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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뉴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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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파민뉴런
작품등록일 :
2021.12.01 10:22
최근연재일 :
2022.02.09 10:5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423
추천수 :
1
글자수 :
145,056

작성
21.12.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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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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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 갑작스런 출발 2

DUMMY

고급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중형 세단은 전조등을 보지 못한 교미중인 고양이를 칠 펀했다. 핸들에 머리를 부딪친 미나는 신경질을 냈다. 주차를 하고 나오는데 하이힐의 굽이 부러져 엉덩방아를 찌었다. 재수가 없는 것은 둘째 치고, 가장 좋아하는 신발이었다.

캄캄한 집에 들어서니 더욱 화가 밀려왔다.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어재도 야근이었는데, 오늘까지... 그녀는 식탁에 쪽지를 남겼다. 오래 보지 못할 거예요.

몇 컬래의 신발을 챙기고 짐을 쌓다.


영덕에서 선장에게 어선을 간신히 빌려서 간능도로 출발했다. 그 섬에는 천 명 안팎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주로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고 간간히 나물을 재배 및 체취를 해서 육지에 팔기도 했다. 섬은 한국의 모든 식물이 군집해 있는 곳으로, 그곳에 있는 나물들은 질이 좋아서 엄청난 고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간능도는 백령도보다 조금 큰 섬으로 수려한 경관을 가지고 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내륙을 왕래하는 배편은 거의 없었다. 수려한 경관도 관광객이 찾지 않으면 주민들에게는 그냥 살던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관광수입은 없었다. 일부 찾는 사람이 있었지만 외지에 알려진 섬이 아니었다.


그날 따라서 날씨는 평온하기만 했다. 출항한 배는 잔잔한 물결을 타도 동쪽으로 뱃머리를 향해갔다. 15톤급 어선에 선장과 여섯 명의 인원이 타고 있다. 그들은 오래 동안 섬에서 살 짐들을 챙겨서 서울을 출발했다. 멀리 수평선은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다. 누가 더 푸른지 자랑을 하듯 펼쳐진 무한의 공간은 산들거리는 바람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겨울에 다가가고 있는 데도 바람은 시원하기만 했다. 출항한지 3시간 반 만에 섬에 도착했다. 조금한 항구에 정박한 어선은 경유를 가득 채우고 돌아갔다.

“와! 정말 멋진데.”

미나는 항구에서 섬의 경관을 보며 탄성했다.

“생각보다 좋은 곳이야 이런데서 며 달 지내면 요양이나 다름없지.”

과연은 말했다.

간능도의 항구는 선착장이 작았고 7대의 어선이 전부였다. 선착장은 콘크리트로 되었고, 밑에는 타이어가 바다와의 경개부분에 연결 되어있었다. 배가 선착장에 부딪치는 것을 완충하는 역할이었다.

섬의 동쪽은 우장산이 보였으며 겨울인데도 색색의 나무와 식물들이 보였다. 마치 청각 장애인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의 전광판 같이 보였다. 아열대를 연상케 하는 야자수가 있는 백사장의 해변을 따라서 줄지어 늘어섰고, 파타야의 해변에서 보는듯한 야자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해변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금한 호텔이 있었다. 고풍스런 르네상스풍의 건축물로 보기에도 아담했다. 앞뜰엔 나무를 흉내 낸 사람의 팔 모양의 조각상이 있다. 나무 팔은 태양을 들고 있고 다른 것은 초승달을 들고 있다. 거대한 사람의 팔에 손가락이 나뭇가지 같았다.

섬은 절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천연의 해변과 파도의 풍화작용으로 생긴 조각 같은 바위섬이 간능도의 서북쪽으로 수려하게 펼쳐졌다.

“근데 사람은 보이지 않지? 이상하지 않아?”

과연은 팔짱을 끼웠다.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이 섬에 아무도 없다는 공포스런 상상을 했다. 몸안으로 시린 바람이 불었다.

“그러게. 나도 이상해.”

민도 동감을 표시했다.

“지금은 겨울인데 이렇게 식물들과 나무들이 푸를 수 있을까?”

기수는 선착장 너머의 해변과 우장산을 둘러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상철은 실실거리며 들뜬 표정이었다. 해변을 보면서 기쁜 좋게 웃고 있었다.

“그럼 이곳이 환타지 소설의 배경이라도 되는 줄 알아?”

상철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니야. 분명 뭔가 이상해. 겨울인데 이렇게 식물이 번성 할 수 없어. 여기가 아무리 남단이라도 해도 말이야.”

