고리를 사전에 끊어내야 했다.


그렇게 사상 최악의 연합이 이루어졌다. 일본 제국 관동군과 화북인민공화국 홍군이 연합군을 결성한 것이다.


물론 말이 연합이었지, 둘의 관계는 주종관계에 더 가까웠다. 기본적으로 화북인민공화국은 일본 제국의 괴뢰국이었던 바, 공산군은 관동군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일본군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관동군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총알받이들을 내세운 채 남쪽으로 진격했다.


관동군의 목표는 난징과 상하이였다. 한 곳은 중화민국의 수도였고, 한 곳은 해상관문 겸 외교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전략상 가장 중요한 거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관동군은 이 두 곳을 빠르게 점령함으로써 적에게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힐 생각이었다. 관동군은 공방전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제2의 대공습을 준비했다.


다만 전처럼 무턱대고 폭격기를 보내는 일은 없었다.


[사령관님. 공습하기 전에 약간 손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손을 쓰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뒷공작을 벌이자고?]

[예. 미국이 언제 또 뒤통수를 칠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에 대비하자는 것이지요.]

[어떤 식으로 대비하게?]

[현재 미국과 협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협상을 좀 진행하는 겁니다. 놈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같이 하면서요.]


관동군은 육군에 사전 작업과 관련된 의견을 전달했고, 육군은 관련 사항을 정리하여 외교관들에게 전해주었다.


‘미국이 요구한 사안을 받아들일 것처럼 협상을 진행하기 바람. 타협안은 만들 필요 없음. 그냥 요구하는 대로 다 받아줄 것처럼 할 것.’


***


외교관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없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뿐. 외교관은 내각이라고 쓰고 육군이라고 읽는 지도층의 지침에 따라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었다.


[우리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의 요구안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만주국을 해체하고 군대를 철수하겠단 말입니까?]

[그게 당신들이 요구한 수출 금지 철회 요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현재 내각과 의회에서 계속 의견을 나누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아마 조만간 결론이 나올 거요.]

[알겠습니다. 기다리도록 하지요. 수출 금지 조치 시행도 잠시 유예하도록 하고요.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미국이 내건 조건은 일본의 군사행동 중단이었다.


물론 이 조건이 받아들여질 리는 없었다. 외교관들은 겉으로만 알았다고 한 뒤, 육군에 협상 진행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육군은 이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했다.


[미국이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했다고 하던데··· 놈들도 당분간 군사행동을 하진 않겠군. 다른 사람 생각은 어떻소?]

[같은 생각입니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리지는 않겠죠. 그것도 제 손으로 말입니다.]

[그럼 더 볼 것도 없겠군. 관동군에게 전해. 지금 당장 항공 전력을 동원하라고 말이야. 놈들이 마음 바꾸기 전에.]

[알겠습니다. 바로 전하겠습니다.]


관동군은 곧바로 병력을 편성하고 공습 준비에 들어갔다.


협상은 어차피 결렬될 터,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었다. 관동군은 미국이 잠시 방심한 틈을 이용해서 난징과 상하이를 어떻게든 손에 넣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 작전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애당초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임시정부 공군은 붉은색에 환장하는 누구처럼 목에 개 줄을 차고 주인이 시키는 대로 사냥감을 무는 집단이 아니었다. 임시정부 공군의 작전 일정과 미국, 일본 간의 협상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


임시정부 공군이 신경 쓰는 것은 단 하나, 관동군 항공대의 전력 약화였다. 이는 대성이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기도 했다.


[전단장님. 이번에 통신 감청으로 입수한 적 항공대 첩보 자료입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없어?]

[있습니다. 보아하니 이번에 난징과 상하이를 공습하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

[예. 조만간 만주와 화북 지방에 주둔한 항공대를 대부분 남쪽으로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하루빨리 작별 인사를 해줘야겠군. 인사도 없이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지금 바로 병력 소집해.]


