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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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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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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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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찌르레기 용병단

DUMMY

030. 찌르레기 용병단






*



“그르누이님?”


어색한 메텔란 언어.


줄리아의 발음도 외국인이라는 걸 확실히 알만큼 어색하지만, 이 사내의 억양은 집중하지 않으면 듣기 힘들 정도였다.


여기서는 100년은 지구의 10년이니, 지구에서 10년간 배운 언어의 한계다.


털썩.


자리에 앉아 줄리아와 남자를 번갈아 보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저런 놈하고 바람이 날일이 없지.’


줄리아에게 밤꽃 냄새도 나지 않았다.


희한하게도 사랑하는 만큼 더 의심된다.


사랑한 만큼 배신감이 들면 더 잔인하게 난도질할 것 같다.


나는 줄리아의 팔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다른 놈들은?”

“용병들 모집하러 갔어.”

“당신은?”


지목당한 남자는 일어나 고개를 직각으로 숙였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그르누이님. 한국의 모집관입니다. 이름은···.”

“이름 따위 알고 싶지 않아. 쓸데없이 정이 생기거든. 한국? 여기는 무슨 볼일이지?”


무례한 말투지만 내 이름을 안다는 건, 내가 마법사라는 것을 안다는 소리다.


그는 공손하게 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줄리아 님과 용병 계약을 의논하고 있었습니다.”

“계약?”


줄리아를 보자 그녀는 약간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끄덕였다.


“응. 한국에서도 용병을 모집해. 태국이나 중국에서도 모집하고.”


줄리아가 작게 내 귓속에 말했다.


“어차피 한국으로 갈 거잖아. 그냥 가는 것보다 이게 훨씬 편해. 귀찮은 것도 없고. 내게 맡겨.”

“음. 그래. 그전에.”

“응?”


와락.


“오. 오빠.”


나는 줄리아를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당황해하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명령했다.


“볼일이 있으니 기다리고 있어.”

“아. 아아. 예.”

“오. 오빠.”

“시끄러.”


나는 빠르게 계단을 타고 방으로 갔다.


그러고는 거칠게 줄리아의 옷을 벗기며 달려들었다.


줄리아는 당황해하면서도 이내 웃으며 내 옷을 벗겼다.


그렇게. 오랜만의 해후가 시작되었다.






2시간 후.


“그러면 절반은 선금으로 주고, 나머지는 한국으로 오시면 주겠습니다.”

“그래요.”


줄리아와 남자는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었지만, 무슨 뜻인지 알고 싶지 않았다.


돈. 돈. 또 돈 이야기다.


알고 싶지 않으니까, 좋은 머리도 돌아가지 않았다.


줄리아는 용병 생활에 익숙하기에 이런 계약에 능했다.


그녀를 믿고 그냥 마력폰을 꺼내서 무협지나 읽었다.


‘시발. 좆같네.’


김용 무협 소설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바보 병신이라서, 계속 읽다 보면 암에 걸릴 것 같다.


답답한 협객 놈.

자기 팔 자른 년을 구해주는 병신.

속아서 황제 자리를 버리는 병신.

.

.


그나마. 사기꾼·강간범이 주인공인 건 제법 재미있지만, 무공이 별로 없다.


다 총에 맞으면 뒈진다.


책을 천천히 중간쯤 보고 있을 때, 협상이 끝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3일 후에 뵙겠습니다. 그르누이님. 그럼.”

“그래.”


남자가 떠나고, 탁자 위의 제법 쌓인 금화를 보았다.


“줄리아.”

“응?”

“용병이 원래 이렇게 돈을 많이 받아?”


내 말에 줄리아가 당황해하다가 이내 웃었다.


“푸풋. 무슨 소리야. 오빠 때문에 많이 받는 거지. 뭐. S급 용병도 있고.”


이미 등급 심사를 받아서 모두 인정받았단다.


“너도 S급이야?”

“응.”

“나도?”

“아니. 마법사는 규격 외의 존재야. 감히 등급을 매길 수 없어. 그리고 오빠.”

“응?”

“오빠도 사람 잡아먹지? 냄새가 나.”

“..... 저. 정말? 마법으로 씻었는데?”

“거짓말이었어.”

“.....”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힐끔 보는 줄리아의 표정에서 경멸 같은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잡아먹지?”

“··· 응. 먹어. 할프킨도 똥으로 만들었어.”

“후우. 다행이다.”

“!! 엉?”


사람 잡아먹는다는데 다행이라고?


줄리아는 나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오빠가 마법사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다 예상한 일이야. 내가 그것도 생각 안하고 오빠한테 몸을 던진 줄 알아?”

