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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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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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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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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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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DUMMY

월터는 시아를 열렬히 환영해 줬다.


“축하하네. 포르네오 패밀리가 네게 현상금을 걸었지. 널 잡으면 5만 바우츠. 뭐, 싸구려군.”


“휠체어에 탄 장애인에게 건 것 치고는 대단한 금액 아닌가 하는데.”


시아는 월터를 형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무기를 든 호위가 넷이나 있는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이상 겁을 먹을 만도 하지만 시아는 확실하게 표정을 관리하고 있었다.


반면 릭은 그냥 바이저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애초에 얼굴을 보일 생각은 없었다. 지금 여기서 필요한 건 충실한 호위였다. 빈민가의 사람들은 보지도 못할 최첨단 장비를 갖춘, 입이 무겁고 위협적인 신비한 용병.

릭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낼 생각이었다.


릭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공격을 꺼릴 터였다. 설령 시아를 죽이더라도 릭을 상대로 이길 자신은 없을 터였다. 자신들의 장비가 릭에게 통할지조차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통하지 않았다.

그들이 가진 무기는 불법 개조품들이었지만 마법에 의한 강화되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런 개인화기답게 위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릭의 장비들은 요새 내부에서도 최상급을 판정될만한 장비들이었다.

마법저항, 물리저항, 탄성, 강성, 내구도 모두 빈민가의 장비로는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비슷한 장비를 들고 나올 수 있으면 모를까 중견급 브로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싼 것 같은데. 저런 호위를 데리고 다니고 있다면 말이야. 장식은 아니지? 내 의안이 모든 진품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전부 진품이야.”


시아는 자신 있게 말했다. 그녀가 릭을 챙겨 다니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였다. 동료가 있는 편이 확실히 좋긴 하지만, 다른 동료가 있더라도 시아는 릭을 챙길 것이다.


최신장비를 갖춘 용병. 빈민가에서는 드문 타입이었다.

없는 건 아니다. 전설적인 명성을 가진 스캐빈저들이나, 도시에서 추방된 자들은 이런 고급 장비를 갖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보기 드물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인간은 미지의 존재에 두려움을 품는 법이었다. 릭의 존재는 월터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미지 그 자체였다.

어째서 저런 것인 자신의 눈앞에 존재하는가. 저런 자를 데려왔다는 것은 위협인가?

오만가지 계산이 머릿속에서 돌고 있을 터였다.


“월터 씨. 당신이 포르네오의 개가 되었다곤 생각되지 않아. 무엇보다 포르네오 패밀리의 들 이유가 없잖아.”


“그렇지. 그 친구들이 당해서 오히려 꼴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요즘 입맛이 아주 좋아. 보기 싫은 도메니코 놈을 작살내줬으니까. 하지만 너희들이 내 장사를 방해했다는 건 잊지 않았다고.”


나름 원한 관계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월터를 만나러 왔다는 건 그만큼 월터의 실력이 우수하다는 이야기일 터였다.


“그리고 굉장히 애 먹었지. 입장상의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걸 알잖아. 너도 포르네오 패밀리에게 적이 하나라도 더 생기는 편이 좋지 않아?”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이라······. 좋군. 나쁘진 않아.”


월터는 그렇게 말하고 와인을 홀짝였다.

그는 즐거워 보였다. 이 상황이 재밌어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인생이란 언제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지. 네 년은 원수지만, 지금은 적의 적이로군. 재수 없는 도메니코를 팔아서 살아남았지?”


“그 놈이 우릴 팔아서 살려고 했으니까.”


“음, 능히 그럴 놈들이지. 포르네오의 더러운 피가 흐르니. 크크크. 하하하. 좋아. 아주 좋아. 즐겁군. 그 개자식이 요즘 주변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는 게 마음에 안 들었지.

그래, 용건이 뭐지? 무기? 아니면 은신처?”


“같이 일 해줄 사람이 필요해. 선금은 1만.”


“1만?”


처음으로 월터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일이 잘 되면 후불로 5만까지 지불할 수 있어.”


“미친 무슨 일인데?”


“바깥 유적과 관련된 일이야. 이 차원을 넘어서 넘어온 것들.”


“사원이나 구덩이냐? 그런 자살 임무에 뛰어들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최고의 요원이 필요해. 내가 아는 한 이 지역에서 가장 유능한 브로커는 바로 당신이지.”


