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파민뉴런 님의 서재입니다.

아일랜드 X

웹소설 > 자유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완결

도파민뉴런
작품등록일 :
2021.12.01 10:22
최근연재일 :
2022.02.09 10:5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437
추천수 :
2
글자수 :
145,056

작성
21.12.15 10:31
조회
14
추천
0
글자
13쪽

10. 은둔, 즐거운 한때 1

DUMMY

4. 은둔, 즐거운 한때


“이 이야기야 말로 정말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는 더는 섬에서 살수 없습니다.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박사님?”

기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말하는 그도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 섬에서 벗어난 단 말인가? 이 섬은 온통 식물로 둘러싸여있는데.

박사는 절망하고 있었다. 해답이 없다. 이대로 숨어서 살다가 지렁이와 먹을 수 있는 흙이 떨어지면 그들은 죽고 마는 것이다.

“호텔로 가자. 거긴 안전해.”

상철은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누어만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그 절망과 공포의 이틀 동안 기수 일행은 섬 주민처럼 찌들어 가고 있었다. 가져온 식량은 바닥나고 지렁이도 잡히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둠속의 폐쇄공포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 호텔에는 먹을 것이 있어. 지하 저장고에 엄청난 냉동식품이 있다고. 호텔로 가자?”

모과연은 말했다. 그녀는 호텔에서 직원들이 다니는 통로를 탐색하다가 지하 식료품저장고를 발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간다음 식물들에게 공격을 당하면 어쩌려고?”

미나는 말했다.

“흙칠을 하면 되요.”

가만히 듣고 있던 흙꼬마가 말을 던졌다.

“그래. 흙을 칠하고 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밤에 움직이는 거야.”

상철은 말했다. 그제야 기운이 난 그는 신이 난 듯 했다. 이곳에서 나가면 절망과 굶주림에서 벗나 날수 있다. 희망이 눈앞에 그려졌다.

“악마 식물인간은 어쩌고? 괴물은 어떻게 하고?”

기수는 신중했다. 대비책도 없이 나간 다는 것은 자살이나 다름없었다.

“겁쟁이 녀석. 무서우면 무섭다고 해. 자! 우리 나갑시다.”

상철은 사람들을 선동했다.

“만약에 호텔 진입에 성공을 해도 그것들이 호텔에 오면 어떡할 거야?”

상철이 겁쟁이라고 했던 말에 발칵한 것이다. 호텔에 그것들이 침입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때 누군가 아이디어를 냈다. 일동은 전부 밤을 틈타서 온몸에 흙칠을 하고 굴을 나섰다.


어둠에 휩싸인 마을은 숨이 끊어진 인공호흡기 같았다. 일동은 침묵보다 더한 적막의 어둠 한가운데로 개미 때처럼 이동했다. 들키지 않게 조심 또 조심을 했다. 흙꼬마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그 꼬마는 제법 용감해서 모두가 굴에서 은신을 할 때 혼자서 흙칠을 하고 식량을 구하고 섬을 돌아다녔다. 흙칠을 하는 것도 그때 알아낸 것이다. 은행나무가 은행잎을 칼날같이 날릴 때 우연히 진흙탕에 빠지자 은행나무는 공격을 멈추었다. 그때 알게 된 것이다. 흙칠을 하면 식물이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덕길 주변으로 난 여러해살이풀들이 조용히 단잠에 빠져 있다. 유홍초, 매화노루발풀, 수정란풀.......

다년생초본이며 높이 2미터 안팎이고 편평한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짙은 녹색이고 긴 타원형 또는 긴 도란형이며 편평하고 육질이며 표면에 길이 1~3cm의 가시가 돋아난 선인장의 군집이 보였다. 군데군데 빨간색의 열매가 보이는 것도 있었다.

“별식물이 다 있네?”

상철은 조용히 말했다.

“간능도는 한국의 식물 총집합이야.”

최박사도 혹시 식물들이 듣지 않도록 조용히 말했다.

