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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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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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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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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4

DUMMY

"!!.....?..!??"



영문을 몰라하고 있다.



시우와 부대장 사이의 거리는 대략 6-7 걸음. 달려 나간다면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공격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기는 하다.



하지만 절대로 제자리에서 날린 주먹을 맞힐 거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허공에 주먹을 날리자마자 자신의 코에 욱신한 감각이 퍼져나간 것이다.



"무, 무슨..."



여러모로 정신을 차리기는 힘들 거다. 그래도 명색이 부대장이란 값은 하는지, 시우가 뭔가를 했다는 것은 눈치챘다.



"이...!"



그런데, 그렇다면 어쩔 건가?



한 번 더. 한 손으로 칼을 뽑아 들고 높이 들어 올리는 타이밍에 맞춰서.



소림-백보신권(百步神拳)



정확히 칼을 쥐고 있는 손을 단련된 내공의 덩어리가 세게 때린다.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모를까, 망치로 때리는 듯한 충격이 손을 울리는데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칼을 떨어트리면서 얼얼한 손을 다른 손으로 붙잡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여기서 잠깐 행동을 멈추는 시우. 몰아붙이는 것도 어느 정도 정신이 있을 때나 의미가 크게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정신을 조금 차리고 자신이 떨어트린 칼에 손을 뻗는 부대장을 보며 시우는 다시 몸을 움직였다.



거리는 여전히 6-7 걸음이다. 가까이서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이면서 팔을 뻗는 이와 멀리서 단순히 손만 까닥이는 이.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가까이서 움직이는 이가 칼을 줍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소동은 시작부터가 상식에 어긋난 일. 그런 시작에 걸맞게 바닥에 떨어진 칼은 보이지 않는 실로 끌어당기는 것처럼 시우의 손으로 날아온다.



이 칼을 시우가 맨손으로 깨트려 부수자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부대장이었다. 그런 부대장의 턱을 걷어차면서 기절시키는 시우였다.



그리고 축 늘어진 부대장을 들쳐 매고 돌아와서는 내던지는 것으로 소동은 끝.



수레를 끌 낙타가 조금 사납기는 했지만, 그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거칠다고 해도 몬스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짐승에게는 한계가 있으니까.



시우가 대충 노려보는 것으로 그들은 금세 고분고분한 양처럼 수레를 묵묵히 끌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는 뒤도 돌아보지 않을 기세로 일행을 태운 수레는 빠르게 도시에서 멀어졌다.



거기서 아쉽다는 듯이 말하는 아눕롤이었다.



-그 부대장이라는 남자. 더 두들겼어도 됐을 텐데요.



시우에게 그 부대장을 박살 낼 이유는 충분히 있다.



신의 축복이 담겼다는 수정을 들고 와서 마나로 위협이라.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는 거의 암살 시도라고 볼 수 있는 짓이 아닌가.



코뼈를 뭉개고, 손목을 치고, 턱을 차서 기절시키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사지 멀쩡하게 보낸 것은 살짝 호구스럽게 보일 수 있는 처분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명색이 도시를 지키는 부대장이니까."



대장이라는 사람은 자리를 비울 테니 실질적으로는 그 사람이 도시 내부의 치안과 외부의 수호를 담당한다. 어디라도 잘못 부러졌다가는 애꿎은 피해를 도시 안의 사람들이 받게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건 아니야. 그래도 아주 바보고 극도의 악질은 아닌 것 같으니 앞으로 눈치는 조금 살피겠지."



수레는 확실히 제대로 된 것을 주었다. 식료품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 낙타 비슷한 짐승은... 거칠기는 했지만 병들어서 비실비실한 것을 주지 않은 것이 어디인가.



그러니 이 건은 여기서 끝내기로 하고...



잠깐 묘한 표정을 짓는 시우. 그리고 그는 하늬를 잠깐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아가씨라..."

"싫어요."

"아직 아가씨라는 말 밖에 안 했는데."

"그런데 짐작이 가요."



손시우와 김송현이 종종 보여주고는 했던 그 관계. 최종 보스와 중간보스. 그것을 하늬와 시우에게 대입시키는 것이다.



"굳이 그래야 하는 필요가 있나요?"

"그야 내가 비적합자니까..."



무언가를 보여주든, 보여주지 않든 비적합자가 연출할 수 있는 모습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



그러니 시우와 하늬가 동급으로 묶이면 괜히 하늬까지 얕잡아 보일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처음부터 시우를 살짝 낮은 급에 두는 것이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시우가 얕잡아 보이는 시선은 하늬에게 덜 적용되고, 시우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하늬도 자연스럽게 급이 올라가는 효과를 보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확실하게, 제대로 해야 하는 거 알죠?"

