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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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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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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35. 흑마법사 김한남

DUMMY

035. 흑마법사 김한남






*



“아이스.”


우우웅.


조금씩 강물이 얼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사용하는 마법이라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1시간 정도 지나자 겨우 성 정면의 강물을 얼렸다.


흑마법사는 그동안 별다른 공격도 도발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 마력이 낭비되는 걸 기다렸다.


나는 검을 뽑고는 소리쳤다.


“공격!”

““오오오!””


용병 대장들이 수하들을 이끌고 성문으로 달렸다.


나무로 된 성문은 칼로 몇 번 휘두르면 부서질 것 같이 허름했기에 용병들의 사기는 높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다.


““캬캬캭!””

“!”


해자를 건너자, 땅에서 해골 병사가 일어나 용병들에게 달려들었다.


녹슨 검과 일반병사 수준의 힘이 별로 위협이 되지 않지만, 그 숫자가 문제였다.


3천명.


스켈레톤은 해골 안구에 불을 밝히며 사방에서 칼질을 해댔다.


“시발. 둥글게 방진을 만들어! 뒤의 석궁병은··· 아아. 해골 머리를 쏴!”


챙챙.

핑. 피융.


뼈다귀 몸에 화살이 통과되었다.


그나마 면적이 큰 머리에 볼트가 박혔지만, 안구의 불을 끄지는 못했다.


“시발.”

“정신 차려!”

“방패 앞으로.”


휘익.

서걱.

빠악.


토르켈이 검을 휘둘러 해골의 목을 베고 발로 밟았다.


시술자의 발길질에 두개골이 으스러지자, 곧 몸 전체가 가루가 되어 사가졌다.


폴리드와 베켐프는 검을 해골 머리에 찔러 좌우로 비틀어 파괴했다.


대장들의 힘은 일반인을 아득히 초월했다.


그렇게 병사들은 원형을 이뤄 방어와 공격을 하고, 본격적인 처리는 용병 대장들이 맡았다.


30분 후.


“꺄캬캬!”


사르르.


마지막 스켈레톤을 처리하자 용병대장들은 지쳤는지 다리를 덜덜 떨었다.


일반 용병들도 힘을 다했는지 성문에 진입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지만 채근하지는 않았다.


‘하아. 이게 한계로군.’


솔직히 용병단의 숫자가 성을 공략할 만큼 많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이런 성을 공략하려면 적어도 천명은 넘어야 한다.


스켈레톤에 체력을 빼앗겼기에 후퇴 명령을 내렸다.


“후퇴!”


천둥 같은 소리에 용병들이 흠칫거리며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래도 나름 선별한 용병이어서, 등을 보이며 도망치지는 않았다.


“그르누이. 미안.”

“힘이 없어.”

“나도.”

“괜찮아. 그게 너희들의 한계니까.”


3천명의 스켈레톤이면 흑마법사의 마력도 제법 소모되었을 거다.



김한남.


한국 진주 출신으로 사귀던 애인에게 성무고를 당해서 감옥에서 옥살이 함.


여자가 당했다고 주장한 시간에 김한남은 은행에 있었지만, 그 사실을 말해도 경찰은 따로 조사하지 않았음.


3년 후에 진실이 밝혀졌지만, 경찰들 어느 하나 처벌받지 않았고, 무고녀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음.


감옥에서 나와서 겨우 직장을 잡았지만, 지하철 출근에 어느 여자에서 치한 취급을 당하며 위튜브에 얼굴이 박제됨.


그로 인해 온갖 사이버테러와 직장에서 해고당함.


정직한 한 경찰의 도움으로 지하철의 억울함은 풀어졌지만, 언론은 다른 자극적인 사건을 찾아다녔기에, 여전히 성추행범으로 인식됨.


무고한 여자는 ‘그냥 오늘 한사람 고소하고 싶었다’라고 진술함.


여자는 집행유예를 받고 오히려 김한남을 협박함.

.

.


김한남은 그 후로도 여러 번의 무고를 당했다.


어떤 것은 무죄가 되었지만, 전부 무죄를 받지는 못했다.


그렇게 감옥과 사회를 떠돌다가 마지막 감옥에 있을 때, 인터넷으로 ‘네크로노미콘(흑마법서)’의 일부 정보가 흘러나왔다.


마왕과 계약을 맺으려면 순도 높은 스트레스(비참함)와 자신이라는 제물이 필요하다.


많은 죄수가 마법진을 그렸지만, 누구하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들은 비참함이 부족했고, 또 자기 손가락 모두 자르고 안구를 뽑아 제물로 바칠 각오가 없었다.


최초의 계약은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걸로 시작한다.


