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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커피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영주는 나쁜 놈을 잘 사용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플레멘
작품등록일 :
2024.03.04 10:39
최근연재일 :
2024.04.05 12:0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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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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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글자수 :
18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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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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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020. 이반에게 짝짓기의 정보를 듣다.

DUMMY

020. 이반에게 짝짓기의 정보를 듣다.






#



다음날.


콸콸콸


인벤토리에서 물이 오아시스로 쏟아졌다.


거의 말라가던 오아시스는 한동안 버틸 수 있게 변했다.


장로는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다.


“껄껄. 물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잘됐네. 싸우는 건 정말 귀찮거든.”


오아시스가 마르면 다른 오아시스로 이동한다.


비어있는 곳을 발견하면 괜찮겠지만, 다른 부족이 사용하는 곳이라면 한바탕 전투가 벌어진다.


많은 드워프들이 이런 식으로 죽어서, 드워프의 숫자는 이 드넓은 사막에서도 1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 부족이 100명 정도인 것도 모두 오아시스 때문이다.


“인벤토리라··· 펜슬럿에 하나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몰래 드워프를 보냈는데, 다 거짓이었지.”


가득 찬 오아시스를 보고 좋아하는 건 장로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드워프들이 만세를 부르며 잠시 일을 멈추었다.


“고맙네. 지긋지긋한 유량도 안 하게 해줘서.”

“아닙니다. 저희도 드워프 부족을 찾는 고생을 안 해서 좋죠.”

“그런가.”


콸콸콸콸.


인벤토리에 물을 가득 넣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물을 전부 다 쏟고, 나머지 공간에 있던 소금과 곡물, 과일, 빵, 육포 같은 건조 음식을 한곳에 다 쏟았다.


드워프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좋아라 했다.


몇 분 만에 한글과 수학을 배운 드워프들이 물건을 기록했다.


이상하게 드워프들은 수학을 좋아했다.


숫자부터 이차방정식까지 아는 내용을 모두 말했는데, 모두 귀를 쫑긋 세우며 지식을 빠르게 흡수했다.


집사에게 물어보니, 드워프의 작업에는 정교한 수학이 담겨있다고 했다.


만든 물건 하나하나가 수학적인 법칙을 담고 있다고.


그래서. 드워프의 물건은 오래가고 튼튼하고 아름답다.


탕탕.


환호가 끝나자, 다시금 드워프들의 땀 냄새가 오아시스를 채웠다.


계속 맡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 그렇게 역겹지 않았다.


하지만.


‘제발! 좀 팬티라도 좀 입지.’


내 것도 나쁘지 않은데, 괜한 열등감에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알몸의 근육질 남자는 야만적인 두려움을 준다.


‘드워프는 거기가 가장 큰 자가 장로가 되는 건가?’


다른 드워프에게 명령을 내린 장로가 큰 방울 소리를 내며, 나를 더욱 주눅 들게 다가왔다.


“알렉. 마나석은 충분히 준비했네. 그리고. 이거.”

“예?”


장로는 손에 잡은 길쭉한 천을 풀었다.


그러자 한 자루 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친구에게 주는 선물일세. 10년 전에 만들어놓은 최상급 검이지. 검이 조금 커서 자네 신체에 맞추려고 했지만, 그냥 놔뒀네. 나중에 자네가 다 자라도 맞지 않으면 그때 검을 수선해주지.”

“아아. 예.”


척.


검을 잡고 칼을 뽑았다.


스릉.


검은 솜털처럼 가볍고 날카롭게 벼려져 있었다.


위이잉.

화르르륵.


마나를 넣자 검이 빠르게 불탔다.


“오오. 제가 쓰는 검보다 마나를 잘 받아들이는군요.”

“당연하지. 철에 마나석을 같이 넣어서 제련했으니까.”


그 말에 놀랐다.


“그게 가능하나요?”

“일반 드워프라면 힘들지. 인간은 꿈도 못 꾸고. 하지만 나 정도 되는 드워프면 어떻게든 만들 수 있네. 고생이야 좀 하겠지만.”

“오오!”


최상급 수준의 검이다.


전보다 마나를 적게 넣어도 오러를 만들 수 있었다.


확실히. 마나의 낭비가 적었다.


꾸벅.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팬티만 입으면 완벽할 장로가 작게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자네는 자격이 있으니. 그래. 검의 이름을 짓겠는가?”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포기했다.


“아니오. 검은 검일 뿐입니다. 살해 도구일 뿐. 그저 검에 부끄럽지 않게 싸우겠습니다.”

“후후. 마음에 드는 소리군. 검이 자기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도구는 잘 쓰면 그만이야. 그것만이 도구에 대한 예의야.”

“예.”


마나를 거두고 손잡이와 검집을 보았다.


수수한 모습이 조금도 화려하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엄청난 작품이라는 게 느껴졌다.


