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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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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작성
23.09.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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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63화 - 넌 또 왜 거기서 나와?

DUMMY

고이케 유타 대위는 갑자기 자신을 가로막는 하사관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뭐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가?”


“뭔가 이상합니다. 적 차량과 본 중대 사이에 있어야 할 적군이 보이지 않지 않습니까?”


“뭐라?”


그의 말에 고이케 유타 대위는 미간을 찌푸렸다.


달아난 이청천 대령과 빅터가 갈 수 있는 길이라고는 하나밖에 없었다.


물론 기만술로 아군의 눈을 속일 때는 그들이 달아난 경로로 추정되는 늪지대가 있었으나 적 차량과 부대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모든 공간에 한 사람씩 배치되어 촘촘히 이동하고 있지 않았던가.


사람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는 말이다.


“저 신호를 보내는 자들이 아군이 아닐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긴장한 듯한 하사관의 표정.

그도 그럴 것이 고이케 대위의 부대가 추격하는 저들은 그저 그런 부대가 아니었다.


신묘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어둠 속의 저격.


앞뒤를 둘러싸인 상황에서 오히려 아군의 눈을 속이는 대담한 기만술까지.


그들은 분명 범상한 이들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의심 어린 눈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이케 대위는 그의 우려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황군만 알고 있는 신호를 저들이 무슨 수로 알아내 우리를 끌어들인다는 말인가. 억측이야.”


“하지만...!”


“아! 그렇군!”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꺼내려던 하사관은 고이케 대위가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무릎을 '탁'치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모든 것이 설명되는군.”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고이케 대위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는 하사관을 한심한 눈으로 보더니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잊었는가? 제56독립연대를 지원하기 전 1개 분대 병력을 차출해 적 차량을 미리 선점하도록 지시한 것을.”


고이케 대위는 앞서 배치한 분대 병력이 이미 적 차량을 수중에 넣은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총성이나 싸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의혹에 가득 찬 표정을 한 하사관을 본 고이케 대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뛰어난 자의 숙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까?


아둔한 자와 함께 한다는 것은 이토록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내게 훈련받은 정예병들이야. 차량을 점거한 다음 주변에 매복해 있었겠지. 그리고 아무런 의심 없이 차량으로 접근한 적을 단숨에 해치웠을 것이다. 저놈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숨통을 끊어놓은 것이 분명하단 말이지, 하핫.”


“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미리 확인을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만! 그만큼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겠는가! 이렇게 미적거리는 사이 제56독립연대가 도착하면 그들을 어떻게 맞이한다는 말인가? 이 고이케 유타의 체면이 무엇이 되겠느냔 말이다!”


하사관은 기가 막혔다.


두드려도 스무 번은 넘게 두드려서 건너야 할 다리이건만, 고작 다른 부대의 의전을 위해 무턱대고 병력을 이동시킨다는 말인가?


“어서 움직여! 각 차량 상태 점검하고 보고해.”


“이곳으로 퇴각한 적은 어떻게 합니까?”


“이미 죽은 놈들을 대체 뭘 어떻게 하란 말이야!”


고이케 대위는 눈치 없이 질문을 이어가는 하사관에게 기어이 ‘빼액’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할 일이 없으면 저쪽에 처박혀 있어. 방해하지 말고!”


아예 그를 짐짝 취급한 고이케 유타 대위는 상황이 끝난 것처럼 철모를 벗어 옆구리에 끼더니 아직도 점멸 신호를 보내고 있는 하프트랙을 향해 다가갔다.


- 자자, 얼른 이동해.

- 차량마다 분대 배치해서 확인한다.


중대 지휘관이 긴장의 끈을 놓은 마당에 부대원들이 경계 태세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저마다 한마디씩 떠들며 일본군 제15사단 병력은 세 대의 하프트랙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가기 시작했다.


‘점멸 신호가? 이런 멍청한 놈들, 아군이 다가가면 조명이라도 켜서 길을 비춰야 하는 것이 아닌가? 도무지 기본이 안 되어 있어, 기본이.’


고이케 대위는 갑자기 점멸 신호가 끊기자 한숨을 내쉬었다.


그토록 기본적인 것에 대해 강조했건만 아직도 중대 수준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 드르륵


‘음, 뭔가 소리가?’


점멸 신호가 끊긴 후 뭔가 회전하는 듯한 기계음이 들리자 고이케 유타는 고개를 갸웃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차량을 점거한 분대 병력이 내부를 점검하느라 생긴 소음일 것이리라.


- 팡!


“악!”


고이케 대위와 그의 병력이 하프트랙에 접근했을 때 갑자기 차량 상단에 있던 탐조등이 일제히 켜지자 병사들이 눈을 가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뭐, 뭐야! 당장 끄지 못해, 이 미친놈들아!”


암적응이 완료된 눈에 엄청난 밝기의 빛이 갑자기 쏟아지자 일시적으로 눈이 먼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고이케 대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미친 새끼들!’


고이케 대위는 이런 정신 나간 짓을 벌인 놈들을 색출해 자신이 내릴 수 있는 징계 중 가장 무거운 벌을 내리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아직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얼얼한 눈을 얼른 손으로 가렸다.


중대 최고 지휘관이 역정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켜져 있는 탐조등, 고이케 대위는 기가 막힌다는 듯 혀를 차다가 역광을 받으며 다가오는 사내의 실루엣을 발견했다.


“야! 그래, 너! 당장 이리 오지 못해!”


느릿느릿 미적거리며 다가오는 사내의 형상을 본 고이케 대위는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여차하면 즉결 처분이라도 할 요량으로 사내에게 다가서던 고이케 유타.


“내 명령을 듣지 못했나! 전시에 상관의 명령에 불복하면 어떠한 처분을...!”


