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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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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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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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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정리3

DUMMY

다행인 건 본격적인 서열 정리를 위한 특별 보조원은 없다.



원래는 수업이 비어있는 모든 선생님을 쓰려고 했다. 평상시의 블루베리로도 곤란한 짓인데 지금 시를라 틴 캅생트인 상태에서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될 짓



그렇기에 시우는 처음으로 심연의 힘까지 섞인 진심을 드러내면서 저지했다.



교장 선생님을 상대로 서열 정리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짓인가? 도대체 왜 그래야 한다는 것이지? 도대체 하늬가 마냥 주변 학생들에게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걱정이 왜 이렇게 됐는가?



"일단 몇몇 사건의 순서를 다시 재배치해야 할 것 같군요."



가장 마지막에 있는 것은 몇몇 학생들이 하늬를 사람의 형태를 한 테이밍 몬스터 취급을 한다는 것. 우선 이 학교가 여러 이종족이나 그 혼혈이 함께하는 국제학교임을 감안하면 이것부터가 나름대로 큰일이기는 하다.



"저기, 그건 제 크나큰 불찰입니다. 학생들에게 교육을 할테니..."

"아뇨.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소한 불찰입니다. 다만 한 사람, 사람의 사소한 불찰들이 쌓여서 사회를 무너트리는 균열이 되지요. 그를 파악하기 위해서 사건의 순서를 다시 재배치해야 하는 겁니다."



이보다 앞선 일로는 게이트 테러 사건에서 몇몇 학생들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 일이 있었다.



"그보다 더 앞서서는 민원들이 조금 있더군요. 몇몇 학생들이 게이트에 무단으로 출입하였다- 라고 말이죠."

"그, 그런 일이 있었나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기간은 방학 도중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눈치를 피하려고 했다는 의도에서는 철저하다면 철저하지요. 그만큼 평상시에는 이 학교의 관리감독이 상당히 되고 있다는 증거기도 하고요."



하지만 상당히지 완벽하지는 않다. 앞선 말한대로, 사소한, 다만 그것이 쌓이면 사회를 무너트리는 균열이 되는 불찰이다.



즉, 단순히 하늬의 건만으로 온 것이 아니다. 지금 시를라는 하늬의 보호자인 시우의 동행인인 동시에 중앙 헌터 협회의 대리기도 하다.



괜히 서열 정리를 하는 분위기와 함께 권위를 차린 게 아니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 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헌터를 가볍게 여기는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늬를 무의식적으로 테이밍 몬스터로 대하는 것 또한 그런 점이겠지요."

"저기 그래서... 그 본명이 시를라 틴..."

"블루베리로 불러주시길. 오늘은 특별히 제 제자들과 N, 그리고 하늬에 대한 인식을 위해서 이 모습으로 있을 뿐, 평상시의 저는 가벼운 사람입니다."

"시연이가 들으면 속 터질 말이다..."



살짝 끼어든 시우의 말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는 블루베리. 그에 교장 선생님은 시우가 이해된다는 표정을 잠깐 지은 다음, 블루베리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내었다.



"블루베리씨가 원하시는 건 학생들이 헌터에 대한 존중을 원한다는 거군요. B랭크 적합자라도 비상 사태에는 C랭크 헌터의 명령에 따르도록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이런 연구 보고서도 있습니다. 중앙 헌터 협회 직속 팀이나 대기업 후원 팀 소속의 훈련된 테이밍 몬스터의 상황 판단력은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보다 우월하다는 연구결과가요."



블루베리의 상태에서 해도 조금 진지하게 들어야 할 이야기. 그를 계속되는 살짝 딱딱한 목소리로 이어가자 진지하게 들어주는 교장 선생님이다.



이렇게 블루베리의 말을 끝까지 듣자 교장 선생님은 살짝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교장 선생님을 두고 시우 또한 살짝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뭔 말 하는지는 알겠는데, 러시아식 재난 대비 교육 아니야?"

"좀 전에 말했는데, 순서 차이지요. 주인님의 방식이 러시아의 방식이 됐는 거지, 러시아의 방식이 주인님의 방식이 된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

"저도 그것을 감안해서, 이 자리에 제 제자들을 데려오다가 그만둔 겁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얼굴에 '내가 말렸잖아'란 말이 나오지도 않은 시우였다. 그런 도련님을 두고 시를라는 용건을 마치겠다는 듯이 말했다.



