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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님의 서재입니다.

출소 후 거물이 됐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케렌시아
작품등록일 :
2024.02.22 09:04
최근연재일 :
2024.06.26 19:52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25,083
추천수 :
558
글자수 :
468,905

작성
24.04.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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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홍대 술자리(1)

DUMMY

“너네 같은 새끼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잘 알고 있다.”


조형훈의 다음 과정은 보나마나 뻔하다.

경하식당을 나가고 권력을 이용해 내 주변을 차근차근 밟고 후환이 될 수 있는 나를 제거하는 과정.


“넌 그냥 평상시대로 밥그릇 쟁탈전이나 하며 남은 생을 보내도록 해.”


툭-


툭-


나는 테이블에 있는 사진을 손으로 치며 말을 이어갔다.


“다른 움직임이 있으면 즉시, 너도 그 사진 속 네 아들처럼 될거니깐.”

“...”


내 협박이 어느정도 먹힌 모양이다.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조형훈은 속을 식힐려고 하는지 아니면 정말 목이 마른지 잔에 물을 따라 계속 마셨다.


“내 눈에 띄지마라.”


협박아닌 협박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조형훈.


“이 아저씨, 뭘 들은거야?”


나도 일어나며 외투를 챙기고 어이없는 얼굴을 하며 조형훈 앞으로 가 어깨를 한 번 쓸어주고 얘기했다.


“조심할건 당신이야. 당신의 일거수일투족 다 보고있으니깐 조심하라고.”


조형훈의 벙찌는 얼굴에 미소로 답하고 어깨를 치고 경하식당 VIP룸 문을 열었다.


챙그랑-


“씨발새끼가! 진짜!”


나는 뒤편으로 들리는 조형훈의 분노가 섞인 목소리를 뒤로 한 채 경하식당을 빠져나왔다.


“대표님..”

“가자, 장훈아.”

“네.”


경하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장훈의 등을 한번 두드린 후, 차에 올라 탔다.

뒷 문을 닫고 운전석에 올라탄 김장훈은 앞만 보며 운전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창 밖을 보며 서울의 거리를 눈에 담았다.


조형훈이 어떤 걸졍을 할지는 반반이다.

혼자 걸을 수 있다고 떼를 쓰는 아이의 뒤에는 아이가 넘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줄 수 있는 부모가 같이 걷고 있다.

하지만, 조형훈이 조성진을 죽일려고 했을 때, 이미 이들의 관계는 균열이 생기다 무너져버린 수준이였다.

허나, 권력의 욕심이 끝도 없는 조형훈은 나를 건드려봤자 좋은게 없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장훈아.”


운전을 하고 있는 김장훈을 불렀다.


“네. 대표님.”

“집으로 가니?”

“무슨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빽미러로 나를 한번 쳐다본 김장훈.


“한잔 할까?”

“좋습니다. 어디로 모실까요?”

“아무데나.”

“그럼, 제가 아는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운전을 하며 얕게 웃는 김장훈의 모습.




***




홍대입구의 한 LP바.

2층에 있는 LP바에 들어가니 김장훈을 본 사장님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안으로 안내하겠습니다.”


LP바에는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이 있었고, 이미 좌석에는 사람이 가득 차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있었고, 다른 벽면에는 CD와 책들이 가득 꽂혀져 있었다.


사장님의 안내에 따라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에는 아날로그 음악소리가 작게 울리고 있었고 두명이서 앉기 좋은 특별한 좌식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김장훈은 키핑해놓았던 고급양주를 가져와 내 잔에 따라줬다.

작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방 안의 인테리어는 해외의 작은 펍을 연상케 했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응. 너무 괜찮은데? 여긴 자주 오나봐?”

“묵산파에 있을 때, 혼자 자주 오던 곳입니다. 홍대에 있기도 해서..”


나는 김장훈이 따라준 술잔을 들고 잔을 부딪혔다.


“그동안 이것 저것 하느라 고생 많았어.”

“아닙니다. 제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건 이것밖에...”

“아냐,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데, 우리는 머리가 없잖아 머리가.”

“아, 아닙니다. 대표님.”


나는 손으로 머리를 두들기는 제스처를 취했고, 마주보고 앞에 앉은 김장훈은 두 손으로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일은 좀 괜찮아?”

“너무 좋습니다.”

“어려운건 없고? 밑에 애들 필요하지 않아?”

“아직은 혼자서 처리해도 괜찮습니다. 저도 일을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

.

.


김장훈과 한참 이야기를 하다보니 두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가져온 고급 양주를 다 마셨고, 사장님은 다른 양주를 우리에게 건네줬다.

그동안 묵산파와 경산파, 동호와 올라인, 그 외 자잘한 일을 하다 램퍼트의 조성진을 죽이기까지 숨을 헐떡이며 빠르게 뛰어왔다.

오늘 이 시간은 머릿속에 가득 찬 램퍼트의 생각을 내려놓고 싶었다.


“장훈아.”

“네. 대표님.”


