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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조회수 :
82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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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3,243

작성
20.07.15 23:16
조회
3,197
추천
59
글자
12쪽

106화: 멸공 작전 (1)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106화: 멸공 작전 (1)


대성은 동부전선 공세가 생각만큼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관동군이 원하는 도시는 북경이었다. 북경을 얻을 수 있다면 하얼빈 정도야 얼마든지 내다 버릴 수 있었다. 눈만 오는 땅을 지켜서 뭐하겠는가? 기껏해야 얼음 조각 축제 같은 거로 유명해질까 말까 할 텐데 말이다.


어쩌면 화북지방이야말로 진정한 중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깟 동부전선? 조금 밀려도 상관없었다. 괜히 어설프게 양면 전쟁을 치르면서 이도 저도 안 될 바에는 확실하게 화북 지방을 차지하는 편이 나았다.


대성은 총공세 정도는 돼야 관동군이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관동군의 관심 한 번 받아보겠답시고 총공세를 펼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성은 더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험 부담이 적으면서 관동군의 발목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전략. 그는 내부의 적부터 처리하는 방식으로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이 시점에서 같은 동포를 공격하는 자들을 살려둘 필요가 있을까요? 전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산당 게릴라를 공격하겠다는 건가? 관동군은 그냥 놔두고?]

[관동군을 공격한다고 한들, 달라지는 건 별로 없을 겁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어중이떠중이들을 보내겠지요. 하지만 공산당은 다릅니다. 그들은 전처럼 활동하지 못할 겁니다.]

[규모가 작은 적을 처리하겠다는 뜻이군. 확실하게 말이야.]

[그렇죠. 또 우리가 그런 작전에 특화되어 있지 않습니까? 별다른 변수 없이 일을 마칠 수 있을 겁니다.]


몇몇은 같은 동포를 공격하는 걸 꺼림칙하게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에 내켜 하지만 않았을 뿐, 아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동북 임시정부 요인들은 사상보다 대의를 더 중요시했다. 맞서야 할 적이 있는 상황에서 세력 확장을 이유로, 권력 획득을 이유로 같은 동포의 등에 총부리를 들이댄다? 이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용납할 수 없는 반역행위요, 매국 행위였다.


[전단장. 어쨌든 공산당도 같은 동포야. 아무런 감정 없이 쳐 죽이자고는 말 못하겠네.]

[무슨 말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놈들은 민족의 반역자이기도 해. 일본군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데. 수많은 민간인이 잔혹하게 학살당했는데, 어떻게 그런 놈들과 맞서 싸우는 동포를 공격할 수 있단 말인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지요. 조선에도 그런 자들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팔아먹고, 권력을 위해 나라를 두 쪽 낸 민족 반역자들이 있었지요.]

[가슴 아프지만, 결단은 해야지. 자네 말마따나 최악의 적은 내부에서 칼을 들이미는 것들이네. 전단장. 한 번 힘 좀 써주게나.]

[알겠습니다.]

[이 작전은 자네의 전문 영역인 만큼 자네에게 전권을 주도록 하겠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


특수전 전단은 새로운 작전 준비에 들어갔다. 대성은 전단 지휘부와 함께 작전 지역 정보를 수집하고 작전 계획을 수립했다.


[알다시피,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는 관동군이 아니다. 화북 지역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산당이야.]

[개 같은 자식들. 언제 한 번 사고 칠 줄 알았습니다. 다 같이 싸워도 모자랄 판에 뒤통수를 치다니.]

[어느 하나에 과하게 집착하면 눈앞의 적도 분간하지 못하는 법이지.]

[전단장님이 왜 놈들을 믿지 말라고 했는지 알겠군요. 만인의 평등을 추구한다는 것들이 일당 독재에 종신집권을 떠든다고 하질 않나. 모든 걸 다 때려 부숴야 한다고 하질 않나.]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해악만 끼칠 놈들이라고.]


특수전 전단 지휘부는 내부의 적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제아무리 탄탄하고 규모가 큰 집단이라고 해도 내부의 적을 막지 못하면 언젠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지휘부는 대성이 제안한 공산당 토벌 작전에 어떤 이견도 달지 않았다. 모든 대원이 지지하는 가운데, 대성은 토벌 작전을 ‘멸공 작전’이라고 명명했다.


[작전명은 멸공이다. 같은 동포의 등에 칼을 꽂는 공산당을 완벽하게 멸하자는 뜻이야.]

[예.]

[현재 국부군은 관동군에 맞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공산당은 그 방어선 자체를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어. 이대로 놔두면 방어선은 무너질 거다.]

