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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6.24 06:00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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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74
글자수 :
565,158

작성
23.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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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2편 승상 왕 이찬

DUMMY

강 가운데에 떠 있는 뗏목의 강변에 선다.

말위에 옥색 옷을 걸쳐 입은 자가 손으로 입에 깔대기 모양을 만들어서 소리를 지른다.


“ 흑치 사령님!”

흑치 영치가 일어나서 그를 바라본다.

“ 황궁에서 태감이 나왔습니다. 두 분 다 지금 황궁으로 오시랍니다. 황명입니다.”


“ 알았네.”

뗏목을 강변에 댄다.

“ 아니 오늘은 즉위식 날인데 다른 중요일도 많을 터 인데 식을 마치자마자 우리를 왜 찾을까?”

말을 마치가 마자 마차가 와서 선다.

흑군인 그의 수하는 마차에 손을 가리키며 빨리 타기를 재촉한다.


나와 흑치 영치는 물을 머금고 창문 밖으로 내뱉기를 반복한다.

황제가 즉위한 첫날 대면인데 술 냄새를 풍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늘 같은 날 뭐가 급해서 오라는 거야?! 내 얼굴 표가나나?!”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얼굴은 홍시를 닮은 듯 붉다.


마차의 의자 밑에서 검은색 상자를 꺼낸다.

상자에서 병을 꺼내 먹으며 나에게도 준다.

그리고 작은 통에서 크림 같은 것을 얼굴에 찍어 바른다.


“이게 뭐야?”

“ 음 이거 아버지 것인데 내가 쓸 줄이야. 이것은 술 냄새를 덮을 우슬꽃 향수이고 이건 얼굴이 붉은 것을 안보이게 칠하는 거.”


“ 아버님이 술을 좋아 하신 것 같네?”

“ 그래.. 이곳 황도에서 벼슬을 하면 시도 때도 없지. 황제는 내키는 대로 부르니까. 아버지는 수도 근방의 군에서 태수를 하는 게 소원이지.”


“여기는 법정 근무시간 그런 거 없나?”

“참 너도 여기가 지구냐? 관리들이 황도에 근무하려 하는데 품계가 오르는 것 외에는 좋을 게 없다. 갑자기 황궁에서 부르면 자다가도 나가야 하거든.”


마차는 질풍처럼 달린다.

성문을 지나 황궁의 정문에서 말에서 내려 걸어간다.

대전 앞에 이르니 백군이 안에 기별을 넣는다.


우리는 잠시 후 내관의 안내를 받아 황제와 대면할 수 있었다.


일곱 살의 황제가 앞의 단상에 앉아 있고 좌측 옆에는 태후가 그리고 우측에는 모르는 사람이 앉아 있다.


그는 하얀 수염과 하얀 머리에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다.

하얀 도포를 걸쳤으며 머리에도 하얀 두건을 썼다.

마치 도사처럼.. 그가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나는 흑치 영치의 눈치를 보며 따라한다.

먼저 황제에게 큰절로 인사를 하고 이어서 황후에게 그리고 오른쪽의 도사를 바라본다. 누구일까? 흑치 영치가 오른쪽의 도사에게는 목례만 올린다.


하기야 이 제국에서 황제나 황후의 앞에서 누구를 내세울까 두 분 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은 궁중 법도에 맞지 않나보다.


나도 따라서 할 수밖에 도사는 미소로 답한다.


“ 모두 나가 있으라.”

태후의 명령에 내관과 시녀들이 개개인의 나무 탁자위에 차와 과일을 놓고 모두 나간다.


“ 아버님! 말씀 하시지요.”

“ 녜! 황제폐하! 태후마마! 귀공들에게 먼저 이 늙은이를 소개하겠네. 나는 승상 왕 이찬이라 합니다.”


하고 목레까지 한다. 참 교양이 넘치는 사람이다. 태후의 아버지이고 승상이나 되시는 분이 이렇게 겸손하고 후덕하게 보이는 사람이라니 나도 황급히 인사를 다시 올린다.


