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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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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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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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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31화 - 게임 체인저(2)

DUMMY

”또 옵니다!“


선발대로 온 일본군을 가볍게 제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무리의 일본군이 접근했다.


”이번에는 제법 많습니다. 우리의 열 배쯤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마어마한 적의 증원군을 보고 김석철 대원이 질린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겁나냐?“


그런 김석철 대원을 지그시 보던 김우진 대위의 말에 그가 당연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총알도 거의 떨어진 마당에 당연하죠! 지대장님은 저렇게 개미 떼처럼 몰려오는데 괜찮습니까?“


”마! 날 뭐로 보고! 저 정도가 아니라 1개 사단이 몰려와도 눈썹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야.“


김우진 대위는 어림없다는 듯 당당한 표정으로 그의 뒤통수를 소리 나게 쳤다.


”악! 왜 때리십니까? 같은 편 팰 기운이 있으시다면 저 왜놈들이나 좀 어떻게 해주십시... 어? 어라? 어디 가십니까아!“


백 명이 아니라 만 명이 몰려와도 가뿐하다는 김우진 대위는 어느새 침투했던 능선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어딜 가긴, 잽싸게 튀어야지. 돌쇠야, 마님 쌀밥 먹고 싶으면 얼른 가자꾸나.“


아, 그러니까 눈썹을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지, 싸운다는 말은 안했구나...


그랬구나, 이제야 알겠다...


김우진을 어이없는 듯한 표정으로 보던 김석철 대원은 뜨악한 표정으로 재빠르게 그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차차.“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던 김우진 대위가 갑자기 멈췄다.


”또, 또! 왜 그러십니까! 제발 좀!“


김우진 대위가 또 무슨 짓을 벌일지, 전혀 궁금하지 않는 김석철 대원이 제발 좀 가자는 듯 간절한 표정으로 애원하듯 말했다.


”갈 땐 가더라도, 폭죽쇼 정도는 해주고 가야지.“


”아오, 제발 좀! 근데 폭죽? 그게 뭡니까? 죽입니까? 먹는 그거?“


다급한 와중에도 김석철 대원이 입맛을 다셨다.


”이 새끼, 하여튼 대가리 속에 처먹는 생각만 가득해서! 뻘소리 그만하고 저기 다른 애들이랑 튈 준비 하고 있어.“


면박을 준 김우진 대위는 소총탄이 적재된 탄약고로 들어갔다.


”아, 빨리요! 저놈들 곧 온다니까!“


탄약고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이 없는 김우진 대위를 기다리다 못한 김석철 대원이 다시 달려와 그를 채근했다.


탄약고에 시한신관을 결합한 TNT를 설치한 김우진 대위는 뭔가 생각났는지 수류탄처럼 생긴 것의 안전핀을 제거하더니 바닥에 툭 던지고 어리둥절한 김석철 대원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저게 대체...?“


”우리 돌쇠 한가하네? 왜놈들 저기에서 뛰어오고 있는데?“


김우진 대위의 말에 눈을 돌린 김석철 대원은 탄약고 쪽으로 달려오다가 소총을 겨누는 일본군을 보았다.


- 타탕, 탕!


”으악!“


요란한 콩 볶는 소리에 김석철 대원이 머리를 감싸 쥐고 엎드렸다.


”우리 돌철이, 오늘 여러 가지 하네. 얌마, 어차피 안 맞으니까 일어나서 달려.“


한심한 듯 혀를 차는 김우진 대위의 말에 감싸 쥔 머리를 들어보니 탄약고 문이 방패 역할을 하고 있었다.


김석철 대원이 무사히 소총 유효 사거리를 벗어난 것을 확인한 김우진 대위는 전장을 벗어나지 못한 대원이 없는 것을 다시 확인한 다음 철수하려고 하다가 문득 먼발치에서 이곳을 향해 달려오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오호, 저놈이 여기에? 저런 거물은 그냥 돌려보낼 수 없지!“


*


”역시 그놈이 직접 온 것인가?“


후방 진지 곳곳에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적을 막기 위해 긴급 투입한 2개 분대가 당했다는 보고에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놈이 틀림없습니다! 진지를 습격하는 적군이 보고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습니다.“


간신히 살아남았으나 무거운 상처를 입은 병사가 분하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스가이 중좌는 이청천 대령이 직접 침투조를 이끌고 온 것으로 확신했다.


