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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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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작품등록일 :
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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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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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최초의 백성

DUMMY

040. 최초의 백성






*



“국정원장이네. 자네를 만나고 싶다더군.”


경부고속도로에 오크 군단이 나타나서 여해를 통해서 우회하며 왔단다.


“무슨 볼일로?”

“뻔하지. 싸게 포션을 구매하고 싶은 거지.”

“포션?”


여해의 설명을 듣자 모든 게 이해되었다.


지구도 메텔란처럼 돈이 중요하고 마법사는 돈 버는 기계다.


그렇게 대화하고 있는 사이, 줄리아와 대장들이 성 위에 올라 내 곁에 섰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국정원장을 본 여해가 충고했다.


“절대로 싸게 팔지 말게. 자네가 너무 싸게 팔면 다른 마법사들 입장이 곤란하니까. 상대가 안달 나게 조금씩 줘야 해. 개에게 먹이를 주듯이 말이야. 너무 잘해주면 주인 고마운 줄을 몰라.”

“······.”


여해는 한국을 지킨다지만, 인간에 대한 존중 따위는 없다.


그저 이순신에 대한 환상을 유지하는 것뿐, 그는 이순신이 아니다.


한산도에서 본 그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간에게만 호의를 보였다.


“알았어.”


내게 다짐을 받고는 여해는 국정원장을 깨웠다.


그녀가 깨어나자 여해는 근처로 사라졌다.


“으으.”


국정원장의 동공에 나의 턱이 비췄다.


그녀는 순간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바로 일어나 나를 보았다.


“여. 여기가··· 아아. 그르누이 님?”

“그래.”


그녀는 살짝 허리를 숙이며 예의를 표했다.


“반갑습니다. 국정원장 이수인(50)이라고 합니다.”

“이수인?”

“예.”


자기소개를 마친 이수인은 여해가 말한 것과 한 치의 차이도 없는 말을 했다.


정부는 거래를 원했다.


“거래를 안 하면 변경백도 취소인가?”


이수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아닙니다. 그저 저희의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부탁이죠. 그리고. 여해 님!”


그녀가 두리번거리며 외치자 여해가 바로 나타났다.


“죄송하지만, 제가 데려온 사람을···.”

“알았다.”


우우웅.


인벤토리가 남녀 5명을 토했다.


여자 4명. 남자 1명.


“돌아갈 때나 나를 부르도록.”


여해가 다시 사라졌다.


그는 국정원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아. 이순신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은 멍청이 조선왕이고, 이 여자는 한패니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바로 이수인을 보았다.


그리고 뭐라고 말하려는데 줄리아의 소리가 울렸다.


“이. 이건! 이수인 씨!”

“예. 혜영. 아니. 줄리아 님. 맞습니다.”

“?”


두 여자의 대화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줄리아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수면에 빠진 남녀를 노려보았다.


“개새끼들.”


그러다가 뭐가 두려운지 눈을 돌리다가, 다시금 노려보기를 반복했다.


‘설마?’


“줄리아. 네 원수야?”


줄리아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래서 연달아 묻자 그제야 내게 시선을 돌리며 잔인하게 웃었다.


“응. 오빠. 시발 연놈들이야. 나를 개 같이 굴린··· 그런데. 이수인 씨. 내 수고를 덜게 해서 고맙기는 한데, 어떻게 저놈들과 저의 관계를 알았죠? 뭔가 수치스럽네요.”


그동안의 지옥을 통해서 줄리아의 살기도 웬만한 용병들을 능가했다.


이수인은 그 기운에 눈치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줄리아 님. 저희는 국정원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취급하고 있죠. 원래 용병인 줄리아 님을 저희의 블랙 요원으로 포섭하기 위해서, 줄리아 님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줄리아 님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이 사람들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메텔란 행성으로 떠나서 실패했습니다.”

“··· 나. 나머지는요? 더 있는데?”


이수인이 말했다.


“나머지는 모두 죽었습니다. 몬스터에게 잡아 먹히던가, 해적들에게 죽든가,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도 있고요.”


그러면서 안주머니에서 명단을 건네주었는데, 줄리아는 뚫을듯한 눈으로 하나씩 이름을 확인했다.


“시발. 너무 늦게 여기로 왔어. 개새끼들.”


그녀는 약간 허탈하다는 듯 몸을 휘청였다.


급하게 내가 잡아주자, 줄리아는 내 팔에 매달려 작게 심호흡했다.


“이수인 님. 사실이겠죠, 거짓말 아니죠?”

“예. 적어도 마법사와의 대화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요.”

“마법사? 나. 마법사가 아닌데요?”