“끄응. 그래도. 나쁜 놈만 먹어.”

“?”


줄리아에게 흑미륵마공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그녀는 감탄하면서 이내 이상하게 나를 부채질했다.


“오오. 대단하네. 그래. 앞으로도 나쁜 놈만 먹어. 많이 먹어.”

“··· 그런데. 너 정말 아무렇지 않아? 내가 너를 잡아먹을지도 모르는데? 안 무서워?”

“하나도 안 무서워. 나는 사랑에 빠졌거든. 뭐. 내가 죽으면 먹어. 그리고 오빠도 알잖아. 내 인생.”

“....”

“착한 얼굴 하는 놈들이 얼마나 끔찍한지,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어. 오빠는 감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서 오히려 좋아.”


뭔가 기분이 묘하게 좋다.


“뭐. 적응할 때까지 당분간 내 앞에서는 먹지 마. 무서우니까. 차라리 잘됐어.”

“잘됐다?”


그녀는 달뜬 눈으로 손을 뻗어 내 이빨을 보았다.


“내 앞에서 그 연놈들을 잡아 먹어줘야지. 그게 오빠의 피와 살이 되는 게 찝찝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줘. 그것들이 똥이 되어야 분이 풀리겠어.”


씨익.


“네 앞에서 산 채로 맛있게 먹어줄게.”

“그래. 그러면 됐어.”


대화를 다시 하려고 하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토르켈 일행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반가워하며 나를 맞았다.


“오오. 그르누이. 아직 이틀이 남았는데?”

“그냥. 줄리아와 하고 싶어서.”

“오오.”

“아아. 맞다.”


우우웅.


인벤터리에서 적당한 흉갑을 꺼내 줄리아에게 주었다.


“입어. 가볍고 튼튼해.”

“와아!”


과묵한 베켐프가 탄성을 질렀다.


그의 눈에서 탐욕이 일어나다가 이내 나를 보고는 눈을 내렸다.


나는 베켐프·트르켈·폴리드를 보며 작게 경고했다.


“헛짓거리 생각하면 잡아먹는다. 말 잘들으면 하나씩 주지. 그때까지 개처럼 복종해라.”

““......””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침묵을 참을 수 없다는 듯 폴리드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 그래. 복종. 무조건 복종할게.”

“그래. 병신만 안되면 갑옷은 필요 없어.”

“동감.”

“나는 잡아먹히기 싫어.”


그렇게 한차례 단속하고는 용병들의 몸을 살폈다.


그들은 몸만으로도 A급 용병을 뛰어넘었다.


“줄리아. 마법 갑옷이야. 복원마법과 2서클까지 마법을 막을 수 있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건 기본이고.”

“아아. 오빠. 고마워!”


줄리아는 이게 얼마나 값비싼 물건인지 알고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갑옷에 그려진 대마법 방어진을 만지작거리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주문을 가르쳐줄게. 절대로 남에게 알려주지 마.


철컥. 착착.


갑옷이 줄리아의 상체를 감싸더니 흉갑 형태로 변했다.


내 때와는 다르게 볼록한 가슴 형태가 생겼다.


나는 계속 전음을 보냈다.


-주문을 외우고, 네가 상상한 모습을 떠올리면 알아서 변할 거야.


“훈련하고 있어. 나는 저놈들을 상대할 테니까.”

“으응.”


줄리아는 신기하듯 갑옷을 만지작거렸다.


골반 레깅스에 흉갑이 이상하게 어울렸다.


위이잉.


흉갑에서 투구가 나와 머리까지 둘러쌌다.


이 정도만 보호해도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다.


“오빠. 재미있어.”

“그래.”


정강이까지 갑옷이 만들어지다가 다시 원래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다시 여러 왕국의 형태로 갑옷이 바뀌었다.


멍하게 그런 모습을 감상하는 용병들의 어깨를 쳤다.


“달라진 몸에 얼마나 적응했는지 확인 좀 하자. 따라와.”

“!”


그날. 여관 옆 작은 공터에서 3명이 내게 죽도록 두들겨 맞았다.






용병들은 일반인에게는 초인이나 다름없지만, 아직 진정한 S급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빠악.

우지직.


“끄. 그아악!”

“시발!”

“개새끼!”


죽도록 두들겨 패주면, 생명은 한대라도 덜 맞기 위해서라도 몸을 발전시킨다.


이렇게 3일 동안 두들기자, 정신과 몸의 간격이 없어졌다.


더불어 조금 널널했던 서열이 확실히 정리되었다.


우적우적.


“흑흑. 미친놈.”

“이. 이건 지옥이야.”

“으. 으으.”


