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혈랑아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 세상이 망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박현수™
작품등록일 :
2024.09.04 15:53
최근연재일 :
2024.09.10 20: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3,602
추천수 :
38
글자수 :
84,019

작성
24.09.05 11:36
조회
327
추천
3
글자
13쪽

005

DUMMY

#005


곤히 잠에 빠져있던 재희를 지혁이 흔들어 깨웠다.


“어이, 이봐. 일어나.”

“음? 아우, 왜······.”

“뭔가 왔어.”


재희는 잠에서 깨지 싫은 듯 지혁으로부터 돌아누웠다.


“뭔데 그래.”

“괴물인 것 같아.”

“뭐······!”


재희가 눈을 번쩍 뜨며 벌떡 일어났다.


“지, 진짜?”

“확실한 건 아닌데. 느낌이 이상해.”


감이 남다른 지혁이다. 그런 지혁의 감에 진한 살기가 감지되었다. 거기에다가 외부에서 밀려오는 기척까지.

묵직한 이 소리의 원인이 사람일 리는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쿠우웅-!


“끼야아아아악!”


뭔가가 부서지는 큰 충격의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두 동의 창고 중에 다른 곳이 괴물의 습격을 받은 거였다. SM-1 수마리가 창고를 덮치며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꺄아아악!”

“꺄아아악!”

“으아아앙-!”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조용히 하라며 손짓하지만 공포에 질린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비명부터 지르며 숨을 곳을 찾아다녔다. 벽으로 붙으며 답답해하는 남자들의 시선 속에서 우는 아이와 여자들은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죽었다.


“크흐흐흑!”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벽으로 붙은 한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여자가 죽을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주룩 흘렀다. 좋아하는 마음보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서인지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지, 진영아······!’


그렇게 남자가 좋아하던 여자는 괴물에게 한 번 치여 저만치 날아간 뒤, 세 마리의 괴물에 휩싸여 죽임을 당했다. 남자는 보지 않으려는 듯 몸을 움츠려 조용히 흐느꼈다.


그 옆 창고의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다. 그들은 차마 나가보진 못하고 문틈으로 바깥 상황을 살피는 노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 거예요? 괴물이 온 거예요?”

“쉬잇!”


나이가 가장 많은 김병지는 작은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조용히들 하라고! 다 같이 죽고 싶어?!”


웅성거리던 소리가 잦아들고, 그는 지하에서 문을 열고 나오려는 여자를 얼른 저지했다.


“무슨 일이에요?”

“나오지 마. 아이 우는 소리가 바깥으로 들렸다간 끝장이야.”

“설마, 괴물이 나타난 거예요?”

“어, 괴물이 옆 창고로 들이닥쳤어. 그러니까 얼른 들어가. 빨리.”


사람들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서로의 입단속을 시켰다.


그 사이 진혁과 재희가 사무실에서 나와 김병지에게 다가왔다.


“괴물인 겁니까?”

“어. 이미 옆 동이 당한 모양이야.”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지혁은 옆 창고에도 여자와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대로 둘 순 없단 생각으로 나가려 했지만, 김병지가 막아섰다.


“자네, 미쳤어? 한두 마리가 아닌데 뭘 어쩌려고?”


지혁은 김병지를 지나치며 답했다.


“제 몸은 제가 알아서 지키겠습니다.”

“아니······!”


재희도 김병지와 같은 마음이지만, 눈앞에서 지혁이 싸우는 모습을 두 번이나 목격했었다. 그의 능력을 잘 아는 그녀는 다시 지혁을 말리려는 김병지를 말렸다.


“그냥 두세요. 저 사람은 괜찮을 거예요.”

“아니, 그래도······.”


지혁은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갔다. 옆 창고는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쿵쾅거리는 소리에 주변에서 괴물들이 더욱 몰려오고 있었다.


“많이도 왔군.”


그는 다짜고짜 뒤돌아 문을 열더니 재희에게 말했다.


“너, 이리 나와.”

“나? 나는 왜?”

“일단 나와.”


재희는 영문을 몰랐지만, 일단 밖으로 나왔다. 두려운 마음은 있지만, 지혁을 믿었다.


지혁은 하늘을 향해 수호의 반지를 들어올렸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반지에서 생겨난 녹색 빛이 허공에 떠올라 넓게 퍼지더니 창고 전체를 두른 거였다.


지혁은 곧 반지를 빼어 재희에게 건넸다.


“내가 주입한 마력이 있어서 잠시 동안은 유지가 될 거야. 이것 좀 끼고 있어.”


재희는 저 빛이 총알도 막아냈던 걸 떠올렸다.


“보호막인 거구나. 그래, 알았어.”


재희에게 반지를 건넨 지혁은 그대로 창고로 돌진했다. 순식간에 지붕으로 날아든 그는 SM-1 두 마리를 단숨에 베어버린 후 찢겨져 있는 지붕에서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곳곳이 아이, 여자 할 것 없이 시신으로 가득했고, 몇몇 살아남은 사람들은 벽으로 찰싹 달라붙어 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지혁이 뭘 어쩌려고 저러나 하는 시선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다.