"내가 김송현처럼 불성실하게 뺄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어... 그러니까"

"그리고 내가 너를 스스럼없이 부르고, 네가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 정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



하늬가 허락했다는 설정을 덧붙이면 끝. 누가 봐도 시우는 어른이고 하늬는 아이니까. 대충 귀한 아가씨와, 그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격이 있는 집사라는 설정을 붙이면 된다.



왜, 왕족이나 고위 귀족을 모시는 시종도 상당수는 그에 걸맞게 높은 신분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하도 '오빠'라고 불러서 나는 포기했습니다- 걱정되네요-라고 말하면 끝



"반드시 고쳐야 하는 건 아눕롤의 일부 말투뿐이야. 나를 시우군이라고 부르고, 너를 하늬 아가씨라고 부르면 된다고."

-어라? 왠지 그 소리를 들으니 좋은 계획 같지 않사옵니다.

"아눕롤에게서 도련님이라는 소리가 그렇게 듣기 싫어요?"



'응'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지는 못했다. 자신은 싫으면서 하늬에게는 '아가씨'라는 짐을 떠넘기는 짓을 하고 있으니까.



물론 말을 하나, 안 하나 속이 뻔히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으음..."



하늬의 시선도 따갑고, 팔도 꽉 죄여 오는 것 같다.



팔이 죄여 오는 것은 기분 탓일 것이다. 아눕롤이 이런 것 가지고 시우의 팔에 장착된 분신체를 꽉 조일리가 없으니 말이다. 설령 조인다고 해도 금강불괴를 쓸 수 있는 몸이 답답함을 느낄 리가 없다.



그런데 하늬의 시선이 따가운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다. 시우의 예민해진 오감은 지금 하늬의 눈 주변에 혈류가 모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니까.



눈에 제대로 힘을 줬다는 거겠지. 그리고 눈 주변에 몰린 혈류가 머리로 옮겨지며 분위기가 차가워지자 괜히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시우.



하지만 자신들의 주변을 둘러싸는 흐릿한 살기에 시우 또한 빠르게 정신을 차리면서 머리를 식혔다. 이런 시우와 하늬에게 아눕롤이 말했다.



-일행의 주변을 두 무리가 감싸고 있군요.



시우와 하늬도 그것은 느꼈다. 대략적인 진형 분석도 된다. 첫 번째 무리는 자신들을 감싸고 있고, 두 번째 무리는 자신들과 첫 번째 무리들을 크게 감싸고 있다.



여기까지 파악한 두 사람에게 아눕롤은 그녀만이 말해줄 수 있는 정보 분석을 해주고 있었다.



-실력은 아직 모르겠사오나, 장비로만 살펴보면 두 번째 무리가 압도적으로 더 정예이옵니다.

"여기가 사막인 걸 고려해보면 실력도 정예가 아닐까요?"



아눕롤이 '압도적으로' 더 정예라고 표현했다면 대충 온몸을 금속 갑옷으로 둘러싸고 있다는 거겠지. 그런데 여기는 시우가 말한 대로 뜨거운 열기가 하늘에서 땅으로 바로 내리 꽂히는 사막. 여기서의 금속 갑옷은 살아있는 상태로 오븐구이가 되기 쉬운 복장이다.



육체로 그것을 버티든, 마법으로 그것을 버티든 충분히 실력이 정예라고 추측한 시우의 말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를 무시할 것은 못 된다는 듯이 시우는 갑자기 증가한 날카로운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살기가 노리는 지점은 자신이 아닌 수레를 끌고 있는 낙타들. 일행의 기동성을 끊기 위한 저 단호한 행동은 장비만 모자랄 뿐, 확실히 정예라고 부를 수 있다.



다만 상대가 안 좋았다.



"나무 화살에 바람 마법을 쓰는 대신 평범한 화살을 쓰는 게 더 나았을 텐데."

-굳이 그렇지는 않지요. 고전식으로 만들어지는 화살은 화살촉을 이루는 쇠, 화살촉과 화살대를 연결하는 방식, 화살 끝의 깃대에 따라서 소속을 추측할 수 있사옵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통짜 나무 화살에다가 바람 마법을 써서 쓴 건가..."



