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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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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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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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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21화 - 포섭(1)

DUMMY

빌리 에이킨 대령이 이청천 대령과 접촉하기 위해 제14군 사령부를 떠난 직후, 엠마 티에리 중위는 정보 참모인 코리 모브레이 대령이 직접 손을 써 생환한 포병들을 제거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예? 죽은 사람들을 살려내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엠마 중위의 말을 잘못 이해한 간호 장교, 제임스 소위의 눈이 호박만 해졌다.


”아니요. 그 말이 아니라 모두 죽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중태에 빠졌다가 겨우 의식을 회복했다는 정보를 흘려달라는 말입니다.“


”흠, 아닌데. 분명 모두 호흡이 멈춘 것을 내가 직접 확인했는데.“


말귀가 어두운 편인지, 아니면 일부러 못 알아듣는 척을 한 것인지 모호한 제임스 소위였다.


엠마 중위는 그가 듣지 못하도록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차근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래요, 여섯 명 전원이 사망한 것은 분명 사실이에요. 죽은 사람들한테는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난 그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여기고 있거든요. 그래서 누군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정보를 흘려보자는 것이지요.“


그녀의 말에 간호 장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그들의 죽음에 강경증 발작이나 외부 요인이 없다면 좋겠지만, 만약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들을 살해한 것이라면 진실을 밝혀야 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간호 장교를 일찌감치 포섭 대상으로 정해놓았기에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간호 장교는 여전히 어딘가 미심쩍은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경계하듯 보았다.


”글쎄요. 의학적 판단으로 사인을 밝혀낸 것인데 무슨 의혹이 있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군요.“


”그러니까 한번 시험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죽어야만 하는 이들이 아직 살아있다면 손을 쓴 누군가가 반드시 반응하지 않겠어요?“


”흐음.“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턱을 매만지는 간호 장교, 그의 작은 표정 변화까지 놓치지 않고 관찰하던 엠마 중위는 이쯤에서 그가 어디에 마음을 두고 있는지 확인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내게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확답하지 않고 모호한 반응을 보이던 그는 돌연 태도를 바꾸어 뭔가 캐내려는 듯한 말을 꺼내며 엠마 중위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보았다.


”간호 장교님 뒤에 숨어 있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어서 말이지요.“


”예? 내 뒤에 누가 있단 말입니까? 아니,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그녀의 느닷없는 말에 제임스 소위가 놀란 듯 동공이 확장되었다.


”저야말로 간호 장교님이 무슨 일을 벌인 것인지 알고 싶군요. 밤중에 사망한 대원들의 혈액 샘플은 왜 빼돌리셨나요? 관리 대장에는 폐기한 것으로 기록하고 말이죠.“


엠마 중위의 날카로운 말에 제임스 소위의 안색이 돌변했다.


대체 이 여자가 어떻게 나의 행적을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단 말인가?


*


<1시간 전>


의무 장교가 빌리 에이킨 대령을 따라 출병하고 밤이 되기를 기다린 엠마 중위는 곧장 의무실로 향했다.


다행히 텅 빈 의무실, 그녀는 의무실 곳곳을 뒤지며 작은 단서라도 찾으려고 했다.


”아, 잠겨 있네...“


캐비닛 중 열리지 않는 하나, 엠마 중위는 힘껏 당겨 열어 보려 했지만, 덜컹거리는 소리만 날 뿐 잠긴 캐비닛은 열리지 않았다.


”여기만 확인하면 되는데... 어?“


잠긴 캐비닛을 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엠마 중위는 밖에서 의무실로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엠마 중위는 황급히 침대 아래로 몸을 숨겼고, 그녀가 몸을 숨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의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도 알고 있는 익숙한 얼굴, 의무실로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간호 장교, 제임스 소위였다.


간호 장교가 의무실을 찾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닌지라 달리 수상하게 여길 것은 없었지만, 내부로 들어온 그는 마치 누가 보면 안 될 행동이라도 하듯 불안한 시선으로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열리지 않던 캐비닛으로 다가갔다.


‘뭘 하려는 거지?’


뭔가 수상하다고 느낀 엠마 중위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주머니에서 작은 열쇠를 꺼내 캐비닛을 조심스럽게 여는 제임스 소위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열린 캐비닛, 그는 망설임 없이 손을 안으로 쭉 뻗었다.


