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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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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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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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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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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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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시술

DUMMY

026. 시술






*



“도. 도끼를 줘! 그. 그래야. 무기를 잡아야 죽어서 발할라로 갈 수 있어.”


뚜둑.

우지직.


“끄으으. 시. 시발! 빨리 내 목을 잘라!”


할프킨의 몸이 기괴하게 꺾였다.


마력이 착상하지 못한 몸이 파멸을 향해서 나아갔다.


파앗.


부러진 뼈가 살점을 뚫고 나오자, 그는 더 이상 못 참고 비명을 질렀다.


“끄윽! 아파!”


몇 차례 힐링을 걸었지만, 마법은 그의 고통을 더 유지할 뿐 나아지지 못했다.


“빨리 죽이라고!”


전사는 무기를 잡고 죽어야 발할라로 갈 수 있다.


늙어 죽거나 추하게 죽으면 영혼이 저주받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다시 악착같이 비명을 참으려 했다.


“끄윽. 그르누이! 빠. 빨리.”

“알았다.”


베르반을 꺼내 위로 들었다.


아밍소드의 형태로 바뀐 검은, 흡사 중국의 보검과 비슷하게 생겼다.


가드(코등이)도 없고, 내 키에 맞게 1미터 정도로 길쭉하고 얇다.


또. 검날은 아주 예리했다.


할프킨은 내 검을 보고는 고통 중에도 살짝 비웃었다.


“칼이 왜 그 모양이야? 끄윽. 여자들 부엌칼도 그것보다는 두툼하겠다. 크큭. 한 번도 본 적 없는 애새끼 좆같은 칼이네. 저런 좆검은 용병 생활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어. 크크크. 끄윽. 아파. 시발. 재수 없게. 그냥. 도끼로 죽여!”

“오빠.”


줄리아가 자신의 도끼를 건네주었다.


가장 강한 자의 손에 죽어야 발할라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


베르반을 검집에 넣고 도끼를 들었다.


할프킨은 주변의 용병들을 보며 히죽 웃었다.


“시발. 어차피 그년이 딴 놈 하고 살림 차리는 걸 봤을 때, 빨리 죽고 싶었어. 시발. 그래도 시원하게 죽여서 기분이 좋아. 크큭. 너희들도 발할라에서 보자. 미리 연회를 준비하고 있으마.”


용병들은 하나씩 할프킨과 눈빛을 나누었다.


“그래.”

“실패하면 바로 따라갈게.”

“흥.”

“잘 가라.”

“자. 간다.”


도끼날이 시퍼렇다.


후훙.


서걱.


푸푹.


목이 잘리고 피가 침대를 가득 젖혔다.


잘린 머리의 눈이 몇 번 깜빡이며 내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부들부들.


목 없이 덜덜 떠는 몸의 경련이 이내 멎었다.


약간 정(情)이든 한 명을 죽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후우. 시발. 이럴 줄 알았으면 사창가나 한 번 더 갈걸.”


입담 좋은 폴리드가 질린 듯이 시체를 보았다.


“그래서. 포기할래? 강요하지는 않아.”


내 말에 3명이 고개를 저었다.


북부의 전사들은 몬스터에 가깝고, 그래서 강해짐에 모든 걸 걸 수 있다.


“싫어. 이런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아.”

“젊은 몸의 S급 용병. 얼마나 강할까?”

“그르누이. 우리를 포기하지 마라. 모두 죽어도 원망 따위를 할 찌질이는 없을 테니까.”


우우웅.


군침을 숨기며 죽은 할프킨의 시체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클린 마법으로 죽은 흔적을 지우고 다시 줄리아를 제외한 3명을 보았다.


토르켈.

폴리드.

베켐프.


수하로 있던 다른 용병들은 다들 와이얼드 때 모두 떠났다.


이후에 다시 오려는 놈들은 모두 엉덩이를 걷어차 주었단다.


“내. 내가 먼저 할게.”


다른 놈이 죽는 꼴을 보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은지, 토르켈이 얼른 반가부좌를 틀었다.


허벅지의 알찬 근육이 일반 가부좌는 불가능했다.


무거운 분위기.


폴리드가 토르켈을 보더니 이윽고 나를 보고 진그럽게 웃었다.


“그르누이. 잠시. 미치코를 만나고 올게. 1시간 정도 걸려도 될까?”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이 절대로 겁쟁이가 아니다.


“그래. 빨리하고 와.”

“흐흐. 고마워.”


폴리드가 바로 문을 열고 나갔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 알 바 아니다.


나는 토르켈의 뒤에서 반가부좌를 틀고는 마력을 집중했다.


“토르켈. 네가 죽으면 기분이 개 음경 같을 거야.”