괜히 화려한 걸 가지고 다니다가는 귀찮은 일만 많이 생긴다.


장로는 흐뭇하게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콜로세움이라고 했지?”

“!”



#



장로는 흔쾌히 내 거래를 받아들였다.


“드워프 50명을 보내지, 돌아갈 때 같이 가게나. 2달이면 자네가 원한 크기로 만들 수 있을 거야. 대신에···.”


나는 반색하며 말했다.


“예. 오아시스의 물이 안 마르게 부지런히 물을 채우겠습니다.”

“하하. 고맙네. 오아시스가 커지면, 드워프들도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자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여기서 훌로를 타면, 아드벡 영지 근처까지 이틀이면 도착한다.


대륙의 강은 서쪽 엘란에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사막을 제외하고는 풍부한 수원(水源)으로, 100년에 한 번쯤 오는 가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대지는 풍요롭다.


뭐. 귀족들이 많이 착취해서 신민들이 죽어 나가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이고.


“예. 잘 부탁합니다.”


꾸욱.


장로와 손을 잡고 흔들었다.


나는 속에서 회심의 미소가 나오는 걸 억누르기 힘들었다.


저들의 능력이 있다면, 5년간 참을 필요 없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대부분 영위할 수 있을 거다.


‘콜로세움을 만들면, 영주성도 다시 지어달라고 해야겠어. 수세식 변기부터 샤워 시설까지 전부. 인터넷이나 유튜브는 안 되겠지만, 그것만 해도 어디야.’


생각만 해도 즐거워서 연신 미소가 터졌다.


드워프들은 나의 모습에 더 강한 호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그 호감은 밤이 되자 드워프들은 모두 일을 멈추고 잔치를 즐기게 했다.


“친구를 위하여!”

“건배!”

“하하하! 좋다. 좋아!”


집사가 흥분하며 나를 보았다.


“도련님. 제가 10년 넘게 거래했지만, 이렇게 일을 멈추고 저희를 반긴 적은 처음입니다. ”

“그래? 평소에는 어땠죠?”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작게 말했다.


“우리를 봐도 못 본 척 다 무시했습니다. 거래를 마치고 바로 떠나야 했죠.”


글자와 수학이 호감을 산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오아시스를 가득 채운 물이 저들이 나를 절친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꿀꺽꿀꺽.


“으아아! 좋다!”

“도수가 높아서 좋아!”

“이게 술이지.”

“엘프 술보다 맛있어.”


드워프들의 위스키를 병나발 불었다.


노가다의 특성상 술을 좋아한다더니, 모두 건실한 소중이 만큼 말술이었다.


“자아. 자네도 받아.”

“아아. 예.”

“크하하. 조금씩 마시지 말고 한 번에 꿀꺽해야지.”

“원래. 유리잔에 조금 따라서 향기로 마시는 술인데···.”

“하하. 우리는 그런 거 몰라.”

“······.”


가져온 모든 위스키가 사라지는 데에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알몸의 드워프들은 술에 취해 나를 껴안고 땀 냄새를 묻혔다.


‘시. 시발!’


올라오는 욕지기에 목을 베어버리고 싶은 걸 꾹 참았다.


특히나. 우리를 안내했던 ‘이반(30)’이라는 드워프는, 처음의 경계를 잊고는 연신 내 목구멍에 술을 부었다.


그것이 필생의 사명이라는 듯이.


“술 더 없어?”

“없어요. 와인 드시죠?”

“맛없어. 위스키 더 없어?”

“여러분이 다 먹었습니다.”

“끄응.”


이반은 아쉽다는 듯이 빈 명을 탈탈 털어 마지막 한 방울을 핥았다.


“할 수 없지. 엘프 술이나 마시자.”

“엘프 술?”


그가 항아리를 하나를 가져왔다.


뚜껑을 열자 향긋한 과실주 냄새가 났다.


“마셔봐. 제법 맛있어.”

“예.”


서로 잔에 술을 따르고 마셨다.


“오오. 평범하네요.”

“그렇지?”


엘프라고 환상을 가졌지만, 그냥 복분자 같은 과실주였다.


도수도 맥주 정도로 낮았다.


그래도 와인에 비해서 깨끗한 냄새가 좋았다.


“엘프들과 교역하는 모양이죠?”


그 말에 이반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젊은 나이지만 장로 다음으로 서열을 가진 천재 장인이다.


엑스퍼트급 장인으로 그보다 상위의 장인은 장로밖에 없다.


드워프의 서열은 어느 수준의 장인이냐는 데 있다.


소중이의 크기가 아니라.


“1년에 한 번 짝짓기하러 엘란으로 갈 때 받아온 거지. 그때를 제외하고는 협곡의 문이 열리지 않아. 무작정 갔다가는 호되게 당해. 뭐. 드워프라서 죽이지는 않지만, 죽는 거나 다름없지.”

