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집니다. 공감이 되네요.
물론 양산형A님 글에 비한다면 제 글은 분량이 상당히 적긴 하지만^^;
연재를 하면서 얻었던 좋은 기억들은 쉽게 잊히는 것 같습니다. 이 댓글이나 추천은 잊지 말아야지, 잊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회색빛이 되어 있네요. 구름 너머엔 여전히 해가 떠있는데도, 그것을 알면서도 구름만 멍하니 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40화 중반까지는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썼는데, 그 이후부터는 딱히 즐거운 기억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여기에도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있는지 연재란에서 빠져나가는 숫자만큼의 부담감이 손가락을 짓누르고, 홍보는 효과가 없어서 이제는 ‘어? 왜 사람들이 홍보를 안 올리지? 신경 쓰여서 일을 할 수가 없어!’라는 생각이 들면 가끔 올리는 수준입니다.
근래에는 한 편 올릴 때마다 선작이 너덧 개 씩은 줄어듭니다. 결국 나중에 몇 개 더 올라서 줄다리기가 이어지긴 하지만요. 양산형A님 말씀대로,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얼마나 반응이 좋으려나 하는 기대보다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떠날까부터 걱정을 하게 됩니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되는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구요.
결국 글에 신경을 써야 할 시간과 노력이 반응이라는, 조금 생산적이지 못한 곳에 쏠리다보니 마음에 드는 글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남으면 조금 더 문장을 쉽고 분명하게 쓸 수는 없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럴 여유도 의미도 조금씩 희미해는 느낌이에요.
인터넷 연재를 꽤 오래했습니다만, 한 작품을 오래 끌고 간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출간삭제나 리메이크, 연재 중단등을 반복하다보니 한 작품을 60회 이상 웹에서 연재해 본 적이 없네요. 그래서 새 연재분을 올릴 때마다 개인적인 기록을 하나씩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로선 독자님들과 대화하는 것 이외의 유일한 즐거움이에요.
100회가 되면, 동네 친구와 조용히 가서 술 한잔 하고 올 생각입니다. 불판에 고기도 올리고 기분 좋게요. 아마 그 때의 기억만큼은 꽤 오래도록 본연의 색을 잃지 않을 것 같습니다.
100회 차를 올린 제가, 이 게시물을 다시 볼 그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어떤 표정을 지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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