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최근연재일 :
2022.04.04 03:14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9,272
추천수 :
419
글자수 :
358,971

작성
21.09.21 17:37
조회
149
추천
7
글자
14쪽

29

DUMMY

‘떠난 신의 신전.’

사람들은 그곳을 그렇게 불렀다.


릭에게 있어서는 생소한 지명이었다. 하지만 이 근방에서는 유명했던 듯 했다.

제법 긴 시간 동안 많은 신도들을 모아 나름 세를 떨쳤던 것이다. 아직도 빈민가에는 떠난 신의 영향을 받은 신도들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들은 언젠가 자신의 신들이 돌아오길 빌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불가능하겠지.’


신 정도의 강력한 존재가 들어올 수 있는 입구는 클론오크들이 틀어막고 있었다.

꺼날 때는 마음대로지만 들어올 때는 아닌 상태를 겪고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왜 신은 떠난 것인가?’


궁금한 점은 그거였다. 부츠캣을 시켜서도 정보를 모아봤지만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다만 부츠캣은 대규모의 정보 조작을 한 흔적이 발견되었음을 알려줬다.

뭔가 일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묻혀 버린 모양이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릭은 금방 포기했다.

빈민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다. 그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외부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신이 떠났을 가능성이 높다면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은 확실하지만 내부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드러난 문제는 누군가에 의해 은폐되었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는가.’


어차피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어째서 신이 떠났는가? 사실 떠난 것이 아니라 추방된 것이 아닌가? 아니면 내부에 발생한 일 자체의 원인이 바로 신이 아닌가?

이런 저런 망상을 하면서 릭은 신전으로 향했다.


각자 자기 차량을 이용했기 때문에 짐만큼은 원껏 싣고 갈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야영장비같은 건 이쪽에서 챙기는 것을 사용해야 했다. 대부분의 경우 하룻밤 안에 일이 끝나기 때문에 스캐빈저들은 야영장비같은 걸 쓸 일이 적기 때문이었다.


물론 일회성이라고 야영장비를 싸구려로 구한 것은 아니었다.

다니키가 취급하는 건 전부 고급품들이었다. 어떤 것도 싸지 않았고 전부 값비싸고 다기능이었으면 강한 마법적인 수호를 받고 있었다.


이번에 사는 야영장비들도 마찬가지였다. 텐트에는 벌레를 쫓는 수법과 보온기능등이 내재 되어 있었고, 자동 설치와 해체가 가능했다.


최신 마도공학이 결합된 물건으로, 빈민가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심지어 제법 콤팩트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보관과 이동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었다.

베나토르와 로게인도 처음 보는 물건들이었다.

그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이 다른 물건들이다. 최소한 인맥이라는 선에서는 그 둘이 더 위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시아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뿌듯하기는 했지만 다니키와의 연줄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서 트라우마 같은 것이었다. 마지못해 연결하고 있는 것에 가까웠다.


설령 시아가 거부하려고해도 다니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뿐이었다. 그게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 성채 내부에서도 상당한 권력자일 가능성이 높은 다니키는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평범하게 브로커나 할 존재는 아니다.

다니키와 마주한 시아와 릭이 동시에 가지는 감상이었다. 당장 보여준 능력만 봐도 강력하기 그지없었다.


수많은 유령 하인들. 살아 움직이는 석상. 공간 너머로 연결되는 문들.

하나같이 강력한 마법들이었다. 게다가 그 공간. 석상들이 날뛰고 릭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도 흠집이 나지 않았다.


릭이 작정하고 파괴 행위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흠집하나 생기지 않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 견고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는 마법의 힘이 다니키 개인의 힘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면 드래곤이나 반신같은 신화적인 힘을 가진 존재들에 필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한 인간의 운명을 가지고 놀기에 충분한 저력을 다니키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시아가 그녀를 꺼림칙하게 여기면서도 거래 대상으로서 연을 끊지 않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거기에 다니키는 최소한 손님 대접을 해주기는 했다.


일방적으로 시아를 휘두르는 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일의 형식이지 명령이 아니며. 일을 거절하기 어렵지만 돈을 지불하는데 있어서는 넉넉하다.

일의 난이도가 높다는 사실과 상위 종족들이 종잡을 수 없단 점을 생각하면 다니키는 어떤 의미에선 괜찮은 브로커이긴 했다.


단지 단점이 너무나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문제일 뿐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다니키와 거래하고 있는 스캐빈저는 다른 스캐빈저들에게 있어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아무튼 성채 안쪽의 존재들과 거래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출세와 마찬가지였다.

