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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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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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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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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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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7

DUMMY

그건 단순히 시우의 빈틈을 찌른 공격이 아니었다. 어느 사이에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루'티라스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있고 몸에서는 피로 된 안개를 두른 것처럼 붉은 기운이 맴돌고 있다.


마나고 뭐고, 이건 누가 봐도 폭주의 징조인 것이 뻔히 보인다.


이에 내공을 급격하게 끌어올리며 홍류선법을 크게 전개하는 시우. 그래도 루'티라스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힘을 먼저 급격히 끓어올린 것은 자신. 그 시간차이가 있기에 아무리 힘을 끌어올려도 늦는다. 이걸로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자신의 강함을 나름대로 보여줄 수 있으리라.


이런 루'티라스의 앞에서 시우의 몸에 휘감긴 무지개의 무늬가 급격히 변했다.


그건 마치 표범을 떠올리게 만드는 무늬. 빨간색의 바탕이 크게 펼쳐지고, 곳곳에 중앙으로 갈수록 보라색으로 진해지는 점이 알알이 박힌다.


이 무늬와 함께 다리를 박차면서 몸을 빙글 돌리는 시우


그러자 시우의 머리를 향해서 떨어지던 몽둥이들 중 한쪽이 시우의 등을 쭉 긁으면서 스쳐 지나간다.


"..."

"휴우-"


그래도 성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그냥 몽둥이가 아닌 못이 이곳저곳에 박혀있는 몽둥이. 그것이 등을 긁었으니 마냥 무사할리가 없지 않은가. 옷은 쭉 찢어지고 얇게 베인 등에서는 피가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솟아오르는 따가움에 인상을 찌푸릴만한 상처다. 하지만 시우는 그런 표정을 짓는 대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살짝 뒤를 돌아서 아눕롤을 보는 시우였다.


'방금 그건 뭐였죠?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우선 어떤 느낌이었는지 말씀해 보시옵소서.'


폭주란건 너무 뻔하며 당연하고...


'어딘가에 써야 할 힘을 몰아준 느낌이었어요.'

'맞사옵니다. 트롤, 오크, 오우거 등등 회복력이 강한 일부 종들이 쓰는 기술이지요.'


단순히 지성의 일부 뿐만이 아니라 회복력까지 공격력에 쏟아붇는 폭주. 단순히 이성을 내주고 미쳐 날뛰는 것보다 반동이 훨씬 더 큰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나름대로 신중한 성격의 루'티라스는 시우가 공격권에서 벗어나자마자 바로 그 폭주를 거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확하게는 회복력보다 더 광범위한 영역의 신체적 제어기능을 포기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체온이나 혈압, 혈당 등등... 어설픈 폭주하고는 다르게 저것이 진짜 폭주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를 나름대로 이해한 시우는 약선이 굉장히 싫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루'티라스가 시우를 순간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건 완벽한 타이밍을 잡은 시점에서 그 폭주를 쓰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아하니 또 쓸 생각 같은데


'약선님이 살려주실 겁니다.'


시우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전음으로 가차 없이 말하는 아눕롤. 뭐, 할 수 있기는 하겠지. 그래도 그렇다고 약선에게 모두 맡기는 건 아닌 것 같아서 하늬를 보니 하늬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있다.


여기서는 아눕롤의 말보다는 하늬의 눈치를 들어주는 것이 더 낫겠지.


그렇기에 시우는 홍류선법의 표의 무늬를 계속해서 전개했다. 이대로라면 막무가내로 폭주를 쓸 엄두를 내지는 못할 것이다.


-쓰읍, 다들 너무 배려가 지나치셔...

"시훈이 삼촌이라고 해도 저런 배려를 보여줬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을걸요?"


손시훈이 가차가 없는 건 어디까지나 '적'에 한정된 일. 지금 이를 악물고, 나누어진 몽둥이를 다시 기다란 장대의 형태로 합쳐서 휘두르는 루'티라스 정도면 필사적인 애송이로 볼 수 있다.


다만 그런 배려까지는 좋은데, 그 와중에 상대방의 속을 살살 긁어서 문제지... 시우는 그런 기색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자신의 최선을 다해서는 루'티라스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오빠가 못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지요.


