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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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날아온 돌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누군가가 한번 시작한 돌팔매질은 갑자기 사방에서 엄청난 돌팔매 세례로 확대되었다.
“윽! 전하. 어서 피하시지요.”
- 퍽~!
아드리앙 백작은 머리에서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외투를 벗어서 아놀드 국왕을 보호하며 왕성으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왕성에 들어간 아놀드 국왕은 성문을 잠그고 백성들이 폭도로 변한 것에 대해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성녀여. 네가 원했던 모습은 결국 이것이었구나. 난 바보처럼 네 계략에 장기짝처럼 순순히 움직였을 뿐이구나. 보통이 아닌 자로다.’
그랬다.
이레인은 애초에 그만둘 마음이 없었다.
첫 대면에서 자신의 말을 거슬렀던 아놀드 국왕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온 세상에는 성녀에 대한 칭송만이 남기를 원했다.
- 띠링~! 헬리오스님이 이번에 알려준 작전은 어땠냐며 웃음을 짓습니다.
‘헬리오스님께서 알려주신 작전은 정말 완벽했습니다. 이제 백성들은 성난 폭도로 변할 것이고, 린넬 왕성은 성기사의 피를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무너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헬리오스님이 이레인의 약속을 다시 확인합니다. 침소에서 은총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기도 약속은 반드시 지키라고 합니다.
‘당연합니다. 헬리오스님께서 주신 지혜 덕에 용사도 더 이상 피를 보지 않아도 되니 다행입니다. 더불어 성녀라는 이름도 그 위상이 더 높아진 듯 하니 헬리오스님의 이름도 더 널리 전하겠습니다.’
며칠 후 린넬 왕국의 수도 인근 작은 마을.
“그러니까. 지금 린넬 왕국의 기사단장 베네딕트가 죽었단 말입니까?”
대운은 여관 주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 베네딕트만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리고 또 뭐요? 저기 수도 한가운데에서 성녀가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단 말이구요???”
“아 글쎄 왜 자꾸 물어보나? 다만 성녀의 치료는 며칠 전에 끝났다는구먼. 아놀드 국왕이 수도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니까 성녀의 치료를 그만두라고 했다는 모양이야.”
“그래요? 국왕은 또 왜 치료를 그만두라고 했답니까?”
“수도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니까 그랬겠지. 사방이 거지에 소매치기, 강도야. 그래서 지금은 수도로 가봤자 들어가지도 못할걸세. 엄청난 수의 폭도들이 지금 왕성을 둘러싸고 국왕에게 나오라고 시위중이니 말일세.”
“성녀는 뭐하고 있답니까?”
“나야 모르지. 어디 숙소에 짱박혀서 있나? 아무튼 내가 아는건 여기까지일세.”
대운은 여관을 나왔다.
“리리스. 정말 이상한 일이지? 내가 볼 땐 아무래도 다 이레인 성녀가 계획한 것 같은데 말이야.”
“네놈도 이젠 조금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하는구나. 저건 성녀의 계략이다. 성녀는 자신의 이름을 높이고, 동시에 자신은 피를 흘리지 않으면서 린넬 왕국의 백성들이 직접 린넬의 국왕을 처치하게 만든 것이니라.”
“한편으로는 대단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잠자코 듣고 있던 베아트리스가 말했다.
“어이. 오빠.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저기 있는 용사는 아직 상대하기엔 아직 능력이 부족하고. 능력을 복제할 기사단장은 이미 용사한테 나가 떨어졌고 말이야. 지금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네? 또 도망갈 거야?”
대운도 이 점이 고민이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 띠링~!
- 안타레스님이 그냥 시원하게 밀어버리라고 부추깁니다.
- 띠링~!
- 베텔게우스님은 어차피 성녀를 처치하지 못할 거라면 꼬시는 건 어떠냐고 의견을 제시합니다.
‘뭐!? 성녀를 꼬셔? 신박하지만 어려울 것 같아.’
대운은 성녀가 예쁘다는 것을 알기에 순간 혹했지만 이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대운은 이레인의 계략을 다시 떠올렸다.
“리리스. 방금 생각해본 건데 말이야. 지금 성녀는 군중을 움직여서 국왕을 공격하게 만든 거잖아?”
“그렇지. 이레인의 계략이 그게 무섭다는 것이니라.”
“우리가 만일 군중을 움직여서 성녀와 용사를 공격하게 만들면 어떨까?”
“그게 가능하겠느냐?”
“군중들은 어차피 군중일 뿐이야. 적당히 주변 몇 명에게 매혹의 술을 걸어서 여론을 조작하면 가능할 것 같아보여서 말이지.”
“지금 네놈의 마력으로 매혹의 술은 주변 100명도 힘들 것이니라.”
“상관없어. 어차피 소문만 퍼지게 하면 되니까 말이야. 지금 성녀가 치료를 멈춘 것은 군중을 조종하여 국왕을 공격하게 하려는 계략이었고, 백성들은 성녀의 계략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군중의 화살은 성녀를 향하지 않을까? 적어도 기운이 다 할 때까지 저 사람들을 치료해 줘야겠지? 크크크.”
