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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커피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영주는 나쁜 놈을 잘 사용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턱걸이
작품등록일 :
2024.03.04 10:39
최근연재일 :
2024.04.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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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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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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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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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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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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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4. 검투사.

DUMMY

024. 검투사.






#



“마지막 기회다. 자수하지 않으면 말한 대로 가족까지 처벌하겠다.”


눈치를 보더니 10명이 더 나왔다.


‘합치면 210명. 남자가 170명. 여자가 40명.’


여자 검투사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재미없을 게 분명하다.


여자 월드컵 챔피언 팀이 남자 중학교 팀에게 2-5로 패한 것처럼, 여자는 남성의 운동력을 따를 수 없다.


마나가 있다면 몰라도, 지금 눈앞의 여자들은 운동선수만큼의 몸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냥 목을 베어버리는 것도 그렇고, 노예로 삼을 수도 없어. 하아. 그렇게 예쁘지도 않고.’


“성주님 저희는 억울합니다!”

“먼저 저쪽에서···.”

“아닙니다. 거짓말입니다.”


시끄러운 소리가 생각을 방해했다.


기사단장을 노려보자 그가 손짓했다.


그러자 무지막지한 폭력이 가해졌다.


퍼어억.

콰콱.


“아아!”

“사. 사람 살려!”


소리 지르는 사람만 계속 때리자 흐느끼는 소리마저 사라졌다.


구경꾼들까지 침 소리 하나 내지 않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서 있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사람의 본능이야. 역시. 오락거리가 필요해. 로마에서도 빵과 콜로세움으로 민중을 다스렸잖아.’


가족도 아니고 폭동을 일으켰다고, 저들에게 배신감 따위를 느끼지 않는다.


나는 시선을 돌려 얻어맞아 얼굴이 부어오른 죄인들을 보았다.


“이 영지는 나의 것이고 너희는 나의 신민이다. 억울함을 당했으면 성으로 와서 병사들에게 보고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랬냐?”

“......”


그동안 짓밟혔던 한(恨)이 그걸 막았다.


자기 손으로 직접 원수의 아가리에 칼을 꽂고 싶었을 것이다.


‘역시. 어머니 말씀이 맞아. 죽지 않을 만큼 해줘야 딴생각을 안 한다고.’


중세 사람인 나는 지구의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민주주의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민주주의로 고대 아테네가 어떻게 멸망했는지를 알게 되자, 더욱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아마. 내가 귀족이 아니었다면, 평민이나 농노였다면 온몸을 떨면서 환호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나다.


“너희들은 내 영지를 더럽혔다. 좃 같은 발광에 죄 없는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러니 죄를 씻어야겠지?”


병사들을 시켜 죄인들 주위로 둥글게 목책을 세웠다.


뾰족한 나무 끝이 흙을 찌르고 그걸 망치로 때리자 쑥쑥 들어갔다.


“이. 이보게. 나 좀.”


같은 천민 출신의 병사들에게 죄인 하나가 애원했다.


하지만. 병사들은 싸늘하게 그를 노려보며 속삭였다.


“닥쳐. 죄인주제에.”

“너 때문에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가면, 맹세코 네 자식놈 전부 갈가리 찢어버릴 거다.”

“!”


천민 출신일수록 더 모질게 죄인들을 대했다.


명령만 떨어지면 바로 모가지를 잘라 충성심을 보일 태세였다.


며칠간 누렸던 신분 상승이라는 꿀이 너무도 달았다.


그렇게. 목책이 모두 만들어지자 남자들을 둘씩 나눠 묶고, 여자와 함께 모두 구석에 모을 때.


“오오. 이거 뭐지?”

“영주. 아침 안 먹어?”

““!!!””


드워프의 등장에 사람들의 눈이 등잔만큼 커졌다.


“와아. 크다.”

“세상에 저렇게 큰 사람이 있어?”

“이게 감히 영주님에게 반말해?”


적대감이 쏟아지자 드워프들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나는 드워프들이 삐져서 태업(농땡이)할까 빠르게 말했다.


“저들은 드워프다. 인간이 아니니 반말해도 상관없다.”

“.....”


그리고는 화제를 틀어 저들의 궁금증을 돌릴 말을 해줬다.


“오늘부터 세금은 없다. 영지의 모든 땅은 나의 것이지만, 너희 가족들 수에 맞게 공짜로 빌려주겠다. 또. 노역도 돈을 주고 부리겠다.”

““...... !!!!””


신민들은 몽둥이를 맞은 듯 멍해졌다가, 이내 미친 듯이 소리쳤다.


“와아아아!”

“영주님 만세!”


어떤 이가 무릎 꿇고 광신도처럼 연신 조아리자, 다른 사람들이 따라 울었다.


그 모습에 우월감이 느껴져 흐뭇해졌다.