지혁은 순간적으로 그들에게 분노가 일었다.


“병신 같은 새끼들, 아이들이 죽어 가는데 뭐하고서······!”


자기 목숨만 구하고자 저러고 있다니, 지혁은 저들이 그렇게 경멸스러울 수가 없었다.


최소한 아이들은 구할 의지라도 가졌어야지. 그게 어른으로서, 남자로서 최소한의 인격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


“크흐, 도와줄 가치도 없는 새끼들······.”


마음 같아서는 죽던지 말던지 놔두고 가버리고 싶지만.


“그렇다고 괴물들을 이대로 놔둘 수도 없고. 어쩔 수 없군.”


괴물들을 이대로 놔뒀다간 금방 옆 창고까지 덮칠 것이다. 수호의 반지에 깃든 힘은 금방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전에 빨리 처리해야만 했다.


지혁은 단검을 꺼내어 검의 옆면을 때렸다.


처어엉-!


“여기다, 이 괴물들아! 전부 따라와!”


그는 도로까지 내달리며 계속해서 단검으로 검을 때렸고, 그 소리를 들은 괴물들은 짐승 같은 몸놀림으로 빠르게 지혁을 쫓아 우르르 몰려나왔다.


이후 지혁은 닥치는 대로 괴물들을 베어갔다. 괴물들은 엄청난 수로 몰려들었지만, 지혁은 마치 검을 든 헐크처럼 더욱 막강한 힘으로 괴물들을 베고, 쳐내고, 짓이겨갔다. 괴물들은 지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주변은 죽은 괴물들의 재만 가득 흩날리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추르르르릇-!


갑자기 어디선가에서 긴 촉수가 여럿 뻗어오더니 지혁을 덮쳤다. 지혁이 가까스로 피하자 그가 올라서 있던 차량이 촉수에 의해 사방이 꿰뚫렸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재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뭐야······! 저거 설마··· SM-6?”


스트라이더 몬스터라고도 불리는 이 괴물은 다리가 매우 길고 날씬하며, 촉수와 같은 손을 가지고 있었다.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촉수는 콘크리트 벽이나 철문도 가볍게 뚫고 찢어낼 만큼 강력했으며, 웬만한 총으로도 죽일 수 없는 단단한 몸을 지니고 있었다. 높은 건물이나 장애물을 쉽게 넘어다니는 게 특징인 이 괴물은, 길고 날렵한 다리를 이용해 높은 곳에서 기습적으로 공격해오는, 매우 무서운 괴물이었다.


“저건 너무 위험한데.”


지혁은 천천히 다가오는 괴물을 가만히 응시했다.


“새로운 놈이 나왔군.”


SM-6의 등장으로 SM-1들이 주변으로 물러났다. 그것으로 지혁은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이것들도 서로 서열이 있는 모양이군.’


보다 강한 존재에게 복종하는, 그런 특성이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새로 나타난 괴물로부터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크그그그극, 조용히 식사가 준비되는 거나 지켜보려고 했는데, 재밌는 게 나왔잖아?”


지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이번 괴물은 말도 하는 거야?”


바로 그때였다. 괴물의 가슴뼈가 징그럽게 열리더니 거기에서 얼굴이 나타났다. 놀랍게도 그것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점액질로 가득한 사람의 얼굴 모습에 진혁은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후우, 이건 사람이 괴물이 된 거야··· 아니면 잡아먹혀서 저렇게 된 거야?”


갑자기 괴물이 버럭 화를 냈다.


“X팔, 보면 몰라! 내가 이 괴물을 조종하는 거잖아!”

“조종한다고?”


지혁은 저 괴물 가슴에 박혀 있는 사람 얼굴의 눈이 검다는 걸 발견했다.


[“당신은 뭔가 좀 달라 보여서. 변형자들은 눈이 검게 변하는데, 당신은 그렇게 안 보이거든.”]


지혁은 재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확신했다.


“그 눈, 너··· 변형자구나.”

“맞아. 내 능력은 괴물이든 사람이든 기생할 수 있는 거거든. 어떤 것이든 내가 원하면 기생할 수 있지. 크흐흐, 결국 이 세상에 정점에 설 수 있는 건 나뿐인 거야! 크흐흑! 크흐흐흐흑!”


지혁은 또 한 번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웃음소리 한 번 더럽게 재수 없군. 인간이었을 때도 짜증나는 놈이었겠어.”

“뭐······?”

“괴물이 되기 이전에도 과시욕 강하고 떠벌리기 좋아하는 성격이었나 본데, 주둥이 그만 놀리고 그만 오지? 너만 죽이면 대충 정리가 될 것 같은데.”


검으로 바닥을 텅텅 치는 그는 전혀 긴장감 없는 모습이었다. 변형자는 상대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꼈다.


