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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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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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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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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7화 - 가려진 진실(2)

DUMMY

“사흘 후라니?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작전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후방에서 폭격기가 출격하는 시간은 48시간 전후입니다.”


빌리 에이킨 대령은 엠마 중위야말로 뭔가 착각한 것이 아니냐는 듯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본 부대가 사령부로부터 접수된 작전 개시는 분명 사흘 뒤였습니다.”


엠마 티에리 중위는 영국군 제14군의 핵심 전력인 제78연대의 최고 지휘관이 이처럼 중요한 작전의 개시일을 잘못 알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청천 대령과 그녀가 사령부로부터 전달받은 작전 개시일은 분명 72시간 뒤였다.


몇 시간도 아닌 무려 하루 차이라니, 대체 이런 일이 왜 일어난 것일까?


“본 연대뿐만 아니라 배치된 다른 부대 역시 48시간 이내에 작전 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통보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사흘 후 철수는 잘못된 정보 같습니다.”


“빅터에게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었다는 말씀인가요?”


“음, 단순한 실수일 수도 있습니다. 통신을 보낸 병력이 착각해서 벌어진 일일 수도 있지 않겠소? ... 아니지, 생각해 보니 그럴 리가 없군. 분명 정보부를 거쳤을 것인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중얼거리던 빌리 에이킨 대령은 작전 시간이 다르게 전달된 것이 송신에서 일어난 실수 정도로 여겼다가 곧 그것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통신을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 사람이 하는 일이니 간혹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야전 부대로 보내는 주요 작전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정보부에서 교차 확인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통신에서 실수가 있더라도 정보부가 이중으로 확인해 틀린 사항이 있다면 정정하게끔 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정보부에서도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인데. 그럴 리가 있는가? ... 설마 일부러 이런 짓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연신 중얼거리던 빌리 에이킨 대령은 뭔가 짚이는 구석이 있는 듯 표정이 돌변했다.


“일부러 이런 짓을 벌이다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교차 확인을 하는 주체가 바로 코리 모브레이의 정보부입니다. 만약 그놈이 일부러 폭격 시간을 잘못 알려주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적군과 내통한 의심을 받고 있지만 코리 모브레이 대령은 어디까지나 영국군 소속이었으며, 영국은 연합군의 일원이었다.


그가 대체 무슨 연유로 빅터에게만 잘못된 정보를 흘린다는 말인가? 그렇게 해서 그가 얻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14군 내부에서는 이번 전쟁에서 귀 부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연 빌리 에이킨 대령의 얼굴에 수치심이 스쳐 갔다.


“일본이 인도를 침공한 이번 전쟁에서 우리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스스로 무너진 탓도 있지만, 그들이 자멸하게 만든 이면에는 귀 부대의 활약이 컸던 것 또한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그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까?”


엠마 티에리는 더욱 더 이해할 수 없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군의 활약이 대체 왜 우려할 만한 일이라는 것인가?


따지듯 묻는 그녀의 말에 빌리 에이킨 대령이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어갔다.


“귀 부대는 조선, 아니 지금은 대한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겠군요. 아무튼 귀 부대는 일본의 식민지인 대한의 사람들로 구성된 부대입니다. 그런 부대가 전쟁에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전후 처리에서 상당한 골칫거리가 되리라고 상부에서는 판단한 모양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으나 그 정도만 들어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빅터, 즉 대한 광복군 남로군정서의 부대가 일본군의 인도 침공을 저지하는 데 일등 공신이 된다면 전쟁이 끝난 후 독립을 요구하는 발언을 쉽게 묵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영국이 우려하는 것은 동아시아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나라의 독립이 아니었다.


대양을 제패하며 그들이 구축한 대영제국의 식민지들, 지금도 인도 전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있는 인도의 독립운동만 하더라도 골치가 아픈 마당에 대한의 독립이라는 안건이 수면 위로 부상한다면 세계 곳곳에 구축한 영국의 식민지들이 저마다 독립을 외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 영국은 이 기회에 일본군과 함께 빅터를 밀림에서 몽땅 태워버릴 생각이었군요. 함께 전장에서 피를 나눴던 이들을 말이지요.”


