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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한김 님의 서재입니다.

강호의 미식파 독고 램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짭짤한김
작품등록일 :
2021.05.15 18:27
최근연재일 :
2021.06.15 20:57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796
추천수 :
22
글자수 :
120,714

작성
21.06.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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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 기습 그리고 죽음

DUMMY

독고램지는 그녀의 방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


똑똑


“단아? 안에 있소?”


“독고 램지? 무슨 일이에요?”


“앞으로의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찾아왔소.”


“잠, 잠시만요? 조금 있다, 다시 찾아오세요.”


“왜 그러시오? 금방이면 끝나오.”


“여자들은 준비해야 할 게 많다구요! 당신도 씨, 씻고 오세요!”


“아, 아니. 그런 게 아닌···”


“빨리 가세요!”


독고 램지는 어쩔 수 없이 욕탕으로 가서 몸을 씻었다.

괜스레 평소보다 더 꼼꼼히 씻었다.


다 씻고 난 뒤

다시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와요.”


독고 램지는 조심스레 그녀 곁에 앉았다.


그녀 역시 씻고 나왔는지, 머릿결이 촉촉해 보였다.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붉은 입술은 과실처럼 탐스러웠다.


어떻게든 이성으로 본능을 누르며 말했다.


“단아.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소?”


“배려는 고맙지만, 남자라면 자신 있게 말해 보세요.”


민초단은 독고 램지의 고민 따위 이미 다 알고 있는 눈치였다.


“알았소. 나는 당신과 함께 떠나고 싶소. 강호 이곳저곳을 떠돌며, 맛있는 음식들을 함께 웃으며 먹고 싶소.”


“그게 다예요?”


그녀는 뭔가 더 듣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다.


“그대를 사랑하고 있소. 단아.”


“가, 갑자기 그렇게, 훅 치고 들어오면 어떡해요?”


민초단은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


독고 램지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그대는 어떻소?”


“···좋아해요.”


두 입술이 서로 포개졌다.


촉감이 부드러웠다.


그녀의 눈빛은 좀 더 원해왔다.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이번엔 더 깊고 진하게.


***


다음 날 아침.

눈을 간지럽히는 햇살에, 독고 램지는 잠에서 깨어났다.


옆을 보니, 그녀는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자는 모습마저 선녀같이 예뻤다.


그녀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팔베개를 빼보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독고 램지를 더욱 껴안아 왔다.


“조금만 더 자요.”


달콤한 속삭임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그녀 역시 눈치챘는지,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또 흥분했어요?”


“아, 아니. 그게··· 남자들은 아침이면···”


그녀가 장난스레 이불 밑으로 들어가려 하자, 재빨리 그녀를 막아섰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가씨 안에 계십니까?”


장부슬의 목소리였다.


독고 램지는 재빨리 입을 틀어막고,

어디 숨을 곳은 없나 주위를 둘러봤다.


“으, 응. 슬아. 무슨 일이야?”


민초단도 당황하여 독고 램지를 이불로 뒤집어씌우면서 말했다.


“교주님께서 아가씨를 찾으십니다.”


“금방, 준비해서 간다고 전해드려.”


“알겠습니다.”


떠나는 발소리가 들리자,

독고 램지는 그제야 참았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눈이 마주친 둘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독고 램지의 앞에,

처먹이가 반쯤 뜬 눈으로 흘겨보고 있었다.


“사형, 어젯밤엔 어디 계셨습니까?”


“그, 그게 말이다. 간만에 야영을 좀···”


“그 귀신 같은 낭자와 함께 있었지요?”


“···”


“사부님껜 뭐라 말씀드릴 생각입니까?”


“차마 드릴 말씀이 없다. 무릎을 꿇고 단아와의 사이를 허락받아야겠지···”


“후우~. 솔직히 저는 그 낭자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형께서 이 정도로 진심이니 저도 같이 무릎을 꿇어 드리겠습니다.”


“먹아···!”


“대신, 사형은 저와 사부님께 맛있는 음식을 매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약속하마.”


“그리고 제가 밥을 먹을 때, 옆에서 잔소리하시면 안됩니다.”


“끄응··· 알았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장부슬이 들어와 외쳤다.


“독고 램지님! 큰일 났습니다!”


그녀가 이처럼 당황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


“무슨 일이오?”


“무림맹의 일부가 하산하는 마교인들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무림맹이?! 단아와 수부형은 어디에 있소?!”


“두 분은 함께 소식을 듣고는 곧장 요격하러 가셨습니다.”


“서둘러 안내해 주시오!”


“알겠습니다.”


독고 램지와 처먹이는 장부슬을 따라 뛰어갔다.


그녀의 말대로 곳곳에서 마교와 무림맹이 싸우고 있었다.