“거짓말을 하면 그르누이 님이 분노할 거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으음.”


국정원장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줄리아를 보았다.


“이 사람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 고마워요.”

“천만에요.”


이수인은 내가 마음에 들어 할 선물을 보였지만, 그걸 미끼로 거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여해를 통해서 마법사에 대한 정보가 제법 쌓여서인지, 동등해 보이려는 짓을 삼갔다.


마법사는 열등한 존재에게 빚을 지고는 살 수 없는 존재니, 이렇게 작은 빚을 지게하고 대가를 받으려고 하는 게 현명했다.


‘머저리가 아니군.’


나는 주머니에서 D급 포션 하나를 꺼내어 던져주었다.


이수인은 놀라며 황급하게 포션을 잡았다.


“고. 고맙습니다.”

“그래. 명함 주고 일단은 돌아가.”

“예.”


공손하게 바쳐진 명함의 전화번호를 보고 마력폰에 입력했다.


“아아. 가기 전에.”

“예?”


나는 만프레드를 보며 명령했다.


“만프레드. 여자들 다 데리고 와.”

“예. 주군.”


만프레드가 빠르게 내려가 여자들을 끌고 왔다.


제물로 준 20명을 제외한 30명의 여자.


이제는 제법 살이 올라서 풋풋한 살냄새가 기분을 좋게 했다.


김한남은 눈이 높은지, 마왕이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모두 기본 이상의 외형을 가졌다.


“김한남이 납치한 여자들이야. 같이 데리고 가.”

“아아. 예.”


이수인이 대답하자 여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답답한 여기보다는 원래 누렸던 문명의 세계가 간절할 거다.


나도 마탑에서 있다가 밖으로 나가니 답답해 미칠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10명의 여자가 나를 보며 울었다.


“흑흑. 마법사님. 저희를 버리지 마세요.”

“여. 여기서 마법사님의 백성이 되고 싶습니다. 엉엉.”

“··· 왜?”


말이 백성이지 나의 노예다.


돌아가 자유민이 되지 않고 노예가 되려는 마음이 괴상했다.


털썩.


10명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돌아가 봐야 아무것도 없어요. 하루하루 월급 노예로 사는 것보다 여기가 좋아요.”

“예. 컴퓨터도 TV도 다 필요 없습니다. 여기가 좋아요.”

“남자를 벌레 보듯 하는 한국이 싫어요. 저희 아빠도 마녀사냥당해서··· 흑흑.”


마지막 말에 국정원장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이수인은 배신자를 보는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들은 나를 믿는다는 듯 뚫어지게 국정원장을 노려보았다.


아직 지구인에게 마법사는 영화나 동화에 나오는, 무엇이든 해주는 환상의 존재다.


여자들은 그 환상에 취했다.


“한국은 이미 끝났어요.”

“제가 여성할당제로 들어간 기업도 망했어요. 솔직히 저는 그 기업에 들어갈 능력이 없었습니다. 국가에서 만든 법으로 운 좋게 들어갔죠. 그리고. 결과는 부도죠. 제가 좋은 기업을 망하게 하는데 지분이 있어요. 사람 좋은 과장님은 실업자가 되어서 자살했어요. 저는 죄인이에요. 흑흑.”


다른 가슴 큰 여자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저. 저는 남자와 연애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남자들은 저희를 인간으로 보지 않아요. 공포의 대상이 되기 싫어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습니다.”

“세! 섹스하고 싶어요!”

“거지 같은 옷 말고, 예쁜 옷 입고 싶어요.”

“남자 사진 보면서 하는 ‘2분 증오’도 이제는 싫어요! 내가 역겨운 인간이라는 게 느껴지니까요.”


페르미 왕국이 계속 떠올라지는 한국이었다.


하소연이 끝없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잠잠해지자, 대표로 보이는 여자가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제발 저희를 받아주십시오.”


쾅. 쾅.


바닥 돌에 부딪힌 머리에서 피가 터졌다.


쿵. 쿵.


나머지 여자들도 따라서 머리를 쪼면서 애원했다.


성욕.

죄책감 없는 출산, 생명 탄생의 욕망.

사랑의 갈구.

복장의 자유.

.

.


여자들은 한국에서 소멸해 가는 가치들을 여기서 갈구하고 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여자들은 김한남에게 짓밟혔지만 남자 자체를 증오하지는 않았다.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된다는 것인지 안다는 듯이.


순간 나는 멍했다.


‘내. 내가 그렇게 해줄 거라고 믿는 건가? 허름한 옷을 입히고 매일 강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건가?’


아니면 이판사판,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일지도 모른다.


망설임의 마음에 따스한 소리가 부딪혔다.


