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베이나이트님의 서재입니다.

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조회수 :
69,209
추천수 :
1,247
글자수 :
1,456,116

작성
23.09.09 22:57
조회
107
추천
1
글자
11쪽

162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2)

DUMMY

“걸렸군.”


일본군 제15사단과 제56독립연대가 어둠 속에서 서로 교전을 벌이는 것을 확인한 이청천 대령이 야간투시경의 다이얼을 돌려 입사되는 빛의 양을 낮췄다.


서로 총격전을 벌이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총구에서 섬광이 일자 눈에 부담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언제 봐도 놀랍군요. 이 거리에서 손에 든 랜턴을 깨뜨릴 줄은.”


엠마 중위는 상당한 거리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이 손에 든 랜턴을 사격으로 박살 낸 이청천 대령의 저격 솜씨에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저격으로 인하여 고이케 유타 대위의 부대는 그나마 가지고 있던 희미한 빛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가 되었고, 쇼스케 소위까지 이청천 대령의 저격에 쓰러지자 격분한 고이케 대위는 총성이 들린 곳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를 예상한 이청천 대령은 일찌감치 부대를 퇴로 아래의 늪지대로 물린 상태였고, 엉뚱하게도 이 총알 세례를 뒤집어쓴 것은 이청천 대령과 빅터의 뒤를 바짝 쫓던 제56독립연대였다.


불벼락이 따로 없었다.


총격이 있으리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한 후지모토 대좌의 추격대, 특히 그들 중 선두에 서서 진격하던 전위군은 갑작스러운 사격에 십여 명의 사상자를 남기고 말았다.


달아나던 적이 최후의 발악으로 총을 쏴대는데 망설일 것이 무엇이겠는가.


제56독립연대는 기습 총격이 날아온 곳으로 곧장 대응 사격을 개시했고, 그 틈을 타 이청천 대령과 빅터는 수풀 아래 늪이나 다름없는 진창으로 몰래 이동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일본군끼리 신나게 총격전을 주고받는 사이에 말이다.


“기만술에 걸려들긴 했으나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다. 어서 퇴각 지점까지 이동해 이곳을 빠져나간다! 엠마 중위가 선두를 맡아주시오.”


“알겠습니다.”


서로 총을 쏘고 있기는 하지만 한쪽은 제압한 적군의 총과 탄약을 사용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아끼고 아껴두었던 총알을 써가며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모든 탄약을 소모한 후 백병전에 돌입하기라도 한다면 상대가 일본군인 것을 금방 알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청천 대령은 후방에서 혹시 모를 적의 접근을 저지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까지 쉬지 않고 울려대던 총성은 어느덧 잦아들었고, 잔뜩 화가 난 듯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예상보다 일찍 알아차렸군.’


그의 계산대로라면 백병전에 돌입한 이후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야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상대를 향해 사격하던 도중 기만술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제 곧 추격이 시작될 것이다.


그것도 두 배로 늘어난 엄청난 수의 적군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다.


이청천 대령은 땀이 배어 나와 자꾸만 미끄러지려는 스프링필드 저격 소총을 다시 움켜쥐더니 이동하는 대열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본 연대를 지원하기 위해 적의 예상 퇴로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아군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고 오인 사격을 했다는 말인가?”


“그, 그렇습니다. 본 중대와 제56독립연대 사이에는 적군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교전이 이루어지기 전 원거리 저격으로 본 중대를 기습하였기에...”


어두워서 비록 볼 수는 없었으나 고이케 유타 대위는 확신할 수 있었다.


눈앞에 선 이 사람, 제56독립연대에서 연대장인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와 참모장인 스가이 다케오 중좌 다음가는 세 번째 서열이라고 할 수 있는 마에다 켄지 소좌.


따박따박 끊어서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머리끝까지 치민 화를 간신히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고이케 대위는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 고이케 유타 대위는 도무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쇼스케 소위가 총격으로 쓰러지고 곧바로 총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대응 사격을 퍼붓지 않았는가.


적군이 있어야 할 곳에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의 부대가 왜 나타난 것이며, 가운데 있던 적군은 어디로 가버렸다는 말인가?


“분명 자네의 임무는 후방 압박이 아니라 적의 퇴로에 배치되었을지도 모를 증원군을 차단하고 섬멸하라는 것이었을 텐데.”


마에다 소좌는 따지듯 그에게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적군과의 교전도 아닌, 아군과의 총질로 인해 부대의 정예라고 할 수 있는 전위군 십여 명을 잃지 않았는가.


“작전 지역으로 접근하는 영국군은 유인한 후 완전히 섬멸하였습니다만?”