"중앙 헌터 협회에서 곧 교육부를 통해 공문이 내려올 것입니다. 그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그래서 잘 된 것 같냐?"

"글쎄요. 할 말은 다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충분히 의지가 있는 것 같으셨고요. 그런데 그거 아시죠?"



지도자가 뼈 빠지게 노력해도 사고는 늘 발생한다. 그게 이론과 현실의 차이라는 것이다



"그게 사람이라는 것 아니겠슴까."

"일단은 자기 손에서 떠난 일이니까 어쩔 수 없어도, 너무 빨리 블루베리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

"아직 학교 안인데, 팔짱 끼고 데이트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시는 검까?"

"내가 잘못했다...."

"뭐, 연락처는 남겼으니 어떻게든 빨리 수습하면 그만이지 않겠슴까?"

"괜히 너가 온 일이 나비효과가 되서는 학생들을 자극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

.



그 나비효과를 제일 처음 맞게 된 김송현은 말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죽... ㅇ... ㅝ...."



기계음이 섞여있는 기괴한 목소리. 이미 전에 아눕롤과 융합된 상태를 본 시우는 그 말이 '죽여줘...'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유명해져서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 한국,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는 그나마 그 정체를 알지만 서양권에서는 '중국의 충격 공포 SF 영화' 혹은 '게이트에서 실종된 일본 덕후 헌터의 최후'라는 왜곡된 인식들이 퍼질 정도다.



그런 기괴한 모습을 한 만큼, 닫혀있어서 마나가 끊긴 게이트를 분석해내는 아눕롤



다만 그 결과물이 좋지 않다. 지금 몇몇 학생들이 들어간 상태에서 닫혀있는 게이트가...



"특수한 형태의 던전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게이트라고요?"

-예. 지구의 민간인들에게는 컨셉 던전이라는 식으로 알려져 있지요. 도련님도 들어보셨지요?



일반적인 핵이나 핵 역할을 하는 우두머리가 존재하지 않는 던전. 특수한 조건을 만족해야지만 일시적으로 던전의 활동이 정지된다.



예를 들면 정해진 제단에 사냥한 몬스터의 시체를 바친다던지 하는 것이 있겠다.



혹은 특수한 조건을 만족해야지만 입장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가장 보편적인 경우는 일정 랭크 이상, 혹은 이하의 적합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들



하지만 굳게 닫혀있는 게이트를 보아하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자리에는 S랭크의 정령용부터, 비적합자까지 다 있는데도 게이트는 묵묵히 닫혀 있으니 말이다.



"정확한 입장 조건이 뭐죠?"

-음...입장 자체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정확한 문구는



'스스로의 생명, 지혜, 권능에 자신이 있는 자 영광을 쟁취하라.'



-라고 적혀있습니다.

<생명은 육체적 능력일 거고, 지혜는 마나 등의 초상능력, 권능은 신성력을>

-운명력



그 사이에 키잔트헤임식 단어로 정정한다. 이 와중에도 그것을 따지는 아눕롤의 말에 살짝 짜증을 내는 목소리로 N이 말을 이어갔다.



<신성이고 운명이고 간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 다음 말을 보면 그냥 뭐든 힘이 있다고 생각하면 도전을 하라는 거 아니야?>

-그렇겠지. 흔히 꼴에 신이라는 놈들이 만들어놓은 투기장의 흔한 문구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시간 왜곡이 되어있는 데다가, 입장 인원과 입장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지.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아눕롤과 N사이에 한 학부모가 살짝 조마조마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그, 그래도 손시훈씨나 카푸스씨라면 입장할 수 있지 않나요? 아니면 블루베리씨라도..."

-일단 칠현께서는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시를라 틴 캅생트님도 뒤따를 만큼 중요하다면 중요한 자리지요.



공지는 평상시에 하는 인터넷 방송으로 미리 했다. 아마도 학생들은 그걸 보고는 저 게이트 너머로 갔으리라. 악질이라면 악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카푸스는 부르면 흥미를 가지고 오기는 하겠습니다만, 이미 상황이 반쯤 끝나서 큰 의미는 없을 겁니다.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기겁하는 학부모들에게, 아눕롤은 부드러운 교회 누나 같은 목소리로 차가운 내용은 전달했다.



