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이 빼곡하여 거기에서 이러저러한 요소를 적용, 글을 진행하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이런 글들은 인기를 끌면 여러 팬픽이나 동인 계열 문화를 촉진시키게 되더군요.(일본의 그 달~ 같은 것이 있죠.)
저도 이전에는 나름대로 설정을 짜서 세계관을 만들고(매우 욕을 많이 먹은 허술한 세계관이었습니다.) SF랍시고 고유 입자 체계를 만들고 무장 체계, 판타지적 요소를 위해 어떤 능력을 복선으로 깔아두는 등, 여러 방면에서 설정을 신경 썼습니다. 그 덕에 완결까지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달렸죠.
물론 설정이 허술하여 개연성이 떨어지게 되거나, 설정상의 구멍을 지적받는 등의 일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만큼 설정을 확고히 굳히는 건 어려운 일이죠.
그리하여 쉽게쉽게, 큰 세계관 정도만 잡고 설정을 가볍게 작성하는 것이지요.
다만 설정을 가볍게 잡으면 날림글로 오해받을 소지도 있다고 봅니다. 종국에는 ‘가벼운 글’ 취급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이것을 덮을 수 있는 것은 내용과 필력뿐입니다. 어느 정도의 우연과 타당한 개연, 그리고 그것을 전개하는 필력입니다.
설정이 가볍다 하더라도, 두 가지가 받쳐준다면 그 글은 가벼운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큰 글이 됩니다.
문제는 제가 필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진짜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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