지시한 임무를 완수하고 너희를 도우러 왔다가 사고가 발생했는데 왜 모든 것이 내 책임이냐는 말투였다.


물론 상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작전 지역 이탈에 의한 사고에 대한 책임은 슬그머니 뺀 채 말이다.


“뭐야?”


중대 최고 지휘관의 체면을 고려해 되도록 큰소리를 내지 않으려 했던 마에다 켄지가 그의 불손한 태도에 기어이 목청을 높였다.


그의 표정이 험상궂게 바뀌자 움찔한 고이케 대위가 자신도 모르게 한발 물러섰다.


“그만!


고이케 대위의 정강이를 걷어차기라도 할 듯 붉으락푸르락하던 마에다 소좌는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나서자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이케 대위를 쏘아보더니 뒤로 물러섰다.


이것이 스가이 중좌가 자신의 편을 드는 것이라 단단히 착각한 고이케 대위는 이번 충돌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추격 상황을 공유할 수 있었더라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더욱 힘을 줘 말하던 고이케 대위는 자신을 보는 스가이 중좌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아, 아니 저는 그저...”


“어쨌든 적 증원군은 완전히 섬멸했다는 말인가?”


살기를 번뜩이는 스가이 중좌의 뒤로 한 사람의 그림자가 다가오더니 고이케 유타 앞에 우뚝 섰다.


고작 적 1개 분대를 추격하는 작전에 고위 장교가 많이도 몰려왔다고 생각하던 고이케 대위는 앞에 선 사람의 정체를 확인하자 눈동자가 커지더니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는 다름 아닌 제56독립연대의 연대장인 후지모토 시게루가 아닌가.


“옛! 장갑차를 동원해 퇴로를 차단하던 적을 밀림 깊은 곳으로 유인하여 완전히 격멸하였습니다! 당시 상황이 급박하였기에 미리 변경된 작전을 고지하지 못하였습니다.”


‘상황을 정리한 후 보고해도 늦지 않았을 것을!’


마에다 소좌는 교묘하게 자신의 공을 내세워 과실을 덮으려는 고이케 대위를 마뜩잖은 표정으로 보았다.


하지만 후지모토 대좌는 두 사람의 반응과 달리 가볍게 피식 웃더니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적군이 차량에서 농성하기 시작했다면 힘들어질 뻔한 작전이었는데 끌어내 타격했다니 기지가 대단하군.”


날이 잔뜩 선 비판과 시선을 받던 고이케 대위는 추앙하던 대상이 칭찬하자 어린아이라도 된 것처럼 기뻐했다.


“과찬이십니다. 저는 단지...!”


황송함에 몇 마디 말을 더 이어가려던 고이케 대위 그러나 후지모토 대좌는 장황하게 떠벌리려는 그의 말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적의 최종 퇴각 지점으로 예상되는 곳에 있는 차량은 비어있는 것이나 다름없겠군, 그렇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이대로 속도를 높여 추격한다면 적군이 차량에 접근하기 전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흐음, 좋은 판단이야. 본 연대는 혹시라도 후방에 남아있을지 모를 적을 경계하면서 이동할 것이니 자네가 선발대로 적 차량을 확보하게, 할 수 있겠는가?”


동경하던 대상의 부탁이라니!


고이케 유타 대위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냉큼 경례를 올리고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본 마에다 소좌가 못마땅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놈의 성급한 판단 때문에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책임을 물었어야 했습니다.”


후지모토 대좌는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다가 피식 웃었다.


“부대의 손실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가장 급한 것은 달아난 적을 쫓는 것이다. 문제는 나중에 따져도 늦지 않아.”


“멋대로 작전을 변경한 자가 아닙니까? 설마 저자를 신뢰하지는...”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아무래도 고이케 대위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증원된 적 주력은 섬멸했다고 하니 큰 문제는 없겠지. 게다가 기만술로 우리의 눈을 속이기는 했지만 아무리 빨리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전원 차량에 탑승해 탈출하기는 어려울 것이야.”


스가이 중좌는 연대장의 판단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둠 속에서 전투가 벌어질 때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느낀 후지모토 대좌는 스가이 중좌를 비롯한 일부 병력을 재빠르게 이동하게 하여 총격전이 아군끼리의 오인 사격이라는 것을 재빠르게 확인했다.


물론 적의 기만술로 인해 양측 부대의 손실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적이 의도한 것은 일본군끼리 싸우는 동안 달아날 시간을 버는 것.


후지모토 대좌의 대응으로 그 ‘시간 손실’을 최소화한 추격대는 부상자를 동반한 이청천 대령의 부대를 곧장 쫓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가장 거슬리는 것은 이청천이라는 그자야. 그에 비한다면 저런 녀석은 신경 쓸 가치도 없겠지.”