더 쉬운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제일 무식한 방법으로는 모든 내공을 쥐어짜내면서 홍류선법 최강의 무늬인 접(蝶, 나비)을 쓰는 것이다. 반원형으로 점차 확산이 되면서 펼쳐지는 그 무늬는 루'티라스를 압도할 뿐만이 아니라, 관객들의 감탄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겠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동시에 난무(亂舞)의 무공인 홍류선법의 특징도 살리는 쇄(鎖, 쇠사슬)의 무늬를 쓰는 것. 그것이라면 루'티라스의 폭주를 흘려낸 다음 반동이 찾아왔을때의 반격으로 충분히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시우가 루'티라스의 몸을 망가트리는 것보다, 루'티라스가 스스로의 몸을 망가트리게 해서 이기는 방법


반면에 표의 무늬를 써서, 최대한 상대방의 폭주를 억누르면서 싸우는 방법은


-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 가장 힘들고 알아주기 힘든 방법이겠지요.

"그래서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 멋지지 않나요?"


하늬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풋 하고 웃는 아눕롤


그런 두 사람을 두고 시우는 최대한 알아주기 위한 방법을 자기 나름대로 떠올리고 있었다.


남들이 알아준다는 건 자신보다도 상대에게 더 중요한 일. 이 투기장의 싸움이 전체적으로 치킨 게임인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력으로 들이받는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까. 물러서는 순간 치킨, 모두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겁쟁이가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겁쟁이가 되어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인정시켜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목표를 위해서 기초로 돌아간 자세를 다잡는 시우였다.


소림-소림오권(少林五拳)


짐승의 모습을 본떠서 정(精), 기(氣), 힘(力), 뼈(骨), 신(神)을 단련하는, 소림의 '기초'적인 권법. 하지만 정보의 부족과 시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은 루'티라스에게 크나큰 압박감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바로 몸을 살짝 낮추면서 몽둥이를 쥔 자세를 바꾸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박혀있는 못의 이점을 버리는 대신, 끝에 뾰족하게 나 있는 작살의 촉을 활용하는 자세. 미묘하게 작살의 촉을 살짝 위로 향한 모습만 딱 보고 있다면 머나먼 원시에서 갑자기 맹수와 대치 상태에 빠진 사냥꾼의 모습을 충분히 떠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갑자기 싸움의 열기가 푹 식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유의 함성을 함부로 보내는 관객은 하나도 없다. 그저 침을 꼴깍 삼키면서 어떤 전개로 흘러갈 것인가 바라보고 있을 뿐


아마도 관객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부분의 생각은 대부분의 고양이과 맹수들이 그러는 것처럼 갑자기 시우가 뛰어오르고, 루'티라스가 노련한 사냥꾼답게 반격하는 모습일 것이다.


이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시우는 빠르게 바닥을 쓸어버리는 듯한 달리기와 함께 루티라스에게 빠르게 달려들었다.


기(氣)를 단련하기 위한 사권(蛇拳)의 활용이다. 말 그대로 뱀과도 같은 그 움직임. 섣불리 창을 내지른다면 유연한 움직임과 함께 피해서는 그대로 파고들 여지만 넘겨줄 것이다.


이를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한 루'티아스의 손자세가 다시 바뀌었다.


뱀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무리는 목을 짓눌러서 제압하는 것이겠지만, 그 이전에 힘을 최대한 빼야 하는 법. 최소한의 힘으로 속도를 살린 타격을 흩뿌려야 한다.


맞으면 더 좋겠지만, 맞지 않아도 뱀처럼 움직인다는 것은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소림오권(五拳)은 말 그대로 다섯(五)개의 권법으로 이루어져 있는 권법. 상성을 찔린다는 걸 예상했던 시우는 그대로 높이 뛰어올랐다.


"..?"


들짐승의 것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도약. 그것은 새들이 날아오르기 위한 시작 자세의 동작과 견줄만한 것이다. 정(精)을 단련하기 위한 학권(鶴拳)의 연계다.


그것은 관객들도, 루'티아스도 잠깐 자신의 눈이 잘못되지 않았나 착각했을 정도로 깔끔한 연계였다. 어떻게 저런 도약을 날개 없이 할 수 있는 것인지.


왜 아직도 시우의 몸에서 펼쳐져 나오고 있는 무지갯빛의 무늬는 나비가 아닌 표범의 무늬인지.


거기서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루'티아스였다.


지금 시우의 몸에 어떤 무늬가 펼쳐져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시우가 압도적으로 높은 위치를 잡았다는 것.


이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위기이기도, 기회이기도 했다. 자신의 우위인 체격이나 힘의 우위를 잡을 수 없게 된 대신에 상대는 공격을 피하기 힘들게 되었으니까.