정체를 완벽하게 숨기는, 도적의 선을 아득이 넘어선 암살자의 비기라고 부를만한 공격이다. 다만 주변에 바람의 흐름을 제어하는 하늬에게는 평범한 화살만도 못한 공격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섣부른 시도의 결과가 잔혹하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 하늬야?"



모래의 해일처럼 보이는 모래폭풍을 가르고 잦아들게 하는 힘. 그 힘을 거꾸로 이용하면 화살 하나를 빠르게 만드는 바람을 우렁차게 키울 수 있다.



그렇게 키워진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주변의 모래를 높이 솟구치게 만든다. 그에 아눕롤도 살짝 기겁하면서 시우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하늬 '아가씨' 계획이 상당히 불편하신 듯한데요?

"그래서 지금부터 조금씩 익숙해지려고요."



잔잔하게 말하며 생긋 웃는 하늬의 표정은 지금까지 시우가 봐왔던 것 중 제일 싸늘하고 무서운 표정이었다.



이 표정과 함께 손을 휘두르자 모래가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그리고 시우는 자신의 주변을 감쌌던 한 무리의 살기가 깔끔하게 지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람이 가라앉자 사막은 방금 전 그 소란이 있었다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평온해졌다. 시우가 잠깐 사막의 단조로움에 졸아서 악몽을 꿨나 착각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덜덜 떨고 있는 낙타 비슷한 짐승의 모습을 보니, 진짜로 있었던 일이 확실하다.



아무래도 자신은 조금 전에 말을 잘못한 것 같다... 그 생각에 입을 여려는 시우에게 하늬는 섬뜩한 그 웃음을 유지하면서 말했다.



"좋아요. 충분히 색다른 느낌의 아가씨가 돼 볼게요."

"아니다, 하늬야 내가 잘못했다."

-진지한 사과인 것 같



아눕롤의 거드는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하늬가 시우의 팔에 장착되어있는 아눕롤을 부드럽게 쓰다듬었기 때문이다.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반은 가죽과 손가락이 있는 사람, 반은 깃털이 덮힌 매의 날개로 쓰다듬는 그 행동은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과 정 반대되는 오싹함을 제공한다.



"아눕롤."

-네, 아가씨.

"좀전에 아눕롤이 이 계획이 싫다고 한 건 시우 오빠를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못한다는 게 싫다는 이유였죠."

-물론 그 이유도 있지만, 아가씨께서도 불편해하시

"변명하지 말고. 싫다고 말한 이유 중 어느 게 주된 이유였죠? 아눕롤의 불편함? 아니면 제 불편함?"



날카롭게 추궁하는 하늬라는 위기에서 아눕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도와줘요, 도련님'



시우에게 전음을 보낸다는 의미없는 짓. 진지하게 말한 건 아니었지만 원흉이 시우였는데 시우는 여기서 입을 꾹 닫는 게 현명한 행동이다.



그저 두번째 무리가 호다닥 도망치는 인기척을 느끼고 있을 뿐. 그렇게 일행을 태우고 있는 마차는 조금씩 태초의 도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

.



"....자, 그럼"



가볍게 손끝이 움직인다. 살짝 당기는 것이 마치 작은 가시를 뽑는 것 같다.



이 동작으로 뽑아낸 것은 어지간한 손가락만큼 기다란 침. 굵기도 뜨개질용 바늘 만큼은 아니지만 저만한 게 사람의 몸에 들어 있었냐며 놀랄 만큼 굵은 침이다. 그래서



"손끝을 움직여보게. 천천히...."



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은 작은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잘려나간 팔을 어떻게든 몸에 붙인 건 대단하다. 냄새를 봐서는 썩지 않았으니 어떻게든 수술과 약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저만한 침이 몸에 꽂히고도 아픔을 느끼지 못했는데, 손끝을 움직일 수 있을까? 나중에라면 몰라도, 지금은 영 무리일 것 같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자신의 손을 보며 눈동자가 흔들리는 남자를 향해 위로를 건네려고 했다.



귀족가나 왕족의 자제가 아닌 이상 투기장에서 불구가 된 이들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니까. 어지간히 세력의 우두머리가 아껴주지 않는 이상 망가진 몸으로 재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재기의 기회를 기적적으로 만들어낸 것만 해도 대단하지 않은가. 그런 말을 건네려는 찰나... 손끝이 모두의 눈에 보일 수 있게 까닥 움직였다.



"팔에 감각이 느껴집니다요! 약선 나으리!"

"약... 선?"

"그 이곳 저곳을 들쑤시는 기자라는 토끼 아가씨에게 들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키잔트헤임 연방 최고의 의사인 약선이라는 분이라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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