그의 손에 잡힌 것은 작은 유리병 하지만 어두운 탓에 튜브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튜브를 품에 갈무리한 간호 장교는 다시 불안한 듯 눈을 좌우로 돌려 주변을 살핀 후 캐비닛에 있던 문서에 뭔가를 휘갈기듯 적기 시작했다.


모든 일을 마친 듯 다시 조심스럽게 의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제임스 소위, 발소리로 그가 멀어졌다고 판단한 엠마 중위가 ‘끙’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구겨 넣었던 침대 아래에서 나왔다.


‘이 시간에 대체 뭘 가져간 걸까?’


의무실 출입이 자유로운 간호 장교이기에 이곳에 오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었으나, 굳이 인적이 드문 밤에 왔다는 것 그리고 시종일관 초조하고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의무실에 보관되어야 할 물건을 몰래 가지고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할 수 없었다.


‘열려 있어야 할 텐데...’


만약 그가 캐비닛을 잠그고 갔다면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는 상태, 엠마 중위는 긴장된 표정으로 캐비닛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정신이 없었는지 다행히 제임스 소위는 캐비닛을 잠그지 않았다.


행여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조심, 또 조심하면서 캐비닛을 살피기 시작한 엠마 중위, 캐비닛 안에는 여러 가지 시약들을 담은 튜브가 보관되어 있었으나 달리 이상하다고 여길 만한 것은 없었다.


‘시약? 여기 있던 시약 중 하나를 가지고 간 건가? 이유가 뭐지?’


그가 무엇을 가지고 갔는지 알 수 없으나 공식적으로, 또는 업무상 필요한 것이 아님을 엠마 중위는 직감할 수 있었다.


‘설마 그가 손을 쓴 것인가? 그가 왜 굳이 왜 그런 짓을?’


의무실이라는 특수한 공간, 이곳에 보관된 시약 중에는 분명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극물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력한 용의자라고 판단했던 코리 대령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인 제임스 소위가 독극물을 써서,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대원들을 제거했다는 말인가?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대체 왜 일면식도 없는 이들을 죽인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렁과도 같은 생각의 늪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에 엠마 중위는 상념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캐비닛에 보관된 다른 것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튜브를 꺼낸 다음 어딘가에 뭘 쓰는 것 같았는데... 아, 이것이로군.’


엠마 중위는 캐비닛 상단에 있는 서류철 하나를 꺼냈다.


보관 중인 시약과 수량이 적힌 일종의 관리 대장으로 특이하다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작은 실마리라도 찾고자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던 엠마 중위는 마지막 항목에서 눈길이 멈췄다.


그곳에는 제임스 소위의 서명과 함께 조금 전 가져간 품목이 적혀 있지 않은가.


‘폐기? 폐기하려는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감추고 있는 게 틀림없어!’


*


제임스 소위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공간에 누군가 숨어 자신의 행동을 모조리 지켜보았다는 말에 안색이 굳어졌다.


”자, 이제는 말씀을 해주시죠. 굳이 이 시간에 사망한 대원들의 혈액 샘플을 폐기할 이유가 있나요?“


”낮에 해야 할 일을 잊었다가 우연히 생각났을 뿐입니다. 밤에 폐기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임스 소위는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겠죠. 그런데 폐기했다고 기록했으면서 왜 따로 빼돌린 걸까요? 밤이라는 때를 이용한 것은 누군가 그것을 보지 못하게 함이 아니었나요?“


”허허, 상상이 과하군요. 그리고 빼돌리다니요? 표현에 신중을 기했으면 합니다. 그런데 귀관께서는 왜 그 시간에 몰래 의무실에 잠입한 것입니까? 귀관이야말로 어떤 나쁜 일을 꾸밀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닙니까?“


제임스 소위는 도리어 의무실에 무단으로 들어간 엠마 중위를 문제 삼고 나섰다.


”글쎄요. 의학 지식이 없는 제가 의무실에 들어가 꾸밀 만한 ‘나쁜 일’이 뭐가 있을까요?“


간호 장교의 말에도 엠마 중위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 담긴 진의는 자신에게 돌린 화살을 엠마 중위에게 돌리려는 것, 의도를 단박에 알아챈 엠마 중위는 그의 말에 말려들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의 속내를 끄집어 내려 했다.