”피해 상황은? 적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치솟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른 스가이 중좌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막을 수 없는 침투였다면 곱게 돌려보내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그의 심산이었다.


”사력을 다해 군수 물자 창고로 접근하는 것을 막았기에 아직 그곳은 안전합니다. 다만 참호 보수용 자재를 야적한 곳이 불탔습니다. 적의 규모는 대략 몇 개 분대 규모 정도로 추측됩니다.“


예상대로 적은 후방 교란 및 주요 전략 목표 파괴를 목적으로 소수 병력이 침투했다.


적의 파괴 공작으로 인한 피해 상황은 아직은 수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참호 진지를 보수할 곳은 거의 손을 봐놓은 상태였고, 어차피 소이탄이 떨어지면 철수해야 했기에 큰 피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이제는 돌아갈 길을 봉쇄하고 함부로 기어들어 온 값을 톡톡히 치르게 해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청천벽력 같은 보고가 이어졌다.


”크, 큰일입니다! 놈들이 소총탄을 보관한 창고를 노리고 있습니다!“


스가이 중좌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다.


비교적 가치가 낮은 것만 공격했다기에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기어코 우려하던 일이 터진 것이다.


적군과 대치한 지금 먹을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탄약, 가뜩이나 부족한 탄약을 아끼고 아껴서 쓰고 있는 마당에 겨우 모아놓은 소총탄이 날아간다면 더는 적을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전부 탄약고로 가! 몸을 던져서라도 놈들이 탄약고로 접근하는 것을 막아!“


명령을 내린 스가이 중좌는 지체할 여유도 없이 소총탄 창고로 내달렸다.


하지만 그의 간절한 바람에도 소용없이 탄약고 문은 이미 활짝 열린 상태, 그 틈으로 익숙한 실루엣이 유유히 걸어 나왔다.


”저놈은!“


그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본 스가이 중좌의 동공이 커졌다.


이청천 대령 다음가는 위험인물인 김우진이라는 녀석이 아닌가!


”저놈을 쏴!“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벌컥 화를 내며 탄약고를 나서는 김우진 대위를 향해 사격 명령을 내렸으나 그는 이미 눈치챈 듯 탄약고 문을 엄폐물 삼아 쏟아지는 소총탄 사격을 막아냈다.


”위험합니다! 탄약고 유폭 위험이 있습니다!“


탄약고 내부까지 닿는 총탄을 본 한 사람이 기겁하자 스가이 중좌도 재빨리 부대에 사격 중지 명령을 내렸다.


”탄약고 확인해! 나머지는 전원 침투한 적을 추격해 섬멸한다. 전부 따라와!“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1개 분대 병력을 떼서 탄약고를 살피게 한 다음 자신을 비롯한 나머지 병력은 달아나는 김우진 대위를 쫓게 했다.


- 타타타탕!


스가이 중좌가 김우진 대위를 추격하려 할 때 탄약고 내부에서 울리는 요란한 소리, 철수하는 척하면서 탄약고 내부에 병력을 남긴 것이 틀림없었다.


‘이런 교활한 놈!’


스가이 다케오는 치가 떨렸다.


분명 아군이 탄약의 유폭을 걱정하여 함부로 총을 쏘지 못하리라는 의도가 깔린 병력의 배치가 아닌가.


그의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 탄약고로 보낸 병력은 요란한 총소리에 내부로 진입은커녕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지근거리에서 주춤할 뿐이었다.


- 탕!


달아나려는 병력을 추격해야 할지 아니면 탄약고를 지켜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능선 쪽에서 총성이 울리더니 스가이 중좌의 발아래 탄환이 튀기더니 도탄 된 총알이 스가이 중좌를 향해 날아들었다.


어찌할 틈도 없이 벌어진 일 하지만 다행히 튕긴 총알은 스가이 중좌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부연대장님!“


스가이 중좌의 왼쪽 뺨에 마치 칼로 베고 지나간 듯한 자상이 남자 옆에 있던 부관이 경악했다.


”호들갑 떨 것 없다. 추격은 포기한다. 탄약고로 집중해.“


스가이 다케오는 뺨에 흐르는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이쪽을 보며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김우진 대위를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며 말했다.


