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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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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3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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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8화 - 꿩사냥

DUMMY

“멍청한 놈들, 결국 걸려들었군.”


고이케 유타 대위는 자신이 예상한 것처럼 상황이 흘러가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실 그렇게 웃고 있기는 했으나 그 자신도 조금은 놀랐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던진 유인책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낚이다니 말이다.


“유인조 중 둘이 당한 것 같습니다.”


사색이 되어 달려오는 병사의 수를 세어보던 쇼스케 소위가 마치 상황을 중계하듯 말했다.


조금 전까지 유인조에 자신이 지목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평온한 얼굴이었다.


몇 명이 죽어 나가던 무슨 상관인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을.


“준비해. 놈들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면 일제 사격 후 전원 돌격한다. 어차피 몇 발 없는 총알, 아끼지 말고 전부 퍼부으라고 해.”


“하지만 몇 놈이라도 살아서 전차까지 돌아간다면...!”


“전차는 무슨! 고작 장갑차인 것을!”


고이케 유타 대위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쇼스케 소위의 말을 바로 잡았다.


“그, 그렇습니다. 만약 저놈들 중 일부가 장갑차까지 살아 돌아간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때를 대비해서 조금이라도 아껴두는 것이...”


“허, 고작 소총 사격으로 장갑차를 뚫을 수 있다는 말인가?”


고이케 유타는 쇼스케 소위가 무슨 궤변을 늘어놓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저놈들, 우리가 달아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을 것이야. 기습 공격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겠지. 그러니 저놈들이 예상하지 못한 공격을 퍼부어 기선을 제압한 다음 전열을 가다듬거나 자네 말대로 도로까지 달아나지 못하도록 섬멸해야겠지. 두 번 기회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 저놈들을 궤멸시키고 나면 저들의 탄약과 무기를 취해 지역을 확보한 다음 원래 작전대로 이곳으로 오는 놈들을 순차적으로 타격한다.”


고이케 유타 대위는 마치 머릿속에 모든 상황이 선명히 그려진 것처럼 청산유수와 같은 말로 조금도 막힘 없이 작전 계획을 풀어냈다.


“적군이 수색을 중단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흥, 이쯤에서 물러나시겠다? 그렇게는 안 되지. 사격 거리는 확보되었나?”


키릴 에반스 소령의 영국군 부대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자 고이케 유타 대위가 어림없다는 듯 말했다.


“전 병력, 정위치에서 사격 지시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좋아, 조준하고 기다리라고 해. 그리고 지금 당장 2개 분대 병력을 빼서 저놈들의 퇴로를 차단하라고 해.”


삼면을 포위한 것으로도 모자라 고이케 유타는 아예 퇴로까지 확실히 차단할 심산인 듯했다.


“우회 기동하려면 너무 지체되지 않겠습니까? 삼면을 포위했으니 어차피 달아나기도 쉽지 않을 것이며, 패잔병 몇으로는 도저히 본 중대와 다시 대치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모름지기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놓치는 법, 쇼스케 소위는 그가 너무 욕심을 낸다고 생각했다.


“자네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예?”


고이케 유타 대위의 뜬금없는 그리고 한껏 거드름을 피우는 표정을 본 쇼스케 소위가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고작 저 영국놈 몇 명을 때려잡으려고 이러는 것 같나?”


차라리 하고 싶은 말을 계속하면 될 것을, 마치 어린아이를 훈육하는 듯한 그의 태도를 견디는 것은 고역이었다.


“지금처럼 삼면을 포위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지 모르지. 저놈들은 마음을 놓고 있을 테니 말이야. 하지만 자네가 조금 전에 좋은 지적을 하지 않았나?”


“예? 제가 어떻게 감히 지적을...”


쇼스케 소위가 당황한 듯 말을 더듬자 고이케 유타 대위가 콧방귀를 끼더니 말을 이어갔다.


“저놈들의 장갑차 말이야. 자네가 말하지 않았나? 요행으로 몇 놈이 살아 돌아간다면 그 차량에 올라타 기관총을 쏴댈 수도 있다고 말이야.”


기관총을 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는데...


쇼스케 소위는 목구멍까지 차올라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변명을 간신히 억눌렀다.


“나는 한 녀석도 이곳에서 살아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뿐더러 저놈들이 타고 온 차량마저 탈취해낼 생각이네.”


“예에?”