-시간 왜곡이 되어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마나가 끊겨서 정확한 배율은 모르지만, 여기서의 몇 시간이 저기서는 며칠 그 이상으로 지나가고 있을 겁니다. 이미 상황은 몇 달이 지났다는 거지요.



몇 주 정도면 좋게든 나쁘게든 사건이 벌어지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거기서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식들이 나름대로 적합자 랭크는 높으니 잘 되었을 거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었다.



이 희망적인 관측은 카푸스가 도착하고 5분이 지나자마자 무너졌다.



"저 너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구에서는 사실상 사망으로 판단하는 게 좋겠군."

"할아버님, 그게 무슨 소리죠?"

"부수는 건 나도 할 수 있어. 문제는 여는 것은 손시훈 그 녀석도 못한다는 것이지. 한쪽에서만 열 수 있는 구조야."



손시훈이 저 게이트 너머의 세계로 가려면 적운흉풍을 타고 우회를 하는 방식으로 진입해야 한다. 블루베리가 이세계에서 지구로 온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그렇게 몇 달 동안 진입을 하는 사이에 저쪽에서는 시간이 한참 흐르고도 남는다. 앞서 말한대로 지구에서는 사실상 사망이라고 보는 게 좋다.



물론 자연적으로 몇 년이 지나가기를 기다려 게이트가 열려도 사망 확정. 몇 달이 몇 십년이 된다면 몇 년은 몇 백년이 될 테니까.



.

.



"너무 찜찜해하지는 마십쇼, 도련님! 우리는 최선을 다 했고, 학교도 최선을 다 하지 않았슴까! 인터넷 여론이 그를 말해주고 있슴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속 시원한 반응인데."

"학교는 교육부 공문대로 헌터 동아리를 자제시키려고 하지 않았슴까? 그것도 그냥 채찍 뿐만이 아니라, 좋은 학습 기회라는 당근도 줬슴다. 그런데도 스스로 절벽에 몸을 던졌다면 어쩔 수 없는 것임다."

"절벽..."



씁쓸한 목소리에 시우와 블루베리가 동시에 굳었다.



시간은 토요일의 나른한 오후. 하늬가 순수한 크호콘펠인 시절에서도 하늘을 나는 산책을 하던 시간이고, 사람이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산책을 하던 시간이다.



이런 산책을 매주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해가 슬금슬금 저무는 시간대에 끝나는 건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따라 상당히 일찍 들어온 것이다.



그럴 줄 모르고 어린 아이가 듣기에는 좀 거시기한 표현이 섞인 대화를 했다. 그에 시우가 블루베리를 살짝 노려보자 블루베리는 상쾌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엎지른 물은 담을 수 없는 법임다. 제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잖슴까?"

"그걸 말이라고...."

"흠흠! 하늬양! 그나저나 오늘 산책은 좀 일찍 끝났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뒤숭숭 했다구요. 헌터 계열 동아리는 폐쇄, 마법 동아리는 축소. 우리 동아리는 별 변화가 없었지만 담담할 리 없잖아요. 기분이 뒤숭숭해서..."

"흠! 그럼 창문은?"

"이렇게요."



심연의 힘의 응용. 잠깐 검은 연기가 나면서 닫혀있는 창문 너머로 갔다가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날리잖아요. 그래서 말끔히 들어와서는 인기척을 내려고 했는데..."

"딱 때에 맞춰서 몹쓸 이야기를 블루베리가 했구나."

"아-하-! 그것 참 미안하게 됐슴다!"

"그럼 전 샤워 좀 할게요."



자연스럽게 화장실로. 그 뒷모습을 잠깐 빤히 바라보는 시우였다.



"왜 그러시는 검까, 도련님?"

"심연의 힘을 이용한 순간이동"

"네"

"정확히는 순간이동이 아닌 차원이동이잖아."

"그렇죠. 주인님과 제가 잘 쓰는 전이마법보다 상위의 개념이고, 선배님 같은 사령의 차원이동 보다도 훨씬 더 효율적이죠."

"그걸 응용하면 게이트를 쓰지 않고 원하는 이세계로 넘어갈 수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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