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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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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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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71화 - 내부의 적(5)

DUMMY

“자세히 말해보게. 아군 진지가 기습이라도 받았다는 것인가?”


달리 생각할 것이 없었다.


조금 전 수색 정찰의 결과처럼 일본군이 소규모 부대를 풀어 정글에 떨어진 보급품을 가져가는 것처럼 중전차를 주웠을 리는 없지 않은가?


“이것을 기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확실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일본군이 철도를 습격해 탈취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크로커다일이 탈취된 철로가 후방의 안전한 보급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군 보급은 디마푸르에서 이어지는 철로를 이용하지 않았던가? 그곳 외에 다른 경로가 없었을 텐데.”


전투가 한창인 와중에 적군의 접근이 가능한 코스로 보급품을 보내는 얼간이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기에 영국군은 보급의 핵심인 디마푸르에서 앙쿨렌(Yangkhullen)을 거치는 경로를 택해 임팔로 보급품을 수송해왔다.


그리고 그 경로는 일본군의 침략이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공격을 받거나 습격을 받은 사례가 없었다.


“그것이 저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왜 굳이 코히마를 거치는 경로를 선택했는지 말입니다.”


디마푸르에서 코히마를 거쳐 임팔로 오는 철로도 있긴 했다.


기존까지 보급품을 실어 나르는 경로보다 짧긴 했으나 이제까지 영국군이 이 철로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임팔까지 이어지는 철로 가운데 일본군이 수시로 출몰했기 때문이었다.


“안일했군. 아직 적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했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다니.”


이청천 대령이 중얼거리자 김우진 대위가 잔뜩 인상을 썼다.


“아니, 대체 어떤 돌대가리가 이 코스를 타자는 의견을 냈단 말이오? 영국놈들 단체로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닌가 모르겠수. 제 발로 기어 나온 일본놈들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질 않나, 이제는 아예 전차까지 들어다 바치니, 이거 원. 나중에는 아예 비행장에 항공기까지 배달할 모양이네.”


아무리 일본군이 전력이 약화되었고, 소이탄 폭격이 시작되면 끝이 날 작전이라고는 하지만 김우진은 경계심이 누그러질 대로 누그러진 영국군의 태도가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이상하다니, 뭐가 말이오?”


심각한 표정으로 잠자코 대화를 듣고 있던 엠마 중위가 입을 열었다.


“일본군이 어떻게 열차가 지나갈 줄 알고 습격을 했던 것일까요?”


이번에도 운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하려던 김우진 대위는 얼마전부터 지금까지 이 상황이 미묘하게 어딘가 어긋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군이 식량이며 탄약과 같은 보급품을 낚아채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저 ‘운’이 좋은 것만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 곳에, 어느 보급 상자에 식량이 있는 줄 안다는 것인가?


일본군이 그토록 찾아 헤매는, 이른바 ‘처칠 보급’에는 식량과 탄약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피복류와 텐트, 의약품 그리고 영국군에게는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홍차도 있었기에 일본군이 갑자기 투시 능력이 생긴 것이 아니라면 식량과 탄약이 든 보급 상자만 쏙 낚아서 가져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보급 상자야 일본군이 연합군의 감시망을 피해 수색 정찰을 강화해서 얻은 소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연합군의 항공 정찰과 지상 정찰의 시야를 모두 벗어난, 극히 희박한 확률이지만 백 번 양보해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열차 습격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군의 수송 열처가 언제 어디로 지나갈 줄 알고 기다린다는 말인가?


그것도 기존 경로가 아닌 바뀐 경로를 귀신 같이 알아채서 말이다.


게다가 습격당한 철길은 일본군이 출몰하는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곳은 영국군 역시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코히마-임팔 철도는 이곳 일본군 진영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


어설프게 진영을 벗어났다가 행여나 연합군과 맞닥뜨리기라도 한다면 절대적인 화력의 열세에 놓인 일본군이 살아서 돌아갈 수 없었다.


이런 사실을 일본군 지휘부가 모를 리 없고, 그렇기에 그들은 일본군의 활동 범위를 항공 정찰이 용이하지 않고, 매복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정글 내부로 한정하였던 것이다.


“습격을 했더라도 열차에는 호위 병력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아군의 중요한 전력을 내줬는지 그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엠마 중위가 제기한 두 번째 의문은 총알도 없는 일본군이, 마치 냉병기 시대의 병사와 같은 그들이 무슨 재주로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열차 호위군을 섬멸하고 화염방사전차까지 탈취한 채로 유유히 돌아갔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설령 일본군이 하늘의 계시라도 받아 디마푸르에서 코히마, 임팔로 가는 철길에 전차를 싣고 간다는 것을 알았다 치더라도 대규모 부대가 움직여 습격하지 않는 이상 전차를 탈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탄약이 바닥난 일본군은 연합군에게 마적 떼에 지나지 않았으며, 원시 무기에 가까운 병기를 든 그들을 두려워할 군인은 없었다.


