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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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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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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DUMMY

“죽은 베이커 포병들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만약 코리 대령이 무슨 좋지 못한 일을 꾸민 장본인이라면 베이커 포병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즉, 코리 대령에게 베이커 포병이란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테리 청 대위의 말에 엠마 중위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가 알고 있는 사실과 그의 말을 조합해 보았다.


‘코리 대령이 일본군과 내통한다는 것을 알지 못할 텐데, 너무 비약이 심한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이자의 말대로 생각해 보면 죽은 포대원들이 무언가를 알고 있었고, 그것이 코리 대령에게 치명적인 일이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코리 대령이 일본군과 은밀히 접촉했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것이겠지.’


생각을 정리한 엠마 중위, 테리 청 대위가 정보 참모를 의심하게 된 배경이 뭔가 개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군요. 어쨌든 우리에게는 좀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요. 귀관은 정보부 소속이니 정보 참모에게만 은밀하게 베이커 포병 중 몇 사람이 위독하긴 하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흘려주세요. 그가 범인이라면 틀림없이 다시 손을 쓰기 위해 움직일 것입니다.”


엠마 중위의 당부에 테리 청 대위는 문제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오히려 그녀의 계획을 보완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어때요? 제 의견을 따르길 잘했지요?”


테리 청 대위와 만남을 끝낸 후 돌아오는 길에 제임스 소위는 모든 것이 자신의 공이라는 듯 우쭐했다.


그런 그를 보며 엠마 중위는 피식 웃었다.


“그렇네요. 같은 정보부 소속이라면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겠죠. 그리고 정보 참모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우리가 대응하기에도 훨씬 수월할 거예요.”


엠마 중위는 생각보다 일이 순탄하게 흘러간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테리 청 대위는 베이커 포병들이 독살당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


D-2 : 소이탄 폭격 개시 33시간 전.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뭐? 좋은 소식과 더 좋은 소식을 가져와야지 임마.“


후방 보급로 확인을 다녀온 이훈종 하사의 말에 김우진 대위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 일단 좋은 소식부터 들어보지.“


”네, 영국군 제78연대가 본 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에이블-4(Able-4, A-4)까지 접근했습니다.“


”제78연대? 걔네 얼마 전에 우리가 구해줬던 애들 아닌가? 기껏 구해줬더니 왜 온 거지?“


김우진 대위가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그의 말처럼 빅터는 일본군 제56독립연대에게 포위되어 위기를 맞이한 제78연대 예하 제305 보병대대를 기지를 발휘해 구해냈었다.


”아하! 이 홍차놈들이 은혜를 갚으러 온 모양이구먼!“


김우진 대위의 말에 모두가 폭소를 터트렸다.


”병력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정말 좋은 소식이군. 그런데 안 좋은 소식이란 건 뭔가?“


피식 웃던 이청천 대령의 질문에 이훈종 하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원군이 오긴 하는데 길을 차단한 일본군과 교전 중이라 합류하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빅터와 대치 중인 일본군 제56독립연대 역시 이 전투에 사활을 건 듯 넓게 감시망을 구축하고 있었고, 영국군 제78연대가 빅터와 합류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재빠르게 진로를 차단했다.


병력은 열세지만 후지모토 시게루의 부대는 정글 곳곳에 병력을 숨기고 퇴각한 일본군 2개 사단이 구축한 진지까지 활용하면서 끈질기게 빌리 에이킨 대령 부대의 발목을 잡고 늘어졌다.


”그렇지. 아무리 반자이에 미친 놈들이라도 홍차놈들까지 이곳으로 오면 전투가 어려워진다는 걸 아는 거지. 구더기처럼 땅굴에 틀이 박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안 그렇수?“


두더지를 구더기라도 잘못 말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인지, 김우진 대위의 말에 또다시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그래도 저들의 목적이 섬멸이 아니라 ‘지연’이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을 거야. 하천과 연결된 부분을 폭파해 갱도를 수몰시키려면 영국군을 전장에 반드시 합류시켜야만 해.“


후지모토 대좌의 시선을 돌릴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이청천 대령은 빌리 에이킨 대령의 부대가 적의 주공을 잡아둔다면 얼마든지 갱도 진지를 무력화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다만 그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거의 동시에 펼쳐질 작전 중 어디에 자신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첫 번째는 영국군과 대치한 일본군의 후미를 공격하는 작전이었다.


앞뒤에서 공격해 영국군의 진격로를 확보하는 작전에는 아무래도 부대의 대부분이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동시에 하천과 근접한 갱도 입구인 E-2 지역을 장악하고 TNT로 폭파하여 갱도를 공격하는 특수 작전도 진행해야 했다.


”고민하는 게 딱 보이네! 생각할 게 뭐 있수? 대장이 홍차놈들 데려오는 동안 내가 침투해 폭탄 이쁘게 설치한 다음에 펑! 이게 바로 응?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감각 있게! 안 그렇소?“


전방에서 영국군과 대치한 일본군의 후미를 공격하는 것보다는 소수 병력만 대동해 적의 주요 전략 목표를 점령하고 TNT까지 설치해 폭파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임무였다.


김우진 대위는 일찌감치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위험한 임무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E-2로는 내가 간다. 레너드 넌 나머지 병력을 데리고 영국군과 합류하도록 해.“


”싫소. 위험한 건 절대 양보 못 한단 말이지. 정 그러면 나도 같이 갑시다. 나머지야 애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


”그건 안돼. 대규모 작전을 지휘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어. 반드시 네가 해야 해.“


김우진 대위는 끝까지 폭파 작전을 맡겠다고 우겼으나 이번만큼은 이청천 대령도 물러서지 않았다.


