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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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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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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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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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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DUMMY

월터와 접촉한 의뢰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월터의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면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의적으로 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들키게 되면 거래가 끝나는 정도로 정리할 수 없겠지.’


기술적으로는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정황증거는 발각당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월터만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무심코 말을 하거나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릭은 별로 자신이 없었다.

이 몸뚱이로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의 자신은 그렇게 신중한 타입은 아니었다. 릭이 된 후 모든 면에서 신중해지고 인내심도 생겼지만, 자신을 과신할 생각은 없었다.


‘거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도 않겠지.’


보안에는 신경 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정보는 폐쇄망에 저장해뒀을 터였다. 그리고 입장상 약자인 만큼 보관 장소도 한 군데가 아닐 가능성이 높았고 하나를 터는데 성공해도 얻어 낸 정보가 원하는 정보일 가능성은 낮았다.


그렇다면 사무실의 주변을 훑어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포르네오 패밀리가 아무리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아직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가는 법이라고 했다.

작업장을 읽긴 했어도 아직 포르네오 패밀리는 외적에 뭉치고 있을 시기였다.


충성심이 부족한 이들인 진작에 빠져나갔고, 이제 악에 바친 충성파들만이 남아 있을 터였다. 당연하지만 이런 충성파들은 빠져나갈 때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의 권위가 무너진 포르네오 패밀리 안에 있음에도 권위를 챙기기 마련이었다.


얕보이면 끝인 세계에서 폭력과 공포로 세운 권위로 잡고 있던 자들이었다.

그 귄위를 어떻게든 붙들고 늘어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니 주변의 감시해서 괜찮은 옷차림을 가진 사람들을 추려내고, 그들을 각자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단순한 작업이었지만 부츠캣이 있었던 덕에 쉽게 할 수 있었다.


‘부츠캣같은 정보정령의 수를 늘리면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아쉽게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부츠캣은 정보정령으로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릭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있었다.


말하자면 릭이 부츠캣의 유지비를 지불해주기 때문에 부츠캣이 릭에게 복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부츠캣을 유지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수가 늘어난다면 릭에게 걸리는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 분명했다.


언제 어떤 적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인데 부담을 늘리는 건 좋은 판단은 아니었다. 부츠캣을 운용하는 것 자체가 아직은 시험단계였다.

연구가 필요했다. 게다가 부츠캣의 운용에 부담이 없었다고 해도 다른 정보생명체와 계약했을 때 부담이 커질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알기 편하게 코스트 제안 같은 거라고 적혀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게임적인 사고방식이었지만 있었다면 편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 몸을 사용해 직접 시험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리스크가 너무 컸다. 만약 잘 못 되서 릭이 나설 수 없는 상태가 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유는 있다.

돈도 있다.

적은 존재하지만 아직 본거지의 위치가 밝혀진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역시 모험을 하는 건 꺼려진다. 아직 좀 더 정보차원을 잘 다루게 된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다.


‘스승같은 게 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릭은 선구자였다. 어딘가에 릭보다 뛰어난 동일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런 사람은 릭의 곁에 없었다.


‘그런데 없군.’


월터에게 접근하는 사람들 중 의뢰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조사했다.

감시카메라의 수가 많지 않아서 접근하는 모든 인간을 감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건 상관없다.


권위를 세우는 사람은 차를 이용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탑승자를 추적하거나, 차량의 소유주를 추적하는 방식을 쓰고 있었다.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부츠캣이 알려왔다.

릭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월터에게 접근한 사람 중에 포르네오 패밀리와 연관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반드시 찾아가서 의뢰할 이유는 없다.


네트워크가 존재한 세계다.

릭의 원래 세계에 존재하던 인터넷과는 개념이 다르지만, 공간을 넘어 어디서든 연결할 수 있는 통신 장치가 있는데 그걸 사용하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일 터였다.


‘포르네오 패밀리 쪽에 접근해봐야 하나.’