“여기가 내 홈그라운드이긴 하지. 하지만 말이야. 그래서 일은 신중하게 골라. 토박이 친구들이 내 친구들이기도 하니까. 고향 사람들 간의 인연이라는 것이 있지.”


월터는 자못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위험도는 나도 몰라. 알잖아. 이런 일을 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그렇지. 소개시켜줄 만한 친구들이 있긴 해. 너희 기준에 맞을지는 모르겠군. 그런 친구들은 보통 팀 단위로 움직이지. 개인보다는 연계력을 바탕으로 살아남은 친구들이니.”


“그래서 소개해줄 수 있어?”


“있지. 그 정도 금액이면 지옥불에라도 뛰어들 걸. 난이도에 비하면 푼돈이지만, 그 푼돈이 있으면 앞으로 살아갈 수 있지.”


스캐빈저들의 서글픈 습성이었다.

하는 일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값싼 가격에 일하는 거지만, 그럼에도 이게 고수익의 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운이 따르면, 어떻게든 살아남으면 평범하게 빈민가에서 일해선 손에 만지는 것도 어려운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5만 바우츠를 손에 쥐려면 1년 동안 쉬지 않고 빡세게 일해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빈민가 주민들은 1년 동안 1만 바우츠 정도의 수입만 얻고 있었으며, 그 이하의 소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5만 바우츠라는 금액은 빈민가에서 정상적으로 일한다면 몇 년간 일해야 손에 넣을 수 있는 큰돈이라는 이야기였다.

당연히 한 건으로 5만 바우츠를 받을 수 있다면 뛰어드는 놈은 얼마든지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 시아가 제시한 조건대로라면 거기에 1만 바우츠를 더해 6만 바우츠를 받을 수 있었다.


“차라리 팀을 고용하는 건 어때? 신전에 가려는 놈들이 있을 걸.”


“방패를 고용하는 게 아니야. 진짜 실력이 있는 친구들로 부탁해.”


“인원수는?”


“2명. 수수료로 명당 5000 주겠어.”


“전화 몇 통으로 500바우츠하면 짭짤하긴 하군. 정말로 실력 있는 놈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겠지?”


“이야기가 빠르네. 그 말대로야.”


“좋아. 소식을 기다리게 내일이나 모레까진 구할 수 있을 거야. 특급으로 일하지.”


월터의 입가에서 이제 미소는 사라져 있었다. 큰 비즈니스였다. 소개 한 번 수수료가 5000이라는 건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그리고 상대는 서툰 뉴비가 아니었다.

시아는 이 거리에서 나름 이름과 명성이 있는 입장에 있었고, 그녀가 큰돈을 쓴다는 건 당연히 이유가 있었다.


‘이거 반은 협박이군.’


월터는 릭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월터에게는 이름조차 소개해주지 않은 용병이 가장 두려웠다.

작정하고 움직인다면 월터의 목 따윈 금방 따 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적절한 금액 이상의 돈을 지불한다는 건 이제부터 비즈니스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로 해석할 만도 했다.


“기대하게. 최고의 인재들을 대령하지.”


월터는 호언장담했다.

그 다음 남은 일은 기다리는 일 뿐이었다.

시아는 월터가 믿을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지 대놓고 큰 금액을 제시했다.

이전에 적대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믿음이었다.


“괜찮은 건가?"


“물론 괜찮아. 그는 믿을 수 있지. 이익이 된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아. 얼마 전 적이었다고 해도 상관없지. 물론 배신에게는 철저하게 보복해. 그러니 호구 취급받지도 않아.

일이 되면 품질에 신경 쓰고. 고객에게는 최선을 다하는 게 그의 경영 법칙이야.

즉, 일로 만나는 한에선 믿을 수 있어.”


그 신뢰의 근거는 실적이었다.

월터는 상당한 경력의 브로커였다. 즉 그만한 실적을 쌓아 뒀다는 이야기였다. 시아가 설명하길 월터 이상의 브로커를 찾는 건 쉽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 이상의 브로커는 손가락으로 뽑을 정도였으며 그 누구도 필멸자가 아니었다.


다니키같은 초월적인 힘을 가진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즉, 일반적은 스캐빈저가 최상위권으로 성장했을 때 일반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등급 브로커가 바로 월터라고 했다.


“브로커 주제에 조직에서 직접 견제에 나설 정도라는 부분이 중요해. 심지어 굉장히 애먹었지. 포르네오 패밀리만 월터의 적인 것도 아닌 상황에서 말이야.”