”대원들의 혈액 샘플을 몰래 가져갔다는 것은...“


”몰래 가져간 게 아니라니...!“


엠마 중위의 말을 자르려던 제임스 소위는 매서운 그녀의 눈빛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사건에 중요한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을 사실과 다른 기록을 남기면서 가져갔습니다. 이만하면 대원들의 죽음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의심해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 일을 정보 참모가 알게 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엠마 중위는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녀가 이번 사태의 진범으로 추정하는 인물은 바로 정보 참모인 코리 모브레이 대령이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제임스 소위의 행동이 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녀는 일부러 정보 참모를 거론하여 제임스 소위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했다.


크게 당황하지 않는 듯하던 제임스 소위는 엠마 중위의 입에서 정보 참모라는 말이 나오자 싸늘하게 표정이 변했다.


”결국... 이렇게 된 건가.“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던 제임스 소위는 재빨리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 권총을 꺼내 그녀의 머리에 겨누려 했다.


하지만 미끼를 던진 순간부터 그의 반응을 주시하던 엠마 중위가 더 빨랐다.


그녀는 총을 꺼내려는 제임스 소위의 팔을 낚아채더니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그의 팔을 꺾어버렸다.


”악!“


팔이 꺾이는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고통, 제임스 소위는 자신도 모르게 권총을 쥔 손에 힘을 풀어버렸다.


”이익!“


선수를 빼앗겼지만, 제임스 소위는 아직 여자 한 명에게 당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은 듯했다.


용을 쓰며 꺾인 팔을 도로 풀어내려는 제임스 소위, 꺾였던 그의 팔이 풀리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엠마 중위가 재빨리 그의 뒤로 돌아 오른팔로 그의 목을 조이면서 왼팔로 자신의 오른팔을 강하게 결속했다.


”흥분하지 말아요. 이대로 기절하고 싶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청천 대령과 김우진 대위에게 훈련받은 그녀였다.


그들처럼 무아지경으로 적진을 헤집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임스 소위가 알 리가 없었다.


”켁, 켁...“


그녀가 초크를 풀자 거친 기침과 함께 헐떡이는 제임스 소위, 그런 그를 향해 엠마 중위가 뭔가를 내밀었다.


”이, 이게 뭡니까?“


”직접 확인해 봐요.“


정신이 없던 와중에 그녀가 내미는 종이 한 장을 살펴보는 제임스 소위의 눈이 또다시 휘둥그레졌다.


”이, 이건!“


”그래요, 정보 참모가 적군과 내통했다는 사실이 기록된 문서죠.“


제임스 소위는 갑자기 이런 것을 왜 자신에게 내미는지, 엠마 중위의 의도를 짐작할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의무실에서 혈액 샘플을 빼돌린 것을 정보 참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지 않았던가?


”힘으로 제압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나도 확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어요. 당신이 코리 대령과 한패가 아닌지 말이죠.“


엠마 중위가 겸연쩍은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일인지 도무지 알 수 없군요. 내가 왜 코리 대령과 한패란 말입니까? 아니, 그보다 귀관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간호 장교는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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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238화 - 세 개의 불길(1) 24.01.26 69 2 11쪽
238 237화 - 단장의 능선(3) 24.01.25 68 2 12쪽
237 236화 - 단장의 능선(2) 24.01.24 62 2 12쪽
236 235화 - 단장의 능선(1) 24.01.23 66 1 11쪽
235 234화 - 게임 체인저(5) 24.01.19 69 0 11쪽
234 233화 - 게임 체인저(4) 24.01.18 69 2 9쪽
233 232화 - 게임 체인저(3) 24.01.16 63 0 10쪽
232 231화 - 게임 체인저(2) 24.01.15 58 1 11쪽
231 230화 - 게임 체인저(1) 24.01.11 68 1 10쪽
230 229화 - 이거 공포탄이야! 24.01.10 65 2 12쪽
229 228화 - 배신자의 최후(3) 24.01.09 68 2 10쪽
228 227화 - 배신자의 최후(2) 24.01.08 71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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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225화 - 배신자의 최후(1) 24.01.04 67 2 10쪽
225 224화 - 포섭(4) 24.01.03 61 2 10쪽
224 223화 - 포섭(3) 24.01.02 68 2 11쪽
223 222화 - 포섭(2) 23.12.29 67 1 11쪽
» 221화 - 포섭(1) 23.12.28 6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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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219화 - 갱도 진지(2) 23.12.26 6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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