본거지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놈들도 보안을 위해서 신경을 쓰고 있겠지만, 드워프의 석공길드인 질리온의 보안체계도 뚫었던 만큼 일개 빈민가의 갱단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혹시나 폐쇄망을 사용한다고 해도 물리적인 위치만 안다면 정보차원을 통해 접근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결론은 아쉽게도 이번 일은 포르네오 패밀리와 관련이 없다는 거였다.


‘놈들은 모른다.’


의외의 결과였다.

하지만 월터의 노골적인 태도는 뭔가를 경고하려고 했다. 그도 의심스러운 의뢰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걸 굳이 받아서 경고했다.


‘흠.’


릭은 생각했다. 자신의 사고를 한층 가속한다.

누군가가 움직이고 있다. 이쪽을 글어내려고 하고 있다.


‘데스모네 클랜인가?’


월터와 관련해서 일이 들어왔다면 그쪽일 가능성이 있었다. 월터야 스캐빈저를 소개시켜준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아마 제거되지 않은 것일지도 몰랐다.

데스모네 클랜으로서는 성물을 먼저 가져간 스캐빈저를 찾고 싶었을 것이고, 단서인 월터를 붙잡아 심문하기 보다는 월터를 자극해 자신들을 끌어내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릭은 추측했다.


‘아니면 질리온일지도 모르지.’


데이터에서 얼굴은 전부 지웠지만, 목격자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얼굴을 알아냈다면 그걸로 추적은 가능할 것이다. 월터에 도달했다는 건 릭과 시아가 월터와 엮인 적이 있단 사실을 알아냈다는 뜻이었다.


‘어느 쪽이건 가능성은 있어.’


기계도 완벽하게 특정 정보를 네트워크내에서 완전히 소거하는 건 불가능했다. 당연히 릭이라고 빈틈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해져야 했다.


지금 적들은 자신을 추적해오고 있다.

시아가 월터와 네트워크에서 접촉한 건 어떻게 보면 다행인 일이었다.

네트워크에서라면 더 쉽게 추적을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선 릭은 이 사실을 시아에게 전했다.


“어떻게 되건 함정인 건 확정이네. 다만 적의 등급이 좀 더 올랐다. 그렇게 봐도 좋을 거야.”


침실을 적절한 작전 회의실이었다.

방음처리도 잘되어 있고, 마법적으로건 기술적으로건 방비가 잘 되어 있다.

비밀 이야기를 나누기에 안성맞춤인 것이다.


이번 주제가 되는 건 추적해오고 있는 상대가 누구냐는 것이었다. 추적해오는 움직임은 있다. 하지만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월터에게 의뢰한 자는 월터와 직접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포르네오 패밀리의 데이터베이스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아직 더 캐낼 구석은 있지만 말이지.”


릭은 아예 포르네오 패밀리의 은신처에서 일어났던 대화를 전부 뒤져볼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정보차원의 깊은 곳을 탐색해야했고, 그를 위한 패턴을 구축해야 했다.


아직 해본 적 없는 일이었지만 릭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츠캣같은 계약정보정령을 늘리는 것보다는 부담이 적은 일이었다.

이 정도는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들어가 본 적 없는 깊은 곳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릭도 부담감이 생겼다.


“할 수 있겠어?”


“해 봐야지.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있는데. 나는 그 정보정령과 계약할 수 있을까?”


“음, 아마 가능하긴 할 거야.”


가능할 것이다. 추측의 영역이긴 했지만 불가능하다고 말할 건 아니었다.

오히려 릭은 꽤 손쉽게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릭의 경우는 부츠캣을 만들어낸 것에 가까웠고, 같은 일을 시아도 할 수 있을 터였다.


정보차원을에 대한 친화력의 차이 외에 시아와 릭 사이에 다른 점은 없었다.

그러니 릭이 할 수 있는 일은 시아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아직 시아의 숙련도로는 해내기 어렵다는 것이 릭의 생각이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연습해보자.”