“ 변방 오리온 군의 미관말직으로 산성을 지키고 있는 판위 샌딘이라고 합니다. 오늘 승상을 뵐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아래 샤람에게 과한 예를 베푸시니 자리에 있기가 불편합니다.”


“ 하하하! 귀공이야말로 하늘과 통할 인재... 겸손이 너무 과하면 그건 오만일세.”

“ 하늘과 통하다니요.. 과분합니다.”


“ 판위경! 영웅검의 사연을 아버님에게만 알려 드렸다네.”

승상이 고개를 끄덕인다.


“ 짐도 이 자리를 빌어 판위경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황제가 이번에는 목례를 올린다.

나는 황급히 머리를 숙인다.“ 폐하! 이것은 제가 받을 치하가 아닙니다. 하늘이 내리신 선물로 치하를 받으면 천벌을 받게 됩니다.”


“ 자자! 우리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을 합시다.”

승상의 말이다. 승상은 자신의 딸을 황후로 보내는 정치적인 인물로 알고 있어서 호감도가 제로였는데 의외로 실무적인 사람이었나 보다.


황제는 자세를 바로 한다.

일곱 살인 황제가 분위기를 알고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나이에 비하여 엄청 성숙한 것 아닐까? 천재에 가까운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아니면 승상은 우리가 중경부의 추관과 통판벼슬을 마다하고 국경의 불안정한 상태인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벼슬을 받는다 하니 뭔가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인지도 모른다.


“ 자 우선 이 보고서를 보시게.”

말하며 손수 일어나 서류를 하나씩 나누어준다.

황제와 황후에 이어서 나와 흑치 영치에게 나누어 준다.


딱딱한 겉표지에는 【단대륙과 주변국 고찰】이라는 제목의 밑에 승상부 라는 글씨가 있다.

옆으로 펼치면 종이가 접혀져 있고 총 일곱 페이지나 되는 양이다.


승상부에서 작성한 단 제국과 유리 왕국, 사막족 초원족의 국력비교 문서로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댜륙의 정세, 각 국가와 부족의 인구와 면적, 곡식 생산량, 또는 가축보유두수 그리고 군사력을 비교한 자료가 정리되여 있다.


그는 우리가 그걸 다 읽을 때까지 아무 말이 없이 그저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사관학교에서 교수를 하며 논문도 읽어보고 쓰기도 하였지만 승상부에서 만든 자료는 지구의 논문이나 문서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게 분석되어지고 잘 정리되여 있다.


흑치 영치는 놀란 것인지 감동한 것인지 입에서 침까지 흘리고도 모르는 듯 서류를 읽고 있다.

대전 안에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모두 읽고 흑치 영치는 내가 보기에 조금 무례하게 느낄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으로 눈을 감고 있다.


승상은 이를 보고도 개의치 않는 듯이 흑치 영치와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가운데 탁자위에 지도를 올려놓는다.

“ 어떻게 생각하신가?”


흑치 영치가 눈을 감고 있다가 번쩍 뜬다.

“ 승상부는 여러 관청을 통제만 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참으로 놀랐습니다. 언제 이런 자료를 수집하였는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흑치 영치가 말하며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다.


“ 허 이런! 지금 승상부를 금칠하라고 문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쯧쯧! 이런 자료가 나온 것도 다 자네들 덕분인 것을.”


“ 녜?! ” 나와 흑치 영치가 동시에 의문을 표한다.


“ 자네들이 벼슬을 준다 해도 먼저 국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서 내가 소위 단 제국의 중앙군을 지휘하는 황군의 수장인 군사에게 국경수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가장 걍력한 사막부족이 통일 되여 몰려온다 해도 우리가 전력에서 우위라고 하면서 걱정이 없다는 것이야. 그레서 내가 지시를 내렸지 이건 그동안 승상부에 있던 자료와 새로이 예부, 호부. 병부. 그리고 황군과 흑군에 자료를 요청하여 승상부 관리들이 객관적으로 비교표를 작성한 것이지 자 이제 자료를 다 보았으니 자네들의 의견을 말해보게나?”