[그리고 관동군은 화북 지방을 전부 차지하겠지요.]

[맞아. 결국, 공산당, 아니, 내부의 적이 완전히 없어져야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예. 다시는 반역을 하지 못하도록 처리하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작전 준비는 순조롭게, 그리고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특수전 전단은 공산당 토벌 병력을 편성하고 작전에 맞는 훈련과 교육을 병행했다.


더불어 자료 수집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수전 전단은 만리장성 방어군의 증언을 바탕으로 공산당의 활동 경로를 추정하고 거점 위치를 예측했다.


[국부군의 증언에 따른 보급 상태를 고려해봤을 때, 놈들의 거점은 대략 이쯤으로 예상됩니다.]

[최종 거점은 아닐 거야.]

[저희도 전단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토벌 작전을 벌일 때 놈들의 최종 거점을 반드시 찾아내도록 한다. 놈들이 완전히 재기하지 못할 수준으로 만들어야 해. 알겠지?]

[알겠습니다. 전단장님.]


준비를 마친 특수전 전단은 곧바로 토벌에 나섰다.


작전은 철저히 기밀로 붙여졌다. 동북 임시정부군이 공산당 토벌대를 파견했다는 사실은 어느 곳에도 알려지지 않았다.


***


그렇게 멸공 작전이 시작되었다. 공산당 토벌을 위해 파견된 특수전 전단 병력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화북 지역으로 몰래 진입했다.


토벌대는 국부군과 공산당의 전투가 벌어지는 곳 근처에 비밀 거점을 마련한 뒤, 정찰대를 파견했다. 정찰대원들은 예상 경로 곳곳에 자리를 잡고 공산당 게릴라의 행적을 관찰, 추적했다.


그렇게 편성된 정찰대 속에는 대성도 있었다. 대성은 여러 역사 서적에서 봤던 내용을 바탕으로 정찰대를 이끌었다.


[놈들은 농민의 지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어.]

[그럼 근처 농촌과 연계되었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그래서 농촌을 중시하라는 거야. 연락을 담당하는 자가 틀림없이 있을 거다. 그놈을 찾아서 추적하면 돼.]


토벌 대원들은 늘 그랬던 것처럼 인간 망부석이 된 채로 몇 시간을 보냈다. 농민들은 토벌 대원들을 발견하지도, 존재를 인지하지도 못했다.


농민들은 인간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평소처럼 행동했고, 공산당 게릴라는 평소처럼 농민과 연락을 취하고 협력을 구했다.


게릴라의 인상착의는 농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는 특수전에 도가 큰 귀신들이었다.


[전단장님. 저놈 보이십니까?]

[변발한 노인하고 대화하는 사람 말이지?]

[그렇습니다. 놈 허리춤이 좀 두둑하네요. 꼬리가 달렸을 리는 없고. 어째 권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을과 숲을 수시로 왔다 갔다 했지. 남들이 밭 가느라 바쁜 와중에 말이야.]

[저놈을 추적하면 되겠군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에게 추적은 일도 아니었다. 대원들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게릴라 연락책의 뒤를 몰래 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릴라들의 거점을 발견했다.


[거점 위치는 나름대로 잘 잡은 것 같네요. 사격 훈련만 받은 놈은 들어올 엄두도 못 내겠는데요?]

[어떤 무기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

[그나저나 저놈들 말이에요. 군사 부문에 돈을 꽤 들인 것 같습니다. 공산당은 장비가 꽤 열악하다고 들었는데, 별로 열악해 보이지 않아요.]


정찰 대원의 말은 사실이었다. 공산당 게릴라는 옷은 후줄근하게 입었을지언정, 개인장비는 나름대로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갖고 있었다.


비단 개인장비뿐만 아니라, 숙영에 필요한 장비도 상당히 좋은 듯했다. 게릴라가 머무는 천막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릴라가 쓰는 천막은 공장에서 바로 납품받은 것처럼 깔끔했다. 남는 천을 기워서 만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거지꼴 같은 행색과 정규군이 써도 될 만한 장비의 어색한 조화.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절로 느껴졌다.


***


그때였다.


[전단장님. 저기 좀 보십시오.]


정찰 대원이 놀란 표정으로 게릴라들을 가리켰다. 대성은 정찰 대원이 가리킨 쪽으로 시선을 돌린 다음, 곧바로 망원경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지시를 내렸다.


[토벌할 때 무기 건들지 마.]

[알겠습니다.]

[저 총기 어느 공장에서 찍혔는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해. 돌아가자.]


