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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조회수 :
822,056
추천수 :
13,734
글자수 :
1,133,243

작성
20.07.16 23:45
조회
3,103
추천
50
글자
11쪽

107화: 멸공 작전 (2)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107화: 멸공 작전 (2)


대성의 질문은 대부분 무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거 누구한테 구했어?]

[그,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는 일개 병사였을 뿐이야. 군수품 조달이나 거래는 해본 적 없다고.]

[거래? 보급받은 게 아닌가 보네?]


심문할 때는 사소한 단어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되는 법이었다. 그뿐이랴, 단어 선택도 굉장히 중요했다.


중요한 키워드를 말해버린 공산당 포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성은 포로의 꼬리를 잡고 계속 늘어졌다.


[현지에서 무기 거래를 했나?]

[모, 몰라. 정말로 모른다니까.]

[그래. 당연히 모르겠지. 네 입으로 거래 업무를 한 적이 없다고 했잖아.]

[알면서 왜 물어보는 건데?]

[그 말은 다른 사람이 거래했다는 뜻이니까. 어쨌든 거래는 했다는 거잖아. 안 그래?]


공산당 포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산속을 누비는 게릴라도 특수전과 온갖 공작에 도가 튼 귀신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대성은 포로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다시금 물었다.


[자, 거의 다 끝났어. 한 번만 더 물을게. 누구와 거래했지? 누구한테 사들인 거야?]

[모른다고 했잖아. 빌어먹을 거래를 한 건 맞아. 하지만 누구와 거래했는지 알려준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됐어?]

[그럼 이게 어떤 총인지도 모르겠네. 어디서 만들었는지도 모를 테고.]

[그딴 걸 알아서 뭐할 건데? 너 같은 반동분자, 매국노만 때려잡으면 그만 아닌가?]


공산당 포로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는지 경멸이 담긴 어조로 대성을 쏘아붙였다. 나름대로 마지막 도발을 해본 것이었다.


하지만 대성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도리어 공산당 포로가 불쌍하다는 듯,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매국노라. 너희가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나 모르겠다.]


대성은 땅에 내려놓았던 총기를 다시 들었다. 그리고는 공산당 포로 앞에 들이밀며 물었다.


[이 총이 어느 나라에서 만든 물건인지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

[······]

[여기 찍힌 문양 보이냐? 이게 뭔지 알아?]

[뭐··· 뭔데?]

[국화라고 일본 천황이 쓰는 인장이다. 그리고 밑에 38식이라고 쓰여 있는 거 보이지? 메이지 38년에 처음 제작했다는 뜻이야. 무슨 말인지 이해돼?]


공산당 포로는 대성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성은 그의 심정이 어떨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


결과적으로 포로 심문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말단 중에서도 최말단에 해당했던 포로들은 아무 내용도 싣지 않은 새하얀 백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대성은 토벌 대원들에게 새로운 지시 사항을 내렸다.


[다음번에는 말이야. 나이가 좀 들어 보인다 싶은 놈은 바로 제거하지 말고 최대한 살려두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놈들은 어떡할까요? 통상적으로 처리할까요?]

어쩔 수 없지. 우리 존재가 알려지게 둘 순 없으니. 처리할 수밖에. 어차피 공산당도 이놈들 신경 안 쓸 거야.]

[그럼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고통 없이 보내줘.]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공산당 게릴라가 토벌대의 기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토벌대는 군수품 거래 내용이 적힌 문서와 전술지도 등, 나름대로 쓸만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전술지도는 작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었다. 토벌대는 정비를 마친 뒤, 지도에 표시된 또 다른 거점으로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공산당 게릴라의 거점은 아무렇게나 뻗어 나간 잔뿌리처럼 여러 지점에 퍼져 있었다. 국민당보다 기반이 부족한 게릴라로서는 이런 식으로 세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각개 격파를 선호하는 특수전 전단 토벌대를 상대로는 최악의 방어 전략이었다. 거점이 주로 산속 깊은 곳에 있다는 사실도 큰 단점으로 작용했다. 공산군은 길리슈트를 뒤집어쓴 토벌대원들과 숲을 둘러싼 풀더미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


피융!


털썩!


[경계병 처리완료. 다른 곳에 있는지 확인 바람.]

[경계초소 확인. 대원 진입 중. 퇴로 확보 바람.]

[알겠다.]

[경계초소 장악 완료. 특이사항 발견. 전단장님 즉시 호출 바람.]


천운이 따라줬던 것일까?


예기치 못했던 순간에 대어(大魚) 한 마리가 토벌대의 그물 속으로 들어왔다. 대성은 토벌대원의 전갈을 받기 무섭게 공산군 경계초소로 올라갔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과 마주했다.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전단장님. 천만다행으로 경로와 시간이 겹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말이야. 경계 분대한테 주변 잘 살펴보라고 해.]

[알겠습니다.]

[자식들 그래도 군복은 안 걸쳤네. 말단 병사들이 모를 만했어.]

[무기 밀매 업자 정도로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암흑가 조직원 정도로 여겼거나. 아주 먼 도시에서 온 놈들 말이지. 일단 사진기부터 줘봐.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귀중한 순간인데, 그냥 놓칠 순 없잖아.]


대성은 공산군과 일본군의 무기 거래 현장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실제로 마주한 매국 현장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가관이었다. 공산군은 선전할 때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일본군을 대했다. 거래 담당은 양장에 총을 들쳐멘 일본군에게 연신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몇 번씩 악수하기까지 했다.


일본군의 수준도 보안과 담을 쌓은 공산군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위장 실력은 정말 눈 뜨고 못 봐줄 수준이었다. 당장 하루 밥 벌어 먹고살기도 힘든 농촌에서 격식을 갖춘 양장이라니.