왼쪽 팔이 잘린 토르켈, 양 다리가 무릎부터 잘린 베켐프, 폴리드의 혀와 귀가 내 입에서 분쇄되었다.


“으음. 맛있어. 꿀맛이야. 수다쟁이의 혀라서 그런가? 폴리드. 너 맛집이네.”

“미친 개새끼.”


동료들은 이제는 마법사라고 그렇게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규율이 잡히고 적당한 친근함이 생기자, 단체는 전보다 끈끈해졌다.


“꼬. 꼭. 우리들 앞에서 그렇게 먹어야 해!”


이를 가는 토르켈의 울부짖음에 다른 2명의 맞다는 듯 미친 듯이 끄덕였다.


“후후. 이렇게 해야 너희들이 분해하더라고. 크크.”

“개새끼!”

“좆빤 새끼!”

“닥치고 왜 두들겨 맞았는지 생각해. 적어도 4대는 안 맞을 수 있었어.”

“끄응. 시발. 흙 묻은 거나 제거해 줘.”


일행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대가리를 굴렸다.


우우웅.


클린으로 몸 전체를 깨끗하게 해줬다.


그냥 몸이 재생되면 흙이나 다른 오물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힐링.”


우우웅.


천천히 자라는 몸을 보고는 남은 몸뚱이는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 고기는 마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정(情)이라는 조미료가 담겨서인지 별미다.


“끄응.”


일어나 웃통을 벗고 수련을 시작했다.


부웅.

부우웅.


검은 점점 무거워지고, 방금 먹은 고기처럼 몸은 점점 찢겨갔다.


그래도. 구경꾼 덕분에 혼자 수련하는 것보다 무료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무아지경에서 벗어나 눈을 뜨자 질린 눈으로 나를 보는 동료들이 보였다.


“아아. 아프군.”


통증에 몸을 보자 정강이뼈가 살점을 뚫고 나왔다.


갈비뼈도 몇 개 부러졌고, 양팔도 기괴하게 꺾였다.


“운동 제대로 했군.”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으면, 이제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지 않아 섭섭할 지경이다.


“힐링.”


우우웅.


역혈심법의 마력보다 훨씬 빠르게 몸이 회복되었다.


나는 바로 반가부좌를 틀고 작은 깨달음을 정리했다.


동료들이 그런 나를 둘러싸고는 주위를 경계했다.






3일 후.


몰려든 용병들을 추려서 108명을 모았다.


S급 용병에 정령사, 마법사라는 조합에 제법 강한 놈들이 알아서 기어 왔다.


나와 동료들이 면접을 보았는데, 최대한 몬스터 냄새가 강한 인간들을 뽑았다.


도시락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더 뽑고 싶지만, 시간도 없고 관리가 되지 않을게 뻔하기에 이걸로 만족했다.


그렇게 용병단이 탄생했다.


찌르레기 용병단.


문장은 찌르레기 새.


새의 한쪽 날개는 황금색이고 다른 날개는 파란색이다.


줄리아에게 문장의 의미를 물어보니, 머뭇거리며 나중에 말해주겠다고 했다.


“마음에 안들어.”

“용병단 이름도 그렇고··· 독수리나 호랑이도 아니고···.”

“여자 용병단도 이런 유치한 그림은 안 쓰는데. 그냥 검에 날개가 달린 문장이 좋지 않아?”

“닥쳐.”

““.......””


줄리아의 으름장에 모두 아가리를 다물었다.


내 여자가 되는 순간, 동료들은 줄리아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토르켈 등은 한숨을 쉬며 포기했다.


“용병들 통솔 잘하고 있지?”


줄리아가 말했다.


“응. 모두 밖에 정렬 중이야.”

“그럼 가자.”

“응. 오빠.”


문을 열고 나가자 정렬한 108명이 보였다.


강한 인간쓰레기 냄새가 향기롭다.


저벅저벅.


당당히 걷자 좌우로 길이 열렸다.


선망. 공포. 갈망이 담긴 눈동자들이 연신 나를 훑어보았다.


유일하게 몬스터 냄새가 나지 않는, 구석의 외팔이 한 명을 힐끔 보고는 모노리스를 향해 걸었다.


거리의 사람들이 우리의 모습에 황급히 물건을 치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깃발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는 아이들이 피식 웃으며 손가락질했다.


“하아. 시발.”


동료들이 쪽팔린다는 듯 계속 한숨을 쉬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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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권능 24.09.10 15 0 12쪽
32 032. 여해(汝諧) 24.09.09 18 0 12쪽
31 031. 지구로 24.09.08 16 0 12쪽
»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20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19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3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2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21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21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5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5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8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6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7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7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30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6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6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3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9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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