전세는 공습을 벌인 쪽으로 기울 게 분명했다. 그렇게 된다면 난징에는 다시 한 번 대학살이 펼쳐질 것이다. 국민당은 몇 번씩 수도를 옮겨가며 고전을 면치 못할 테고 말이다.


대성은 역사가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반복되어야 하는 역사는 일본군이 망하는 사건 하나뿐, 구태여 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하고 독립운동가들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고생할 필요까진 없었다.


대성은 관동군 항공대의 전력 손실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공습에 필요한 항공 전력이 삽시간에 증발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꼬이게 될 터, 대성은 항공대 전력이 숯덩이를 넘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게 되기를 바랐다.


그에 따라 특수전 전단과 공군의 합동 작전이 이루어졌다.


공군이 폭격을 준비하는 사이, 특수전 전단은 위치가 파악된 비행장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관동군이 하늘에만 주의를 두지 않게끔 공작을 펼쳤다.


[적 보급부대 발견했습니다.]

[모두 전투 준비해. 놈들이 사정권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

[예.]

[아직 방아쇠 당기지 마. 계속 기다려. 놈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게끔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기다려··· 공격!]


***


쾅!


[으악!]

[기습이다! 적이 기습했다!]

[일단 상부에 보고부터 해! 어서!]

[알, 알겠습니다···!]


두 번째 기회 따위는 없다. 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않으면 죽음뿐이다.


관동군 통신병은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적의 시선이 닿지 않을 듯한 곳으로 기어갔다.


총성이 사방에서 빗발치는 가운데, 얼마나 기어갔을까? 통신병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몸과 통신 장비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총알이 뚫고 지나간 자리는 안 생긴 듯했다.


통신병은 자신에게 천운이 따라줬다고 확신했다. 제아무리 기습에 성공했다 한들, 비행장 방어부대의 막강한 화력 앞에서는 힘쓰지 못하겠지.


통신병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부에 상황을 알렸다.


[크, 큰일 났습니다. 비행장으로 가는 길에 적의 기습을 받았습니다···!]

[뭐라고?]

[말 그대로입니다. 적의 기습입니다···! 아무래도 군수물자를 노린 듯합니다.]

[빌어먹을. 모가지 안 날아가게 목 꽉 잡고 있어. 바로 병력 보낼 테니까. 적 인원은 얼마나 돼?]

[자,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서. 다만 아주 적은 인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꽤 되는 것 같아요.]

[알았다. 최대한 버티도록.]


죽음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맡은 임무를 완수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통신병은 무모한 기습을 감행한 자들을 속으로 비웃었다.


‘한심한 새끼들. 항공기도 잡는 기관총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인지 감도 안 오겠지. 네놈들은 조만간 걸레 조각이 될-‘


하지만 이는 교만함이 만들어낸 착각에 불과했다. 특전대원들은 통신병의 위치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단지 방아쇠를 바로 당기지 않았을 뿐이었다.


특전대원들이 받은 임무는 비행장에 몰래 들어가서 몰래 난장판을 만들고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관동군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확실히 알림으로써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비행장 지상 병력 움직이는지 확인.]

[병력 이동 감지됐습니다. 신호 보내겠습니다.]

[알았다. 나머지는 바로 다음 전투 준비하도록. 절대 먼저 공격하지 마라. 적이 기지로 복귀하려고 할 때 공격하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신호 보내.]


특전대원은 곧바로 조명탄을 쏘아 올렸다. 관동군에게는 이것만큼 좋아 보이는 먹잇감이 없었다.


[저기 보십시오!]

[아주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불러온 친구들이 많은 모양이지?]


어찌 보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추측이었다. 관동군은 중무장한 보병과 포병을 이끌고 조명탄이 터진 곳으로 향했다. 관동군은 몇 명이 덤비더라도 갈아버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관동군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비행장 방어를 위해 배치된 지상 병력 상당수가 자리를 비운 그 찰나의 순간.


임시정부 공군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준비됐나?]

[예!]