엠마 티에리 중위는 허탈한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온갖 위험한 임무를 마다하지 않으며 수행했건만 이런 식으로 버려지다니.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어서 귀 부대에 이 사실을 알려서 폭격이 시작되기 전에 작전 지역에서 이탈해야 하지 않겠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주의를 환기하게 하는 빌리 에이킨 대령의 말에 엠마 중위는 다시 정신이 들었다.


이청천 대령과 대원들, 그들을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었다.


“가장 빠른 방법은 통신으로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귀 부대와 연결된 유선 통신 라인은 없습니다. 그나마 살아있던 전방 라인은 일본군이 모조리 잘라놓은 상태지요. 무전이 가능한 거리까지 접근하거나 아예 부대와 직접 접촉하여 알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던 빌리 에이킨 대령은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귀 부대와 접촉하는 것은 내가 직접 하도록 하겠소. 만약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최대한 접근해 무전으로 이 소식을 알려야겠지요. 귀관은 여기에 남아 정보 참모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 확인해 주시오.”


빌리 에이킨 대령은 다시 전장으로 나가 직접 빅터를 데려오겠다고 했다.


“본 부대와 접촉하는 것은 제가 하겠습니다. 정보 참모를 처리하는 것은 연대장께서 직접 하시는 것이...”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을 다른 이의 손에 맡겨 두는 것이 엠마 중위는 불안했다.


“정보 참모는 나를 경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를 감시하거나 뒤를 캔다는 것을 눈치채면 다른 방법으로 손을 쓸지도 몰라요. 귀관은 아직 그의 의심을 받지 않으니 내 말대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빌리 에이킨 대령은 안절부절못하는 엠마 중위를 침착하게 설득했다.


“본 연대를 비롯해 우리 영국군은 이미 여러 차례 귀 부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영제국 육군을 대신해 귀 부대에 진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귀 부대와 무사히 귀환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간곡한 표정은 그가 진심으로 하는 말임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엠마 중위는 당장이라도 빅터가 주둔한 곳으로 달려가고 싶었으나 단독으로 움직이기에는 너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빌리 에이킨 대령이 늦지 않게 빅터에게 닿기를 기원할 뿐이었다.


*


D-2 : 소이탄 폭격 개시 40시간 전.


땅거미가 짙게 깔린 잡목 숲, 아직 철수하지 않은 일본군 제56독립연대 병력이 임시로 구축한 참호 사이로 장교와 하사관들이 야간 경계 상태를 살피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달빛조차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점처럼 보이는 불빛,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이동하던 불빛은 아래로 내려가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얼레? 갑자기 어디 갔어? 불을 꺼버렸나?”


어둠 속, 얼굴에 검은 위장 크림을 바른 김우진 대위가 흰자만 번뜩이는 가운데 조금 전까지 야간 순찰을 하던 일본군 장교가 사라지자, 당황한 듯 자세를 낮춘 채 두리번거렸다.


“쉿, 기다려 봐.”


이청천 대령은 행여나 목소리가 새어나갈까봐 김우진 대위를 만류하는 한편 어둠 속에서 사라진 이들의 행방을 찾으려 부지런히 주변을 확인했다.


하지만 유난히 어두운 밤, 아무리 야간 작전에 익숙한 이청천 대령이라고 하더라도 어둠 속에서 사라진 이의 흔적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된 거 초병이라도 털어봅시다. 이대로 돌아갈 순 없잖수.”


이청천 대령을 비롯한 빅터 대원들이 일본군 제56독립연대 진지까지 접근한 목적은 그들이 후퇴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한 것, 밤이 되면 순찰을 나선 장교를 기절시킨 후 작전 지도라도 탈취할 목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기다린 끝에 발견한 일본군 장교와 하사관, 이청천 대령은 그들을 쫓다가 한적한 곳에서 지도를 빼내든, 위협이라도 해서 기밀을 알아내든 할 참이었는데 갑자기 그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제압하는 과정에 소리라도 난다면 들키고 말 거야. 초소 간 거리가 길지 않으니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건 무모해.”


“엥? 설마 저런 놈들 한 방에 보내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거요? 나한테 맡겨주쇼.”


김우진 대위는 걱정 놓으라는 듯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려 했으나 이청천 대령이 그런 그를 조용히 제지했다.


