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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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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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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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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혜영과 와이얼드

DUMMY

016. 혜영과 와이얼드






*



우우웅.


변신 마법.


흉악한 마력과 함께, 30미터 크기의 갈색 원숭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덜덜덜.


‘강하다. 시발!’


어떻게든 인간 상태일 때 끝장을 내려고 했는데···.


원숭이가 고함을 질렀다.


“쿠오오오! 더럽게 아프네!”

““와아아아!!””

“마법이다!”


거대 원숭이로 변신하자 관객들이 미치도록 소리 질렀다.


꾸욱.


원숭이는 양손으로 베르반을 잡고 몸 밖으로 뽑으려 했다.


‘베르반. 작. 작아져! 더 무거워져! 더!’


스스스.


명령을 받은 베르반이 점점 작아지자 와이얼드가 까무러치게 놀랐다.


몸이 큰 만큼 일반 검도 작아서 잡기 힘든데, 베르반은 단검보다 더 작아졌다.


그리고. 그 무게는 작아지기는커녕 계속 늘어났다.


“크으으! 개 같은 새끼!”


나에 대한 호의는 자신이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에서 생기는 거다.


“크크. 더럽게 아프네.”


그의 눈에서 호의가 사라졌다.


오직. 광기로 가득한 눈이 나를 찢어 먹으려는 의지로 가득했다.


“바. 반드시 너를 찢··· 시발!”


삐직.


검이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우우웅.


마지막 일격에 마력을 모두 소모했다.


이제 내가 할 것은 없다.


순간. 수치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검은 나의 능력 밖의 물건이다.


그런 물건으로 싸운다는 게 답답했다.


하지만. 싸움은 이기기 위해서 모든 걸 이용하는 거다.


놈은 전사고 나는 사냥꾼(헌터)이다.


물건이 좋을수록 계속 의지하고, 그러기만 하면 나는 약해진다.


그렇다고 개똥 같은 자존심에 보물을 버리는 것도 멍청한 짓이다.


‘조심해야지.’


“더 작아져! 더 무거워져!”


베르반은 마법검임에 틀림없다.


마법의 시동어처럼 마음속이 아니라, 크게 소리 지르자 더 빠르게 반응했다.


“크으. 개 같은 새끼!”


원숭이가 고통스럽게 몸을 숙이고는 무릎을 굽히고 까치발을 들었다.


흡사.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자세였다.


“아. 아파. 시발. 졸라게 아파. 그. 그르누이. 사. 살려줘. 살려줘!”


와이얼드의 눈에서 피가 흘렀다.


“······.”


이때까지 그는 한 번도 나를 죽이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바(Bar)에서도 그런 말을 하려다가 뒷말을 삼켰다.


스윽.

착.


놈이 떨군 도끼를 잡고 천천히 일어났다.


아파할 때 뭐라도 하나를 잘라야 한다.


베르반의 고통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고통이 아니게 되니까.


무거운 도끼를 들어 발가락 하나를 내려치려 할 때.


툭.

쾅!


“!”


녀석의 사타구니 사이로 과도가 나와 지면에 충돌했다.


뭉게뭉게.


작지만 강한 무게에 먼지가 일었다.


“키키킥. 역시. 애원해도 무자비하군.”


중력은 무거운 물체일수록 빠르게 하강시킨다.


뚝뚝뚝.


대소변과 함께 피가 흘렀다.


바늘이 방광과 대장을 찌르고 나왔는데, 피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작은 과도의 한계다.


“휴우. 시발. 죽을뻔했군.”

“···.”


조금 찢어진 항문이 아물자, 와이얼드는 상쾌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키킥. 그르누이. 칼이 너무 작으니까 별로 안 아프잖아. 내 뱃속에서 크게 만들고 작게 만들고를 반복했어야지. 형태를 바꿀 수 있으면 둥근 모양, 사각형 모양··· 내가 고통에 익숙하지 않게 마구마구 말이야. 크큭큭.”

“!”


퉁.


투지가 꺾고 도끼를 버렸다.


이제. 이기는 길을 모르겠다.


나는 승리의 미소를 지은 놈을 올려다보았다.


“시발. 네 말이 맞아. 검을 더 연구했어야 했는데···.”


나는 졌고 놈은 이겼다.


패배감보다는 실컷 싸웠지만, 원하는 만큼 싸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도망칠 힘도 없다.


그래서 후련하다.


나는 몸을 늘어뜨렸다.


“하아. 시발. 졌다. 와서 내 목을 가져가라. 그나마 강자에게 죽으니 영광이군.”