“처분? 이 자리에서 나를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허, 감히 나의 말을 자르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친 녀석이 틀림없구나!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군대에서 상명하복은 기본, 지휘관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이었고 반드시 그렇게 이행되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고이케 유타는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권총을 뽑더니 사내의 머리를 향해 들이밀었다.


“총을 쏘기라도 할 작정인가? 그럴 수는 없을 텐데.”


나지막한, 한편으로는 고이케 대위를 조롱하는 듯한 말투였다.


이상했다. 총구를 들이밀면 비웃기는커녕 열에 아홉은 긴장하여 입조차 떼지 못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대체 이놈은 어떻게 생겨 먹은 녀석이기에 이리도 차분하게, 감히 나에게 이따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다는 말인가.


뭔가 든든한 뒷배를 두기라도 한 것인가.


하지만 고이케 대위가 파악하기로 자신의 중대에 그럴 만한 배경을 가진 이는 없었다.


“태도부터 글러 먹었군. 기강을 위해서라도 네놈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겠구나. 그 오만함의 대가를 치를 준비는 됐겠지?”


호통친 고이케 대위가 노획한 권총인 S&W M10(스미스&웨슨 리볼버 권총)의 방아쇠를 뒤로 젖히자 격철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손가락만 당기면 이놈은 머리에 구멍 난 귀신이 되는 것이다.


“...”


“거만하게 지껄이더니 어째 갑자기 벙어리가 된 모양이군. 흥, 이제 후회라도 되는 건가? 그래, 정신이 돌아왔으면 이제라도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어 보아라. 혹시 아는가? 오늘만큼은 내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어가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 물론 지휘관에 대한 태도 정도는 문제 삼겠지만 말이야.”


“...”


당장 엎어져 목숨을 구걸해도 시원찮을 판에 묵묵부답인 사내.


그만큼 여지를 줬는데도 이렇다면 방법이 없다.


고이케 유타 대위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 틱


틱? 이런 맥빠진 총소리가 있던가?


영국놈들 권총은 원래 이런가?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


아무리 적군의 무기라 하더라도 원리는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가 힘주어 당긴 권총은 발사되지 않았던 것이다.


- 틱


고이케 대위는 다시 한번 손가락에 힘을 주었으나 여전히 권총은 격발되지 않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는 고이케 유타는 혹시라도 총이 고장 났는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흔들어보기도 했으나 M10은 발사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휴...”


이 모습을 보던 사내는 한숨을 쉬더니 팔을 뻗어 낑낑대며 권총과 씨름하던 고이케 유타의 손에서 M10을 가져갔다.


엉겁결에 권총을 헌납하다시피 한 고이케 유타, 그는 멍청한 표정으로 사내를 쳐다 보았다.


“개량형은 처음인가 보군. 안전장치를 풀고 쏴야지.”


- 탕!


“아악!”


안전 레버를 아래로 내린 사내가 고이케 대위의 다리를 향해 총을 쏘는 것과 동시에 그가 권총탄에 관통된 허벅지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이런 미친...!”


다리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 속에서 간신히 눈을 뜬 고이케 대위가 하극상을 벌인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암적응에서 서서히 빛에 대한 적응이 끝난 그의 눈에 서서히 사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일본군의 군복이 아닌 다른 군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그 군복이 조금 전까지 추격대가 쫓던 그 부대의 군복과 같지 않은가.


“아, 아니! 너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순간 고통을 잊을 정도로 소스라치게 놀란 고이케 대위,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 드르륵


또다시 들린 정체불명의 기계음.


조금 전까지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탐조등에 의해 주변이 드러나자 그는 기계음이 무엇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정차된 하프트랙에 거치된 기관총이 돌아가는 소리.


풀숲에 숨어 있다가 불벼락을 내린 그 기관총이 마치 살아있는 듯 다시 총구를 고이케 대위와 부대원에게 돌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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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177화 - 함정(4) 23.10.17 90 1 12쪽
177 176화 - 함정(3) 23.10.16 86 1 11쪽
176 175화 - 함정(2) 23.10.13 87 2 10쪽
175 174화 - 함정(1) 23.10.12 90 1 12쪽
174 173화 - 내부의 적(7) 23.10.10 112 1 10쪽
173 172화 - 내부의 적(6) 23.10.09 91 1 10쪽
172 171화 - 내부의 적(5) 23.10.06 91 1 10쪽
171 170화 - 내부의 적(4) 23.10.04 84 1 11쪽
170 169화 - 내부의 적(3) 23.10.03 95 1 12쪽
169 168화 - 내부의 적(2) 23.10.02 111 1 11쪽
168 167화 - 내부의 적(1) 23.09.27 119 1 12쪽
167 166화 - 그날이 오면 23.09.22 116 1 12쪽
166 165화 - 조각나는 추격대 23.09.20 110 1 10쪽
165 164화 - 방심의 대가 23.09.18 111 1 12쪽
» 163화 - 넌 또 왜 거기서 나와? 23.09.11 113 1 10쪽
163 162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2) 23.09.09 108 1 11쪽
162 161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1) 23.09.05 118 1 12쪽
161 160화 - 유인 작전(2) 23.09.04 109 1 13쪽
160 159화 - 유인 작전(1) 23.09.01 117 1 13쪽
159 158화 - 꿩사냥 23.08.30 115 1 11쪽
158 157화 - 너의 예상을 예상했다(2) 23.08.28 111 1 11쪽
157 156화 - 너의 예상을 예상했다(1) 23.08.26 125 1 12쪽
156 155화 - 탈출 시도(2) 23.08.25 119 0 12쪽
155 154화 - 탈출 시도(1) 23.08.21 1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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