“저놈들을 어떻게 때려잡는가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자네 덕분에 차량 탈취까지 생각할 수 있었지 뭔가.”


눈이 휘둥그레진 쇼스케 소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고이케 유타가 껄껄댔다.


적을 섬멸한 다음 오히려 무장 장갑차를 탈취한다?


대담한 작전이기는 하지만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방심한 적을 궤멸시킨 후 빈 차량을 탈취할 수만 있다면 성과도 이런 성과가 없을 것이다.


“이제야 이해하겠는가? 굳이 병력을 차출해 우회해가면서 저들을 전멸시켜야 하는 이유를? 눈에 선하지 않은가? 적 기갑차량을 탈취한 우리를 보는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의 놀란 표정이, 하핫.”


고이케 유타 대위는 병사들 그리고 하급 장교들 사이에서 ‘군신(軍神)’으로 추앙되는 후지모토 시게루, 제56독립연대 연대장이 놀란 얼굴로 자신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설레는 듯했다.


“단숨에 놈들을 섬멸하고 여세를 몰아 도로까지 진격한다!”


*


“어디 숨었는지 안 보이는데요.”


“어쩔 수 없지. 추격은 여기까지, 전원 철수한다!”


달아나던 일본군 병사 등에 총알을 박아준 영국군 병사의 말에 키릴 에반스 소령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매복 공격에 열댓 명, 추격을 시작해 추가로 두 명을 더 쓰러뜨렸으니 이 정도면 소득은 꽤 쏠쏠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곧 마주칠, 퇴각하는 아군 병력까지 무사히 진지로 이송하면 기본 작전 목표까지 달성하는 셈이니 제법 야무지게 전공을 챙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작전 목표에 적 증원군 섬멸까지 달성했으니, 어쩌면 작전 사령부에 입성하게 될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군.’


요직으로 가는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군단 작전 사령부.


늘 멀게만 느껴졌던 곳이 한 발만 떼면 닿을 수 있을 곳이라 여겨지자 키릴 에반스 소령은 이제 장성급 장교의 진급도 더는 꿈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 타타탕!


- 와아아!


홀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상념에 젖어 있던 키릴 에반스 소령은 갑자기 사방에서 들려온 총소리와 함성에 화들짝 놀랐다.


“뭐, 뭐야!”


“매복입니다!”


시종일관 졸린 표정을 하던 찰리 필립스 중사는 세 방향에서 누런 군복을 입은 무리가 쏟아져 나오자 대경실색했다.


“전원 응사해! 응사하란 말이다!”


키릴 에반스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기라도 하듯 소리친 다음 재빠르게 소총을 장전하더니 시커멓게 몰려오는 일본군을 향해 격발했다.


“너무 가깝습니다!”


“백병전입니다!”


삼면을 포위한 채 달려드는 일본군을 보며 부대원들이 절망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개인화기가 전부인 고이케 유타 대위의 부대에 비해 기관총까지 가진 영국군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기습에 그들은 화력의 우위를 조금도 살릴 수 없었다.


‘아뿔싸! 놈들의 함정이었구나!’


키릴 에반스 소령은 일격을 당한 후 꽁무니를 뺀 일본군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이유를 이제야 알 것도 같았으나 뭔가를 어떻게 해보기에는 한참 늦은 상황이었다.


영국군이 전열을 정비하고 반격을 가하기도 전에 정면에서 달려오던 일본군 중 한 명이 기병대가 쓸법한 칼을 휘둘러 찰리 필립스 중사를 쓰러뜨렸다.


“퇴, 퇴각하라! 전부 물러나!”


황망한 와중에도 재빠르게 퇴로로 갈만한 곳을 살피던 키릴 에반스 소령은 조금 전 일본군을 추격해오던 길을 가리키며 목청이 터져라 외쳤다.


느닷없는 기습에 병력이 당황한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적의 수가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동시에 공격해 들어오는 것을 영국군은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다.


키릴 에반스 소령을 비롯해 간신히 살아남은 예닐곱 명의 영국군은 사력을 다해 왔던 길을 짚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헉, 헉, 놈들이 보이는가?”


갑작스러운 전력 질주에 당장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으나 키릴 에반스는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보다 당장 등 뒤에서 달려들 일본군이 더 걱정이었다.


“헉, 헉, 없습니다.”