언덕의 옆으로 엉컹퀴와 씀바귀가 있고 민들레도 보였다. 참나무, 소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가 죽은 듯 잠을 자고 있었다. 마치 요람의 어린 아기처럼 고요하게 흔들어주는 엄마의 사랑에 흠뻑 취해서 잠이든 것 같다. 추운 겨울 밤바람이 자장가처럼 일행의 몸을 조용히 파고들었다. 미나와 5명의 대학생, 생존한 14명의 섬주민은 밤의 수풀이 무성한 길에서 졸음과 싸우면 조용히 호텔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서연진이 쓰러졌다.

“연진아?”

과연은 잠이 든 연진을 깨웠다.

“어떤 나무에서 나는 수면 가스야. 밤에 산소배출을 중지하고 수면가스를 배출하지. 식물이 낯 동안 햇빛을 받고 광합성을 하면서 산소를 배출하고 밤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 같은 원리야.”

최박사가 말했다.

“식물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 없으면 이산화탄소배출이 많아져요. 근데 변이된 식물이라서 수면가스를 배출하나 봐요.”

미나는 말했다.

“모두 정신 차려. 식물들에게서 떨어져.”

일행은 하나둘씩 잠이 들었다.

그때 저 멀리에서 살쾡이의 눈 같은 것이 빛났다. 언뜻 보기에 야수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온몸에 잡초가 자란 인간이었다. 눈은 야수 같고, 머리카락은 잔디로 되었고, 팔과 다리는 나무의 표면이었다. 코와 귀는 퇴화되었으며 입은 선인장의 가시 같은 이빨이 수 천 개나있었다. 혀는 뱀의 혀가 초록색 식물과 합종을 한듯했다.

“악마식물인간이다. 어서 잠이든 사람들을 깨워.”

기수는 말했다.

“일어나 연진아.”

“일어나 민아.”

“어서 깨워. 여러분 일어나세요.”

사람들과 악마식물인간과의 거리를 멀었지만, 악마식물인간이 한 순간 매와 같은 속도로 달려들었다. 땅에서 잠들었던 노인의 다리에 선인장 가시이빨로 질러서 피를 흡수했고 곧이어 다른 사람들을 공격했다. 나무 같은 팔에 맞아서 어떤 사람은 목이 부러졌다.

“대단한 힘이야. 어서 피해.”

최박사의 말에 사람들은 뛰었다. 노인과 목이 부러진 사람의 피를 악마식물인간이 빨고 있는 사이 사람들은 피했다. 겨우 한 마리뿐이었지만 그 힘은 대단했다. 엄청난 이동 속도와 바늘처럼 뾰쪽한 이빨로 찔러서 흡착판 같은 입으로 피를 흡수하고 단단한 팔로 한방에 목뼈를 박살냈다. 연약한 아이들이 희생되었다.

악마식물인간에게서 멀어지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제 눈앞에 호텔이 보인다. 기수와 남자들은 맨손으로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었다. 여자들은 호텔에 들어가서 양동이로 물을 퍼왔다.

구덩이에 물이 고이자 파낸 흙을 구덩이에 몰아넣었다. 그리고는 상철과 기수가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듯 구덩이에서 흙을 진이 겼다. 진흙이 생겼다.

이제 여섯 명은 죽고 나머지 14명의 사람들이 진흙을 호텔의 벽과 유리등 보이는 곳에다 집중 투하하였다. 한 동안 신나게 진흙 덩이를 던지는 가운데 미나는 장난으로 기수에게 던지고, 그에 사람들은 파이를 던지는 것처럼 진흙을 서로에게 던졌다. 한밤중에 진흙 싸움은 악마식물인간에게 피습을 당한 나쁜 기분을 몰아냈다. 호텔은 동이 틀 무렵 완전한 흙무덤이 되었다. 그 동안 20개가 넘는 구덩이를 파고 여자들이 물 양동이도 모자라서 호수로 땅에다 물을 뿌리고 진흙을 만들어서 600평은 되는 호텔이 전부 흙무덤처럼 되었다. 모두 녹초가 되어서 호텔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사워부터 하고 싶어.”

미나는 과연에게 욕실에서 같은 서로의 등을 밀어주자고 말했다. 여자들의 몸은 머드팩을 해서 인지 매끄러웠고 따뜻한 물에 온몸을 씻어내자 금방 단잠에 빠졌다.

