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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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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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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32화 - 게임 체인저(3)

DUMMY

”어휴...“


김우진 대위가 신중하게 조준한 다음 우두커니 선 스가이 다케오 중좌를 쏘았으나 형편없이 빗나간 것을 본 김석철 대원이 자기가 더 민망한 듯 손으로 눈을 가렸다.


”아, 이게. 습기를 먹었나? 왜 저기로 가지? 진짜 사알짝 빗나갔다, 그치?“


멀쩡한 총을 이리저리 살피는 김우진 대위.


대장님은 잘만 맞추시던데...


아, 제발 그만하십시오. 제가 다 민망합니다.


”너 색! 무슨 생각했어?“


눈치를 살피며 총을 살피던 김우진 대위가 일부러 눈을 부라리며 김석철 대원에게 소리쳤다.


”헤헤, 생각은요. 저 같은 놈이 설마 대장님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하겠습니까? 우리 지대장님은 저격보다는 근접 전투에 특화된 분이라는 생각을 감히 하겠습니까요?“


”팍! 마! 씨! 하여튼 저놈의 주둥이. 확 꿰매버리든가 해야지!“


김석철 대원의 말에 김우진 대위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젓다가 잠잠한 탄약고 쪽을 보았다.


지금까지 조용한 것을 보면 시한신관을 해체했거나 가지고 온 신관이 폭발하지 않은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신관을 떼기는 불가능했을 것, 아무래도 후자일 가능성이 컸다.


‘가지고 오기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물에 젖기까지 했으니...’


김우진 대위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전략 목표인 병력의 분산, 게다가 무려 스가이 다케오라는 적군의 이인자를 끌어들이는 것까지는 성공했으니 애초의 목표는 초과 달성한 셈이지만, 적의 탄약을 날려버리지 못한 것은 여러모로 아쉬웠다.


탄약고 주변을 둘러싼 일본군, 기폭제만 터졌더라면 수십의 적을 순식간에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 생각만큼 흘러가는 법이 있던가? 그것도 변수 투성인 전장에서 말이다.


”지금쯤 영국군이 움직여야 할 텐데요. 그들이 제때 움직여 줄까요?“


”우리 돌철이, 그런 것도 아네? 우리 돌철이 만큼 똑똑한 놈들이라면 분명 움직였겠지. 어? 저기! 홍차놈들이 움직인 모양이군!“


능글맞게 웃던 김우진 대위는 탄약고 정반대 방향에서 다발의 폭음이 울리자 반색하며 소리쳤다.


그곳은 영국군 제78연대와 일본군 제56독립연대가 대치하던 전선, 폭음이 울렸다는 것은 양군이 격돌했다는 의미나 다름없었다.


지금까지 수세를 유지하던 일본군이 갑자기 영국군을 공격했을 리는 없으니 분명 일본군 진영에 변화가 생긴 것을 감지하고 영국군이 전선을 압박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아유, 깜찍한 홍차 새끼들. 드디어 밥값 하네! 이제 우리도 가서 같이 두들겨 보자고!“


”좋았어!“


김석철 대원이 환호하며 고개를 흔들자 김우진 대위가 그의 뒤통수를 다시 소리 나게 때렸다.


”좋긴 뭐가 좋아? 넌 여기 좀 남아야지.“


”여기 남아서 뭘 합니까? 당장이라도 부대 복귀해서 왜놈 척살에 손을 보태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지, 넌 여기 남아서 저놈들이 다 돌아가지 못하게 견제해야지. 후방 교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면 어떻게 되겠어? 저 왜놈들이 얼씨구나 하고 다시 돌아가서 우리 애들 괴롭히겠지, 응? 우리 돌철이, 자꾸 그렇게 생각 없이 인생 편하게 살 거야?“


김석철 대원은 남아서 저 독기가 잔뜩 오른 일본군을 상대하라는 말에 눈이 수박만 하게 커졌다.