”알았수, 하여튼 고집하고는. 근데 그건 왜 챙기는 거요?“


투덜대던 김우진 대위는 이청천 대령이 TNT와 함께 시계처럼 생긴 뭔가를 가져가는 것을 보고 물었다.


단파로 현재 위치를 보내는 송신기로 주로 침투와 같은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빅터가 떨어진 부대끼리 위치를 공유할 때 쓰는 장비였다.


수공을 위해 폭파할 자리는 E-2, 따로 위치를 알려줄 필요가 없는 마당에 이청천 대령은 왜 위치 송신기를 가져가는 것일까?


”TNT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그리고 혹시 모를 불발에 대비해야지.“


”돌발 상황? TNT가 안 터지면 위치 송신기가 ‘펑’하고 터지기라도 한단 말이오?“


김우진 대위가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이청천 대령의 이어지는 말에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만약 여기에 무슨 일이 생기면 이걸로 신호를 보낼 테니, 그쪽으로 포격을 퍼부어야 해.“


”에이, 진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멀쩡한 TNT가 왜 안 터진다고 그래? 그리고 포격은 또 무슨 말이요?“


김우진 대위가 당황한 듯 말까지 더듬으며 이청천 대령을 보았다.


”신호가 떨어지면 포탄이 떨어지기 전까지 몇 분도 안 걸리는데, 무슨 수로 거기를 빠져나온단 말이오? 절대 안 돼. 거, 말같지 않은 소리 좀 작작하슈.“


”그러니까 만약의 일이라고 했잖아. 걱정하지 마라. 여기서 아군 포탄을 얻어맞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이청천 대령은 씩 웃으며 좌불안석인 김우진 대위의 어깨를 툭 치더니 작전 지도를 보며 영국군과 합류한 다음 공격해야 할 지점을 가리키며 작전 세부 사항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


살아 돌아온 베이커 포병 여섯 명 중 다섯은 주고 겨우 한 사람만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상태, 몇 번의 고비를 넘긴 그는 겨우 위독한 상황을 벗어나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절대 안정을 위해 포병을 격리 치료하는 공간에는 간호 장교 외에는 누구도 드나들 수 없었고, 문 앞에는 경비병 한 사람이 근엄한 표정으로 우뚝 선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말뚝처럼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지 두 시간이 지나자, 그는 괴로운 듯 몸을 비비 꼬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배가 아프지?“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듯 요동치는 아랫배와 엉덩이에 힘을 쓰며 참아보려 했으나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통에 그는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다.


얼굴이 샛노랗게 변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길 몇 차례, 발까지 동동 구르며 어떻게든 참아보려 하던 그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화장실로 부리나케 달려가기 시작했다.


기괴한 신음과 절박함마저 느껴지는 발소리가 멀어지자 이윽고 고요해진 복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복도 끝에서 갑자기 사람 머리가 쑥하고 나타났다.


마치 도둑처럼 살금살금, 모든 소리를 죽인 채 다가오는 그림자.


의문의 그림자는 화장실로 달려간 경비병이 지키던 방 앞에 서더니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림자는 소리가 나지 않게 문손잡이를 돌려 어두운 방 안으로 들어갔다.


끝에 놓인 병상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던 그림자는 다리에 손을 가져갔다.


바지를 걷자 다리에 묶은 단검이 드러났으며 그림자는 주저하지 않고 단검을 움켜쥐더니 병상을 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치료를 받는 대원은 그림자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줄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진 듯 출입문과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채 누워있었고, 어둠 속에서 그림자는 허연 이를 드러내더니 볼록하게 솟은 대원의 복부를 향해 힘껏 단검을 찔렀다.


‘음?’


칼을 찌른 그림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


칼 끝에 닿는 느낌이 피부를 통과한 것이 아니라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푸석한 여러 겹의 천을 찌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황한 그림자는 서둘러 이불을 걷었고, 그의 눈앞에 자신이 찌른 것이 드러나자 당황한 듯 주춤했다.


거기에는 응당 누워있어야 할 베이커 포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둥글게 말아놓은 모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역시 당신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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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238화 - 세 개의 불길(1) 24.01.26 69 2 11쪽
238 237화 - 단장의 능선(3) 24.01.25 68 2 12쪽
237 236화 - 단장의 능선(2) 24.01.24 62 2 12쪽
236 235화 - 단장의 능선(1) 24.01.23 66 1 11쪽
235 234화 - 게임 체인저(5) 24.01.19 69 0 11쪽
234 233화 - 게임 체인저(4) 24.01.18 70 2 9쪽
233 232화 - 게임 체인저(3) 24.01.16 63 0 10쪽
232 231화 - 게임 체인저(2) 24.01.15 58 1 11쪽
231 230화 - 게임 체인저(1) 24.01.11 68 1 10쪽
230 229화 - 이거 공포탄이야! 24.01.10 65 2 12쪽
229 228화 - 배신자의 최후(3) 24.01.09 68 2 10쪽
228 227화 - 배신자의 최후(2) 24.01.08 71 1 10쪽
227 226화 - 이청천 없는 이청천팀 24.01.05 66 2 10쪽
»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24.01.04 68 2 10쪽
225 224화 - 포섭(4) 24.01.03 61 2 10쪽
224 223화 - 포섭(3) 24.01.02 68 2 11쪽
223 222화 - 포섭(2) 23.12.29 67 1 11쪽
222 221화 - 포섭(1) 23.12.28 66 1 12쪽
221 220화 - 갱도 진지(3) 23.12.27 65 1 12쪽
220 219화 - 갱도 진지(2) 23.12.26 65 2 10쪽
219 218화 - 갱도 진지(1) 23.12.25 63 2 10쪽
218 217화 - 가려진 진실(2) 23.12.22 69 2 12쪽
217 216화 - 가려진 진실(1) 23.12.21 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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