“엘프들과 짝짓기했습니까?”


그가 손을 저었다.


“아. 아니. 내가 아니고 다른 드워프들. 나는 작년까지 자격이 되지 않아서.”

“....”


엘프들의 왕국인 엘란은 펜슬럿과 테제로스를 합친 크기의 국가이다.


동서남북 모두 거대한 산맥으로 둘러싸였고, 산맥에는 각종 몬스터들이 즐비해서 넘어갈 수 없다.


다만. 산맥 사이의 몇 개의 협곡이 있기에, 그 협곡을 통해서 극소수의 상인 등이 거래했다.


하지만. 인간과의 거래는 100년도 전에 끊겨, 엘란에 대해서는 모두 과거의 자려 뿐이다.


엘란과 국경을 맞대는 아르라 백작가도 엘프들과의 상행이 없다.


그렇게 무지하기에 나의 것들이 엘프의 물건으로 둔갑하여 팔려도, 누구 하나 의문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숲이 그립군.”


이반은 아련한 표정으로 서쪽을 바라보다가 이내 나를 보았다.


“이곳에 여자도 아이들도 없는 게 신기하지 않아?”

“아아. 그러고 보니.”


숨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잔치에도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기는 했다.


그러다가 문득 몬스터 도감이 떠올라졌다.


드워프도 엘프도 인간의 눈에는 몬스터로 분류한다.


“드워프와 엘프들이 짝짓기해서 남자는 드워프, 여자는 엘프로 태어난다고 읽었습니다. 10살이 되면 드워프는 사막으로 추방당하고요.”

“응. 맞아. 나도 20년 전에 엘란에서 추방당했지.”


이반은 부모를 모른다.


엘프들은 자식을 낳고 모두 한곳에 모아서 키운다.


인간 같은 모성애가 없어서 자기 자식을 기억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애써 잊어버린다.


“엘란은 참 좋았는데.”


이반은 사막의 모래보다 엘란의 초록 숲을 그리워했다.


“물을 실컷 마시고, 몬스터를 잡으러 다니고··· 그래도. 이번에는 갈 수 있어.”

“추. 축하드립니다.”


짝짓기는 30살부터 자격을 얻는다.


1년에 한 번 남쪽 협곡 문이 열리면, 드워들이 들어가 엘프들과 난교를 벌인다.


그렇게. 3일간 난교를 벌이고, 3일간 거래하고 돌아가야 한다.


억지로 머물려는 드워프는 엘프들에게 사지가 잘린다.


잘린 사지는 몸속의 마나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회복할 때까지 맹수와 몬스터의 습격을 누구 하나 지켜주지 않기에, 죽임당하는 것과 다름없다.


엘프들은 마르고 작지만, 몬스터를 부리기에 드워프가 상대할 수 없다.


“나도 이제. 30살이니 갈 수 있지.”


순간 호기심이 일어나 물었다.


“엘프들이 그렇게 예뻐요?”

“글쎄. 이렇게 생겼어.”


스삭스삭.


이반은 종이와 펜을 꺼내더니 1분 만에 그림을 그렸다.


가련한 느낌의 마른 미녀.


“예쁘네요.”

“그렇지?”

“아는 엘프인가요?”

“아니. 우리를 보살펴주었던 엘프 중에 하나지. 대략 이렇게 생겼어. 마른 소녀 같은 몸이지.”


저런 몸으로 어떻게 우락부락한 드워프와 짝짓기를 할 수 있는지 신기했다.


‘예쁘기는 한데··· 그래도 내 타입은 아니군. 미소도 마른 편이지만, 이건 너무 말랐어.’


엘프들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게 부럽지만, 나는 쭉쭉빵빵한 여성이 좋다.


스쿼트 20kg도 못할 것 같은 하체를 보니, 별다른 성욕이 일어나지 않았다.


‘적어도 엘프들에게 껄떡거릴 일은 없겠군.’


사막의 별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나는 잠시 황홀경에 빠졌다가 이내 다시 그에게 물었다.


“언제 짝짓기하러 가죠?”


짝짓기 날짜 같은 건 책에 없었다.


일족의 비밀 같은 것일 텐데 이반은 선선히 말했다.


물을 통해 ‘유사 동족’으로 나를 받아들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4달 후에 문이 열려. 그때 30년간 쌓은 동정(童貞)을 바쳐야지.”


‘동정? 으으. 그 말은 듣고 싶지 않았는데.’


그에게 엘프들의 정보를 들었다.


엘프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어떤 것에 집착하는지를.


책을 봐서 아는 것도 있지만, 모르거나 바뀐 내용도 제법 많았다.


문득 욕심이 생겼다.


“저어. 그러면 저도 같이 갈 수 있나요?”

“!?”


내 말에 이반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엘프하고 짝짓기하려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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