”예에? 무슨 그런 재미없는 농담을. 그러다 저놈들이 여기로 몰려오면 어떻게 합니까? 저는 지대장님처럼 혼자 뛰어들어 저놈들 다 때려눕힐 능력이 없단 말입니다.“


”그렇지. 그러니까 대가리 내놓은 채 ‘나 여기 있소’라고 알리면서 총질하면 저놈들이 좋아 죽겠네 라고 하면서 여기로 눈이 시뻘게진 채 뛰어오겠지? 그리고 우리 가련한 돌철이 배 따고 소금 쳐서 기름에 튀기려고 할 거 아냐?“


배를 따고 뭐가 어쩌고 어째?


김석철 대원은 말만 들었는데 어째 피부가 따끔따끔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숨어서 저놈들이 돌아갈 조짐을 보이면 총질이나 몇 번 해주란 말이야. 심심하면 여기 유탄도 좀 던지고.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언제든지 침투해서 후방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여지만 남기라는 거야.“


”아, 그런 뜻이었군요. 진작 그렇게 명령을 내리셨어야죠.“


”아, 그렇지! 우리 돌쇠 머리가 생각하는 용도가 아니라 머리카락 키우는 화분인 걸 내가 깜빡했네.“


김우진 대위의 말에 김석철 대원이 연신 입을 삐죽거렸다.


*


‘잘한 일일까?’


요시노 대위와 예비대가 적의 측면을 타격하기 위해 떠나자마자 이시카와 대위의 불안함이 증폭됐다.


그는 차라리 진지를 굳건하게 지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며 지금이라도 요시노 대위를 불러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 콰쾅!


하지만 마냥 불안함에 잡혀 있기에 영국군의 공격은 생각보다 거셌다.


전날 보병부터 진입했다가 참호에 포진한 일본군에게 호되게 당한 것을 잊지 않았는지, 그들은 오드넌스 ML3 3인치 박격포(Ordnance ML 3inch mortar)를 동원해 포격을 퍼붓고 있었다.


물론 개활지가 아닌 탓에 포격으로 인한 피해는 그리 심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간혹 참호 안으로 81mm 포탄이 떨어지면 안에 웅크린 병사들은 달아나지도 못한 채 온몸이 조각조각 났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시뻘건 불덩이가 행여나 자신이 있는 참호로 떨어질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의 사기는 곤두박질쳤고, 이 상태에서 영국의 보병이 우르르 밀고 들어온다면 막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긴급 보고입니다! 남쪽 전선에서 적의 기습입니다!“


”남쪽 전선?“


이시카와 대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남쪽 전선이라면 요시노 대위에게 병력을 할애했던 예비대가 지키던 곳이 아닌가?


그 말은 남쪽 전선은 텅 빈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젠장, 섣불리 공세를 펼치는 것이 아니었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 이시카와 대위, 그는 요시노 대위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예비대를 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전선을 유지하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 아닌가?


”다, 당장 요시노를 불러들여! 회군해 적을 막으란 말이다!“


이시카와 대위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재고해 주십시오. 돌아오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차라리 측면을 흔들어 적이 철군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오쿠보 중위는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했다.


”남쪽을 기습한 적의 규모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어쩌면 소수 병력으로 이목을 끄는 정도의 소란일지도 모를 일입...!“


”닥쳐!“


오쿠보 중위는 이시카와 대위가 역정을 내자 움찔했다.


”너는 내가 그 정도 상황 판단도 할 줄 모르는 얼간이로 보이는가?“


”그, 그런 뜻이 아니라. 어서 결단을 내리셔야...!“


”닥치라니까!“


오쿠보 중위는 이시카와 대위가 왜 갑자기 이렇게 흥분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남쪽 전선의 상황을 좀 더 확인한 다음 대응하자는 의견이 이렇게까지 격분할 일이란 말인가?


”결단? 내가 이리저리 휘둘리며 이런 일 하나 결정하지 못한다고 비웃는 건가? 애초에 요시노 그놈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었어...“


분노로 일그러진 이시카와 대위의 얼굴은 어느새 초조하게 바뀌더니 작은 소리로 끊임없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우유부단하고 과감한 결정은 내리지 못하는 성격, 좋지 않은 면을 부각해서 그렇다는 것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시카와 대위는 확신이 없는 일에 뛰어들지 않는 신중한 성격이기도 했다.