“네놈이 그렇다면 한번 해보거라. 어차피 난 아무런 힘도 없으니 말이다.”
“오빠. 그러면 난 뭐하면 될까? 응? 응? 나도 이런거 막 한 번 해보고 싶었어. 크크크.”
“베아트리스. 넌 그냥······. 리리스랑 같이 숨어있어. 괜히 성녀나 용사한테 걸려서 나랑 같은편인게 들키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대운은 리리스와 베아트리스를 근처 여관에 묵게 하고 수도로 떠났다.
모두가 잠들어야 하는 깊은 밤.
군중들은 수도 왕성 앞을 떠나지 않았다.
곳곳에 횃불을 치켜들고 끊임없이 국왕을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원래 촛불 아래가 가장 어두운 법이지. 성녀야. 너도 이제 한번 당해봐라.’
대운은 근처 몇 명에게 매혹의 술을 걸었다.
그리고는 소문을 전파하라고 지시했다.
첫째.
지금 백성들은 성녀의 계략에 빠졌다.
국왕은 사실 더 많은 백성을 치료하라고 전했다.
그러나 성녀가 짜증을 내며 치료를 그만 둔 것이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성녀는 여기 모인 모든 이들에게 봉사해야 한다.
하루빨리 무료 치료를 재개해야 한다.
대운은 로브를 깊숙이 눌러썼다.
그리고는 여기 저기 매혹의 술과 소문의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대운은 밤새 소문을 퍼트리고 숙소로 이동했다.
아침이 되자 군중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아니 글쎄 여기 같이 온 내 친구 있잖아? 그 정보통. 그 녀석 이야기로는 이 모든 게 다 성녀의 계략이라는 구만. 더 이상 돈 안 받고 치료하기 싫다는 게지.”
“신의 성녀라기에 착한 줄만 알았는데 아주 요망한 년이구먼. 내가 그것에 속아서 밤새 횃불을 들고 이 고생을 했단 말이야? 이거 화나서 안 되겠네. 당장 성녀에게 따지러 가던지 해야지.”
왕성의 주변에 있던 성난 군중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밤새 창밖을 보며 마음을 졸였던 아드리앙 백작은 아놀드 국왕에게 달려가 보고했다.
“국왕전하. 성 밖의 군중들이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니 일단은 다행인 듯합니다.”
“나도 창밖을 보고 알고 있었네. 다행일세. 다행이야. 총리는 이번 사태의 후속조치를 잘 준비해서 백성들의 화를 누그러트리고 집으로 잘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하게나.”
국왕 아놀드는 과거 역사를 되짚어볼 때 성난 군중들에 의해 처형대로 끌려갔던 무수한 왕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지난밤에는 자신도 그런 역사의 주인공이 될까봐 걱정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군중들은 순순히 물러가고 있지 않는가!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저 많은 군중을 해산 시켜버린 누군가가. 정말 고맙구나.’
아놀드 국왕이 안심하고 있을 시각.
이레인 성녀는 수도에 위치한 숙소 자신의 방에서 누워 쉬고 있었다.
‘에이. 빨리들 담을 넘어 처치하란 말이야. 뭐 이리 굼뜨냐.’
그때 갑자기 머릿속에 알람이 울렸다.
- 띠링~!
- 헬리오스님이 정보를 알려줍니다. 마왕과 마왕의 기사가 수도에 들어와서 이레인의 계획을 망쳤다고 말입니다.
‘예?! 그게 정말입니까! 마왕과 마왕의 기사가 여기까지 들어와 있다구요?’
- 헬리오스님이 자신을 못 믿는 거냐며 성녀의 믿음을 의심합니다.
‘앗.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놀라 큰 불경을 저질렀습니다. 마왕과 마왕의 기사는 용사와 함께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레인은 즉시 용사를 찾았다.
“용사님. 방금 헬리오스님에게 신탁을 받았습니다. 지금 수도에 마왕과 마왕의 기사가 잠입해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왕은 제 계략을 망쳐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왕성을 공격하던 군중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크리스가 대답했다.
“성녀님. 걱정 마십시오. 마왕과 마왕의 기사는 제가 지난번에도 처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문제없을 겁니다. 빨리 그 소재를 찾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크리스는 성녀의 말을 듣고 긴급하게 성기사들을 소집했다.
“지금 성난 군중들이 성녀님이 있는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 모든 성기사는 숙소 주변으로 안전지대를 구축하고 성녀님을 보호하라. 나는 수도에 들어와 있는 마왕과 마왕의 기사를 처치하러 다녀오겠다.”
“예! 알겠습니다!”
성기사들에게 성녀의 보호를 부탁하고 숙소를 나섰다.
하지만 용사 혼자 마왕과 마왕의 기사를 찾으려니 막막함을 느꼈다.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
사실 대운 일행은 성녀가 묵고 있던 숙소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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