그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듯 했다.

월터의 성격상 손님을 가려 받지 않기 때문에 적도 많다는 것이다.

그는 어디까지나 중립적인 입장에서 자신에게 거래를 걸어오는 모든 상대에게 공평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정작 조직들 입장에서 보면 적에게 무기를 공급해주는 만악의 근원 비슷한 거였다.


그럼에도 월터가 버티고 있는 건 그 수완과 인맥 덕이었다.

월터만이 구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기 때문에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것이다. 거기다 월터는 도시에서도 인맥이 있다고 했다.

일개 브로커라고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인 것이다.


다니키만큼은 아니겠지만 그 역시 큰물에서 노는 존재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잘도 만나 줬군.”


“우리도 한가닥 했으니까.”


시아의 대답은 그것뿐이었다.

훈은 시아의 과거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용히 묻어 뒀다.

시아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그녀의 입에서 직접 듣는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확실한 건 그녀의 다리가 저렇게 된 것은 어떤 사고에 의한 정신적 충격 때문이며, 다니키를 추적하는 일에 성공할 정도로 유능한 팀을 운영했다는 사실이었다.


아마 다니키가 관련된 어떤 사건을 겪고 난 후 그녀는 지금의 상태가 된 듯 했다. 그때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일어서는 것도 어렵게 되었다.

이건 재활훈련을 꾸준히 하면 어떻게든 해결될 문제이긴 했다.


하지만 공포 자체는 이겨냈을 것인가? 시아가 다니키 앞에만 서면 바짝 엎드리는 것을 보면 다니키에 대한 두려움은 시아의 정신 속에 뿌리깊이 박혀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지간해서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의 정신이란 쉽게 변하지 않지만, 그만큼 쉽게 고쳐지지도 않았다.


남은 시간 동안 릭은 원정 준비를 했다. 준비할 것은 제법 많았다. 타고 갈 차도 보완을 해둘 필요가 있었다.

괴물들이 덮쳐 와도 버틸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강력한 주각을 새기는 일이었다. 부품 하나하나에 주각을 덧붙이고, 마력을 공급할 수 있는 마력로를 달았다.

물론 주각을 만드는 일은 릭이 직접 해야 했다.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인 만큼 성능은 보장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이동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바깥에는 신경써야할 위험들이 많았다.

위험을 치면 이계의 개념을 그대로 사용하는 강림자들도 문제였지만 무리를 지어 닥치는 대로 사냥하고 잡아먹는 야생 오크들이나 거인들, 이계침식으로 오염되어 원형도 남지 않은 생명체들도 문제였다.


솔직히 말해서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환경조차 적일 가능성도 있었다. 이계침식이 이뤄진 장소에는 상식적인 물리법칙을 벗어난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었고, 거기서 실수하면 얼마든지 사망할 수 있었다.


클론오크들이 전신을 보호하는 대환경방어 기능을 가진 외골격장갑복을 사용하는 이유가 이거였다.


일단 보호마법으로 어느 정도 충당하는 일이 가능하지만, 역시 확실한 보호장비를 갖추는 편이 좋았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죽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릭의 장비는 충분한 고성능 장비였지만 시아는 그렇기 않았다.


“신전은 그렇게까지 위험한 지대는 아니야. 일반 신도들도 있었다고 하니까. 이 세계에 와서 나름 신도들을 모았었다고 들었어.”


릭의 우려에 시아는 그렇게 대답했다.

확실히 가능하니 의뢰를 받았을 것이다. 시아는 자신의 역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하지는 않았다.


그 다음 날. 오전부터 다니키로부터 주문한 물건들이 도착했다.

월터는 저녁에 만나자는 연락을 보내왔다. 장소는 다운타운의 레스토랑이었다.

빈민가라도 고급 식당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든 부를 손에 넣는 자들은 존재하고, 그렇게 부를 손에 넣은 자들은 돈을 쓰고 싶어 하는 법이었다.


요새 내부라고해서 가난한 자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과 같은 의미였다.

물론 요새에서 버티지 못한 자들은 이 거리로 흘러 들어온다.

그 대표적인 예가 월터였다.


전용룸에서 월터가 시아의 요구대로 두 명의 스캐빈저를 대동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릭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시아의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할 생각이었다.

시아가 월터의 맞은편에 앉았다.

우선은 월터는 곧바로 본론에 들어가 내려온 인물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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