스가이 다케오 중좌 역시 이시카와 대위의 그런 면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주 병력을 맡겼던 것이다.


하지만 스가이 중좌가 파악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으니, 그것은 호전적인 요시노 대위가 이시카와를 충동질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고, 혼란한 상황을 수습하는 이시카와의 능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당장 요시노를 불러들여. 오지 않는다면 명령 불복종으로 즉결 처분하겠다는 말도 전해!“


이시카와 대위는 이글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


”서둘러라!“


예비대를 이끌고 측면 기동을 시작한 요시노 대위는 마음이 급했다.


영국군이 선공을 가했다고는 하지만 참호 진지에서 일본군이 버틴다면 그다지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시카와 대위가 애써 구축한 진지를 벗어나 정면에서 영국군을 공격할 일은 없을 것이다.


방어에는 유리한 지형이었으나 공세로 전환하기에는 무장 상태나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은 일본군이었다.


무엇보다 소심한 이시카와 대위가 무리해서 공격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번 전투의 성패는 요시노 대위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양측의 부대가 지루한 참호전을 치르는 사이 측면 기동한 그가 영국군의 허를 찌른다면 그들이 무슨 재주로 당해내겠는가?


‘적군을 섬멸하지는 못하더라도 먼 곳까지 쫓아버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막대한 보급품까지 취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


연대 본부에서 하달된 작전 지시에 의하면 앞으로 28시간 후 적군의 소이탄 폭격이 시작된다고 했다.


요시노 대위의 기습에 영국군이 혼쭐이 난다면 적어도 그 시간 동안에는 함부로 정글에 발을 디딜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버마까지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을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도 꿈은 아니란 말이지.’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고 전쟁 영웅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던 요시노 대위의 귀에 뜬금없는 지시가 날아들었다.


쉴 틈도 없이 달려온 병사가 핏기 없는 얼굴로 전하는 이시카와 대위의 말, 지금 당장 연대로 복귀하라는 말이었다.


”이게 무슨 개같은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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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240화 - 세 개의 불길(3) 24.01.30 66 1 9쪽
240 239화 - 세 개의 불길(2) 24.01.29 82 1 10쪽
239 238화 - 세 개의 불길(1) 24.01.26 69 2 11쪽
238 237화 - 단장의 능선(3) 24.01.25 68 2 12쪽
237 236화 - 단장의 능선(2) 24.01.24 62 2 12쪽
236 235화 - 단장의 능선(1) 24.01.23 65 1 11쪽
235 234화 - 게임 체인저(5) 24.01.19 68 0 11쪽
234 233화 - 게임 체인저(4) 24.01.18 68 2 9쪽
» 232화 - 게임 체인저(3) 24.01.16 63 0 10쪽
232 231화 - 게임 체인저(2) 24.01.15 57 1 11쪽
231 230화 - 게임 체인저(1) 24.01.11 68 1 10쪽
230 229화 - 이거 공포탄이야! 24.01.10 65 2 12쪽
229 228화 - 배신자의 최후(3) 24.01.09 68 2 10쪽
228 227화 - 배신자의 최후(2) 24.01.08 71 1 10쪽
227 226화 -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24.01.05 64 2 10쪽
226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24.01.04 66 2 10쪽
225 224화 - 포섭(4) 24.01.03 61 2 10쪽
224 223화 - 포섭(3) 24.01.02 68 2 11쪽
223 222화 - 포섭(2) 23.12.29 67 1 11쪽
222 221화 - 포섭(1) 23.12.28 65 1 12쪽
221 220화 - 갱도 진지(3) 23.12.27 64 1 12쪽
220 219화 - 갱도 진지(2) 23.12.26 64 2 10쪽
219 218화 - 갱도 진지(1) 23.12.25 6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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