“적의 주요 부대는 아군과 대치 중에 있습니다. 대규모 부대를 빼서 기동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가르시아 중령은 일본군이 기껏해야 움직일 수 있는 적의 규모를 중대 이하로 판단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네. 그렇다면 저들은 소대 규모를 움직여 아군 수송 열차를 기습했다는 말이 아닌가? 참으로 괴이한 일이군. 그건 그렇고 크로커다일을 빼앗길 정도라면 아군 병력 피해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이청천 대령의 말에 가르시아 중령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피해가 있긴 한데 철도 승무원 셋이 고작이랍니다.”


“철도 승무원 셋? 군 병력은요? 설마 습격당하자마자 이 미친놈들이 달아나기라도 했답니까?”


김우진은 최근에 마주한 영국군의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 가르시아 중령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 것도 아닐세. 해당 수송 열차에는 보급품을 호송하는 병력이 탑승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엥? 그게 말이 되는 소리요? 일반 승객을 실어 나르는 열차도 아니고, 무려 전장을 관통하는 열차에 군 병력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로군. 혹시 짚이는 것이라도 있습니까?”


이청천 대령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엠마 중위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


“아무리 기강이 흐트러졌다고 해도 지금 상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네요. 하나씩 정리를 해볼까요?”


엠마 중위를 호흡을 고르더니 말을 이어갔다.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우선 작전 이후 사용하지 않던 철로를 이용해 화염방사전차인 크로커다일을 디마푸르에서 코히마를 거쳐 임팔로 내려보냈어요. 그리고 일본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철로를 습격해 크로커다일을 탈취했고, 열차에는 당연히 탑승해야 할 전투 병력이 없는 관계로 양측에는 아무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죠. 일본군의 입장에서는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고 무려 기갑 차량을 손에 넣은 셈이죠.”


엠마 중위의 정리에 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이에요. 수색 정찰 중 일본군을 여러 차례 조우했지만, 그때마다 합동 작전에 동원된 영국군이 만류해서 기습 공격 작전이 번번히 중단됐죠.”


“다시 들어도 짜증이 확 나네! 근데 두 사건에 연결 고리가 있을까요?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는데.”


“연결 고리라···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일본군이 있는 밀림 지대에 소이탄 폭격이 결정된 후 영국군 진영에 긴장이 상당히 느슨해졌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기강이 해이해졌다. 적군을 발견했음에도 사상자를 만들고 싶지 않아 전투를 피할 수 있겠군요. 수긍이 가긴 합니다.”


엠마 중위의 추측에 가르시아 중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차에 호위군이 탑승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군요. 하지만 안전한 길을 두고 굳이 위험한 지역으로 운행했다는 것은 좀 이상합니다. 전투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적군의 손에 살상 무기를 쥐여줄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청천 대령의 반론에 이번에는 엠마 중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 부분이 석연치 않죠. 그리고 일본군 역시 후방에서 이루어지는 아군의 보급품 철도 수송 경로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경로 변경, 그것도 처음 이루어지는 코스 변경에 병력을 숨겼다가 공격하는 것도 긴장이 느슨해졌다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죠.”


그녀의 설명에 이청천 대령은 뭔가 짐작가는 것이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가르시아 중령과 김우진 대위는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에 아군 진영에 일본군과 내통하는 이가 있다고 가정하면 어떨까요?”


“첩자?”


“스파이?”


엠마 중위의 말에 가르시아 중령과 김우진 대위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마주보았다.


깜짝 놀란 두 사람과 달리 이청천 대령은 그다지 표정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아 조금 전 그녀의 말에 내부에 누군가 일본군과 접촉한 것을 짐작한 것 같았다.


“열차 경로가 변경된 것을 미리 알려 준다면 일본군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충분히 설명이 됩니다.”


엠마 중위의 짐작처럼 일본군이 새로운 철로를 이용해 보급품이 수송된다는 사실을 입수한다면 사전에 병력을 배치해 열차 화물칸에 실린 물건을 탈취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스파이, 스파이라.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아무리 내부에 적과 접촉하는 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투 자체를 막거나 수송 경로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 텐데요.”


전쟁에서 상대 진영에 스파이를 심어 놓거나, 누군가를 매수하는 일은 빈번한 일이다.


하지만 이청천 대령은 첩자 한 사람 또는 몇 사람이 이런 일을 꾸미기에는 너무 스케일이 크다고 생각했다.


“내부의 적이 꼭 사병이나 직급이 낮은 사람일 필요는 없죠.”


“설마 고위층에 스파이가 숨어 있다는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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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175화 - 함정(2) 23.10.13 87 2 10쪽
175 174화 - 함정(1) 23.10.12 90 1 12쪽
174 173화 - 내부의 적(7) 23.10.10 113 1 10쪽
173 172화 - 내부의 적(6) 23.10.09 91 1 10쪽
» 171화 - 내부의 적(5) 23.10.06 9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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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167화 - 내부의 적(1) 23.09.27 1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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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61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1) 23.09.05 1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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