낯이 되어서 식물들의 활동시간이 되면서부터 밖은 이상한 괴음으로 넘실거렸지만 호텔 안은 기진맥진한 사람들의 수면 캡슐이었다.


스위트 롬에선 최박사와 기수, 민, 상철이 생활했다. 14명의 사람들은 이틀 동안 잠을 잤다. 제일 먼저 깨어난 사람은 미나였다. 그녀는 옥상에 올라가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시원한 맥주야. 이거 마시고 또 자야지.”

기수는 옥상위에서 달빛을 받고 있는 미나에게 캔맥주를 하나 주었다.

“또 자게. 크크크. 이틀이나 잤잖아.”

“그럴 필요는 없지만....... 지금은 밤이잖아.”

“자 건배.”

유미나는 캔맥주를 쳐들었다. 한 모금 시원하고 짜릿한 맥주가 목구멍 안으로 그동안 피로를 가셔주었다.

“몰랐는데 센스 대단해. 내가 목이 말랐는지 어떻게 알았어?”

그녀는 물끄러미 쳐다보는 시늉을 하면서 속으로는 흐뭇했다. 대놓고 물끄러미 쳐다보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수와는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고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이다. 친한 친구를 골려주기 위해 빤히 쳐다보는 행동은 기수에게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왠지 기수가 마음에 들었다. 오랜 친구 같은 편안함과 설렘이 공존하는 남자다. 세상에 그런 게 가능할까? 있다면 그건 사랑의 전문가는 운명이라고 했을 것이다.

미나의 마음속으로 이상한 꿈이 생겨났다. 호텔밖에 괴수가 있던지 악마가 있던지 호텔안서의 도피는 달콤한 밀회라고 여겨졌다. 밖에서는 세상이 망하던지 말던지, 안식처에서 둘만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현실도 피하고 싶고, 아무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는 완벽히 차단된 공간에서 피안을 구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세상에서 둘만의 완전한 사랑을 하고 싶었다. 죽는 순간 둘은 하나가 되는 쾌락. 그런 생각이 왜 들었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 동안 그들이 격은 일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욕망이 그녀를 사랑의 노예로 만들려고 했다.

“맥주 얼마나 가지고 왔어? 밤새도록 마시고 싶어.”

“이거 하고, 니꺼 하나 내꺼 하나.”

그는 미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몰랐다.

그녀는 기수의 가슴을 보았다. 그 안의 심장이 이 순간 그녀가 느끼는 것을 느끼고 있을까? 그녀는 확인 하고 싶었다. 구지 그러지 않아도 기수의 마음을 반쯤은 알고 있었지만, 터트리고 싶었다. 그의 심장이 터지는 순간에 그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얼마나 느껴질까? 그의 마음은 완전히 그녀의 것이 되는 환상을 미나는 완전하게 느끼고 싶었다.

“내가 여기 있었는지 어떻게 알았어?”

하지만 그에게 안기고 싶다는 환상을 실현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했고 술도 부족했다. 그래도 좋았다. ‘분명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을 거야.’

“담배연기가 나서.”

“너 진짜 재미없다. 하지만 그러면도 재미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재미없다고 하면서 재미있다고 하니?”

“시치미 때는 게 재미있어. 내가 술에 취했나. 마음에 있는 소리를 하지. 아마 괴물인가 뭔가 때문 일거야. 우리는 그 일들을 같이 격어잖아. 말하자면 동지라고. 호호호”

그 말에 기수는 얼굴을 붉혔다. 솔직하게 한발 여자가 나왔으면서도 도로 한 발짝 멀어졌다. 그의 조심스런 성격이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녀도 처음 만나는 사이에 대놓고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호텔 옥상에서 달빛을 보며 맥주를 마셨다. 옥상에 그네의자에 미나는 앉았다. 살며시 발을 굴러서 그네를 흔들거렸다. 마치 기수의 마음이라는 호수에 돌을 던져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으면 했다. 호텔은 안전하다는 생각이 그랬는지 모른다.