나는 사장님이 가져온 양주를 마시고 테이블에 놓인 술 잔을 잡고 손으로 돌리며 말을 했다.


“할 수 있을거라 믿지만, 나도 가끔은 나를 잘 모르겠다.”

“...”

“세찬이가 저렇게 다치니 걱정이 많아진건가?”

“...”

“세찬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더 다칠수도 있는데..”

“대표님.”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김장훈은 술을 들이키고 내게 말했다.


“대표님 덕분에 저도 묵산파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복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의 복수를 위해 처음에는 같이 일을 하였지만, 이제 램퍼트라는 존재를 알고 나니 이 녀석들의 존재자체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그들의 악행을 직접적으로 눈으로 보니 이 세상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게 역겨울 지경입니다.”

“...”


나는 말없이 김장훈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더욱더 저희는 한마음 한 뜻으로 대표님을 따를겁니다. 당연히 대표님 위치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을거라 생각듭니다. 그래도 대표님 뒤에는 오로지 대표님만 믿고 따르는 저희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고맙다.”


조직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말을 하는 김장훈의 이야기를 들은 후, 같이 술잔을 부딪혔다.

평소에도 나를 따르는 조직원들을 생각하며 행동하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가끔은 애같은 모습이 나도 모르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직원들의 마음과 속 깊은 곳에서 나온 김장훈의 생각을 듣고나니, 나만의 복수가 아닌, 모두의 뜻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깊었던 술자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대표님, 애들 불러서..”

“아직, 좀 걸을까?”

“네. 대표님.”


나와 김장훈은 바에서 나와 홍대입구 길거리를 걸었다.

고깃집 옆으로 카페, 맞은편에는 순대국과 해장국집이 있었고, 한 블록 건너니 대형 호텔들 앞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중저가 옷 가게들이 즐비했다.


“누구..?”


김장훈과 같이 옷가게 앞 골목을 걷다가 한 남성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봐, 성찬이형이라니깐?! 형! 맞지!”

“현성아!”

“어? 진짜 성찬이잖아?”

“성훈이형!”


우리 앞으로 온 남성은 같이 운동을 했던 관원들이였다.

내가 반갑게 인사하자 잠깐 뒤로 빠져주는 김장훈.


“여긴 왜 왔어? 옷사러 왔어?”

“크크, 아냐.”

“이새끼 시끄러운거 존나게 싫어하면서 여긴 어쩐일이래?”


담배를 피며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는 성훈이형이 말했다.


“크크, 현성이는 여기서 옷가게 한다는건 알고, 형은 어쩐일이야?”

“우린 임마, 밤마다 여기서 살다시피 하는데?”

“형 체육관은?”

“그게 해장이지. 크크.”

“아, 형. 들어가서 한잔하자.”

“어..?”

“우리 여기서 마시다가 담배타임이라서 나온거야.”


현성이가 갑자기 내 팔을 끌어당겼다.


“그래. 이렇게 만나는것도 어려운데 들어가자. 바쁘냐?”


성훈이형이 내 뒤에 서 있는 김장훈을 한번 보고 내게 물었다.


“장훈이형, 먼저 들어가. 오늘 즐거웠어!”

“아... 그래.. 다음에 보자.”


나는 뒤를 돌아 서 있는 김장훈에게 말을 했고, 김장훈은 짧게 손인사를 하고, 뒤를 돌아 걸어가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럼 나도 껴볼까? 크크.”


나는 김장훈이 돌아간 걸 보고,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어묵탕 하나랑 잔하나, 소주 두병만 더 주세요!”


자리에는 이미 순살치킨과 황도가 놓여져 있었고, 현성이가 자리에 앉으며 사장님께 주문을 했다.


“형, 밥 먹었어? 배 고프지?”

“아냐, 나도 좀 마시다가 오는 길이였어.”

“성찬아, 아까 네 옆에 있던 사람은 누구냐? 형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아는 형이야?”

“아, 어떻게 하다보니 알게 된 변호사 형이야.”

“네가 변호사랑 만날일이 뭐가 있다고?”

“그 나 교도소에 있을 때 국선 변호사..”

“크으, 그런 황금인맥은 평생 갖고가야돼! 우린 이 머리가 딸리잖아.크크.”

“그치..하하.”


이들에게 진실을 말하기가 어렵다.

지금 내가 코치님을 죽인 자식들을 죽이기 위해 미쳐 날뛰고 있다고,

몇백명의 조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고,

그런 과정에서 사람을 수도 없이 많이 죽였다고,


이들이 알면 안된다.

코치님은 이들 모두에게도 가족같은 존재기 때문에 너나 할것없이 발 벗고 불길에 뛰쳐들게 뻔하기 때문에.


운동하면서 옆에서 봐온 현성이의 성격은 어떠한가,

긍정적이며 어떤 일이든 활발하게 하는 성격이지만, 한 번 눈이 돌면 나와 성훈이형이 팔다리를 잡고 뜯어 말려야 하는 성격이다.