“··· 푸. 푸푸풋. 그. 그냥. 개좆 같다고 하지. 하하. 이 우아한 새끼. 하하.”

“후후. 마법사는 머리가 좋아서 이런 고매한 소리도 할 줄 알지.”

“큭큭. 이거 영광이군.”


어색한 분위기가 좋아졌다.


마법사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생긴 거리감이 좁혀졌다.


“간다. 주문을 외워. 멈추면 죽는 거야. 네 시체는 내가 잡아먹을 거고.”

“큭큭. 으응. 적을 갖지 못한 자는 보잘것없는 존재······.”


역혈심법의 마력이 토르켈의 몸으로 들어갔다.


토르켈은 몸을 움찔거리며, 속을 수만 번 찌르는 바늘 같은 통증을 버텼다.


위이잉.






역혈심법은 삼재심법보다 성공률이 낮다.


살면서 심마에 걸릴 확률도 확연히 높기에, 귀족들이나 기사들은 대부분 시술받지 않는다.


간혹 몇몇이 오기를 부리고 받지만, 대게 피눈물을 흘리고 죽는다.


“···웅장한 서사시가 되는 것이다. 적이 없는 자는 보잘것없는 존재다···.”


역혈심법의 주문은 북부 전사의 정신에 딱 알맞다.


토르켈은 실패한 할프킨처럼 황홀하게 주문을 읊으며 들어오는 마력에 집중했다.


말이 시술이지 끔찍한 고문과 같은 짓인데, 악착같이 주문에 의지해 버텼다.


위이잉.


마력이 토르켈의 세포를 넘어 유전자를 돌아다니며 찌르고 뚫었다.


자기 능력으로 만든 마력이 아니기에, 받아들이기가 아주 고통스럽고 힘들다.


1시간이 지났다.


“···허무와 권태의 구렁텅이, 가혹한 시련이 아니겠는가··· 적이야말로······.”


위이잉.


드디어. 토르켈의 몸에 마력이 스며들었다.


“! 오. 오오.”

“닥쳐! 계속 지껄여!”


나의 호톨에 토르켈이 바로 집중하며 주문을 읊었다.


잠시 혼란스러웠던 마력이 다시금 스며들었다.


꽈앙.


토르켈은 뇌에 충격을 받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살며시 웃으며 그의 귀에 입을 댔다.


“수고했어. 너도 이제는 S급이야. 쉬어.”

“!”


털썩.


뚜둑.

뚜두둑.


기절과 함께 기괴한 게 맞춰지는 몸과 모공에서 나오는 역겨운 냄새가 방을 채웠다.


“와아아!”


베켐프의 입이 딱 벌어졌다.


육체가 재구성되는 모습은 정령사인 줄리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좀 더 오래 걸리고 냄새가 더 지독하다는 차이 정도다.


“오오. 단장. 아니. 옛 단장.”


베켐프가 눈물을 글썽이며 20대 모습으로 변하는 토르켈을 보았다.


그러고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보았다.


“그르누이. 힘들겠지만 지금 해줘. 이 갈망이 조금이라도 꺾이기 전에. 제발.”


그의 애원하는 듯한 눈빛에 코웃음을 쳤다.


“후. 너까지는 가능해. 병신아. 어서 가부좌나 틀어라.”

“고마워. 부탁해.”


베켐프가 억지로 가부좌를 틀다가 포기하고 반가부좌 자세를 잡았다.


나는 그의 등에 손가락을 뻗었다.


5시간 후.


“이 이럴수가!”


환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돌아온 폴리드가 침대에 누워있는 두 젊은이를 보고는 입을 딱 벌렸다.


줄리아의 설명에 폴리드는 부러우면서도 처참한 표정을 지었다.


미치코와의 즐거운 한때가 좋지 않게 변했다.


“아아. 시발! 그르누이. 나도 해줘! 이제 용기가 생겼어!”

“후후.”


폴리드는 2시간이 걸려서야 성공했다.


그는 눈앞의 두 젊은이를 보고는 악착같이 주문을 외웠다.


눈에서 피가 흐르고 고막이 터지는 고통에도, 천하 미인을 보는 시선으로 둘을 보고는 각오를 다졌다.


우우웅.


모든 시술이 끝났다.


4명 중의 3명이 성공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나는 죽지 않은 수다쟁이를 보며 싱긋 웃었다.


“호오. 폴리드. 사과하지. 너는 꼭 실패할 줄 알았는데. 아쉽군.”

“시. 시발놈.”


털썩.






“오오! 몸이!”

“젊어졌어!”

“시발. 무릎도 안 아파! 거기 세우려면 10분 동안 준비해야 하는데, 이제는 바로 성나있어!”