“오빠. 허락해 줘요.”


줄리아가 내 손을 꽉 잡고는 초롱초롱한 눈을 보였다.


처음 만날 때는 야수 같았는데, 이제는 아이처럼 변했다.


나도 모르게 아이를 놀리는 말투가 나왔다.


“왜, 노예가 필요하나요? 백작 부인.”

“오빠?”


백작 부인이라는 말에 혜영은 약간 당황해하더니 이내 얼굴을 붉혔다.


“바. 반지라도 하나 사주고 그런 말을 하던가.”

“반지?”


결혼 풍습이 떠올랐다.


“아아. 기다려 봐.”


인벤토리를 열고 쓸만한 것들을 찾아보았다.


잠시 후.


줄리아의 손가락에 맞는 붉은색 반지를 꺼냈다.


그녀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자, 줄리아의 느낌이 달라졌다.


뭔가 더 맛있는 냄새.


인간은 참 신기한 고깃덩어리다.


“흑흑.”

“?”


갑자기 줄리아가 울더니 조심스럽게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그 울음에 민망한 마음이 들어 입을 열었다.


“너는 내 유일한 정실부인이야. 영광으로 알도록.”

“!”


나의 말이 산통을 깼는지 줄리아가 금방 눈물을 그치며 힐끔 노려보았다.


“참나. 마법사라는 존재는 참. 오빠. 반지는 남자도 껴야 해. 같은 반지 없어?”

“없어. 반지 끼면 싸우는데 귀찮아.”

“으으. 알았어. 봐줄게.”


뭔가 아쉬운 그녀의 표정에 호의를 더 베풀기로 했다.


“필요하면 결혼식도 올려줄까?”

“흥. 됐어. 이거면 충분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랬다가는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자들의 말 중에는 숨은 뜻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야.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못해. 일단은 결혼했으니, 선물로 저 여자들을 네게 줄게. 네가 알아서 처리해.”


그 말에 줄리아의 미소가 짙어지며 행복해했다.


“고마워. 오빠.”


나의 허락에 머리가 피로 물든 여자들이 울었다.


“고맙습니다. 주. 주인님.”

“주인님.”

“힐링.”


우우웅.


마법으로 치료해 주자 여자들은 더욱 서럽게 울었다.


줄리아가 다가가 그녀들을 진정시키며 힐끔 나를 보았다.


나는 그 뜻을 헤아리며 이수인에게 말했다.


“저들만 데리고 가. 네 전화번호도 알았으니, 나중에 나나 줄리아가 전화할 거야.”

“예. 고맙습니다.”

“여해!”


소리를 지르자 하늘에서 여해가 내려왔다.


“슬립.”


털썩.


여해의 주문에 이수인을 비롯한 30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머리가 땅에 부딪혀 상처 난 여자들이 보였지만, 여해는 상관하지 않고 모두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는 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나를 보았다.


“고작 인간 5명으로 포션을 주다니··· 뭐. 마법사는 빚지고 못하는 존재지만. 진짜 결혼할 건가?”

“그래. 결혼할 거야.”


나의 대답에 여해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아아. 결혼. 결혼하는 마법사는 처음 보는군. 그것도 냄새나는 정령사와.”

“닥쳐. 말조심해.”

“··· 조심하지.”


그는 닫지 않은 인벤토리에서 여러 개의 팔과 다리를 꺼냈다.


그가 지급해야 하는 자기 몸이다.


받아서 인벤토리에 넣자, 여해는 뭔가 어이가 없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나는 자네가 기르는 가축과 비슷한 처지군. 하하. 한 달에 한 번씩 와서 고기를 잘라주는 가축.”

“일주일에 한 번.”

“그래.”


우우웅.


여해의 몸이 공중에 뜨더니 이내 빠르게 남쪽으로 사라졌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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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042. 베일 백작의 결혼식 NEW 5시간 전 3 0 12쪽
41 041. 복수 24.09.18 6 0 13쪽
» 040. 최초의 백성 24.09.17 9 0 12쪽
39 039. 대통령의 고민 24.09.16 10 0 12쪽
38 038. 동료를 제안하다. 24.09.15 9 0 12쪽
37 037. 5서클 흑마법사 24.09.14 13 0 12쪽
36 036. 대치하다. 24.09.13 12 0 12쪽
35 035. 흑마법사 김한남 24.09.12 19 0 12쪽
34 034. 동래성 24.09.11 20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7 0 12쪽
32 032. 여해(汝諧) 24.09.09 20 0 12쪽
31 031. 지구로 24.09.08 18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21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21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5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4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24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25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9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9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33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30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31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32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34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40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40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7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4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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