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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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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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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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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26화 -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DUMMY

”내가 누구라고?“


빌리 에이킨 대령의 제78연대와 합류하기 위해 출정한 김우진 대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야 당연히 빅터의 대한광복군의 꼴토... 아니지, 자애롭고 인자하신 김.우.진 대위님 아니십니까? 헤헤.“


순간 ‘꼴통’이라는 단어를 뱉을 뻔한 이훈종 하사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지, 이 빡통아! 여기 이거, 이거 안 보여?“


이훈종 하사의 말에 김우진 대위가 그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쳤다.


”난 김우진이 아니라 이청천이라고, 앙? 그러니까 홍차놈, 왜놈 할 것 없이 여기에 빅터의 이청천 대령이 직접 왔다고 실컷 떠들란 말이야. 알겠지?“


김우진 대위가 가리킨 명찰에는 그의 이름이 아닌 ‘이청천’이라는 이름이 박혀 있었다.


”그런데 왜 이름을 속여 가며 이런 일을 벌이는 겁니까? 대위님 같은 관조... 아니지, 명성을 드높이고 싶은 분이 말입니다.“


이번에도 마음의 소리가 밖으로 나올 뻔한 이훈종 하사였다.


어쨌든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부대를 이끄는 김우진 대위가 왜 굳이 이청천 대령의 이름을 쓴다는 것이며, 적군, 심지어 아군까지 기만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아까부터 자꾸 뭐라는 거야, 이 새끼 수상해. 아무튼 다 뜻이 있는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그건 그렇고, 정찰 결과는?“


김우진 대위의 말에 이훈종 하사가 영국군 제78연대와 대치 중인 일본군 제56독립연대가 포진한 지역을 지도에 표시했다.


”주요 길목은 죄다 차단했군. 이곳 지형에는 어느 정도 익숙하단 얘긴데, 하긴 그렇게 정글에서 굴렀으면 지렁이라도 지형 정도는 외우고 있는 게 맞겠지...“


발 빠르게 주변을 수색한 김우진 대위는 일본군 제56독립연대가 영국군이 통과해야 하는 주요 루트에 전부 병력을 배치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교전을 피해 영국군과 합류하려면 적어도 20시간 이상 험준한 길로 우회해야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우회해서 합류하는 건 무리겠죠?“


”도착하면 폭격이 시작될지도 몰라. 어쩌면 우회 기동으로 우리의 기운을 빼놓고 이놈들 전술 퇴각을 해버릴지도 모르지. 그러면 우린 그냥 이 지긋지긋한 밀림만 뛰어다니다 끝나는 거고. 흠, 그렇다고 이미 구축한 진지를 정직하게 정면 돌파하기도 그렇고...“


”차단하긴 했지만, 전부 막은 것은 아닙니다.“


”엥? 그건 또 뭔 소리야?“


이훈종 하사가 슬며시 웃으며 지도에서 일본군이 배치된 지역을 손가락으로 짚기 시작했다.


”여기 가운데, 놈들의 주공으로 예상되는 진지 후방에 가파른 능선이 보이시지요? 여기에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별도로 초소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오호, 그러니까 짐승들이 다닐 법한 길로 찔러보자, 뭐 이런 거지? 무려 나 같은 관종께서 말이지?“


김우진 대위가 삐딱한 표정으로 말하자 이훈종 하사가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흠, 아무래도 좀 위험해 보이는데.“


”아니, 꼭 거기로 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한 코스야. 그러니까 당장 가자!“


”예?“


김우진 대위의 반응에 이훈종 하사의 동공이 커졌다.


”비었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에는 아주 적절한 곳이군. 대신 죄다 몰려갈 수는 없으니까 부대를 좀 나눠야겠어. 이봐, 이청천 대령.“


”예에?“


”아니지, 난 이청천 대령 마크-1, 넌 이청천 대령 마크-2. 어때? 이러면 구별이 되지?“


재밌는 생각이라도 난 듯 김우진 대위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한 이훈종 하사를 앞에 두고 낄낄거렸다.