‘어머니. 당신의 말씀이 맞아요. 하지만. 그러면 저의 주지육림릉 불가능해요.’



#



챙.

파앗.


“으아아!”


한 노인이 칼을 맞고 목책에 등을 졌다.


노인 맞은편의 중장년 남자가 덜덜 떨면서 칼을 잡고 서 있었다.


“뭐해! 빨리 죽여! 병신아!”

“죽여! 죽여! 죽여!”


목책 밖의 관람객들이 연신 소리를 지르며 광기를 표출했다.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사람 순진한 표정을 짓더니···.


“으. 으아아!”


중년인이 소리를 지르며 노인을 찔렀다.


“사. 살려줘!”

“닥쳐!”


푸욱.


뾰족한 검이 노인의 배를 뚫고 등으로 나왔다.


“으으. 콜록.”


노인의 입에서 내장이 섞인 핏물이 나오더니 이내 바로 쓰러졌다.


하지만. 승자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는지, 시체 위로 올라타서 연신 칼로 머리를 꽂았다.


“개새끼! 개새끼!”

““와아아아!””


그 장면에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더욱 광기에 빠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인간이라는 존재를 확실히 학습했다.


‘그래. 저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문제가 없어. 아니면. 집이나 밤길에서 만만한 누군가를 학대하겠지. 또는 폭동을 일으키던가.’


병사들이 승리한 남자의 양어깨를 잡고 끌어냈다.


잠시 소리 지르며 발광하던 남자는 주먹질 몇 방에 현실로 돌아왔다.


“아아. 죄송합니다.”

“똑바로 걸어.”


병사들의 위협에 주눅 들었지만, 반짝이는 눈빛에는 강간당한 누이의 원한을 갚았다는 기쁨이 담겨있었다.


“다음.”


이번에는 제법 덩치 좋은 남자와 작은 남자가 붙었다.


둘은 땅에 버려진 검을 잡고는 이내 잡스럽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싸움이라고는 마구잡이 주먹질이나 할 줄 아는 일반인들의 허접한 움직임.


하지만. 원한이 있는 상대와 짝을 지어주자, 상처받는 것도 상처 주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날뛰었다.


“여보! 저놈 죽여!”

“아빠!”


가족의 응원을 들은 관객들이 감정에 휩싸여 소리쳤다.


“죽여! 죽여!”


왜소한 남자는 용기를 얻었다는 듯이 검을 꽉 쥐고 달렸다.


“으아아아!”


하지만.


서걱.


건장한 팔이 휘두른 궤적에 목이 반쯤 잘렸다.


“으으. 크크.”


콸콸.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고 남자의 눈에서는 초점이 사라졌다.


털썩.


덩치와 팔길이의 차이가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으. 으아아!”

“어. 엉엉엉! 아빠!”


가족이 절규하고 관객들은 피에 흠뻑 젖어 미친 듯이 웃고 울었다.


흡사. 집단 트랜스 상태.


질질질.


시체가 끌려가고, 승자는 관객들을 보면서 두 팔을 뻗어 올렸다.


그러자.


““와아아아!””


쏟아지는 환성에 검투사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환하게 미소 지어졌다.


척척.


병사들이 다가가자 남자는 검을 바닥에 놓고 얌전하게 손을 묶였다.


그가 목책에서 벗어나 감옥까지 갈 때까지, 관객들은 박수 치고 꽃잎을 뿌려댔다.


어떤 여자는 남자 가슴에 손을 뻗어 땀을 묻히고는 얼굴에 발랐다.


몇 분 후.


“다음.”


열기가 조금 가라앉자 포박을 푼 다음 순번이 중앙으로 걸어왔다.


손의 결박까지 풀자 앞의 대결을 봐서 알겠다는 듯 검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그렇게 대결이 시작되었다.


““와아아아!””


서로에 대한 증오와 흥분이 아드레날린을 만들고는 두려움 없이 달리게 했다.



#



“오오. 재미있군.”


이반이 입꼬리를 들썩였다.


“네가 설명한 콜로세움이 어떤 건지 이제 확실히 알았다. 그래. 잘 만들어줄 테니, 고급좌석에 우리는 공짜로 알지?”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공연장도 겸해야 하니까, 돔구장으로 만들어줘. 가능하지?”

“으음. 고생 좀 하겠네.”


비 맞으면서 구경할 생각은 없었는지, 이반은 선선히 받아들였다.


“적어도 5만 석은 규모는 되게 만들어. 도쿄돔이 그 정도··· 아니. 그 정도는 만들어야지 재미가 있지. 천장을 여닫을 수 있게 장치를 만들고··· 또. 근처에 작은 콜로세움도 만들어줘. 1만석 규모로 5개 정도. 작은 규모는 거기서 하게.”


그 말에 이반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시발! 개같이 굴리는군. 적당히 좀 해!”