빈민가에서 얻을 수 있는 일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대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신전의 입구 앞 에 캠프를 설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신전으로부터 좀 떨어진 자리에 캠프를 설치하고 위장을 더했다. 이번 일은 경쟁이었다. 도시의 데스모네 클랜과의 경쟁이었다. 혹시라도 데스모네 클랜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 다른 침입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경쟁자인가?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우리가 빨리 끝내면 만날 일 없을 거야.”


로게인의 불만에 시아가 그렇게 대답했다.


“놈들은 준비에 일주일은 걸릴 거야. 우리가 의뢰를 받은 시점에서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고를 수 있는 최고를 고른 거야. 너희들이 선약금만큼의 능력을 보여주면 좋겠네.”


“걱정 말라고. 나는 최고야. 저 친구는 모르지만.”


베나토르는 로게인을 눈짓으로 슬쩍 가리킨 후 자신감을 피로했다. 자신의 능력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로게인은 그에 별 말하지 않았다. 상대하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시아는 릭을 슬쩍 봤지만 릭은 여전히 과묵한 용병 역을 수행하고 있었다.

물론 놀고만 있는 건 아니었다.

릭은 정보차원에서 이 신전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부츠캣을 독립적으로 운용시키면서 정보를 캐낼 생각이었다.


다만 겉만 봐도 신전 전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영계와의 연결이 강하기 때문에 신전의 일부는 거대한 검은 공백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지하로 다가갈수록 검은 공백은 강해졌다.


하지만 신전의 거대함을 생각하면 여전히 방대한 공간을 살펴 볼 수 있었다.

10층 정도의 대형 건축물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신전의 중심이 되는 제단은 지하 3층에 존재하고 있는 듯 했다.


“그나저나 기묘한 건물이로군.”


로게인이 말했다.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건물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계화에 의한 위상차로 형태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가까워질수록 건물의 형태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빌딩과는 다르게 생겼다. 그렇다고 전형적인 신전 느낌이 나는 개방적인 형태도 아니었다.

신전과 피라미드를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이었으며, 그 형상조차 똑바르지 않았다. 일부는 밖으로 돌출되어 있었고, 일부는 안으로 밀려들어가 있었다.


마치 잡다하게 블럭을 쌓아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기이하고 불안정한 형태가 보는 이를 동요하고 긴장되게 만들었다.


릭은 그 속에서도 멀쩡했다.

베나토르와 로게인은 동요하고 있는 듯 했지만 꾹 참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았다. 그 상황에서 가장 동요한 사람은 시아였다.

이번에 처음으로 강화외골격을 장착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정신적 압박을 가하는 미지의 건축물과 대면하는 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니었다. 특히 이계는 사람의 정신을 왜곡한다. 사람의 정신을 압박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장소이지만, 시아는 현재 상태 자체가 낯설고 불안하기 때문에 굳건히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시아가 빠르게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릭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재활운동을 해왔다고 해도 운동 부족인 건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공간 왜곡 현상까지 일어나 제법 걸었는데도 건물이 가까워지지 않고 있었다.


릭은 시아의 어깨를 두드렸다. 시아가 릭을 보자 릭은 “괜찮나?”하고 안부를 물었다. 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헬멧의 바이저 때문에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별로 괜찮지는 않을 터였다.


“이 길을 맞는 거야?”


베나토르가 릭에게 불신의 목소리를 내왔다.

릭은 지금 일행을 인도하는 입장이었다. 그는 여기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로서 공간적 왜곡을 가능한 피해 길을 찾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릭은 영계와 정보계 양쪽에서 상황을 살피는 것으로 정확한 통로를 탐색하고 있었다. 베나토르와 로게인은 할 수 없는 작업이었다.

짝퉁 마법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마법사용자여야 가능한 재주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영계를 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저 구역을 통과하면 도착할 거다.”


릭이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그 곳에서 뭔가 다른 것을 볼 수 없었다. 물론 그건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의 이야기였다.

마법 감각으로 영계를 감지하는 릭의 시선에는 이곳이 유일한 입구였다.


정보차원의 영역에서 보자면 이곳을 통해 부츠캣이 들어간 흔적이 있었다. 안전한 길이라는 이야기였다.


“정말로 괜찮은 거냐고.”


베나토르가 불평하는 것을 내버려두고 시아가 릭이 가리킨 장소로 나아갔다. 어느 시점에서 시아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떨어진 장소에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제야 베나토르는 불평을 그만뒀다.

베나토르가 먼저 이동했고, 그 다음에는 로게인이. 마지막으로 릭이 이동했다.


눈앞의 광경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건물이 바싹 곁으로 다가와 있었다.

시각에 보이는 공간에 대한정보는 전혀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통해서 보이는 시야 역시 믿을 수 없었다.