”여기 짐승들 다니는 길을 따라 능선을 타고 기습하는 건 내가 할 테니, 마크-2는 측면으로 기동해. 아마 후방이 소란스러워지면 지켜보던 영국군이 공격을 감행할 거야. 이런 기회조차 놓치는 놈들이라면 절망적이겠지만 말이지. 아무튼 마크-2 너는 홍차놈들이 정면을 두드릴 때 얇아진 측면으로 들어가 두드려 패란 말이야.“


일본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능선에서 김우진 대위가 나타나 후방을 흔들어 놓으면 견고하던 일본군 진영에 균열이 생길 것이고, 그 틈을 타 빌리 에이킨 대령의 부대가 정면에서 공격을 시작하면 정면의 병력을 보강하기 위해 측면에 배치된 병력을 돌릴 것이니 이훈종 하사의 본대가 얇아진 측면을 공격하란 말이었다.


”공격하되 절대 적진 깊숙하게 들어가서는 안 돼. 정면으로 몰렸던 놈들이 다시 측면으로 온다 싶으면 즉시 철수해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지?“


김우진 대위의 작전 브리핑에 이훈종 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마크-2는 갑자기 뭡니까?“


자신을 더러 마크-1이라고 하더니 갑자기 이훈종 하사에게는 마크-2라고 부르던 김우진 대위, 이훈종 하사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 그렇지!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지. 저놈들이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이름을 곳곳에서 불러주잔 얘기지. 어때?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아? 후방 능선에서 나타난 이청천 대령이 갑자기 측면을 두드린다? 어때, 어때? 왜놈들 표정이 궁금하지 않아?“


일본군 제56독립연대가 극도로 경계하는 인물, 이청천 대령이 직접 나타난 것처럼 위장해 적진에 혼란을 유발하자는 얘기였다.


”예, 예, 아주 기대가 됩니다.“


눈빛을 반짝이는 김우진 대위를 보며 질렸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꾸하는 이훈종 하사.


”좋았어!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한 번 신나게 놀아보자고! 근데 이 새끼, 방금 속으로 ‘이 전장에서 가장 미친놈은 너’라고 생각했지?“


”우와, 이제 마음도 읽는 법도 익히셨습니까? 측면으로 이동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니 저는 이만.“


김우진 대위의 손이 뒤통수로 날아오기 전에 잽싸게 몸을 뺀 이훈종 하사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경례를 올리더니 부리나케 달려갔다.


”음, 이 전투에서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또 생겼군. 내 기필코 저놈의 대가리를!“


김우진 대위는 달려가는 이훈종 하사의 뒷모습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한편 연대 병력을 이끌고 온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끈질기게 빌리 에이킨 대령의 발목을 잡고 늘어졌다.


일본군 제15사단이 주둔했던 임시 진지는 아직 개인호와 교통호의 상태가 양호했기 때문에 비교적 잘 버틸 수 있었고, 부근의 지리가 생소한 영국군과는 달리 일본군은 일대의 지형지물을 자세히 알고 있었기에 적재적소에 병력을 배치해 끊임없이 영국군을 괴롭혔다.


”어쩌면 진격 속도를 늦추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곳에서 저놈들을 격퇴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정글 속 진지를 돌파할 수 없어 쩔쩔매는 영국군을 보며 연대 소속 이시카와 대위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만만한 어조로 말했다.


”물론 지금처럼만 상황이 유지된다면 말이지.“


”예? 무슨 변수라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스가이 다케오 중좌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오자, 그가 이런 상황에 무슨 다른 일이 있을까 하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영국군의 진격을 막아섰다는 것을 저들로 알아차렸을 것이야. 분명 이곳으로 병력을 보내 우리의 시선을 돌려 활로를 열려 할 것이다.“


스가이 중좌가 말하는 ‘저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지긋지긋한 악연으로 얽힌 빅터, 일본군 제56독립연대가 촘촘하게 정찰망을 형성한 것처럼, 빅터 역시 작전 지역 내에 감시망을 펼쳤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영국군 제78연대와 일본군이 대치한 것을 모른다고 가정하는 것도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이었다.