점잖은 토르켈까지 아이처럼 기뻐하며 떠들었다.


“이제 S급 용병이야!”

“마음만 먹으면 어느 왕국에 가서도 바로 기사가 될 수 있어.”

“시발. 귀족은 안 되겠지?”

“닥쳐.”

““.......””


젊은이 3명은 살짝 내 눈치를 보며 아가리를 다물었다.


“약속은 잊지 않았지? 너희들은 내 부하야. 적어도 5년간은 내 명령에 복종해. 그다음에 기사가 되든지 기둥서방이 되든지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


자선사업도 아니고 대가 없이 베푸는 건 미친 짓이다.


사람은 하나를 주면 2개를 더 달라고 한다.


그건. 몬스터나 짐승도 마찬가지로, 약함을 보이면 사정없이 송곳니가 목덜미에 꽂힌다.


“호의가 반복되니까, 네놈들 권리 같지? 시발년아.”


강하게 한번 윽박지르자, 몬스터들이 꼬리를 내렸다.


“미. 미안해.”

“미안하다.”

“그. 그냥 농담 좀 한 거야. 헤헤.”


폴리드는 전에도 북부 전사답지 않게 조금 경박했는데, 이제는 기분이 좋아서 더 심해졌다.


“닥쳐.”

““.......””


킁킁.


그나마 좋은 여관인데, 마탑과 비교하면 쓰레기다.


힐끔.


쭈뼛쭈뼛.


저들도 안다.


3명이 덤벼도 내 손에 뒈진다는 걸.


뭐. 약속했으니 도망치지 않고 지키겠지.


“이제 몸이 만들어진 것뿐이야. 새 몸에 적응하는 데 한 달은 걸릴 거다. 힘 조절 제대로 못 하면 남아나는 물건이 없을 테니까. 들판이나 산에 나가서 마음껏 달리고 뛰어 봐. 무기도 휘둘러 보고. 그래야 몸의 한계를 알 거다.”

“아. 알았어.”

“그래.”

“약속은 지킨다. 반드시.”


이제 조금은 흥분에서 벗어나 집중하는 눈이 되었다.


“이제 닥치고 뛰고 달리고 지랄발광을 떨어봐. 나는 한 달 후에 다시 올 테니까. 내가 단장이라서 여관비도 다 지급했으니, 실컷 먹고 싸고 움직여.”


단장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아. 알았다. 네가 단장이야.”

“그때 보자.”

“빨리 끝낼 거야.”

“흥. 입은 살았군.”


나는 히죽거리는 저들의 얼굴에 안심이 되지 않았다.


시술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근엄한 면도 있었는데, 이제는 개구쟁이 같았다.


그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크게 사고 칠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으르렁거렸다.


“당분간 사창가는 가지 마. 어차피 힘 조절 못 하면 여자들 죽으니까.”

““알았어!””


인상쓰며 짜증 내는 모습에 피식 웃었다.


티격태격한다는 소설의 문장이 이해되었다.


폴리드가 한숨을 쉬었다.


“시발. 거기 가기 위해서라도 새 몸에 익숙해져야겠군.”


나는 폴리드를 놀리듯 보면서, 줄리아의 손을 잡고 엉큼한 미소를 지었다.


“줄리아. 돌아가자.”

“으. 으응.”

“?”


줄리아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두려움이 보였다.


“왜?”

“그. 그게 조금 무서워.”

“무서워?”

“으응. 가끔 마주치는 마법사들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거든. 아마 정령 냄새 때문일 거야. 나도 마법사 냄새가 역겹고. 당연히 오빠는 빼고.”

“......”


마탑에서 마법사는 마법사를 죽일 수 없다.


죽이는 순간 공적이 되어 평생 추적당한다.


하지만.


손님은 조금 어설프다.


공적까지는 되지 않고, 많이 귀찮아질 뿐이다.


아마. 마법사들은 그 귀찮음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이다.


‘성격 더러운 마법사에게 걸리면, 귀찮아도 죽여버리겠지? 바퀴벌레처럼.’


줄리아가 강하게 나를 올려보았다.


“오빠. 나 여기에 있을게. 여기서 정령술을 익힐게. 걱정 마. 아랫도리 관리 잘할 테니까. 내 순결은 오빠 거야.”

“으음.”


나도 여기에 있을까 했지만, 마음을 바꾸었다.


아직. 마탑에서 할 일이 있다.


“그래.”


나는 다른 방에서 그녀와 몸을 섞고 마탑으로 돌아갔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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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지구로 24.09.08 15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19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18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2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1 0 12쪽
» 026. 시술 24.09.07 21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20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4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4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7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6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6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30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5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5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2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8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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