“기수씨는 걱정도 많아. 여기는 서울에서 한참 남쪽으로 온 곳이야. 그러니, 날씨도 춥지 않지, 그래서 식물들이 이렇게 푸를 거예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미나는 기수에게 부드럽게 존댓말을 했다. 그녀의 생각으로 이곳은 아름다움 자체지 이상함 자체가 아니었다. 꿈을 들뜬 듯 선착장을 지나서 해변으로 갔다. 기수도 미나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아니 미나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그녀의 기분에 이입이 된 듯 해변으로 쫓아갔다. 다른 사람들도 미나를 따라서 해변을 향했다.

파도는 물거품을 내며 해변을 김말이 하듯이 스쳤다. 백사장의 모래는 새하얀색이었다. 미나와 과연은 부드러운 모래위에 앉아서 모래를 주먹가득 쥐고선 다른 손의 바닥에 흩뿌렸다. 부드러움이 손바닥을 애무하는 기분이었다.

과연은 미나의 손을 잡고 바다를 향해서 뛰었다. 파도가 오자 둘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더니 다시 바닷물에 신발을 벗고 뛰어들었다. 물론 다이빙을 한 것은 아니고 발만 적신 것이다. 기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구경하고 있다. 상철은 유미나의 뒤로 가서 껴안으려 했지만 그녀는 상철을 따돌렸다.

기수는 상철이 미나를 혼자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 들었다. 그녀의 관심은 그보다 이 섬과 아름다움 경관에 있는 듯했다. 기수는 그녀를 유심히 보았다. 그럴수록 마음이 설랬다.

“왜 우리를 섬으로 부른 걸까?”

과연은 기수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와서 양말을 신으며 말했다. 그녀가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했다.

“몇 년째 두 박사가 연구를 해 왔는데, 이제 와서 연구원이 필요하다니.......”

“기수씨도 그렇게 생각하죠?”

“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합니다.”

“근데요. 이거요.”

과연은 다른 사람 모르게 마늘빵을 기수에게 주었다.

“아 예. 감사합니다.”

“우리 말 놔요?”

해변에선 상철이 미나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었다. 그에 기수는 벌떡 일어서고 말았지만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다시 앉았다. 그는 과연에게 받은 마늘빵에는 입도 대지 않고 해변의 남녀를 지켜보았다. 상철에 의해서 들려진 미나는 허리쯤에 팔을 치면서 과연이 있는 곳을 갔다.

“둘이 무슨 얘기 했어?”

“박사님들이 우리를 부른 것이 이상하다는 얘기.”

과연은 무의식중에 단짝 친구를 경계했다.

“내가 좋아하는 마늘빵이네. 기수씨 좀 주실래요?”

명기수의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번졌다. 과연은 살짝 틀어진 표정을 보였지만 자기가 준거라고 말했고 미나가 먹어도 좋다고 했다.

“근데 연구소가 어디 있죠?”

기수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어디긴 어디야. 섬의 북쪽이지. 나도 줘?”

잠자코 있던 서연진은 끼어들면서 마늘빵을 받아먹었다. 여섯 명의 학생들은 마늘빵을 나뉘어 먹었다.

“북쪽이 어딘지 어떻게 알아?”

상철은 빵을 우적거리며 말했다.

“이 섬에 북쪽의 어디에 연구소가 있는 지도 모르잖아?”

과연은 말했다.

“그러게 이상해요. 서울에서 연구원들이 온다면 마중을 나왔을 거 아니야.”

기수는 말했다.

“일단 저쪽에 보이는 가까운 호텔로 가서 곽박사님의 연구소가 어디 있는지 알아봅시다.”

“에이, 말이 너무 높다. 우리들은 나이도 비슷하니 이제부터 말을 낮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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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웰컴 투더 정글 6 22.01.17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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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구조대 2 21.12.21 12 0 11쪽
13 13. 은둔 즐거운 한때 4, 5. 구조대 21.12.21 12 0 10쪽
12 12. 은둔, 즐거운 한때 3 21.12.20 15 0 9쪽
11 11, 은둔, 즐거운 한때 2 21.12.16 15 0 11쪽
10 10. 은둔, 즐거운 한때 1 21.12.15 14 0 13쪽
9 9. 간능도에서 벌어진 일 21.12.15 12 0 3쪽
8 7. 점령당한 마을 3 21.12.08 15 0 13쪽
7 6. 점령당한 마을 2 21.12.08 14 0 14쪽
6 5. 점령당한 마을 1 +2 21.12.07 20 0 13쪽
5 4. 갑작스런 출발 4 +1 21.12.07 16 0 3쪽
4 3. 갑작스런 출발 3 +1 21.12.03 16 0 10쪽
» 2. 갑작스런 출발 2 21.12.02 2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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