“매일같이 술을 처먹잖아! 그게 얼마나 비싼지 몰라? 앞으로 물만 마실래?”

“끄응.”


술 얘기에 이반이 아가리를 다물었다.


확실히 소주가 드워프의 입맛을 잡은 모양이다.


나는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생각에 더 말했다.


“너희들 때문에 농지도 다 엎고, 소나 키워야 해. 그게 얼마나 손해인지 알아? 아니면 제발 빵을 먹든가!”

“으으. 빵은 맛없다. 술과 고기가 최고다.”


저렇게 먹으면서도 변비가 안 걸리는 게 부럽다면 부럽다.


그나마 고기는 다 좋아하니까, 펜슬럿의 소가 오기 전까지는 근처의 몬스터를 토벌해서 고기를 마련할 생각이다.


그 생각을 말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관람하던 드워프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 작달막한 드워프가 투정을 부렸다.


“몬스터 맛없다. 인간 가축이 최고로 맛있다.”

“씨발! 닥치고 처먹어!”

“··· 으음. 당분간은 먹어주마.”


다행히 농사를 지으면 세금으로 1골드를 받는다고 하자, 모두 소가 오기를 기다리겠단다.


역시. 세금을 싫어하는 건 지구나 여기나 똑같다.


““와아아아!””


한 명의 배에서 내장이 흘러나왔다.


툭툭.


다른 한 명은 심장에 칼이 꽂혀서 눈에 초점을 잃었다.


쿵.

콰당.


두 명이 동시에 죽어버렸다.


‘양패구상(兩敗俱傷)이군.’


“다음.”


부단장 고로카의 외침에 시체가 치워지고 다음 검투사가 등장했다.


나는 검투사의 허접한 모습을 보고 답답해져서 이반에게 말했다.


“검투사 무기도 만들어. 적당히 길고 폭이 넓게. 방패와 창도 만들고.”


스파르타쿠스를 떠올리며 로마의 글라디우스 검을 말했다.


계속되는 주문에, 드워프들은 질린다는 듯 소리 질렀다.


하지만. 그 분노 가득한 소리는 군중들의 환호성으로 내게 간신히 들렸다.


“시발. 콜로세움도 6개 짓고, 무기도 만들라고? 우리가 네 노예야?”

“누가 노예에게 술과 고기를 줘? 소주 만드는데도 얼마나 곡물이 소비되는지 알아? 다 니들 배때기에 들어가서 똥으로 나오는 거야!”

“아아! 시발! 시발! 또 그 소리!”


드워프들은 지독한 음공에 당했다는 듯이 두툼한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나는 그 모습에 약간의 경멸의 섞인 표정으로 정색했다.


“틀려? 이렇게 대접받고도, 또 장로의 명령을 받았는데도 개기는 거지?”

“으으. 이 독사 같은 놈!”

“해주면 되잖아!”


이틀간 실컷 먹고 마시며 꿀을 빨았기에, 그 호의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드워프였다.


“알았어. 이 나쁜 놈아.”

“악독한 놈.”


그래도. 주눅 들어 축 늘어진 모습이 불쌍해져서 약간의 교활한 아량을 베풀었다.


“무기 만들기 싫으면, 대장장이들을 좀 가르치던가? 그러면. 너희들은 나중에 검수만 하면 되잖아.”

“이. 인간에게 기술을 가르치라고?”


그 말에 얼굴을 내밀며 히죽거렸다.


“싫으면 너희들이 다 하든가.”

“......”


하얗게 질린 드워프들이 잠시 의논하더니 내 뜻에 따랐다.


“아. 알았다.”

“그래. 잘 생각했어. 어차피 가르쳐봐야 너희 같은 위대한 종족의 발밑에도 못 미치잖아. 그냥. 발가락 맛 좀 보게 해준다고 생각해.”

“오오!”

“그래. 하하하!”

“발가락 맛? 하하. 말 한번 잘했다.”


드워프들은 방금까지의 분노를 잊었는지 입이 귀에 걸렸다.


‘단순한 새끼들.’


이렇게 인정받은 자가 살짝 아부해주면 아주 좋아한다.


“크하하. 맡겨라.”

“위대한 종족이 못할 건 없다.”

“그래. 믿어.”


나는 적당히 그들을 격려해주고는 마지막에 쐐기를 박았다.


“큰 콜로세움부터 만들어줘. 적어도 4달 안에 끝내야 해. 당연히 가능하지?”

“..... 끄응. 알았다.”


황혼이 되자 모든 경기가 끝났다.


남자 80명이 살아남았고, 여자는 40명 그대로였다.


시체는 모두 인벤토리에 넣었다.


몬스터는 인간 고기를 좋아해서, 좋은 미끼가 될 것이다.


경기장을 생각하다가 문득 신이 떠올랐다.


‘경기장 이름을 아리엘이라고 할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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