늙은 오거가 고블린 떼에게 사냥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오거의 눈에는 공포보다는 분노와 수치심이 가득했다.


내가 고블린을 쫓아내고 죽여주자, 놈의 눈에서 감사의 감정 같은 게 보였다.


약자에게 죽는 건 최악의 저주다.


“키킥. 왜, 더 저항하지 않고, 이것도 연기인가?”

“아니. 맹세하는데 연기가 아니다. 내가 졌다. 그러니 내 목을 가져라.”

“······.”

“죽여라.”

“내. 내가 네 여자를 강간할 텐데?”

“강자지존. 승자독식. 패자는 말이 없다.”


스스슥.


거대 원숭이가 인간으로 돌아갔다.


변신을 유지하는 것도 마력이 많이 든다.


“키키킥. 큭큭.”


잠시 나를 빤히 보던 와이얼드가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그는 연신 손가락질하며 나를 놀렸다.


“히히. 네 정신이 망가지는 게 보이는데?”

“!”

“너는 아직 초짜라서 기운을 능숙하게 가리지 못해. 교활하지만 아직 덜 여물 괴물이야. 지금의 투지를 꺾지 않으면, 정신이 망가져 광인이 되겠군. 나는 너처럼 교활하게 가만히 이렇게 기다리면 되는 건가? 솔직히 또 무슨 짓을 할까 두렵거든. 저 좆 같은 칼도 정말 예상 밖이었으니까.”

“······.”


들통났다.


적을 속이기 위해서 내 마음조차 속였는데, 미숙한 살기가 발목을 잡았다.


‘으윽!’


말과 행동이 다르니 정신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마음속 깊이 패배를 인정하든가 아니면 광인이 되어 죽어야 한다.


힐끔.


과도가 된 베르반을 보았다.


움직일 수 없지만 크게 늘여서 놈을 찌를 수 있을까?


아니. 두 번은 통하지 않는 공격이다.


“크으으윽!”


정신이 망가지는 고통은 일반 통증에 비해 가혹하다.


쾌락으로 바뀌지 않았다.


“할 수 없지. 내가 가는 수밖에. 간다.”


우우웅..


일리아의 갑옷이 온몸을 덮자 바로 달렸다.


콰콰쾅.


와이얼드는 기특하듯이 나를 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


“갑옷아! 폭발해라!”

“뭐?”


와이얼드가 뒤로 물러서자, 가벼워진 베르반을 잡고 모든 힘을 집중시켜 던졌다.


놈에게 닿기 직전 무겁게 만들려고 할 속셈이다.


파앗.


하지만. 마력도 없는 망가진 팔 힘으로는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


부웅.


와이얼드는 크게 점프해서 피하고는 바로 내 머리통을 잡았다.


목을 감싼 갑옷이 움푹 패였다.


“으윽!”


갑옷이 뜯기지는 않겠지만 목뼈는 부러질 게 확실한 손아귀 힘.


초보 마법사의 정신이기에 거짓말 한 번에 망가지고 있다.


“끄끄끅.”


목이 졸려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숨도 쉬기도 힘들다.


“그래. 그렇게 저항해. 맛있는 새끼.”


퍼억.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었다.






와이얼드는 쓰러진 그르누이를 깔보듯이 내려다보았다.


““와아아!””

“흑견이 이겼다!”

“시발. 돈 날렸어!”

“히히. 배당금만 보고 걸다가 망했군. 나는 배당이 적어도 와이얼드를 걸었는데.”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승부가 나자 관객들이 처형을 원했다.


재수 없는 귀족 하나가 죽는 장면만큼 짜릿한 건 없다.


와이얼드는 그런 관객들을 무시하고, 양반다리를 하고는 그르누이를 보았다.


처음부터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던 놈이다.


‘정신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기절했군. 운이 좋아. 그르누이.’


서걱.


와이얼드는 새끼손가락 하나를 잘라 그의 입에 물렸다.


또. 상급 포션을 꺼내 입에 넣어주었다.


“자아. 당분간 이걸로 만족해.”


그러고는 일어서서 관객들을 보았다.


자신에게 아부 떨던 놈부터, 흑견들, 울부짖으며 몸을 허락한 여자들··· 내 이름을 외치며 그르누이의 죽음을 바랐다.


“크크. 버러지들.”


‘아주 철저하게 짓밟아 버리면, 오히려 상대를 숭배해. 보복할 용기가 없으니, 스스로 본인을 속이지. 내가 뭔가를 잘못한 거라고. 아니면. 약하면 당하는 게 당연하다고. 나도 그렇게 속였었고.’