일을 받았다는 연락을 전하고 시아 역시 자신의 인맥들을 만나며 정보를 모아본 모양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최근 킬러AI가 돌아다니며 네트워크 워커를 죽이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에 다들 몸을 사리고 있었던 탓인지 제대로 된 정보를 쥐고 있는 네트워크 워커가 없었다.


실제로 연락이 끊어진 인물들이 있었고, 라디오 뉴스에 뇌가 타버리거나 폭발한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네트워크 워커들이 몸을 사리는 건 당연했다.


당연히 시아도 운신의 폭이 제한되고 있었다. 정보차원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시아는 릭처럼 자유자재로 정보차원을 다룰 수 없었다.


확실히 시아도 정보정령을 다룰 수 있게 되면 편해지긴 할 것이다.


일단 편의성이 확실히 증가한다.

정보정령은 단순히 네트워크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 다가 아니었다. 기계에 빙의해 조종하는 것도 가능했고, 성능을 일시적으로 증폭시키는 일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보차원을 오갈 수 있는 아군이 늘어난다.

중요한 건 이 마지막 장점이었다.


시아를 수련시키면서 적을 끝장 낼 방법을 찾아낸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생각이었다.

이유는 시아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 네트워크에 퍼지고 있는 불온한 사건들을 생각하면 탐색활동을 자제시키고 싶었다.


“한 동안 그쪽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도록 하자.”


“응? 조사는? 일단 일이 우선이잖아.”


“그렇기 때문이야. 킬러AI가 돌아다니고 있다니까. 그놈들을 피할 수단은 확실하게 익혀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시아도 인정했다. 거기에 시아는 좀 더 불길한 이야기를 들었다.

네트워크를 독점하기 위해서 킬러AI를 풀어 놓는다는 이야기였다. 오직 오버넷의 인증서를 받은 사람만이 네트워크게 접속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속셈이었다.


물론 그런 무법이 용서될 리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벽 안의 놈들은 다르다. 그들에게 네트워크 공간은 그렇게 중요한 곳이 아니다.

애초에 성벽의 안은 네트워크가 그리 발전하지 않았을 가능성조차 있다. 마법위주의 마법 생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편리하게 마법이란 수단으로 기적 같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데 굳이 기술이 발달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드워프나 인간 같은 기술 문명의 편리함이 필요한 종족도 있으니 적당히 발달되어 있기는 하겠지만 주류는 아닌 것이다.


그런 만큼 오버넷의 네트워크 독점 계획을 먹혀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오버넷 외에도 네트워크에 영향을 끼치는 길드가 없는 건 아니다. 벨리오스클랜이나 시원원소회는 네트워크에도 어느 정도 정통한 길드였다.

이들의 구성원들 중에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드워프, 인간의 비중이 제법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협력하여 네트워크를 성벽 안의 주민들이 독점하도록 조치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이번 킬러AI의 살포가 그 전초전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 관리를 위한 초AI를 창조했다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이 그저 헛소문인 건 아니었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비슷한 시도를 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에 불과했다. AI 기술은 조악해서 네트워크 워커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다르다.

어지간한 네트워크 워커는 AI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AI기술은 날로 발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었을 경우에는 다수의 네트워크 워커들도 하나의 킬러AI와 승산을 장담할 수 없다.


천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위치에 킬러AI가 서게 된 것이다.


그러니 릭으로서는 시아의 안전을 생각해 정보차원을 좀 더 잘 다룰 수 있게 되도록 훈련시키는 쪽이 더 중요했다.


“알겠어. 그럼 그쪽에게 맡길게.”


릭이 단호하게 나오자 시아는 금방 항복했다. 고집을 부리고 버티기에는 상황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시아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위험에 대한 빠른 태도 변화는 오랫동안 그녀를 생존시켜 온 생존본능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행동이었다.


릭은 마음의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 좀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갈 때였다.


작가의말

연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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