“젠장! 적당히 하라고!”


독고 램지는 장력을 쏘아 무림맹 일원을 날려버렸다.


정신없이 싸우던 때에, 한순간 날카로운 검초가 눈을 찔러왔다.

재빨리 식칼을 꺼내 맞받아쳤지만, 머리카락 일부가 잘려 나갔다.


“그걸 막다니, 놀랍군. 나는 곤륜파 장문 신지섭이오.”


“어째서··· 해산하는 마교를 습격했지?”


“해산한다 해서 그동안 쌓았던 죄가 없어지지는 않소.”


“끝까지 피를 보아야겠단 말이냐!”


“내가 살아있는 한. 이 땅에 마교 한 놈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오.”


신지섭은 이번엔 강검으로 공격해왔다.

진기를 불어넣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초를 막을 때마다, 식칼이 부러질 듯 떨렸다.


독고 램지는 왼손을 펼쳐 지근거리에서 장력을 날렸다.


신지섭은 급하게 검으로 막았으나,


그 충격에 검이 부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독고 램지도 여유롭진 않았다.


어젯밤 연속된 싸움에, 얼마 남지 않은 내공을 집어 짜내 쏜 장풍이었다.


그것으로 승부를 내려 했으나,

상대는 검만 부러진 채, 몸은 멀쩡했다.


독고 램지는 서둘러 식칼로 초식을 펼쳤다.

하지만 신지섭은 검초를 피하기만 할 뿐 섣불리 반격해 오지 않았다.


“하아··· 하아···”


숨이 거칠어졌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 정도 위력의 장풍이었으니, 내공을 다 소진할 법도 하지.”


신지섭은 느려진 검초 사이를 뚫고 목을 조여왔다.


“끄윽···”


그의 팔을 붙잡아 풀려 했지만,

내공이 없어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시야가 점점 어두워졌다.


민초단의 얼굴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그녀를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은데···


마지막으로 그녀와 있었던 일을 되뇌었다.


그녀와의 만남, 이별, 재회.


여기까지 온 것도 다 그녀 덕분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그 순간,


한가지가 떠올랐다.


그녀가 가르쳐준 내공의 흐름.


자신은 여태까지 내공을 방출하는 것만 사용했다.


하지만 역으로 끌어당긴다면?


독고 램지는 꺼져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신지섭의 팔에 있는 내공을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이, 이건?!”


신지섭은 당황하여 팔을 놓으려 했으나,

이미 팔에 있는 내공을 다 뺏긴 상태였다.


독고 램지는 붙잡고 있는 팔을 통해,

신지섭의 내공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안있어 상대방의 내공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했다.


“흡성대법··· 이미 오래전 사라진 줄로만 알았는데···”


모든 내공을 뺐긴 신지섭은 힘없이 바닥에 축 늘어졌다.


“이게? 흡성대법?”


죽다 살아난 독고 램지는

양 손바닥을 펴보았다가 주먹을 쥐었다.


놀라고 있을 시간이 없다.


곧바로 그녀를 찾아 달리기 시작했다.


***


민초단과 진천오는 수세에 몰려 있었다.


마교인들을 구출하는 한편,

무림맹주가 나타나 그들을 포위한 것이다.


“처음 뵙소. 나는 무당파 장문이자, 무림맹주를 맡고있는 유양덕이라 하오. 당신이 마교의 교주요?”


“그렇소. 교주 진천오라 하오. 맹주께선 어째서 해산하는 마교를 공격한 것이오?”


“이대로 아무런 공적 없이 흐지부지된다면, 강호인들이 무림맹을 얕잡아 보게 될 것이오.”


“평판 같은 건 생각 안 하시나 보오?”


“욕을 먹더라도, 무림맹의 위상을 떨어트릴 순 없소. 강호에선 우리가 곧 법이고 정의요.”


“그대들의 생각이 그렇기에, 여태껏 다퉈 온 것이오.”


진천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이 싸움의 신호가 되었다.


둘은 찰나의 순간 동안 수십 합을 겨뤘다.


그 움직임이 너무 빨라,

지켜보는 무림맹 단원들은 눈으로 쫓아가지 못했다.


“백부님!”


“멈추시오.”


민초단이 도우려 하자, 유태종이 그녀를 막아섰다.


“태종아 그 낭자를 맡고 있어라.”


“네 사부님.”


민초단이 검을 휘둘러 벗어나려 했지만, 유태종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래서야 끝이 나지 않겠소.”


유양덕은 뒤로 물러선 뒤, 단원들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밧줄에 묶인 마교인들이 앞으로 끌려 나왔다.


“교주님!”

“살려주십시오!”


진천오는 고개를 떨구고 나직이 말했다.


“원하는 게 뭐요.”