”그 부분이라면 염려하지 마십시오. 영국놈들과 대치하는 전선 외에도 후방과 측면 등 적군의 침투가 가능한 모든 곳에 병력을 배치해 감시 중입니다. 정면을 뚫지 못한다면 이곳으로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들어올 수 없을 것입니다.“


이시카와 대위는 자신 있다는 듯 말했으나 스가이 중좌는 그의 말을 그다지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이시카와 대위에 대한 불신보다는 항상 허를 찌르는 전술로 대응했던 빅터를 경계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굳이 그런 티를 내 사기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는 법, 스가이 중좌는 속내를 크게 드러내지 않고 그저 경계를 강화하라는 말 정도로 마무리하더니 일본군과 대치한 영국군 그리고 이시카와 대위가 말한 경계 병력이 배치된 지도를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현 지역을 기준으로 3시 방향은 경사가 매우 높은 산악 지대, 이곳을 통과하면 작은 마을이 있었고, 전쟁이 벌어지자 모두 달아난 텅 빈 마을은 제56독립연대가 예비 물자와 탄약을 보관하는 군수 물자 창고이자 병기고로 사용되고 있었다.


‘만약 놈들이 소수 병력으로 기습한다면 전략적 가치가 높은 이곳을 노릴 것이다. 하지만 접근이 그리 쉽지는 않겠지. 오히려 이곳을 노린다면 나로서는 고맙겠지만 말이야.’


스가이 중좌는 주요 물자를 저장한 곳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넌지시 드러내 빅터가 이곳을 타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빅터가 정예 부대라고는 하지만 영국군과 합류하지 못한 지금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며, 기갑 부대의 지원 없이 견고한 참호 진지를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회하여 영국군과 합류하는 것이나, 무리하게 아군의 전략 목표를 타격하려 하는 것이겠지. 그것이 파멸로 가는 지름길인지도 모른 채 말이지.’


다시 생각해도 제15사단을 설득해 갱도 진지를 구축한 것은 신묘한 한 수였다.


동북부 전선을 휘저으며 일본군을 무던히 괴롭힌 빅터조차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그저 이렇게 대치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지 않은가.


”적의 기습입니다!“


스가이 중좌가 머릿속으로 작전 구상을 마쳤을 때 병사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적의 출현을 알렸다.


”그래, 어디인가?“


기습이라는 보고에도 느긋한 스가이 다케오, 어차피 적의 움직임쯤은 꿰뚫고 있어 문제 없다는 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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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242화 -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24.02.01 66 1 13쪽
242 241화 - 세 개의 불길(4) 24.01.31 68 2 13쪽
241 240화 - 세 개의 불길(3) 24.01.30 66 1 9쪽
240 239화 - 세 개의 불길(2) 24.01.29 82 1 10쪽
239 238화 - 세 개의 불길(1) 24.01.26 69 2 11쪽
238 237화 - 단장의 능선(3) 24.01.25 68 2 12쪽
237 236화 - 단장의 능선(2) 24.01.24 62 2 12쪽
236 235화 - 단장의 능선(1) 24.01.23 66 1 11쪽
235 234화 - 게임 체인저(5) 24.01.19 68 0 11쪽
234 233화 - 게임 체인저(4) 24.01.18 69 2 9쪽
233 232화 - 게임 체인저(3) 24.01.16 63 0 10쪽
232 231화 - 게임 체인저(2) 24.01.15 58 1 11쪽
231 230화 - 게임 체인저(1) 24.01.11 68 1 10쪽
230 229화 - 이거 공포탄이야! 24.01.10 65 2 12쪽
229 228화 - 배신자의 최후(3) 24.01.09 68 2 10쪽
228 227화 - 배신자의 최후(2) 24.01.08 71 1 10쪽
» 226화 -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24.01.05 64 2 10쪽
226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24.01.04 67 2 10쪽
225 224화 - 포섭(4) 24.01.03 61 2 10쪽
224 223화 - 포섭(3) 24.01.02 68 2 11쪽
223 222화 - 포섭(2) 23.12.29 67 1 11쪽
222 221화 - 포섭(1) 23.12.28 65 1 12쪽
221 220화 - 갱도 진지(3) 23.12.27 65 1 12쪽
220 219화 - 갱도 진지(2) 23.12.26 64 2 10쪽
219 218화 - 갱도 진지(1) 23.12.25 63 2 10쪽
218 217화 - 가려진 진실(2) 23.12.22 68 2 12쪽
217 216화 - 가려진 진실(1) 23.12.21 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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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214화 - 사령관께서는 할복할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23.12.18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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