토벌대는 쓸데없이 시간을 끌지 않았다. 대원들은 경계병들을 소리 없이 처리해가며 게릴라의 거점을 천천히 에워쌌다.


[위치 전부 확보했나?]

[예. 빈틈없이 확보했습니다. 인원 처리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전원 사살입니까?]

[아니. 항복 의사가 있는 놈은 살려두도록.]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준비됐나? 가자.]


기습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귀신과 마주쳐본 적이 없었던 공산당 게릴라들은 이렇다 할 저항을 하지 못했다.


생존자는 거의 없었다. 기습을 피해 탈출한 사람 또한 없었다. 소리 없는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은 전부 포로가 되었다.


그리고 심문이 시작되었다. 포로들은 양손이 포박당한 채 저승사자 앞으로 끌려갔다.


[이거 놔···!]

[괜히 힘주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

[구, 국민당에서 보낸 놈들이냐?]

[그건 알 거 없고. 일단 앉기나 해. 말로 할 때 앉는 게 좋을 거야.]

[어, 어서 말해···! 누구냐고···!]

[일단 앉으라고.]


퍽!


공산당 포로는 떨리는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깔끔했던 천막 곳곳에는 핏자국이, 군수 물자가 쌓여 있는 곳 주변에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동료들이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동시에 포로의 머릿속도 예상하지 못한 모양으로 뒤엉키고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 나갔다.


그렇게 포로의 이성이 사라져 갈 때쯤 대성이 입을 열었다.


[중국 공산당 소속인가?]

[뭐···?]

[마오쩌둥 똘마니냐고.]

[뭐 이 자식아?]


공산당 포로는 아차 싶었는지 곧바로 마오쩌둥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드러낸 지도자에 대한 충심은 이미 특전대원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나, 나는 마··· 마, 마오쩌둥이 뭐, 뭐 하는 사람인지-]

[잘 알잖아. 너희 공산당 대가리 아니야? 아직 아닌가? 어쨌든 간에 괜히 어설프게 소속 감추려고 하지 마. 어차피 다 알고 있으니까.]

[알긴 뭘 안다고-]

[여기 털보 사진 보이지? 옆에 대머리하고. 카를 마르크스하고 레닌. 네 동료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더라. 이래도 아니라고 할 거야?]

[······]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럼. 어차피 교차 검증하면 되니까. 대신 너는 살아서 못 나간다. 어떡할 거야? 똥고집 부리다가 개죽음당할래?]

[······]

[마지막으로 묻는다. 소속 어디야?]


공산당 포로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유일한 생존자가 아니었다. 멀지 않은 곳에 다른 생존자가 무릎을 꿇고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소속을 말한 듯했다.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공산당 포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 중국 공산당이다···]

[역시. 말이 통하는군.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지.]


대성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포로 앞으로 핏자국이 묻은 총 한자루를 내던졌다.


[네 동료가 쓰던 총기야. 근데 이상하게 왠지 많이 보던 물건 같아. 보이냐?]

[그···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어디서 구했어? 아니, 누구한테 구했어?]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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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118화: 벼랑 끝으로 향하다 (1) +2 20.07.31 2,992 6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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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 시궁창 속으로 (3) +1 20.07.27 2,919 55 12쪽
114 113화: 시궁창 속으로 (2) +3 20.07.24 2,996 62 12쪽
113 112화: 시궁창 속으로 (1) +1 20.07.23 3,108 54 12쪽
112 111화: 폭주 (3) +3 20.07.22 3,086 56 12쪽
111 110화: 폭주 (2) +2 20.07.21 3,068 55 13쪽
110 109화: 폭주 (1) +1 20.07.20 3,134 57 12쪽
109 108화: 멸공 작전 (3) +3 20.07.17 3,176 59 12쪽
108 107화: 멸공 작전 (2) +1 20.07.16 3,107 50 11쪽
» 106화: 멸공 작전 (1) +2 20.07.15 3,198 59 12쪽
106 105화: 동북 임시정부 (2) +1 20.07.14 3,244 55 12쪽
105 104화: 동북 임시정부 (1) +1 20.07.13 3,348 55 12쪽
104 103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4) +1 20.07.12 3,086 57 12쪽
103 102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3) +3 20.07.11 3,080 55 12쪽
102 101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2) +3 20.07.07 3,144 60 11쪽
101 100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1) +4 20.07.06 3,249 62 12쪽
100 99화: 앙면 전쟁 (6) +2 20.07.03 3,137 57 12쪽
99 98화: 앙면 전쟁 (5) +2 20.07.02 3,113 57 12쪽
98 97화: 앙면 전쟁 (4) +1 20.07.01 3,148 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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