“이 새끼가······ 그래, 어차피 죽일 거, 빨리 죽여줄게.”


순간적으로 하늘 높이 튀어 오른 변형자가 수없이 많은 촉수로 마구 찔러왔다. 진혁이 피한 자리는 촉수의 공격으로 구멍이 숭숭 뚫렸다.


“언제까지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흐흐흑! 흐히히힉!”


그 순간, 지혁의 눈빛이 강하게 빛났다.


“그 웃음, 재수 없다고 했을 텐데.”


변형자는 계속된 공격을 횡으로 돌며 피하던 지혁이 그대로 변형자에게 쏘아졌다.


파앗-!


“허억!”


생각지도 못한 순간적인 빠름에 변형자는 크게 당황하고, 날아드는 검을 보며 가진 촉수들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았다.


쿠궁-!


엄청난 충격에 강철처럼 단단하던 촉수가 그 자리에서 모두 터져나갔고, 변형자는 강렬한 파동을 퍼트리며 반대방향으로 튕겨져 날아갔다.


퍼서서석!


건물 벽을 부수며 깊숙이 파고든 변형자.


“별 것도 아닌 게 주둥이만 살아서는.”


엄청난 충격에 피투성이가 된 변형자는 검은 피를 토해냈다.


“쿨럭!”


그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대체 뭐야, 저 새끼는······! 변형자도 아닌 것 같은데, 인간 같지 않은 이 힘은 대체 뭐냐고! 여섯 번째 진화체를 얻느라 내가 어떤 고생을 했는데······! 으이, 씨! 전혀 상대가 안 되잖아!’


무시무시한 힘으로 자신을 날려버린 상대가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지배하고 있는 몸이 많이 망가졌는지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에 따라 변형자는 강한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지혁은 그대로 변형자의 다리를 잡고 다시 반대편으로 날려버렸다.


쿠엉-!


힘없이 날아간 변형자가 차에 처박혔다가 축 늘어지고.


그 순간 허공 높이 치솟아 오른 지혁이 그대로 강하게 떨어져 내리며 검으로 변형자를 내리쳤다.


콰과- 아앙-!


어찌나 강력한 파괴력인지 그곳을 중심으로 주변 20m가 움푹 꺼졌다.


주변에서 SM-1들이 모여들며 공격을 해 와서 처리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 일대는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끝났군.”


그러나 지혁은 다시 변형자에게 다가와 살피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음? 뭐야, 얼굴이··· 없잖아?”


괴물의 가슴에 박혀있던 얼굴이 감쪽같이 사라진 거였다.


“이 새끼, 도망쳤군.”


사실 변형자는 지혁이 다리를 잡고 날려버리기 이전에 등을 통해 빠져나갔었다. 어둠속을 틈타 조용히 빠져나간 변형자는 이미 다른 SM-1의 몸에 기생하였고, 거리를 둔 곳에서 지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개새끼······.”


울분에 찬 변형자는 강하게 소리쳤다.


“너는 언제고 내가 죽여 버릴 거야-! 절대로 가만 안 둘 테니까, 기억해둬!”


소리가 메아리치듯 여기저기서 울렸다. 지혁은 곳곳을 빠르게 이동하며 찾아다녔지만, 결국 변형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어디에 있는 거야. 후우, 어째 귀찮아질 것 같은 놈을 놓친 것 같은데.”


하지만 그래봐야 자신에게 위협이 될 존재는 아니었다.


“훗, 상관없지. 나중에 끝내면 되니까.”


히쭉 웃은 지혁은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끝내주겠노라 다짐하며 창고를 향해 걸었고, 그런 지혁을 바라보는 재희는 그의 놀라운 전투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


“SM-6까지 이겨버렸어······. 진짜 대체 정체가 뭐지?”


그의 능력이 놀랍기도 했지만, 지혁을 바라보는 재희의 눈엔 그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세상을 구할 영웅.


재희의 눈엔 그가 그런 영웅처럼 비춰졌다.





액션 씬 가득 - 주인공에게 상대도 되지 않지만 앞으로 귀찮아질 것 같은 빌런의 등장 - 경이로운 시선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는 사람들.


작가의말

심사기준 5편째네요. 뭐가 더 필요하려나... 오타는 봐주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환했더니 세상이 망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직접 표지 만들어 보았네요 ㅎㅎ 24.09.09 59 0 -
13 013 +2 24.09.10 86 1 16쪽
12 012 24.09.09 121 2 13쪽
11 011 24.09.08 173 1 14쪽
10 010 24.09.08 200 1 17쪽
9 009 24.09.07 191 3 14쪽
8 008 24.09.06 200 1 12쪽
7 007 24.09.06 220 1 11쪽
6 006 24.09.05 279 2 16쪽
» 005 24.09.05 328 3 13쪽
4 004 24.09.05 377 5 15쪽
3 003 +1 24.09.04 418 6 16쪽
2 002 +3 24.09.04 451 6 15쪽
1 001 24.09.04 558 6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