그렇기에 높이 작살을 치켜드는 루'티아스를 두고 시우의 자세가 다시 바뀐다.


지금 몸에 흩날리고 있는 무늬와 걸맞는 자세. 힘을 단련하기 위한 표권(豹拳)의 자세다. 말 그대로 표범의 무늬를 휘날리며, 표범과도 같이 높은 곳에서 상대방을 덮치듯이 내려오는 시우다.


그걸 보면서 루'티아스는 지금이 바로 폭주를 다시 쓸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저 위치에서의 공격이라면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확실하게 힘과 힘의 싸움이 된다면 자신의 최선을 다할 때


이긴다는 자신은 없다. 빠르게 자세를 3번 바꾼 것을 보면 저 표범의 무늬도 순식간에 나비의 날개로 바뀔 수 있다는 걸 암시하니까.


그래도 그렇게 상대의 전력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충분하다. 그것으로 자신의 강함을 증명한다.


명예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로 내몰리지 않게 자신의 힘을 증명할 것이다. 그 각오와 함께 루'티아스의 눈이 붉게 빛났다.


그런 그녀의 귓가에 희미한 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림오권, 아직 5개 중에 3개야."


그래서? 뭐 어쩌라는 것인가?


위에서 주먹이 떨어지는 것에 맞서 자신은 작살을 높이 치솟아 들 뿐이다. 주먹으로 막아내지 않는다면 자신의 작살은 순식간에 가슴이나 배를 꿰뚫겠지.


마치 말뚝이 잔뜩 꽂혀져 있는 함정에 떨어진 맹수처럼


루'티아스의 그 생각대로 시우의 자세가 조금 더 바뀌었다.


"이것으로 넷"


단순하게 부풀어오른 힘의 속에 말 그대로 단단한 뼈대가 잡힌다. 뼈를 단련하는 호권(虎拳)의 자세. 그것 튼실함을 기반으로 한 시우의 주먹과 연결된 손목이 살짝 비틀렸다.


그리고 그 비틀린 움직임은 위로 치솟고 있던 작살을 크게 흔든다. 마치 수수깡을 호랑이가 전력으로 후려치는 것처럼


이와 함께 관객들의 앞에서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


장대의 중간이 뚝 부러진 것이다. 시우가 작살의 끝에 준 충격과 루'티아스가 대를 잡고 있는 힘을 버티지 못한 여파로 일어난 일.


그런 자세한 이유까지는 관객들은 모른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나누어진 것이 부러지는 모습은 봤기에, 이번에야말로 저 봉이 확실히 박살이 났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된 관객들. 이것으로 승부는 났다.


그렇게 관객들이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한 전사는 빠르게 손을 움직여서는 작살의 촉이 들어있는 끝을 낚아챘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 외침과 함께 몸에서 한층 더 붉은 기류가 솟구쳐 퍼져나간다. 그 기세는 시우의 몸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무지갯빛에 전혀 밀리지 않는 흐름이다.


그와 함께 시우에게 말뚝을 내다꽂듯이 부러진 작살의 봉을 내다꽂는 루'티아스.


......


작살의 촉이 시우의 팔을 크게 찢고 핏방울이 바닥에 송글송글 떨어진다. 좀 전의 등을 긁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중상이다.


그러나 아직


"한 팔, 그리고 하나"


그 마지막 하나는 소림오권(少林五拳)의 완성이라고 부를만한 것. 정-기-힘-뼈로 만들어진 육체에 신(神)을 깃들게 하는 용의 자세.


그렇게 완성된 자세를 한 층 더 진화, 용의 거친 기세를 부드럽게 가공시킨다.


그건 확실히 모순적이지만 그렇기에 더 파괴적인 주먹이 될 것이다. 이를 본능적으로 느낀 루'티아스는 다시 말뚝과도 같은 작살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시우가 주먹을 내지르기 이전에 먼저 팔을 빠르게 내려쳤다. 아무리 굉장한 주먹이라고 하더라도 맞지만 않으면 그만이니까.


팔의 길이가 있으니, 시우의 주먹이 자신의 배에 닿기도 전에 작살의 촉이 시우의 머리나 목에 꽂힐....


소림-용왕유권(龍王柔拳)


관객들이 본 것은 시우의 주먹에서 터져나온 무지갯빛의 용이 그대로 루'티아스를 물어서는 저 멀리 뒤로 날려보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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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접촉2 21.05.10 41 1 13쪽
284 접촉 21.05.07 36 1 13쪽
283 색다른4 21.05.06 4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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