그 정도의 비참함이 있어야 나를 바칠 수 있다.



마력폰은 지구의 스마트폰과는 다르게 진실한 정보만이 올라온다.


어떤 구조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걸 만든 마법사는 대마법사 급이 확실하다.


진실을 판별하는 마법은 고위급 마법이고, 강한 존재가 은폐한 정보는 더욱 강한 마력으로 풀 수 있다.


다행히 김한남의 정보는 그 정도의 마력이 필요 없는 정보라서, 조금 남은 마력으로도 충분히 검색되었다.


나는 검색을 보면서 멸망한 페르미 왕국을 떠올렸다.


선왕에 이어 등극한 미친 여왕은 남자를 벌레 취급하며 온갖 죄명을 붙여 감옥에 보내고 또 죽였다.


「남자는 다 쓰레기야!」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남자에 대한 증오로 바뀐 것이다.


여왕은 모든 권력을 여자에게 주었고, 군대의 장교들부터 일반여자, 심지어 근위 기사단장까지 시술받지 않은 여자에게 주었다.


그러자. 1년도 채 되지 않아 왕국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물론. 유능한 여자도 있었지만 대부분 무능했고, 남자들은 도망치듯이 왕국에서 탈출했다.


「꺼져. 더러운 남자들아. 차라리 잘됐다.」


여왕은 오히려 이런 이탈을 좋아하며 국경을 활짝 열어 이주를 부채질했다.


그렇게 10년도 되지 않아 왕국은 망했고, 여왕은 스스로 궁전에 불을 질러 자결했다.


여왕에 빌붙어 권력을 누렸던 인간들은 모두 꼬챙이에 찔려 죽던가 화형당했다.


역사의 기록자는 말했다.


돼지 같은 비명 소리가 왕국을 가득 채웠다.






용병들이 모두 해자에서 벗어나 내 뒤로 물러섰다.


대장들도 힘이 다 빠져서 당장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나와 줄리아, 만프레드 이 3명이 해결해야 한다.


그나마 2서클의 하급 흑마법사라서, 상급 언데드를 소환할 수 없어서 다행이다.


스윽 올려다보니 놈의 얼굴에서 땀이 흐르는 게 보였다.


흑마법사가 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놈이다.


아직 어설프고 마력의 사용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메텔란 행성에서는 흑마법사가 나오면 마법사들이 악착같이 죽이는데, 이곳 지구는 아직 그런 영향력이 닫지 못했다.


‘아마. 하급 서클이라서 그렇겠지?’


휘이잉.


줄리아가 정령을 소환했다.


만프레드도 뛰어들 준비를 했다.


“그래. 줄리아!”

“응!”


바람의 정령이 우리 3명을 잡고는 성벽 위로 날았다.


부우웅.


높이 올라가자 놀란 김한남의 모습이 내려다보였다.


“쏴!”


성벽에 있던 해골 궁수가 활을 쏘았다.


슝.

슈웅.


수백 개의 화살이 날아오자, 나와 만프레드가 검을 휘둘러 막았다.


챙.

채챙.


검막이 줄리아에게 오는 화살까지 모두 치웠다.


탁.

쿵.

쿠쿵.


성벽 위로 착지하자 김한남의 모습이 정면에서 자세히 드러났다.


해골에 살점을 붙인 것 같은 작은 몸뚱이.


눈과 손가락이 없고, 안구의 자리에는 붉은빛만이 이글거렸다.


흑마법사는 반쯤은 마족이다.


인간이 아닌 이질감에 느낌이 싸했다.


차착.


창과 활로 무장한 300명의 스켈레톤이 우리들을 감쌌다.


그 모습에 안심이 되었는지 김한남이 줄리아를 힐끔거리며 나를 보았다.


“크큭. 더러운 여자를 데리고 왔군. 시발놈.”


김한남은 줄리아를 보며 아주 구역질이 치민다는 듯 강한 살기를 뿜었다.


파아아.


뭔가 한이 서린 기운이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


덜덜덜.


줄리아는 몸을 가늘게 떨며 내 손목을 살짝 잡았다.


저 모습에 더러운 과거가 떠오른 모양이다.


나는 언데드를 살피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까의 스켈레톤보다 강하다. 덩치도 크고.’


이길 자신은 있지만 많이 다칠 게 뻔하다.


그렇게 이기고 널브러지다가 해적이나 몬스터가 침입하면 도망쳐야 한다.


‘불리하면 바로 도망쳐야겠군.’


나쁜 놈을 죽이면 좋지만, 안 죽여도 상관없다.


어차피 나쁜 놈은 주변에 널리고 널렸으니.


마음을 정하고는 김한남을 보았다.