승상이 흑치 영치를 바라본다.

흑치 영치는 승상의 눈짓을 보자 뭔가 말을 해야 하는데 그의 지구에서 전직이 부검의 인데 군사에 관하여 말을 하라 하니 난감한 듯 나에게 눈짓을 한다. 전직 군인이면서 사관학교 교수인 내가 말하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너는 작은 기침을 하여 목을 조정하여 말할 준비를 한다.

나는 손으로 지도의 해당 지역을 가리키며 의견을 말한다.


“물론 숫자로 보면 우리 군이 사막족 전체보다도 40대 30으로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사막족 뿐만 아니라 초원부족은 물론 유리 왕국도 잠재적인 적입니다. 사막족이 한 곳만 연합하여 동맹을 맺어 양면공격을 한다면 우리군보다 우세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경에 진과 관문은 적의 공격을 받으면 수비만 할뿐 공격은 어렵습니다. 적들은 기마병이고 수비군은 보병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옆의 성이 공격을 당할 경우 원군을 보내도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옆의 성에 원군을 보내다가는 본성의 전력이 약화됩니다. 예를 들어 양주의 동진에 오리온의 병력을 보낼 수 있을까요? 그러면 그 틈에 초원족이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비하는 다른 변경의 군사는 여기의 전력에서 빼야 합니다. ”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승상은 당연하다는 듯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황후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표정으로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 더구나 만일 사막족이 전 병력인 30만이 공격하여 일선 방어진이 떨어진 후 황도로 공격해온다고 가정하면 실제 이들을 막을 병력은 지방군 약간과 팔영군의 16만 병력, 수도의 청군과 백군이 있을 뿐입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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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2편 수박도사 23.11.29 25 0 9쪽
62 61편 환영 23.11.27 28 0 8쪽
61 60편 북깨비 23.11.24 28 0 10쪽
60 59편 아픈 추억 23.11.22 34 0 9쪽
59 58편 화전민의 후예 23.11.20 39 0 8쪽
58 57편 마리의 능력 23.11.17 33 0 9쪽
57 56편 마리의 죽음과 부활 23.11.15 32 0 8쪽
56 55편 마리의 위험 23.11.13 32 0 8쪽
55 54편 유랑상단 23.11.10 35 0 9쪽
54 53편 새로운 임무 23.11.08 34 0 10쪽
» 52편 승상 왕 이찬 23.11.06 33 0 9쪽
52 51편 태후의 사람 23.11.03 34 0 9쪽
51 50편 호크니호의 별들 23.11.01 34 0 9쪽
50 49편 가짜 영웅검 23.10.30 38 0 9쪽
49 48편 13황자 23.10.27 41 0 9쪽
48 47편 위기 23.10.25 44 0 9쪽
47 46편 자객으로 몰리다 23.10.23 38 0 9쪽
46 45편 황제의 승하 23.10.20 39 0 8쪽
45 44편 영웅검을 가지다. 23.10.18 34 0 8쪽
44 43편 물에 박힌 검 23.10.16 38 0 9쪽
43 42편 황도를 향해 23.10.13 40 0 8쪽
42 41편 도굴법의 심문 23.10.11 40 1 8쪽
41 40편 묘로 유인하다 23.10.09 36 0 9쪽
40 39편 산성의 수장 23.10.06 42 0 9쪽
39 38편 댄의 무덤 23.10.04 37 1 9쪽
38 37편 무지개 산성의 평화 23.10.02 41 0 9쪽
37 36편 자객을 유인하다. 23.09.29 40 0 8쪽
36 35편 계략을 꾸미다. 23.09.27 42 0 9쪽
35 34편 시린 달밤의 괴한 23.09.25 42 0 8쪽
34 33편 이생에 처음 술을 먹다. 23.09.22 4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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