주위를 둘러본 영국군 병사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밀림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그들은 전투에 임하는 군인이 아니라 마치 꿩사냥을 나온 사냥꾼과 같은 태도였다.


하지만 순식간에 삼 분의 일에 가까운 병력을 잃자 그들은 금세 겁에 질린 사냥감과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젠장...’


부대원들의 표정을 살핀 키릴 에반스 소령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경솔한 선택의 참혹한 대가였으나 어쨌든 지난 일, 이대로라면 일본군을 다시 맞닥뜨렸을 때 싸우지도 않고 모두 달아나기 바쁠 것이 뻔했고 키릴 에반스는 지휘관으로서 어떻게든 이들의 사기를 수습해야만 했다.


“하하핫!”


참패를 당한 마당에 키릴 에반스 소령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자 영국군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 기습에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것인가?


매복을 감지하지도 못하고 신나게 두들겨 맞은 주제에 껄껄대며 웃다니.


병사들은 그의 돌발 행동이 당혹스럽기 그지없었으며 누구 하나 섣불리 입을 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노란 원숭이놈들의 하찮은 수에 걸렸군. 하지만 말일세. 내가 저 병력을 지휘하는 사람이었다면 일부 병력을 우회시켜 우리의 퇴로를 차단했을 것이야. 어디 그뿐인가? 교전에 있던 도로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나가 하프트랙(M3, 병력수송장갑차)까지 손에 넣었을 것이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다니, 역시 멍청한 노란 원숭이들이 아닌가?”


따지고 보면 일본군 제15사단 추격대 고이케 유타 대위의 손에 놀아난 셈이지만, 그는 매복에 의한 참패를 교묘하게 왜곡해 ‘덜 떨어진 일본 장교의 미흡한 전술’ 정도로 깎아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 승리가 따로 없구먼!’


일부 병사들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으나 키릴 에반스 소령의 이 발언은 생각보다 효과가 대단했다.


갑자기 나타난 일본군에 겁을 집어먹은 영국군은 키릴 에반스 소령의 호탕한 말에 어느 정도 혼란을 수습한 것이었다.


“자, 저기를 보란 말이다. 하나밖에 없는 우리의 퇴로는 텅텅 비어 있지... 어, 어?”


회복되는 병사들의 사기를 눈으로 확인하며 흡족해하던 키릴 에반스는 손으로 가리킨 곳에 또 한 무리의 누런 군복이 나타나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XX, XXXX XXXXXX XXXX!”


퇴로를 장악한 일본군이 달려오며 뭐라고 소리치는 말.


알아들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으나, 키릴 에반스 소령은 이것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제 꼼짝없이 죽었구나.’


그리고 그는 마치 이 순간 엽총을 둘러메고 개를 풀어 사냥감을 쫓는 사냥꾼들에 쫓기는 꿩이 된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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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178화 - 함정(5) 23.10.18 82 1 11쪽
178 177화 - 함정(4) 23.10.17 90 1 12쪽
177 176화 - 함정(3) 23.10.16 86 1 11쪽
176 175화 - 함정(2) 23.10.13 87 2 10쪽
175 174화 - 함정(1) 23.10.12 90 1 12쪽
174 173화 - 내부의 적(7) 23.10.10 113 1 10쪽
173 172화 - 내부의 적(6) 23.10.09 91 1 10쪽
172 171화 - 내부의 적(5) 23.10.06 93 1 10쪽
171 170화 - 내부의 적(4) 23.10.04 84 1 11쪽
170 169화 - 내부의 적(3) 23.10.03 95 1 12쪽
169 168화 - 내부의 적(2) 23.10.02 111 1 11쪽
168 167화 - 내부의 적(1) 23.09.27 1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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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162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2) 23.09.09 108 1 11쪽
162 161화 - 대좌님이 왜 거기서 나와?(1) 23.09.05 119 1 12쪽
161 160화 - 유인 작전(2) 23.09.04 110 1 13쪽
160 159화 - 유인 작전(1) 23.09.01 119 1 13쪽
» 158화 - 꿩사냥 23.08.30 117 1 11쪽
158 157화 - 너의 예상을 예상했다(2) 23.08.28 112 1 11쪽
157 156화 - 너의 예상을 예상했다(1) 23.08.26 126 1 12쪽
156 155화 - 탈출 시도(2) 23.08.25 119 0 12쪽
155 154화 - 탈출 시도(1) 23.08.21 12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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