어설픈 신사 코스프레는 공산군과도 어울리지 않았을뿐더러, 비밀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 무기 거래 현장에도 어울리지 않았다.


***


게다가 적의 눈을 피하기에도 전혀 좋지 못했다. 불구대천지원수들의 화기애애한 만담이 이어지는 동안, 대성은 중요인물들의 인상착의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대원들에게 전달했다.


[양장 입은 놈들하고 녹색 옷 입은 배불뚝이는 죽이지 마. 최대한 부상 입히는 선에서만 끝내.]

[알겠습니다. 저항 못 하는 수준으로만 만들어놓겠습니다.]

[적 위치와 거점 구조는 다 파악했나? 경계병 제거는?]

[빠짐없이 완료했습니다. 명령만 내리시면 됩니다.]

[좋아. 그러면 일단 부상자부터 만들고 시작하지. 눈먼 총알에 부상자 머리가 뚫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라.]

[명심하겠습니다.]

[시작해.]


특전 대원들의 공격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마른하늘에 떨어지는 날벼락같이 적을 덮쳤다.


피융!


퍽!


[으아악!]


바닥에 쓰러진 부상자들은 걸레 조각이 된 손목과 발목을 붙잡고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어찌나 비명을 질러댔는지, 부하들은 방아쇠를 잡기 전에 귀부터 틀어막아야 했다.


물론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소음기를 장착한 소총 앞에서 귀를 틀어막겠다는 것은 죽여 달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겠지만, 공격하는 사람 입장에서 적의 심정까지 생각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공산군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토벌 대원들은 살생부에 적히지 않은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거했다.


아비규환으로 변한 거점에서 무사히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 공산군은 없었다. 대성의 선택을 받고 살아남은 VIP들은 시시각각 시체로 변하는 부하들과 마주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물론 그 두려움도 오래가지 못했다.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상황은 끝나버렸고, 곧 더러운 두건 하나가 머리 위로 씌워졌다. 귀마개는 덤이었다.


[전단장님. 보안 처리까지 다 마쳤습니다. 바로 이송하면 될까요?]

[일본군 경로는 확인했어? 아니면 다른 수행원이나.]

[전부 확인했습니다. 모두 절차에 맞게 처리했습니다.]

[수고했어. 상처 처리는 다 끝냈지?]

[예. 이송할 때까지는 버틸 겁니다.]

[좋아. 바로 이송하도록. 중간에 허튼짓 못 하게 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이송해. 귀한 손님이니까.]

[맡겨만 주십시오. 그럼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손님 호송 임무를 맡은 토벌대 일부는 빠른 속도로 전선에서 이탈했다.


***


가장 중요한 증인을 확보한 상태에서 토벌대는 더 이상 작전을 복잡하게 짤 필요가 없었다. 토벌대는 산불처럼 공산군 거점을 휘감았다. 그리고 산불처럼 남김없이 쓸어버렸다.


후방 거점을 모두 잃은 공산군은 국부군을 예전처럼 공격하지 못했다. 대성은 국부군과 연락을 취해서 연합 전선을 형성한 다음 항일전쟁에 방해되는 공산군 잔당을 일거에 쓸어버렸다.


그렇게 공산군의 국부군 공격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저승행을 피한 공산군 일부는 패전 소식만을 품에 안은 채 도망치듯 화북 전선을 떠났다.


[전단장님. 공산군의 마지막 거점이 함락되었습니다. 모두 철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지. 지금이 어느 때인데. 모두 수고했다. 돌아가자.]


토벌대는 별다른 추가활동 없이 동북 임시정부로 복귀했다. 동시에 멸공 작전도 종료되었다.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그랬다.


대성은 곧바로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그는 여독을 풀 시간을 갖는 대신 전단 작전부 지하에 자리 잡은 취조실로 향했다.


[전단장님 오셨습니까? 더 쉬었다 오셔도 되는데.]

[오면서 다 쉬고 하는 거지 뭐. 손님들 상태는 어때? 잘 지내고 있나?]

[예. 부상 부위가 딱히 안 좋아지거나 하진 않아서. 본인들이 스스로 망치려고 할 때만 빼면 말이지요.]

[처음에는 다 그런 법이지. 그 외 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나?]

[특별히 없었습니다. 들어가시죠.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 놓았으니 별일 없을 겁니다.]


대성은 특전 대원을 따라 취조실로 향했다. 취조실은 한 명만 수용하게끔 되어있었고, 수많은 비밀 격실을 사이에 두고 양 끝에 떨어져 있었다.


대성이 먼저 들어간 곳은 그 중 왼쪽 끝에 있는 방이었다.


[못 보던 사이에 배가 많이 들어가셨네? 음식이 입에 잘 안 맞으셨나 봐? 일식으로 드렸어야 했나?]

[이 빌어먹을 반동분자 새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배불뚝이는 대성을 보자마자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다. 배불뚝이가 있는 독방과 대성이 앉은 취조실은 창살로 분리되어있었고, 배불뚝이 옆에는 우락부락한 체격을 지닌 특전 대원이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배불뚝이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성질을 부렸던 것도 잠시, 배불뚝이는 거의 포기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렇게까지 악랄한 놈들인 줄은 몰랐는데. 같은 동포를 포로 취급이나 하고 앉아있고. 하늘이 무섭지도 않으냐?]

[그렇게 동포를 생각하는 놈이 일본군과 내통하고 앉아있나?]

[뭐라고?]


백문이 불여일견. 대성은 전투 현장에서 찍었던 사진을 배불뚝이 앞으로 내던졌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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