후지모토 대좌는 함부로 날뛰는 대위쯤은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다는 투로 말했다.


‘제법이었다만, 그 마지막 한 수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군. 이제 어떻게 할 셈이냐?’


연대장의 말에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최후의 수단까지 짜내고도 추격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이청천 대령을 떠올리며 냉소를 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고이케 유타 대위에게 발목이 잡힌 그가 제56독립연대의 포위망을 뚫지 못하고 결국 제압되는 것뿐이었다.


끈질기고도 오만했던, 하등한 조선인의 피가 흐르는 자의 말로가 눈앞에 보이는 듯한 스가이 중좌가 이동하는 병력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빨리빨리 움직여!”


마음이 급한 고이케 대위가 추격하는 병력을 더욱 재촉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가 자신을 인정하고 공조까지 부탁하지 않았던가!


역시 그는 공적을 시기하여 어떻게든 트집을 잡으려는 다른 이들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고이케 유타는 먼저 이동해 적 차량을 확보하라는 후지모토 대좌의 지시를 반드시 이행하고 싶었다.


“어차피 분대 병력을 보냈으니 이미 작전 목표를 탈취했을 것입니다.”


하사관 한 명은 지나치게 상기되어 서두르는 고이케 유타 대위를 진정시켜 보려 했으나 흥분한 그의 귀에 그런 말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압도적인 병력의 우세, 적군이 가지고 있던 유일한 비책이라고 할 수 있는 매복한 기갑 병력은 엉뚱하게도 고이케 대위의 유인 작전에 휘말려 무기와 탄약까지 헌납한 채 전멸했다.


이런 상황에 변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고이케 유타는 조금이라도 빨리 작전 지역에 도달하여 직접 탈취한 차량에 올라타 후지모토 대좌를 맞이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전방에서 점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찰 정도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던 하사관은 앞에서 점멸 신호를 확인한 다음 곧장 고이케 대위에게 보고했다.


“하나, 둘, 셋. 차량 확보에 성공했군!”


점멸 신호의 의미가 접근해도 좋다는 일본군 고유의 신호임을 확인한 고이케 유타 대위가 기쁜 마음으로 다가가려 할 때 하사관이 다급하게 그를 만류했다.


“자,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4 183화 - 어둠의 지배자(4) 23.10.29 89 1 11쪽
183 182화 - 어둠의 지배자(3) 23.10.26 93 1 11쪽
182 181화 - 어둠의 지배자(2) 23.10.24 100 1 9쪽
181 180화 - 어둠의 지배자(1) 23.10.23 96 1 11쪽
180 179화 - 낭심차기 마스터 23.10.19 89 2 10쪽
179 178화 - 함정(5) 23.10.18 81 1 11쪽
178 177화 - 함정(4) 23.10.17 90 1 12쪽
177 176화 - 함정(3) 23.10.16 85 1 11쪽
176 175화 - 함정(2) 23.10.13 87 2 10쪽
175 174화 - 함정(1) 23.10.12 90 1 12쪽
174 173화 - 내부의 적(7) 23.10.10 112 1 10쪽
173 172화 - 내부의 적(6) 23.10.09 91 1 10쪽
172 171화 - 내부의 적(5) 23.10.06 91 1 10쪽
171 170화 - 내부의 적(4) 23.10.04 84 1 11쪽
170 169화 - 내부의 적(3) 23.10.03 95 1 12쪽
169 168화 - 내부의 적(2) 23.10.02 111 1 11쪽
168 167화 - 내부의 적(1) 23.09.27 119 1 12쪽
167 166화 - 그날이 오면 23.09.22 116 1 12쪽
166 165화 - 조각나는 추격대 23.09.20 109 1 10쪽
165 164화 - 방심의 대가 23.09.18 111 1 12쪽
164 163화 - 넌 또 왜 거기서 나와? 23.09.11 112 1 10쪽
» 162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2) 23.09.09 108 1 11쪽
162 161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1) 23.09.05 118 1 12쪽
161 160화 - 유인 작전(2) 23.09.04 109 1 13쪽
160 159화 - 유인 작전(1) 23.09.01 117 1 13쪽
159 158화 - 꿩사냥 23.08.30 115 1 11쪽
158 157화 - 너의 예상을 예상했다(2) 23.08.28 111 1 11쪽
157 156화 - 너의 예상을 예상했다(1) 23.08.26 125 1 12쪽
156 155화 - 탈출 시도(2) 23.08.25 119 0 12쪽
155 154화 - 탈출 시도(1) 23.08.21 123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