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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존 님의 서재입니다.

래퍼가 판타지에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존존
작품등록일 :
2011.12.30 16:53
최근연재일 :
2011.12.30 16:5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9,628
추천수 :
423
글자수 :
62,544

작성
11.11.27 03:58
조회
1,756
추천
22
글자
6쪽

래퍼가 판타지에서 살아남는 방법 - 10

DUMMY

10




이미 다리에 힘이 빠지고

침이 마르고 뛰지 못하고

얻어맞는 기계가 돼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은 시간만 세

난 마치 날갤 다친 날지 못하는 새

그렇게 오랜시간 내 몸과 정신은

얻어맞고 달궈진 쇠

더 이상 밑바닥은 없어

더 이상 밑바닥은 없어...


리쌍 (Feat. Double K, Dynamic Duo, Sean2slow) - 투혼 中



“와우, 이거 골드잖아!”


“대체 이게 몇 개냐, 이제 우린 부자다!”


이계를 뽕빨내는 차원이동 판타지물 내지는 이계에서 깽판치는 차원이동 판타지물의 주인공에서 순식간에 목숨만 건진 금화셔틀1 로 전락한 나는 내 가방을 뒤져서 금화를 꺼내는 강도들의 모습을 그저 조용히 바라보며 누워있었다.


“......”


눈물이 날 것 같다.

몽둥이로 찜질을 당한 온몸이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다.

10 골드... 천만원? 그 돈이 아까워서? 그런 것도 아니다.

서럽다.

서러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왜 나에게 닥치는 현실은 항상 이렇게 현실적이어야 하는지, 어느 누구라도 붙잡고 묻고 싶어서


“...씨발...”


아프다. 나에게 현실은 항상 이렇다.


“...씨발, 좆같아서...”


크흑, 쪽팔리게 눈물이 난다.


“좆같아서 진짜...”


바바리안은 없었다. 17 대 1의 전설도 없었다. 휠윈드도, 리프어택도, 워크라이도, 하다못해 배쉬도 없었다. 그저 내 옆에서 나처럼 조용히 누워서 숨만 쉬고 있는 오크만이 있을 뿐. 시궁창 같은 현실만이 있을 뿐.


“야, 이 새끼 우는데?”


“뭐야, 사내새끼가 털렸다고 질질 짜기냐?”


내 덕분에, 아니 모나미라는 마법사 덕분에 부자가 된 목숨만 살려주는 강도단이 킬킬거리며 웃어댄다. 날 비웃는 소리겠지.


“얌마 기운내! 살다보면 털리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임마!”


“그래그래, 딴 놈들한테 걸렸으면 목숨도 못 건졌어. 우리니까 살려주는 거라고?”


또다시 와하하하ㅡ! 하는 웃음 소리와, 그리고 그 소리에 뒤섞여 간간이 그럼그럼 목숨이 제일 소중한거 아니겠어? 그렇지 그렇지 암암. 하는 소리도 들린다. 이 개 같은 녀석들에게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이 있었기에 나는 간신히 힘을 짜내서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조, 조...


“...까...”


“으응? 뭐라고?”


“좆까...”


“이봐, 이새끼가 뭐라고 하는데?”


몽둥이로 손바닥을 탁탁 치며 몇 놈이 다가온다.


“...아니...아무 말도 안했어...미안”


아주 일순간의 저항과 그보다 더 순식간의 타협. 정말 지독하다. 현실이란 놈.


“그래 좋아. 아무튼 우리는 이 골드로 재미좀 볼테니까 니들도 얼른 기운차리고 가던 길 가라고!”


병 주고 약 준다고 했던가. 몽둥이로 두들겨 눕히고 나서는 힘내! 라며 격려까지 해주고 떠나는 친절강도단이었지만 나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두목으로 보이는 자의 발목을 덥썩 붙잡았다.


“뭐야, 아직도 포기 못했냐?”


더 맞아볼래? 하며 그가 몽둥이를 탁탁 친다.


“...가방은...주고 가...”


“뭬야? 이새끼가 목숨 건졌으면 됐지 무슨 가방 타령이야?”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만들어주신거야...”


이 와중에도 나는 최후의 구라를 쥐어짜냈고,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거라는데?”


“할아버지 유품? 그럼 돌려줘야지!”


강도들은 곧바로 내 가방을 돌려주고 떠났다. 정말이지 눈물나게 친절한 강도들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무 낙심하지 마라 진로크. 가방이랑 지도도 돌려받았잖나.”


넌 정말 그걸 위로라고 하는 거냐. 나는 날카롭게 힌도를 째려봤다.


“미, 미안...”


내 눈빛에 화들짝 고개를 돌리는 힌도. 그래, 애초에 이 녀석이 아니었으면 몽둥이 세례를 당하지 않고 돈만 뺏길 수도 있었는데. 그보다 더 화나는 건 나보다 더 굴러다니면서 얻어터진 이놈이 막상 보니 별로 아픈 곳도 없이 멀쩡하다는 거다. 젠장, 오크면 다냐? 오크면 맞아도 안 아픈 거냐?


“후우...”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잃는 법이라고.

물론 그 말에 담긴 의도는 쉽게 번 돈은 쉽게 ‘털린다’는 것이 아니라 쉽게 ‘쓴다’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지금 이 상황의 나에게는 너무나 의미심장하게 와닿는 말이었다.

쉽게 번 돈, 쉽게 잃고 말았구나.


“후우...”


옆에서 듣는 사람마저 축쳐지게 만드는 한숨소리 2연발 발사. 내 한숨소리에 힌도가 고개를 젓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뒤적거렸다.


“진로크, 이거”


“음? 어헉!”


아니 이건 무슨 반전인가.

힌도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골드였다. 너무 놀라 말문이 막힌 나머지 나는 대체 어디서 난거야 라고, 말 대신 휘둥그레진 눈으로 질문했다.


“아까 그 자들이 소란스러울 때 하나 슬쩍했다. 진로크, 네가 이 빛나는 것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아서”


힌도, 네가 아주 쓸모가 없는 녀석은 아니었구나. 나는 감동받은 얼굴로 힌도를 보았다. 소중하지, 더할나위 없이 소중하고 말고.

10골드보다도 더 소중한 마지막 1골드를 받아들고, 나는 마음 속으로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1골드라도 남겨주셔서...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항상 웃음을 드리고 싶은 작가 존존입니다.
드디어 카테고리가 생겼습니다.
별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저는 처음으로 저만의 카테고리에 글을 올리는 지금이 너무 행복합니다.
무의미하고 권태롭고 심심하기 짝이 없는 삶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면서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몇안되는 조회수, 그보다도 몇안되는 댓글, 그보다도 몇안되는 추천 이것들이 저를 무척 기쁘고 설레게 했습니다. 제 삶을 의미있게 해주었고 저를 가치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로 독자 여러분이 잠시잠깐이나마 웃음 짓고 가신다면 작가로서 무한한 영광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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