한 예로 코치님 없이 관원들끼리 술자리를 가졌었는데, 우리 테이블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양아치가 와서 시비를 건 적이 있었다.

우린 운동선수기 때문에 최대한 조용히 마셨지만, 다른 자리에서 듣기에는 시끄럽게 들릴수도 있겠다 생각하여 자리를 옮기려고 했을 때, 현성이는 좋은 술자리 분위기를 한순간에 망쳐버린 양아치의 쇄골을 강하게 잡아버렸다.

양아치는 황급히 일어난 우리 두 사람의 덩치와 현성이의 악력을 느끼고 죄송하다 했지만, 현성이는 화가 안풀렸는지 끝까지 그 사람을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

그 후, 자신이 어린아이처럼 행동한걸 후회하고 있지만, 73kg에 레슬링을 오랫동안 해온 현성이는 둘이 붙어야 겨우 진정시킬 수 있는 그런 아이다.


그리고 성훈이형 성격은 알 수 없다.

이 생활을 하며 깨닳은건, 화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인물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걸 알게 됐다.


언제나 자기주장이 강했던 나와 현성이를 참어른같은 모습으로 달래고, 중재해주었고, 코치가 없을때는 코치역할을 우리에게 해주었다.

실제로 지금 코치가 운영했던 체육관을 책임지고 그대로 운영하는 성훈이형.

코치가 깡패를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갈 때, 방황하는 나를 굳게 잡아준 형이다.

96kg에 같은 역도를 했던 성훈이형.

때론 친형 같으면서도 어른스러운 모습을 지닌 성훈이형이 화를 낸다면, 나도 못 말릴 것 같다.


그리고 이들은 내가 교도소에 있을 때 몇 번이고 할머니 집에 찾아와 손주 역할을 해준 사람들이다.

절대 이들을 이 곳으로 끌어 들일 수 없다.


“형, 형네 이사갔어?”

“어?”

“형 말고, 할머니 뵈러 중랑구집 가니깐 없던데? 이사했어?”

“아, 응..”

“어디로?”

“그냥 뭐, 비슷한 곳으로 갔어.”

“너는 근데 어울리지 않게 왜 차려입었냐?”


당연히 이들은 처음 보는 옷차림일 것이다.

평상시 헐렁한 티에 반바지만 입고다니던 내가 지금은 조직을 운영하며 매일 같이 정장을 입고 있고, 오늘은 또 조성진의 아버지이자 국회의원 조형훈과 식사를 하는 자리였으니. 더 값비싼 옷을 차려입었다.


“하하, 변호사형 아는 분이랑 같이 술자리가 있었어서...”

“그래? 크크. 떡대가 있으니 잘 어울리긴하네.”

“야, 그런거 얼마쯤 하냐? 나도 하나 맞춰야하는데 그런거는 맞춤으로 해야되는건가?”

“아, 나도 잘 몰라. 할머니가 주신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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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술자리(1) 24.04.18 157 1 11쪽
58 네 아들 죽였다니깐? 24.04.17 168 2 11쪽
57 명산의 몰락(2) 24.04.16 170 2 11쪽
56 명산의 몰락(1) +4 24.04.15 184 2 12쪽
55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깐 박성찬은. 24.04.14 167 2 11쪽
54 배우들끼리 얘기 좀 하자는거지 24.04.13 169 3 11쪽
53 일시적 동맹 24.04.12 169 3 11쪽
52 램퍼트의 정보 +2 24.04.11 186 4 11쪽
51 명산기업(2) +1 24.04.10 189 5 12쪽
50 명산기업(1) +1 24.04.09 189 5 11쪽
49 인신매매업 참교육(3) +1 24.04.08 182 4 11쪽
48 인신매매업 참교육(2) +1 24.04.07 178 4 11쪽
47 인신매매업 참교육(1) +1 24.04.06 193 4 11쪽
46 강성 +2 24.04.05 213 4 11쪽
45 식스의 리더 오진호 +1 24.04.04 211 4 11쪽
44 납골당 방문 +1 24.04.03 218 6 11쪽
43 경산파 괴멸(5) +1 24.04.02 219 6 12쪽
42 경산파 괴멸(4) +1 24.04.01 213 5 11쪽
41 경산파 괴멸(3) +1 24.03.31 232 8 12쪽
40 경산파 괴멸(2) +1 24.03.30 226 6 11쪽
39 경산파 괴멸(1) +2 24.03.29 242 8 12쪽
38 선전포고(2) +2 24.03.28 234 5 12쪽
37 선전포고(1) +2 24.03.27 249 6 11쪽
36 빈마파 임신혁 +1 24.03.26 258 6 12쪽
35 식스의 시험 +1 24.03.25 262 6 12쪽
34 신태현 영입 +1 24.03.24 289 6 12쪽
33 동심동력(3) +1 24.03.23 294 7 11쪽
32 동심동력(2) +1 24.03.22 312 6 11쪽
31 동심동력(1) +1 24.03.21 352 8 11쪽
30 묵산파 괴멸(3) +1 24.03.20 39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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