여자가 그네의자에 앉자 남자는 그네를 밀어주었다. 남자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해지만 그러기에 둘의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다. 하지만 모든 일은 한 순간에 이루어진다.

12월의 밤이지만 춥지 않았다. 술기운이 조금 오르자 오히려 시원하다고 느껴졌다. 그녀는 남자가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앞으로 많은 날이 남았지만 지금 순간이 아니면 안 될 거라고 생각되어졌다.

“둘이 여기서 뭐해?”

기상철은 옥상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뭐하기 그냥.......”

그녀는 남은 맥주를 마셨지만 김빠진 맥주 같았다.

“지하 빠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어. 둘만 없어서 한참 찾았잖아.”

“그래서?”

기수는 기상철을 경계했다. 갑작스럽게 들어와서 하는 말과 행동이 수상했다. 자신을 보는 눈이 이상했다. 그는 상철이 미나를 좋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미나를 찾아 해맨 것이 틀림없었다. 상철도 자신을 경계하는 것 같았다.

“다 모여 있으니 가야하는 거 아니야?”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럼 너는 오지 마. 미나야 같이 가자.”

“바람이 시원해서 여기 있고 싶어. 같이 있는 사람도 좋고.”

미나는 은연중에 기수를 마음에 있다고 말했다.

“그래? 그럼 말던가?”

상철은 그렇게 말했지만 가지 않고 주저했다. 이대로 갔다간 그녀를 잃고 만다. 지금 둘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는 크게 한 번 웃었다. 둘이 같이 있게 놔 둘 순 없다고 다짐을 했다.

“과연이가 술 먹고 쓰러졌어. 그냥 모른 척 할 거야? 둘이 여기선 지지고 복든지 상관 안 해. 하지만 둘도 없는 친구가 쓰러졌는데. 가봐야지?”

상철은 미나의 손을 잡고 내려갔다. 마지못해서 기수도 그들을 따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일랜드 X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9 29. 에필로그 22.02.09 18 0 4쪽
28 28. 마의 산 7 22.02.09 7 0 14쪽
27 27. 마의 산 6 22.02.08 9 0 17쪽
26 26. 마의 산 5 22.02.08 7 0 14쪽
25 25. 마의 산 4 22.02.04 9 0 17쪽
24 24. 마의 산 3 22.02.04 8 0 10쪽
23 23. 마의 산 2 22.01.18 9 0 12쪽
22 22. 마의 산 1 22.01.18 9 0 13쪽
21 21. 웰컴 투더 정글 7 22.01.17 7 0 8쪽
20 20. 웰컴 투더 정글 6 22.01.17 10 0 12쪽
19 19. 웰컴 투더 정글 5 22.01.06 11 0 17쪽
18 18. 웰컴 투더 정글 4 22.01.06 9 0 12쪽
17 17. 웰컴 투더 정글 3 22.01.04 9 0 15쪽
16 16. 웰컴 투더 정글 2 22.01.04 9 0 10쪽
15 15. 웰컴 투더 정글 1 21.12.28 13 0 14쪽
14 14. 구조대 2 21.12.21 13 0 11쪽
13 13. 은둔 즐거운 한때 4, 5. 구조대 21.12.21 12 0 10쪽
12 12. 은둔, 즐거운 한때 3 21.12.20 15 0 9쪽
11 11, 은둔, 즐거운 한때 2 21.12.16 15 0 11쪽
» 10. 은둔, 즐거운 한때 1 21.12.15 15 0 13쪽
9 9. 간능도에서 벌어진 일 21.12.15 12 0 3쪽
8 7. 점령당한 마을 3 21.12.08 16 0 13쪽
7 6. 점령당한 마을 2 21.12.08 14 0 14쪽
6 5. 점령당한 마을 1 +2 21.12.07 21 0 13쪽
5 4. 갑작스런 출발 4 +1 21.12.07 17 0 3쪽
4 3. 갑작스런 출발 3 +1 21.12.03 16 0 10쪽
3 2. 갑작스런 출발 2 21.12.02 20 0 8쪽
2 1. 갑작스런 출발 1 21.12.01 37 0 11쪽
1 프롤로그 +1 21.12.01 71 2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