“스스로 무공을 폐하시오. 그러면 남은 마교 잔당들은 살려 보내겠소.”


“안 돼요! 백부님!”


“이것도 속죄의 일부겠지.”


진천오는 스스로 기맥을 끊었다.

그는 더 이상 내공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좋소. 그들을 풀어 주어라.”


풀려난 마교인들은 모두가 진천오의 앞에 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약속대로 마교의 잔당은 살려주겠소. 단, 마교의 교주는 살려둘 수 없소.”


유양덕은 진천오의 목에 검을 겨누며 말했다.


“비겁한 노인네! 당신들이 그러고도 정파라 떠벌리는 거야?!”


“무림맹을 위해서라면, 하나의 정의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 보겠소.”


민초단이 쏘아붙였음에도, 유양덕은 일말의 흔들림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본 마교인들이 유양덕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는 가볍게 손날로 달려드는 이들을 기절시켰다.


“약속은 지켰소.”


“단아야. 너는 그와 함께 자유롭게 살아라.”


유양덕이 검을 휘둘렀다.


진천오를 향해 날아든 검은,

앞을 가로막아선 민초단을 찔렀다.


“백부님···”


“단아야!”


흘러나온 선혈이 그녀의 옷을 붉게 적셨다.


***


뒤늦게 도착한 독고 램지는 민초단이 검에 찔리는 모습을 보았다.


“안돼!!”


서둘려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


이미 복부에 출혈이 심했다.


어떻게든 지혈해보려고 했으나,

그녀의 피가 자신의 손에 흥건했다.


“독고··· 램지···”


그녀는 힘겹게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뺨을 어루만졌다.


“단아, 괜찮을 것이오. 제발···”


“사···”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그녀의 손은 힘없이 떨어졌다.


“단아!”


독고 램지는 그녀를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 곁에서 진천오도 말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독고 소협···”


민초단이 뛰쳐나간 걸, 막지 못한 유태종은 상황을 대강 파악했다.


“가만히 있었더라면, 교주의 목만 베고 끝났을 것을···”


유양덕은 피로 적셔진 검을 다시 진천오에게 겨누며 말했다.


“사부님. 여기엔 마교가 없습니다.”


유태종이 그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비키거라 태종아.”


유양덕이 한 발짝 다가오자,

유태종은 검을 빼 들어 자신의 왼팔을 잘랐다.


“끄윽···!”


“태종아!”


“사··· 사부님. 여기엔··· 마교가··· 없습니다.”


눈빛을 보아하니,

유양덕이 한 발 더 다가선다면, 남은 팔마저 자를 기세였다.


“알았다. 알았으니. 너는 어서 지혈을 하거라.”


유양덕은 검을 거두고, 무림맹 단원들을 보며 외쳤다.


“무림맹은 들어라! 오늘 우리는 지긋지긋한 마교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도다!”


무림맹 단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럴 필요까지 있었느냐 태종아···”


유양덕이 유태종을 부축하며 말했다.


“물러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유태종은 정신을 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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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미식파 독고 램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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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 결혼식 21.06.15 17 0 11쪽
22 22화 - 건곤일척 21.06.13 14 0 11쪽
21 21화 - 황실 대장군 21.06.10 17 0 11쪽
20 20화 - 새로운 검 21.06.09 20 0 13쪽
19 19화 - 검강 21.06.08 19 1 11쪽
18 18화 - 행방불명 21.06.07 18 0 11쪽
17 17화 - 강호의 마지막 괴물 21.06.06 18 0 11쪽
» 16화 - 기습 그리고 죽음 21.06.05 32 0 12쪽
15 15화 - 마교의 두 남자 21.06.03 25 0 11쪽
14 14화 - 구출 21.06.01 17 0 11쪽
13 13화 - 한빙장 21.05.31 22 0 11쪽
12 12화 - 민트초코 21.05.29 26 0 12쪽
11 11화 - 목적과 이해관계 21.05.28 22 1 13쪽
10 10화 - 좌룡산장 21.05.27 20 1 11쪽
9 9화 - 무림맹으로 가는 길 21.05.26 24 1 11쪽
8 8화 - 인연은 깊어져 가고 21.05.25 26 1 12쪽
7 7화 - 독광침 21.05.24 27 1 11쪽
6 6화 - 폭풍전야 21.05.22 33 1 11쪽
5 5화 - 숲에서의 밤. 21.05.21 49 1 13쪽
4 4화 - 고집 또는 대의 21.05.20 47 1 12쪽
3 3화 - 쌀의 행방 21.05.19 57 1 11쪽
2 2화 - 보름달이 빛나는 밤 21.05.17 80 4 13쪽
1 1화 - 독고 램지 +2 21.05.15 167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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