외부 카메라로는 제대로 바깥의 모습을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화상이 안개가 낀 것처럼 희미하게 찍히기 때문이었다.


“후우.”


시아가 크게 숨을 쉬었다. 멀미가 나는 모양이지만 견디기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적응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공간은 틀림없이 이세계였다. 영계에 의해 침식되어 물리법칙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대로 방치하면 확실히 위험한 상황이 되겠지만 또 하나 문제가 남아 있었다.

이 신전이 이 정도로 강하게 이계화가 진행되는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뭔가 기점이 되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기점이 되는 물건이 데스모네 클랜이 찾고 있는 성물일 것이다.


“생각보다 위험할 것 같군.”


릭이 말했다.


“이계화가 심각한데. 빠지려면 지금이야. 지금 돌아가더라도 선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하지.”


“돈을 받은 이상 한 것도 없이 물어날 수는 없지.” 로게인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신용의 문제라는 게 있는 이상 말이야.”


“쳇, 아무도 물러나지 않는데 내가 물러나는 건 자존심 상해.”


베나토르는 카드를 만지며 말했다.

마치 카드가 자신에게 위안이라도 주는 듯 말이다.


그리고 릭은 마지막으로 시아를 봤다.


“왜 날 보는 거야?”


“지금 너로는 못 견딜 거다. 장비들도 낯설고. 이번 일은 어려울 거야. 제대로 훈련받은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않지. 그리고 지금 이곳의 이계화는 심각해. 지켜주면서 싸울 정도의 여유는 없다.”


“하지만······.”


시아는 자신이 물러나는 게 내키지 않는 듯 했다. 원래 자신에게 주어진 의뢰였기 때문도 있겠지만, 불안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녀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다리는 여전히 재활 중. 포르네오 패밀리와는 적대 상태. 1인분을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릭에게 버려지면 위험했다.


물론 그녀는 유능한 넷워커였다. 빈민가의 네트워크워커들 중에서도 손에 뽑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릭이 있다면 안정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일들이 그녀 단독이 되면 불안하게 되어 버린다.


“밖에서 기다려. 밖에서 지원해라. 통신 연결은 될 거야. 이쪽에서 조절할 테니까.”


“그런 것도 가능해?”


“음, 이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통신이 통하지 않는 건 아니야. 내가 손을 써두면 가능해.”


릭은 장담했다. 실제로는 다른 일이었다.

이계화되어 있다고 해도 정보차원이 존재하는 이상 우회해서 통신 연결이 가능한 통로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모든 구역에서 연락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연결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있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어. 바깥에서 감시해줄 사람이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컨디션이 안 좋은 네가 하는 것이 맞겠지.”


시아는 불만스러운 듯 했다.

하지만 고집을 부려도 소용없다는 사실 정도는 알 것이다.

여태까지 살아남았다는 건 바로 빠질 때를 알기 때문이었다. 그걸 모르는 자는 모두 죽었다.

단 한명도 남김없이······.

예외는 없었다.


작가의말

명절인데 몸이 안 좋음. 눈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매직펑크판타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7 57 22.04.04 57 6 14쪽
56 56 22.03.28 61 2 13쪽
55 55 22.03.21 63 3 13쪽
54 54 22.03.14 69 7 13쪽
53 53 22.03.10 76 5 17쪽
52 52 +1 22.02.21 76 6 13쪽
51 51 +1 22.02.13 84 6 13쪽
50 50 +1 22.02.07 79 6 13쪽
49 49 +1 22.01.31 91 5 13쪽
48 48 +1 22.01.22 83 6 13쪽
47 47 +1 22.01.16 87 6 13쪽
46 46 +1 22.01.10 91 9 14쪽
45 45 +1 22.01.01 89 7 13쪽
44 44 +1 21.12.27 98 6 14쪽
43 43 21.12.20 97 6 15쪽
42 42 +1 21.12.12 105 6 14쪽
41 41 +2 21.12.05 126 7 15쪽
40 40 +1 21.11.27 121 7 14쪽
39 39 +5 21.11.21 136 7 14쪽
38 38 +2 21.11.14 130 6 15쪽
37 37 +1 21.11.08 128 6 16쪽
36 36 +1 21.11.01 133 6 15쪽
35 35 +1 21.10.23 136 8 14쪽
34 34 +3 21.10.19 136 8 13쪽
33 33 +2 21.10.11 133 8 14쪽
32 32 +1 21.10.04 129 8 14쪽
31 31 +1 21.09.29 147 7 14쪽
30 30 +1 21.09.24 150 9 15쪽
» 29 +1 21.09.21 150 7 14쪽
28 28 +1 21.09.18 154 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