”탄약고로 진입한다.“


어떻게 다시 올라간 것인지 이미 능선을 넘어 사라진 김우진 대위와 잔당을 보며 스가이 중좌가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 긴장한 표정의 부대원들.


생명줄과도 같은 탄약이 적재된 곳에 스가이 중좌가 총을 쏘라는 명령을 내릴 리가 없었다.


그들의 짐작대로 부대에 착검을 지시한 스가이 중좌, 그는 총소리의 간격을 재며 장전 주기를 확인하더니 잠깐 총소리가 그친 사이를 노려 일제히 돌격 명령을 내렸다.


돌격 명령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탄약고에 진입한 스가이 다케오, 눈앞에 있는 것은 몽땅 베어버릴 듯한 기세로 들어간 그였으나 탄약고 내부에 진입한 그는 당황한 듯 두리번거렸다.


총소리로 봐서는 적어도 두세 명은 죽을 각오로 총을 쏘고 있으리라는 짐작과 달리 탄약고 내부는 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의 정체는 폭음탄이었다.


”또... 놈들에게 놀아난 것인가...“


적의 기만체에 당한 경험이 있던 스가이 중좌는 같은 수법에 또다시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마치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포, 폭탄입니다!“


뒤늦게 내부로 진입한 병사 중 하나가 뭔가를 발견하더니 기겁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폭탄이라는 말에 깜짝 놀란 스가이 중좌가 고개를 돌려 보니 소총탄 박스에 놓인 작은 TNT 꾸러미와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0을 향해 수렴 해가는 시한신관이 결합된 기폭제.


‘느, 늦었다!’


스가이 중좌는 완벽하게 적의 노림수에 말려든 것을 깨달았으나 병력을 피신시킬 시간이 부족했다.


”전부 나가!“


소리친 스가이 다케오는 몸을 던져 폭발 직전인 TNT를 끌어안았다.


작은 유탄도 아니고 자그마치 TNT였다.


사람의 몸으로 TNT의 폭발력을 줄이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남은 병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방법밖에 없었다.


”안 됩니다!“


절규에 가까운 부관의 비명과 거의 동시에 바쁘게 움직이던 시한신관의 바늘이 0에 도착하더니 세상 어느 음향보다 크게 들렸던 째깍거리는 소리가 드디어 멈췄다.


천지를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몸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끔찍한 고통이 엄습하리라 짐작한 스가이 다케오 중좌, 아니 그런 고통조차 느낄 새도 없을 것인가?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폭발음도,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아... 젠장...“


실눈을 뜬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다리가 풀린 듯 털썩 주저앉더니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심장을 옥죄던 시한신관의 바늘은 더는 움직이지 않았고, 폭발해야 할 기폭제는 힘없는 불똥 몇 개만 흘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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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240화 - 세 개의 불길(3) 24.01.30 66 1 9쪽
240 239화 - 세 개의 불길(2) 24.01.29 82 1 10쪽
239 238화 - 세 개의 불길(1) 24.01.26 69 2 11쪽
238 237화 - 단장의 능선(3) 24.01.25 68 2 12쪽
237 236화 - 단장의 능선(2) 24.01.24 62 2 12쪽
236 235화 - 단장의 능선(1) 24.01.23 65 1 11쪽
235 234화 - 게임 체인저(5) 24.01.19 68 0 11쪽
234 233화 - 게임 체인저(4) 24.01.18 68 2 9쪽
233 232화 - 게임 체인저(3) 24.01.16 63 0 10쪽
» 231화 - 게임 체인저(2) 24.01.15 58 1 11쪽
231 230화 - 게임 체인저(1) 24.01.11 68 1 10쪽
230 229화 - 이거 공포탄이야! 24.01.10 65 2 12쪽
229 228화 - 배신자의 최후(3) 24.01.09 68 2 10쪽
228 227화 - 배신자의 최후(2) 24.01.08 71 1 10쪽
227 226화 -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24.01.05 64 2 10쪽
226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24.01.04 66 2 10쪽
225 224화 - 포섭(4) 24.01.03 61 2 10쪽
224 223화 - 포섭(3) 24.01.02 68 2 11쪽
223 222화 - 포섭(2) 23.12.29 67 1 11쪽
222 221화 - 포섭(1) 23.12.28 6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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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219화 - 갱도 진지(2) 23.12.26 6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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