[최우선 목표물은 전과 같다. 유류창고와 격납고부터 박살 내라. 그리고 남은 폭탄은 막사 쪽에 들이붓도록.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강하준비! 가자!]


임시정부 공군은 고도를 낮추기 무섭게 곧바로 폭탄을 떨어트렸다.


임시정부 공군은 관동군이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화재를 일으키기 좋은 물질과 화약을 가득 담은 폭탄은 그대로 유류창고를 파고들었다.


격납고도 무사하지 못했다.


쾅!


[공습이다! 경보 울려!]


에에엥~! 에에-


쾅!


항공 폭탄은 비처럼 쏟아지며 쉴 새 없이 비행장 시설을 두들기고 불길을 일으켰다.


가연성 물질로 가득 찬 비행장에 화재는 쥐약이나 다름없었다. 언덕길에 매복한 게릴라 때려잡겠답시고 움직였던 방어부대는 순식간에 화전으로 변한 비행장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저··· 저것들 언제 나타난 거야···?]

[모,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보고도 없었는데. 근데 지, 지금 이럴 때가···]

[이럴 때가 아니지···! 뭐하고들 있어? 빨리 돌아가야지! 움직여!]


방어부대는 황급히 화전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 순간, 바로 뒤에서 뭔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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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화: 국공내전 (5) +1 20.08.12 2,788 53 12쪽
126 125화: 국공내전 (4) +2 20.08.11 2,851 44 12쪽
125 124화: 국공내전 (3) +1 20.08.11 2,930 60 12쪽
124 123화: 국공내전 (2) +2 20.08.07 2,958 57 12쪽
123 122화: 국공내전 (1) +2 20.08.06 3,122 58 13쪽
122 121화: 벼랑 끝으로 향하다 (4) +4 20.08.05 2,987 50 13쪽
121 120화: 벼랑 끝으로 향하다 (3) +1 20.08.04 2,870 52 12쪽
120 119화: 벼랑 끝으로 향하다 (2) +2 20.08.03 2,956 54 12쪽
119 118화: 벼랑 끝으로 향하다 (1) +2 20.07.31 2,994 61 12쪽
118 117화: 시궁창 속으로 (6) +1 20.07.30 2,931 49 12쪽
117 116화: 시궁창 속으로 (5) +2 20.07.29 2,882 49 12쪽
116 115화: 시궁창 속으로 (4) +1 20.07.28 2,913 53 12쪽
115 114화: 시궁창 속으로 (3) +1 20.07.27 2,921 55 12쪽
114 113화: 시궁창 속으로 (2) +3 20.07.24 2,998 62 12쪽
113 112화: 시궁창 속으로 (1) +1 20.07.23 3,111 54 12쪽
112 111화: 폭주 (3) +3 20.07.22 3,089 56 12쪽
111 110화: 폭주 (2) +2 20.07.21 3,070 55 13쪽
110 109화: 폭주 (1) +1 20.07.20 3,136 57 12쪽
109 108화: 멸공 작전 (3) +3 20.07.17 3,179 59 12쪽
108 107화: 멸공 작전 (2) +1 20.07.16 3,109 50 11쪽
107 106화: 멸공 작전 (1) +2 20.07.15 3,200 59 12쪽
106 105화: 동북 임시정부 (2) +1 20.07.14 3,246 55 12쪽
105 104화: 동북 임시정부 (1) +1 20.07.13 3,351 55 12쪽
104 103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4) +1 20.07.12 3,089 57 12쪽
103 102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3) +3 20.07.11 3,082 55 12쪽
102 101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2) +3 20.07.07 3,148 60 11쪽
101 100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1) +4 20.07.06 3,252 62 12쪽
100 99화: 앙면 전쟁 (6) +2 20.07.03 3,140 57 12쪽
99 98화: 앙면 전쟁 (5) +2 20.07.02 3,115 57 12쪽
98 97화: 앙면 전쟁 (4) +1 20.07.01 3,150 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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