“싸우기 싫군. 그냥 다른 곳으로 가. 약속하는데 그러면 공격하지 않겠다.”

“!”


김한남은 약간 놀라듯이 나를 보다가 히죽 웃었다.


“오다가 시체들 못 보았나? 다 내가 죽인 거야.”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정의의 사도 아닌가?”

“훗. 개똥같은 소리.”

“......”


김한남은 잠시 멍하다가 이내 부럽다는 시선으로 나를 보았다.


“역시 마법사인가? 정의감 따위는 없군.”

“갈 건가?”

“아니.”


김한남은 약간 슬픈 눈빛을 지었다.


“갈 곳이 없어. 복수는 다 했고 이곳이 나의 유일한 장소야. 떠나기 싫어.”

“··· 그럼 할 수 없지.”


-줄리아. 만프레드. 너희들은 스켈레톤을 상대해.


둘이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달렸다.


타다닷.


앞을 가리는 해골들을 부수고 직선으로 김한남에게 이르자, 번개처럼 검을 수직으로 그었다.


콰앙.


역시 실드가 검을 막았다.


하지만.


“우욱!”


충격에 입에서 피를 흘리는 김한남을 보니, 여해보다 확실히 약하다는 게 느껴졌다.


‘허접한 놈이라는 게 이런 뜻이었군.’


위이잉.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나는 바로 온 힘을 다해 금이 간 실드를 찔렀다.


콰앙.


“으윽!”


김한남은 연신 비명을 질렀다.


쉴드를 유지할 마력이 부족한 눈치였다.


한 번만 더 찌르면 실드가 붕괴할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회수한 검을 찌르려는 그때


우우웅.


“뭐지?”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소리가 토해졌다.


우우웅.


“!”


급격하게 올라간 김한남의 마력에, 급하게 찌른 검이 실드의 방탄력에 부딪혀 튕겼다.


“오오오. 흐흐. 크크큭. 드디어.”


김한남의 마력이 전보다 높아졌다.


멀리서 느껴지느 기척에 고개를 돌리자.


저벅저벅.


성 안쪽에서 걸어오는 스켈레톤 20명이 보였다.


그들은 양손에는 작은 고깃덩어리가 보였다.


“··· 태아?”

“크크큭.”


40명의 태아.


스켈레톤이 산모의 배에서 태아를 꺼내어 제물로 바친 것이다.


스켈레톤은 김한남의 권속.


제물을 바친 혜택은 이 흑마법사의 것이다.


“빌어먹을.”


김한남은 자신감을 되찾고는 느긋하게 나를 보았다.


“크큭. 왜 그런 표정을 짓지. 태아 살해는 여자의 권리 아닌가?”

“······.”


태아는 마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순수한 제물이다.


태아 하나가 수십 명의 제물보다 더 마왕을 즐겁게 만든다.


그래서. 마탑에서 오크통을 만들어 태아들을 옮긴다.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귀부인, 가난한 부부··· 많은 여자가 마탑이나 마탑의 지부로 와서 배속의 태아를 마법으로 오크통에 옮긴다.


산모도 안전하고 원한다면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기에, 평민들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할 정도다.


그렇게 특수 용액의 양수에서 15년을 보낸 인간을 ‘오빈’이라고 한다.


어릴 때 버려진 태아일수록 더 나은 몸을 가진다.


최고 등급의 오빈은 시술을 시술받고 경비원이 되고, 나머지는 왕국의 병사나 성노예로 팔려 간다.


“크. 크하핫!”


김한남이 미친 듯이 웃으며 강해진 자신의 힘에 우쭐해했다.


우우웅.


“크큭. 3서클이야. 일어서라!”


우와아앙.


주변에 천 명이 넘는 스켈레톤이 새로 태어났다.


“!!!”


모두 만프레드와 줄리아를 포위한 병사보다 강했다.


“시발. 똥 밟았군.”


제물만 많다고 무조건 서클을 올릴 수 없다.


그만큼의 고통이 필요한데, 김한남의 비참함은 적어도 3서클은 되었다.


“하아. 조금 많이 힘들겠군.”


우우웅.


전처럼 음경과 고환을 말리고 마력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래.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 했었는데··· 거세 느낌이 더러워서.’


한숨을 쉬며 비발정기의 마음으로 검을 쥐었다.


파앙!


검이 전과는 다른 속도로 움직였다.


발달한 근육과 마력이 검이 공기와 부딪혀 충격파를 만들게 했다.


검은 전보다 2배 빠르게 쉴드를 때렸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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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자비(慈悲) 24.09.08 19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3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2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21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21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5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5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8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6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7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7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30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6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6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3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9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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