“차라리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순찰하던 장교가 지나갔으니, 경계심이 풀어져 졸거나 자리를 이탈하는 녀석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때를 노려보자. 안 되면 그때 가서 방법을 찾아도 늦지 않아.”


그렇게 이청천 대령의 말처럼 기다리기를 십여 분가량, 어둠 속 일본군 제56독립연대가 구축한 임시 초소를 초조한 눈으로 둘러보던 김우진 대위가 다급하게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 저놈들 움직이지 않는데? 자빠져 자는 것 같기도 하고...”


과연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의 일본군 초병이 꾸벅꾸벅 조는 것이 보였다.


“난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훑어볼 테니까, 레너드 넌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초병들 깨지 않는 이상은 굳이 건드리지 말고.”


손을 썼다가 초병들이 소리라도 지른다면 곤란해질 것을 우려한 이청천 대령은 당부의 말을 남긴 채 발소리를 죽여가며 일본군 제56독립연대 임시 진지로 접근했다.


아직 깨지 않은 초병들 그러나 깊은 잠에 빠진 것은 아닌지 고개를 꾸벅꾸벅하다가 간혹 흐리멍덩하게 눈을 떠서 좌우를 살펴보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이청천 대령을 보지 못한 것, 이청천 대령은 초병들의 상태를 곁눈질로 살피며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겼다.


‘구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참호와 교통호들, 달리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그새 후지모토라는 자의 생각이 바뀌기라도 한 것일까? 그래서 이곳에서 결사 항전이라도 하려는 것인가?’


야전 부대가 임시로 구축한 진지,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청천 대령은 마음속의 의혹을 떨쳐낼 수 없었다.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라는 인물이 불리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적을 상대했는지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분명 무언가 감춰져 있을 것이다... 음, 저건?’


작은 실마리라도 찾아내리라는 심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이청천 대령은 갑자기 이십 미터쯤 되는 거리에서 작은 불빛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마치 작은 아이, 아니 그보다 훨씬 키가 작은 이가 불을 든 듯 매우 낮은 높이에서 불빛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저건 뭐지? 설마 저들이 아이를 동원하기라도 한 것인가?’


처음에 이청천 대령은 일본군이 인근 마을에서 아이를 강제로 데려온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점점 높아지는 불빛, 마치 어린아이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듯 불빛은 어느새 성인 키만 한 높이로 올라와 있었다.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빛이 점점 졸고 있던 초병들에게 다가오자 이청천 대령은 서둘러 수풀 사이로 몸을 숨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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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239화 - 세 개의 불길(2) 24.01.29 82 1 10쪽
239 238화 - 세 개의 불길(1) 24.01.26 69 2 11쪽
238 237화 - 단장의 능선(3) 24.01.25 68 2 12쪽
237 236화 - 단장의 능선(2) 24.01.24 62 2 12쪽
236 235화 - 단장의 능선(1) 24.01.23 65 1 11쪽
235 234화 - 게임 체인저(5) 24.01.19 68 0 11쪽
234 233화 - 게임 체인저(4) 24.01.18 68 2 9쪽
233 232화 - 게임 체인저(3) 24.01.16 63 0 10쪽
232 231화 - 게임 체인저(2) 24.01.15 57 1 11쪽
231 230화 - 게임 체인저(1) 24.01.11 68 1 10쪽
230 229화 - 이거 공포탄이야! 24.01.10 65 2 12쪽
229 228화 - 배신자의 최후(3) 24.01.09 68 2 10쪽
228 227화 - 배신자의 최후(2) 24.01.08 71 1 10쪽
227 226화 -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24.01.05 64 2 10쪽
226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24.01.04 66 2 10쪽
225 224화 - 포섭(4) 24.01.03 61 2 10쪽
224 223화 - 포섭(3) 24.01.02 68 2 11쪽
223 222화 - 포섭(2) 23.12.29 67 1 11쪽
222 221화 - 포섭(1) 23.12.28 65 1 12쪽
221 220화 - 갱도 진지(3) 23.12.27 64 1 12쪽
220 219화 - 갱도 진지(2) 23.12.26 64 2 10쪽
219 218화 - 갱도 진지(1) 23.12.25 63 2 10쪽
» 217화 - 가려진 진실(2) 23.12.22 68 2 12쪽
217 216화 - 가려진 진실(1) 23.12.21 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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