그렇게라도 속이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에 힘들다.


“하아. 초짜를 상대로 이렇게 싸울 줄은 몰랐군.”


마력이 절반 넘게 사라졌다.


자신은 원한이 많기에 마력을 다 사용할 수 없다.


급하면 마탑으로 가면 되지만, 그때까지 지켜줄 동료 따위는 없다.


“크크큭. 어쩌면 이놈이 동료가··· 히히.”


말을 끝맺지 않은 와이얼드가 고개를 돌려 VIP석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강간할 여자를 보았다.


“!!”


여자는 자신의 응시에 몸을 떨면서도 강하게 노려보았다.


“호오. 인간 따위가? 역시 이놈의 여자란 말이지.”


파아앙.


거구의 몸이 공중에 붕 뜨더니 발코니에 앉았다.






혜영은 실신할 것 같았다.


그르누이는 졌고 눈앞의 괴물은 거기를 흔들어 대며 다가왔다.


덜덜덜.


소변을 지릴 것 같지만 그렇다고 노려보는 눈을 거두지는 않았다.


눈을 피하는 순간, 놈을 숭배할 것 같다는 생각에, 뽑히는 한이 있어도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와이얼드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혜영의 몸을 감상했다.


“호오. 괜찮은 계집이군. 나를 만났으면 정성껏 사랑해 줬을 텐데··· 제대로 여자 만들어 주었을 텐데. 히히. 어때? 지금이라도 만들어줘?”


그의 음경이 방망이처럼 커졌다.


이 기괴함에도 혜영은 눈을 거두지 않았다.


“흥. 그르누이가 더 좋아.”

“······.”


와이얼드는 경기장에 기절한 그르누이를 잠시 보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틀림없이 내 것보다는 작을 텐데··· 뭔가 기술이 뛰어난 모양이군.”


두두둑.


용병들이 혜영의 앞을 막았다.


그런 고깃덩어리들을 와이얼드가 가소롭다는 듯 볼 때, 경비원이 안으로 들어왔다.


경비대장은 살짝 와이얼들에게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토르켈을 보았다.


“마력폰을 회수하러 왔다.”


토르켈이 눈앞에서 살기를 풍기는 와이얼드 때문에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아. 아직 살아있어.”


그나마 정신을 유지한 혜영의 말에 경비대장이 와이얼드를 보았다.


“그래. 살아있다. 죽이지도 않을 거고.”

“!”


와이얼드의 그 말에 대장은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렇다면 돌아가겠습니다. 그럼.”


경비원이 사라지자 VIP석에는 와이얼드와 토르 용병단원만이 남았다.


혜영은 와이얼드 뒤로 응시하는 관객들의 시선이 보았다.


그들은 자신이 짓밟히는 것을 바라며 살짝 흥분했다.


‘역시. 인간은 싫어.’


지켜주려는 용병단 동료들도 약해서 싫다.


미안한 감정을 일으키기에 밉다.


그리고. 고맙다.


‘그르누이는 살아있다.’


와이얼드는 더러운 놈이지만 마법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죽이지 않겠다고 했으니 죽이지 않는다.


이 명쾌한 신용에 놈에 대한 공포가 줄었다.


혜영이 물었다.


“우리를 죽일 거야?”

“글쎄. 너를 죽인다면 놈이 나를 미워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멈추고 싶지도 않고. 히히힉. 모든 건 네게 달렸어. 네가 죽지 않을 이유를 말해봐. 저놈은 자격이 충분하거든. 뭐. 몸으로 때울 생각은 하지 말고. 어차피 실컷 즐기다 죽일 테니까. 사지를 찢어서 한동안 깃발 대신 사양할 거야.”

“!”


털썩.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용병들이 주저앉았다.


죽음을 모르는 북구의 전사라도 악마 같은 존재에게는 두려움을 느낀다.


아니. 전사일수록 두려움에 솔직하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싸우고 또 싸운다.


하지만. 한계를 능가하는 공포는 신과 같다.


와이얼드는 버러지 보듯이 할프킨 등을 보았다.


“설마. 저것들을 믿고 덤비는 건 아니겠지?”

“설마.”

“호오.”


혜영의 말투가 어느새 그르누이와 닮았졌다.


몸에서도 그르누이의 냄새가 살짝 났다.


와이얼드는 약한 계집이 계속 자신을 보는 게 괘씸하면서도 한편으로 흥미가 일었다.


혜영이 입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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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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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21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5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5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8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7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6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30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6 0 13쪽
»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6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3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9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7 0 12쪽
12 012. 대결 전날 24.09.02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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